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22년 7월17일(일)
o 날씨: 흐린후 맑음 (다습)
o 경로: 염포삼거리 - 염포산 - 울산대교전망대 - 방어진항 - 슬도 - 대왕암공원 - 출렁다리 - 일산해변
o 거리: 16.8km (도상거리 12.5km)
o 소요시간: 4시간 10분
o 주요 걷기 및 여행 포인트: 염포산, 방어진, 대왕암공원, 대왕암길, 일산해수욕장
o 지역: 울산 동구
o 일행: 나홀로
o 트랙:
o 코스지도
어제 1코스에 이어 오늘은 2코스를 해야겠지만 이동시간과 거리를 감안하여 가까운 8코스를 찾았다. 8코스는 울산 염포삼거리에서 일산해변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약 12.5km의 구간이다. 오늘도 후덥지근하다고 하니 아침일찍 시작해서 오전 중에 끝내고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염포삼거리에서 방어진순환도로를 따라가면 SK주유소가 보이고 주유소 끝부분에 해파랑길 안내판과 함께 스템프 보관함이 설치되어 있다.
스템프북에 스템프를 찍고 염포산 방향의 산길로 접어든다. 길은 좋은데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공기도 축축하고 길가의 풀들도 물기를 머금어 축축하다. 염포산 아래에 약수터를 만나면 우측이 해파랑길이고 좌측이 염포산 방향, 이왕 왔으니 염포산은 가보자는 심산으로 좌측으로 방향을 잡았다. 해파랑길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염포산까지는 약 1km의 짧은 거리고 염포산의 해발고도가 203m 남짓이라 어려움은 없다.
염포산 정상에는 팔각정 앞에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주말아침 산책삼아 올라온 산아래 주민들이 많이 보인다. 염포산에서 방어진으로 내려가는 길은 편안한 임도가 이어진다. 도중에 울산대교 전망대를 지나는데...
울산대교 전망대는 10시에 오픈하기 때문에 문이 잠겨있다. 울산산업단지와 울산대교 방향의 야경 조망이 좋다고 하던데 아쉽지만 사진으로 짐작만 해본다. 전망대 직전에 나무데크의 전망포인트가 있어 바로 아래로는 미포조선소의 거대한 크레인이 내려다 보이고 건너편으로는 석유화학단지가 조망된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좌측으로 방어진 체육공원이 보이고 좀 더 내려가면 우측에 화정 천내봉수대가 자리잡고 있다. 이 봉수대는 해방 120m의 봉화산 정상에 위치하여 울산만의 관문을 지키는 봉수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가리산에서 봉수를 받아 남목천으로 전했다고 한다. 흙으로 쌓은 지름 25m의 둥근 독 안에 돌로 된 대(臺)를 쌓았는데 지름이 8m, 높이가 7.5m에 이른다.
임도를 따라 산을 내려오면 방어진체육공원교차로에서 좌틀한 다음 문현삼거리에서 방어진 방향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도심구간으로 문재삼거리와 문재공원을 지나간다. 휴일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도시도 조용하다...
방어진항 입구에 세워진 두어개의 동상이 눈길을 끈다. 울산큰애기를 표현한 것일까? 방어진항에는 지나온 주택지역과는 달리 이른 아침부터 상인들의 분주함이 느껴진다. 방어진 수산시장과 공동어시장을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지나가면 그 끝에 항'구 속(內)의 항구'처럼 동진항이 조그많게 자리잡고 있다.
방어진이라는 지명은 고려시대에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한 수로진으로 방어진(防禦陣)이라 하였다가 조선시대에는 방어(魴魚)가 많이 잡히는 나루터라는 의미로 방어진(魴魚津)이라 불렀다고 한다. 방어진항은 남쪽으로 터져 피난항으로서의 구실을 하고 있으며, 부근해역에는 멸치·방어·상어·대구·갈치·청어 등 각종 고기떼가 모여들며, 매년 9∼4월에는 각처의 어선들이 운집하는 근해어업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동진항을 지나면 우측으로 슬도가 이어진다. 슬도는 방어진항으로 들어오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섬으로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 하여 슬도(瑟島)라 불린다. 슬도는 시루섬 또는 곰보섬이라고도 하며 슬도에 울려 퍼지는 파도소리를 일컫는 슬도명파(瑟島鳴波)는 방어진12경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곳까지 왔으니 슬도를 둘러보지 않으면 직무유기다^^. 슬도 방파제를 따라 걷는데 어디선가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슬도에 부딪히는 파도소린가 하고 둘러보니 바다속 해녀들의 휘파람 소리인 숨비소리다. 이곳에서 해녀들을 볼 수 있다니...
