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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가직 당일날
그냥 적으면 두서없는 글이 되므로 번호를 붙이겠습니다.
1. 전 날 하는 것들
- 저같은 경우는 전날 아침을 먹지 않습니다. 당일 날 아침도 안먹습니다. 왜냐면, 수능이랑 모의고사 등등의 시험에서 '배가 아파서' 시험을 말아먹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성 장염이라 실제 먹는 것과 큰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어지간하면 안 먹습니다. 저녁은 정말 소식합니다. 밥은 반그릇 정도만.
- 책가방을 챙깁니다. 반드시 들어있어야 하는 것은 1) 수험표(응시표), 2) 컴싸 3) 민증(또는 면허증) 4) 필기구(저같은 경우 샤프만) 5) 수정테이프 6) 시계 이정도입니다. 5번은 어지간하면 가져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게 없으면 마킹 미스가 났을 때 답안지를 전부 교체해야 하는데 거기에는 (처음 받을 때는 미리 마킹이 되어 있는) 수험번호나 기타 개인사항 마킹이 하나도 안 되어 있어서 직접 다 마킹해야 되는데...마킹미스 나고 교환했는데 텅 비어있고 시간도 촉박하면 그게 제대로 마킹이 될 리가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 국가직에서 3분 남기고 영어 3문제를 쫙 밀려 마킹한 적이 있는데 수정테이프 덕분에 구사일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그리고 당일날 마지막으로 봐야 하는 것을 체크하고 집어넣습니다. 무엇을 넣는지는 좀 있다가 더 자세히. 이것도 막 넣지 않고 과목 순서대로 넣어두시면 당일날 편합니다.
- 내일 먹어야 하는 것들을 체크합니다. 보통은 초콜릿(또는 자유시간류의 초코바), 물(또는 사람에 따라서 에너지음료) 정도고 어떤 분들은 우황청심원이나 박카스, 껌 등을 챙기기도 합니다. 1년동안 연습 많이 해오셨으니 뭐가 자신에게 가장 맞는지 다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즉, 자기가 좋아하는 거 챙겨가심 됩니다.
- 내일 몇시에 일어나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체크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초시생 때부터 일행 지역단위(경북)으로 지원을 넣었는데, 제 고향은 포항이고, 시험장은 쭉 구미였습니다. 당일날 아버지 차를 타고 구미까지 가는데 대략 2시간이 걸립니다. 시험장은 가급적 8:00~8:30 사이에 입실하는 편이므로 기상은 최소 6시에는 집을 나와야 합니다. 이런식으로 역산해서 자기가 내일 몇 시에 일어나는지도 계산을 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시험장소도 마지막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항상 국가직 끝나면 '시험장소를 잘못 알아서' 떨어지는 사람이 한두명은 꼭 발생합니다.
2. 당일 - 입실 전까지 하는 것들
- 저만 하는 건데... 집에서 나가기 전에 물통에 '뜨거운 물'을 받아둡니다. 아까 말했지만 저는 '복통'때문에 시험을 많이 말아먹은 경험이 있습니다. 약도 먹고 해봤는데 별 소용이 없어서 그냥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이동하는 동안 겉옷 속에 넣고 배를 최대한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저는 이게 최선입니다. 시험장에 온수가 나오는 곳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2시간 이동 동안 뜨거운 물이 미지근한 물이 되므로 시험이 시작되면 그걸 마실 수도 있습니다.
- 아버지 차로 이동하는 동안 어제 챙겨둔 것을 하나하나 꺼내서 살펴봅니다. 해마다 다르긴 했는데 이런 것들입니다. 포인트는 '2시간 안에 전체를 돌려 볼 수 있는 양'을 들고 가는 것.
