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곧 서해랑길을 걸으며 바다의 기별을 보다
1. 일자: 2023. 10. 21 (토)
2. 장소: 곰솔누리길, 옥구공원, 배곧생명공원(서해랑길)
3. 행로와 시간
[정왕역(13:35)~ 곰솔누리길(16:00~) ~ 옥구공원(16:35) ~ 배곧누리(17:3 5) ~ 배곧생명공원주차장(17:58) / 8.72km]
먼지 덮인 책장을 살피다, 오래 전 읽은 책 한 권을 빼내 든다. 김훈 선생의 '바다의 기별' 이었다.
"바다는 멀어서 보이지 않는데, 보이지 않는 바다의 기별이 그 물가에 와 닿는다. 먼 곳으로부터의 기별은 뻘 속에서 질척거리면서 저녁 빛으로 사윈다. 물이 들고 또 나가면서 갯벌에는 물결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가 접혀 있었다. 뻘밭의 주름은 수평선 쪽까지 퍼져나갔다. 그 주름들은 뻘밭에 새겨진 시간의 무늬들이다.”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온 오후, 전철을 타고 무작정 오이도를 찾았다. 책 속에서 상상했던 '바다의 기별'을 느끼기 위해서 였을지도 모른다.
김훈 선생은“풍경은 상처를 경유해서만 해석되고 인지되고, 풍경은 밖에 있고 상처는 내 속에서 살아간다”했다. 곰솔누리길을 걷는 내내 나의 풍경과 상처에 대하여 생각했다.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은 배곧생명공원 앞 작은 버스정거장에 선다.
사진 속에 내 행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