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본 궤도에 올라, 춘풍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4월이 되면, 창녕 남지의 낙동강변 둔치는 노오란 유채꽃이 가없이 펼쳐지는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창녕군 남지읍의 낙동강 유채단지는 전국에서 단일면적으로 최대 규모인 110ha(33만여평)로, 낙동강의 절경과 어우러진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하는 곳이도 합니다. 매년 남지 낙동강 유채축제가 펼쳐지기도 하는데, 개화시기가 긴 유채의 특성상 축제가 펼쳐지기 전, 미리 이곳 남지를 찾아 유채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고 왔습니다. * 2017년 남지 낙동강 유채축제는 2017. 4. 14.(금) 부터 4. 18.(화) 까지 5일간 펼쳐지는데, 이 시기가 아니더라도 이미 남지 낙동강 둔치는 유채꽃이 만개하여 있습니다. * 남지 낙동강 유채축제 홈페이지 http://www.cng.go.kr/tour/festival/00001340.web
남지 낙동강 유채밭의 주 행사장은 남지철교 부근입니다. 남지철교 부근에 대형 주차장과 풍물장터가 펼쳐지구요. 이 곳에서 낙동강 둔치를 따라 광활한 유채꽃의 향연이 절경을 이룹니다.
남지철교는 창녕 남지읍과 함안 칠서면을 잇는 철근 콘크리트 T형교로서, 등록문화재 제14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제작양식이 같으며, 계절의 변화에 따른 철제의 신축을 조절하는 이음장치로 연결하는 등 당시의 최신 기술이 사용된 교량이라고 하며, 6.25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도하 방지를 위해 1950년 9월 8일 미군이 중앙부 25m를 폭파하였으나 1953년 복구하였으며, 여러 차례의 보수 및 보강공사를 거쳐 주요 교통로로 사용되어 오다가 1993년 7월 정밀안전진단 결과 차량의 통행이 금지되고 현재는 도보교로만 활용되고 있으며, 바로 옆에 새로 지어진 남지철교로 차량이 통행하고 있습니다. 남지읍민의 애환이 서린 이 남지철교에는 유채 축제 기간을 맞아, 추억의 남지철교와 관련된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었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제법 장구한 세월 동안 경남의 남과 북을 잇는 주요한 교통로로 그 소임을 다했던 남지철교와 그 속에 담긴 애환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남지철교를 건너 함안군 땅에 접어들면 낙동강 벼랑 위로 능가사라는 작은 사찰이 있고 그 절 옆으로 벼랑길을 따라 용화산으로 오르는 데크 로드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 데크로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낙동강과 남지철교, 유채밭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시원한 강 바람을 맞으며 오늘 둘러 볼 남지 유채밭을 한 눈에 담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없이 넓게 펼쳐진 유채밭을 둘러보는 수단으로 자전거를 대여하는 방법 (1인용 시간당 3천원, 2인용 4천원)과 유채꽃 열차 (성인기준 5천원)를 타는 방법이 있었지만, 이 유채꽃의 아름다운 협연을 가장 가까이 느끼는 방법은 무엇보다 두 발로 걷는게 가장 좋지 않을 까 싶습니다. 저는 남지철교 행사장에서 남지수변공원이 끝나고 남지개비리길이 시작되는 지점인 억새전망대까지 걸었는데, 왕복 7km 남짓 걸은 셈입니다.
푸른 하늘과 노란 유채꽃의 대비는 도시의 삭막함에 지친 눈과 마음을 자연스럽게 정화시켜 주는 듯 합니다.
남지 낙동강 유채 축제가 열리는 남지 수변공원에는 유채꽃 외에도 튤립 정원과 태극기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국적이면서 매혹적인 꽃인 튤립과 유채꽃의 아름다운 조화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형형색색 튤립의 향연 또한 유채꽃의 아름다움에 뒤지지 않게 아름다웠으며, 그 둘의 조화로움에 이 곳을 찾은 사람들마다 감탄을 금치 못하는 듯 했습니다.