> 이론암기노트 (또는 요약집)
: 동형때 말아먹은 내용과 평소에 정리가 되지 않았던 것들, 휘발성이 매우 강한 것들만 적습니다. 사회를 예로 들면 법정의 경우 사진의 메모지로 6장입니다. 이미 질리도록 알거나 조금 모르더라도 동형에선 대부분 맞혔던 것들(저같은 경우 법정의 정치파트 앞부분)은 다 스킵합니다. 이런식으로 영어를 제외한 국어, 국사, 행법, 사회를 이렇게 만듭니다. 만들면서 마지막으로 이론서를 확인하고 이론회독을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 사실 이 방법은 '이렇게 요약한 거 들고가야지'라는 생각을 미리 해야만 가능한 방식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단권화 교재나 필기노트 류의 요약집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렇게 합니다. 아마 가시면 죄다 전읍읍 필기노트를 보는 광경을 보실 겁니다. 저만 종이쪼가리 보고 있으면 뭔가 뻘쭘...가장 기본적인 조합은 1) 선재 마무리 2) 이동기 100포인트 또는 손진숙 40포인트 3) 전읍읍, 신영식 필노, 최진우 빠독, 고종훈 서브노트 4) 황남기 족보 또는 전효진/김종석 파이널 5) 신용한 합격노트 또는 김중규 서브 6) 민준호 필노, 서정민 포켓북 - 이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이건 예시의 하나고, 가장 손때묻은거 들고가시면 됩니다. 또 저 조합을 다 들고갈 수는 없고 선택과 집중이 좀 필요...
> 영어, 국사 서브노트, 단어장
: 제가 공시 2년차에 '문법 모를 때마다 그 두꺼운 기본서를 뒤진다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단과를 다시 듣고 싹 손정리한 영어 서브노트입니다. 국사 역시 제가 너무 기본서 뒤지는게 빡세서 3년차에 하나 만들었습니다. 단어장은...역시 제가 만든 것이 있는데, 당일날 보기엔 적절하지 않고...역시 지금 상황에서는 기적의특강을 대체할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서울-포항-구미 원정시합을 하는 입장이므로, 최대한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 시중의 만원짜리 책을 산 뒤에 안의 내용을 모조리 타이핑해서 뽑았습니다. 영타도 느린 편이 아니고 어차피 쓰면서 외우는 거라 생각하면 시간아깝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것 역시 미리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해야만 가능한 방법입니다. 공단기 수강생이라면 문법100포인트 + 필기노트로 대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다만, 올해 문법100포인트는 따로 판매하지 않았고, 단원문풀 교재(1000제)에 부록으로 있었을 겁니다)
> 3월 동형 오답노트
: 사진과 같이 3월에 쫙 정리해둔 국어, 국사, 행법, 사회(영어는 동형 대신 하프를 들었습니다) 오답노트를 들고갑니다. 가장 큰 이유는 '동형 그대로를 들고가기엔 너무 무겁기 때문에'이고 제가 동형때 깨달은 것들 위주이기 때문에 보기에도 쉽습니다. 미리 틀 다 짜두고 입력만 하는거라 만드는 것도 시간 그닥 안걸립니다. 이건 해두지 않으면 들고 갈 수 없습니다. 대체재도 없고;;;
> 라이브특강 자료, 파이널특강 자료
: 다들 공단기를 듣기 때문에 라이브특강도 공단기만 생각하시는데 다른 학원도 합니다.(윌비스/남부/해커스) 이번에 민준호사회 암기자료가 매우 좋아서(특히 나이 관련 표...) 그건 들고가기로 했고, 제가 듣는 김진영 쌤 파이널특강 자료랑 선우빈 라이브특강 자료도 챙겨갈 예정(아마 국가직 5년치 기출이 나올겁니다). 들었던 마지막 수업 중에 좋았던거 가지고 가심 됩니다. (올해는 공단기 국어쪽 자료가 쩔었죠...)
