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로퍼는 데뷔 첫 해 국내 4륜 구동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1994년에는 이미 10만 대 생산에 성공했으며, 1997년에 이르면서 국내 판매대수 20만 대를 돌파했다. 누적 판매량은 30만 대를 넘는다. 출시 후 9년간 4륜 구동 자동차로서 최고의 볼륨 기종 자리를 지켰으며, 추후 현대자동차 SUV 누적 200만 대 판매 달성의 바탕이 되었다.
이런 성적의 근본 요인은 제원을 넘어, 시장을 새로 형성한 데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갤로퍼가 4륜 구동 SUV라는 장르적 성향에만 집중하기보다, ‘가족’을 포함한 동승자의 편의를 생각한 승용차로서의 성격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갤로퍼의 첫 출시 기종으로, 파제로 중에서도 전장 4,500~4580㎜, 휠베이스 2,695㎜의 롱 바디 기종을 먼저 선보인 것 역시 이러한 맥락이다. 여기에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3링크 코일스프링의 서스펜션을 유연하게 세팅했다. 이를 통해 4륜 구동 자동차의 덕목을 갖추되, 뒷좌석 동승자들의 승차감은 확보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