유채전망대에 올라 남지수변공원의 유채꽃밭을 한 눈에 조망해 보았습니다. 위 약도 상에는 이 유채전망대가 낙동강 유채단지의 끝 부분처럼 나와 있지만, 여기서도 한참 더 가서 낙동강과 남강이 합류되는 지점까지 가서야 이 광활한 유채꽃밭이 끝이 난답니다. 유채전망대를 기점으로 낙동강 상류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입니다. 아무래도 축제장에서 멀어질 수록 한적하고 느긋하게 유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을테지요.
유채전망대를 지나 낙동강과 남강이 합류되며, 남지개비리길이 시작되는 억새전망대까지의 수변공원은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 구간이기도 합니다. 따스한 봄날 이 구간을 자전거로 지나는 라이딩 여행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
열심히 걸어 낙동강 수변공원이 끝나고 남지 개비리길이 시작되는 억새전망대까지 왔습니다. 강원도 태백을 발원지삼아 영남의 이곳 저곳을 장구하게 흘러온 낙동강과 함양에서 발원하여 서부 경남의 젖줄 역할을 한 남강이 이곳 남지에서 만나는 광경을 억새전망대에 올라 지켜봅니다. 남지 개비리길은 낙남지읍 용산마을에서 영아지마을에 이르는 낙동강가에 있는 길로 벼랑을 따라 자연적으로 조성된 길이라고 하는데,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이 길은 수십 미터 절벽 위로 아슬아슬 이어가며 낙동강이 그려주는 눈부신 풍경을 가슴에 담아 올 수 있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걷는 시골 둘레길이라고 합니다. 6.4km의 제법 긴 구간인지라 이번에는 입구만 보고, 다음 기회에 다시 이 곳 남지 개비리길을 찾아 아름다운 낙동강 풍경을 조망해 보려 합니다.
유채꽃 여행을 마치니 어느 덧 배가 출출해졌습니다. 축제 야시장의 정체 모를(?) 음식보다는 이 고장에서 터를 박고 영업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자 읍내 쪽으로 가던 중, 깔끔한 카페같은 외관의 "남지철교 돼지국밥"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돼지국밥이라는 음식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가게 내/외부는 마치 카페처럼 정갈하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고, 특히 오픈된 주방이 믿음직스러웠습니다. 돼지국밥(6천원)을 시키니, 정갈한 한상 차림이 나와 맛있게 식사를 하고, 부족한 것을 챙겨주시는 여 사장님 덕에 밥도 두 공기나 먹고, 후식의 식혜까지 마시니 배가 든든해졌습니다. 낙동강의 풍요로움을 닮은 듯한 남지의 맛집이었던 것 같습니다.
[ 남지철교, 남지 낙동강 유채꽃 단지 찾아가기 ] * 남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지철교(낙동강 유채밭) 까지는 약 1.5km 거리로 도보 이동을 권장합니다. * 남지시외버스터미널 시간표 : 남지버스정류소(☎ 055-526-2189) 서울남부터미널,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 마산(합성동)시외버스터미널, 대구서부시외버스터미널, 창녕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남지로 가는 시외직행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 함안 농어촌 버스 : 마산, 칠원, 칠서(천계) --> 계내삼거리 남지철교의 남단인 칠서면 계내삼거리로 운행하는 함안 농어촌 버스 (동일고속) 시간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마산 석전동, 회성동, 내서읍이나 칠원면에서 남지로 갈 때는 굳이 합성동 터미널로 나올 필요 없이 이 함안 농어촌 버스를 이용하면 시간 손해없이 저렴한 가격(1300원)에 이동이 가능하니 참조해보세요. * 이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 창녕 남지터미널 까지 가면, 시외요금 할증이 된다고 하니, 계내삼거리에 내려서 남지교를 건너 유채꽃 단지로 이동하세요. * 남지(계내)에서 마산방향 시간은 기점 출발 시간에 맞추어 기다리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