- 이걸 '차 안에서' 2시간동안 열라게 봅니다. 계속 중얼거리고 돌리면서 봅니다...그러면 2시간 짧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갑니다; 다만, 차멀미가 있으면 차에서 뭔가를 본다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든데요;;; 그래서 저같은 경우 시내버스에서 하프를 푼다거나 하는 연습을 미리 했었습니다. 다른걸 들고가기도 했었는데 그건 제가 보려고 들고간다기 보다는 '멘탈이 흔들리니까 안정감을 찾으려고' 들고갑니다. 작년에는 선우빈 간추린 책을 통으로 넣은 채 입실했네요;;;
3. 당일 - 입실 ~ 시험 시작 전
- 아까 적었지만 08:00~08:30 전에는 교실을 찾아 입실합니다. 현관에서 이상한 버선같은 걸 나눠주는데 저는 교실에서 벗어버립니다. 열라 신경쓰임...
- 자기 자리까지 찾으면 제일 먼저 하는 건 '책상 교체'입니다...적어도 제 경험상, 제가 간 시험장은 대부분 의자와 책상이 삐걱거립니다. 칼자국으로 예술작품;을 그려서 표면이 울퉁불퉁하면 실제 문제를 풀 때도 엄청난 지장이 생깁니다. 그래서 자리만 확인하면 그 교실의 책상을 확인해서 최대한 흔들거리지 않고 책상 표면 멀쩡하고 저랑 사이즈가 맞는걸 찾아, 현재 책상이랑 바꿉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제가 시험장 일찍 가는 이유의 대부분은 이거입니다.
- 그리고 9시까지 아까 차에서 하던 것을 반복합니다. 조금 더 급하게 봅니다. 9시쯤 되면 화장실을 한번 갑니다. 배가 아프지 않거나 화장실 갈 기분이 아니더라도 일단 갑니다. '책 넣으세요'말이 나오기 직전에는 항상 영어 동의어부분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게 가장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 시험관이 입장하고 종이 울려도(9시 반쯤?) 방송에서 '보던 것 집어넣어라'라고 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책을 봅니다. 이때 화장실을 갈 수 있다면 다시 한번 갑니다. 보통의 경우 OMR주의사항이 방송되면 이동이 통제되고, '시험지가 시험장에 입장'하면 그 뒤부터는 절대 시험장 입장이 안됩니다. (그래서 감독관이 일부러 기다리기도 합니다)
- 책상에서 보던걸 집어넣게 되면 아마 필기구, 컴싸, 응시표, 민증, 시계 정도가 남을 겁니다.(먹을 것과 음료는 감독관따라 좀 차이가 있습니다.) 이 다음부터 최소 20분동안은 순전히 머리로만 뭔가를 해야 하는데, 이게 굉장히... 쫄깃합니다;;; 제 경우, 초시생일 때는 국어의 자음 모음 표가 기억이 안나서 그거만 외웠고, 그 다음해는 친족 호칭어만(결국 안나옴...), 15년에는 행법이랑 사회쪽 표 몇개만 생각했네요. 이때 초조해하면 그 다음이 전부 말리니까 편하게 생각해보세요. 시험지가 나오고 나서 뭘 해야 할지(즉, 지금부터 적을 내용들)을 이미지 트레이닝해보는 방법도 좋습니다.
4. 1시간 40분간
- 가장 먼저 인쇄상태를 확인합니다. 그러면서 전 과목을 그냥 눈으로 쓱 훑어봅니다. 특히 언어쪽(국어, 영어)의 지문 길이를 그냥 눈대중으로 봅니다. 매우 길다 싶으면, 다른 걸 빨리 풀어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작년 영어 독해가 그랬죠)
- 그 다음부터는 평소에 연습해왔던 대로 풀면 됩니다. 시간 배분이라거나 문제 푸는 순서 등등...이건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라 크게 드릴 말은 없습니다만, 제가 느낀것만 적어봅니다.
