10월 6일,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있는 카페 겸 서점 <우주소년>에 저자 강연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문 연 지 이제 5개월 된, 주택가 귀퉁이에 조용히 박혀있는..ㅎㅎ...동네 서점이네요.
서점지기 박우현 님은 영화기획일부터, 공정무역에 관계된 일까지 다양한 일들을 하시다가 결국...일을 내고야 말았네요.
동네서점 개업이라는..ㅎㅎ.....
커피를 잘 알기에 맛있는 커피를 파는 서점으로 만드셨다고 해요.
북카페가 아니라, 서점입니다....
세련되고 도시적인 인테리어로 마치 신촌이나 서촌에 있을 법한 도시인의 향기를 강하게 풍기는 모던한 책공간입니다.
서점을 처음 열고, 누구나 그렇듯 책공급을 받는 일이 쉽지 않아 고생했던 이야기...전광수 커피와 문학동네 관련 일을 했기에
그 인연으로 문학동네에 부탁해 초도 물량을 공급받았던 이야기들을 잠깐 들려주셨습니다.
아, 어쩐지 문학동네 책들이 많다 했지요...ㅎㅎ...이날은 숲속지기 부부의 저자강연이 있는 날, 우리 책이 쫌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 이곳에서는 모든 책들이 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책이 많지 않기에 잘 엄선된 책들이 저마다 표지 디자인을 뽐내며 자기 자리를 잘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시...공간은 주인을 닯습니다....서점지기 부부는 아주 단정한 모양새가 꼭같이 닮아있었고...ㅎㅎ...
서점 또한 단정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자칫 차가워보일 수 있는 인테리어를 따뜻한 커피향이 품어줍니다.
박우현 님이 이곳에 자리잡은 이유는 이우학교를 다니는 딸 때문입니다. 기숙형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 근처로
이사를 올 수 밖에 없었고, 그곳에서 사무실과 터전을 꾸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책을 좋아하는 딸이, 아빠의 서점 개업에 영향을 주었다고도 합니다.
무엇보다...이우학교가 개교 10년을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에 자리잡은 학부모 커뮤니티가
생긴 게 반갑습니다. 성미산 마을처럼, 생각이 비슷한 분들이 지역 곳곳에 작은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소모임을 꾸리기도 하면서
마을만들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요...물론, 이런 분들이 함께 하면 서점 운영에도 큰 힘이 되겠지요...
한 권에 2천원 하는 철 지난 책들도 있네요...
한때 우리들의 서가를 온통 점령했던 이상문학상 수상작의 그리운 모습도 보입니다.
저녁 8시...드디어 저자 강연은 시작되고....
특별히 수원에서 오신 지수, 연수맘 김영미 님....그리고 바로 며칠 전 숲속에서 머물고 가신 요엘과 엘리 맘 정한샘 님이
반가운 걸음을 해주셨네요. 그리고 내가 재밌게 읽었던 <뉴욕의 책방> 저자 최한샘 님도 이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약 두 시간...시골 책방 이야기, 동네 서점 이야기,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밤이 깊어갑니다.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길, <우주소년>의 맛있는 과테말라 커피 한 봉지로 맘을 꽉 채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