슬도에는 1950년대 말에 세워진 무인등대가 홀로 슬도를 지켜 왔으며, 다양한 어종들이 서식하고 있어 지금은 수많은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슬도를 돌아 나오면 소리체험관을 지나간다. 방어진 끝자락에 있는 이동네를 성끝마을이라고 부르는데, 조선시대 이곳에 석성을 쌓아 말을 붙잡아 두거나 말몰이를 했던 목장이 있었고 그 성의 끝부분이라 하여 '성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부터 형성된 마을은 1960년대 많은 사람이 이주하면서 1960~1970년대의 어촌마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슬도 앞바다에는 해녀들이 소라와 전복 등을 캐는 모습을 종종 볼수 있는 곳이다.
성끝마을을 지나면 해안을 따라 대왕암으로 연결된다.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휘돌아가는 바닷길에서 말할 수 없는 편안함이 찾아온다. 해안가를 따라 배미돌, 노애개안, 과개안(너븐개) 등의 특색있는 지역도 지나고...
대왕암 직전에 대규모의 오토캠핑장이 조성되어 있다. 울산이 자동차의 도시인 만큼 자동차와 연계된 휴식문화도 발전되어 있는 듯하다. 오토캠핑장 뒷편으로는 대왕별 아이누리라는 신개념의 어린이 놀이공원도 자리잡고 있고.
울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대왕암공원에는 이미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대왕암은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고 바닷속에 수중장(경주문무대왕릉)을 한 신라 문무왕의 뒤를 따라 왕비 또한 죽어서도 호국룡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 하여 이곳 바위섬 아래에 묻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용추바위 또는 댕바위라고도 부르며, 용이 잠겼다는 바위 밑에는 해초가 자라지 않는다고 전해온다.
대왕암을 구경하고 나오면 울기등대와 대왕암공원의 동북쪽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해안선을 따라 돈다. 억겁의 시간동안 파도에 씻기고 깎인 해안선과 바위는 기기묘묘한 절경을 이루고 있어 '제2의 해금강'이라 불리기도 한다. 바다바람이 들려주는 바위들의 전설을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용굴(덩덕구리)은 천연동굴이며 옛날 청룡 한마리가 여기에 살면서 오가는 뱃길을 어지럽히자 동해 용왕이 굴속에서 다시는 나오지 못하도록 신통력을 부려 큰돌을 넣어 막아버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용굴을 지나면 일산해변이 눈앞으로 다가서고, 최근에 개통한 출렁다리도 보인다. 아쉽게도 이쪽은 출렁다리의 출구쪽이라 출렁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해송나무숲을 지나 출렁다리 입구까지 가야 한다.
출렁다리는 높이 40m, 길이가 300m로서 우리나라에서 길이가 긴 출렁다리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2022년 말까지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나 그 이후에는 유료로 바뀔 듯. 무더위에 탓하며 출렁다리를 건너갔다 다시 돌아오는 것보다 그냥 그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즐겨본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민섬은 용궁의 근위대장과 사랑에 빠진 선녀 '민'이 옥황상제의 벌을 받아 바위섬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미인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일산해수욕장을 지나간다. 초승달 모양의 해변은 비슷한데 어제 1코스때 지나온 광안리와 해운대 해수욕장과는 느껴지는 분위가가 너무 다르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그런가?
일산해수욕장 북쪽 화단에 보이는 해파랑길 안내판 있는 곳이 8코스 종료지점이며 9코스 시작지점이다. 스템프 보관함이 있으니 미리 9코스 스템프를 찍어두고 ㅎ
평소 가보지 못한 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하고, 길을 걸으며 보고 만나고 느끼는 문화와 역사와 지형과 지명에 대한 공부도 재미있다. 산행의 즐거움과는 또다른 맛과 멋이 있다^^. 그러니까 갈 데까지 가보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