> 저는 '그나마' 가장 잘하는 국사를 가장 먼저 풉니다. 비교적 빨리 풀 수 있고, 자신있는 과목부터 풀어서 멘탈을 다잡고 가장 어렵게 느끼는 국어영어를 나중에 풉니다. 그래서 순서는 국사 > 행법 > 사회 > 국어 > 영어 이런 식의 배분이 됩니다. 시간은 처음 3과목을 늦어도 40분 안에, 나머지 국어랑 영어를 50분 안에 푼다는 마인드로 치고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빠짐없이 푸는 편인데, '빨리 보고 다시 검토해야지'라고 생각했다가 결국 마지막에 그 '검토'할 시간이 없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회와 영어에서 시간을 매우 잡아먹는 문제가 있는데 이럴 때 푸는 걸 패스하더라도 일단 답을 하나 찍어둡니다. 또 사회에서는 이른바 '자료분석형'문제는 일단 제끼고 다른 사회를 먼저 푼 다음에 그거만 모아서 나중에 풉니다.
> 동형 때도 항상 '맞는 것'인데 '틀린 것'에 체크해서 많이 틀리는 놈이라, 시험에서 가장 신경 쓰는 건 '맞는/틀린 것은?'이란 문장입니다. 무조건 OX 표시로 눈에 띄도록 해 놓습니다. 1시간 40분은 정말 '시야가 좁아진다'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실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문제를 끝까지 읽는 것입니다.
> 치다 보면 저만 그런건지도 모르겠는데...마치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처럼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럴 때는 천장을 쳐다보세요. 고개를 숙인 채로 너무 오랜 시간동안 집중을 해서 그렇습니다. 비슷한 이유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푸는 영어가 되면, 최소 30초는 샤프를 내려놓고 스트레칭을 합니다. 이른바 '마음의 준비'를 하고 풉니다. 이건 실전만 하는게 아니라 제가 친 1년간의 모고 전부 영어에서 한번은 끊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 마킹 순서는 문제 푸는 순서랑 똑같습니다(괜히 다르게 하면 헷갈립니다). 시간이 정말 부족하지 않은 이상, 마킹하기 직전에도 '맞는/틀린 것'과 해당 보기 옆의 OX 기호가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확인이 끝나면 최종 마킹합니다. 국가직은 수정테이프 사용 가능하므로 마킹 미스가 나도 절때 멘탈이 깨지면 안됩니다.
> 정말 고민을 해야 하는 '묘수'가 필요한 문제는 마킹하지 말고 스킵한 뒤에 이제 정말 종치기 몇십 초 전까지 고민한 뒤 마킹합니다.
5. 끝나고
다들 채점을 하면 멘탈이 깨지는데, 저는 그런거엔 매우 둔감한;;; 편이라...올해는 안해야지안해야지 하면서도 결국 작년 국가직때도 포항 돌아오는 차에서 열심히 카페 눈팅했었던... 그래도 당일날엔 채점 안하고, 그 다음날이나 늦어도 그 다음주까진 채점합니다. 어차피 이동기하프 풀면 국가직 문제 풀어줄거고, 다른 과목 지방직 동형 들으면 이번에 국가직에서 뭐가 나왔죠 하는 멘트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때 멘탈깨지나 지금 깨지나'하는 마인드랄까...그런게 있어서리;;;
국가직 다음날부터 1주 후까지가 가장 심각하게 권태기가 찾아옵니다. 그럴 때는 생각없이 집중할 수 있는 공부가 가장 좋은데, 작년 국가직 때는 아무개 단어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로) 타이핑하면서 외웠었고, 아마 올해는 행정법 판례를 (컴퓨터로) 필기하는 미친 짓을 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국가직 직전 이 시점에 뭐가 후회되냐면, 16년판 행법 기본서가 별로 두껍지 않다고(462p) 줄여놓지 않고 계속 기본서 발췌독한 것이 가장 후회됩니다. 그래서 국가직 끝나면 가장 후회되는 그것부터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