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보니 평소의 아내가 음식을 위한 구매 심리가 많아 부엌 바닥에 사다 놓은 무우가 가득 있는 걸 보게 되었다.
며칠 전에 다른 것과 함께 사온 것이다. 무우가 남으면 아내의 방식이 아닌 어릴 적 어머님이 만드셨던 서울식인 새우젓이 들어간 깍두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이야기 하였던 것이 생각났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소금으로 비빈 후 물로 세척을 한 후 무우를 듬성 듬성 보통 먹는 크기의 깍두기 크기가 아닌 설렁탕집에서 먹는 크기보다도 조금은 크게 도마에 올려 놓고 자른 후 소금을 뿌려 절여 놓았다.
이와 병행하여 양념에 들어갈 것으로 파를 다듬어 잘라놓고 생 마늘을 칼로 최대한 작게 만들었다. 아내가 사과가 들어가야 한다고 하여 사과 한개도 준비하였다. 한국인이라면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더욱이 김치에는 빠질 수 없는 고추가루를 가는 것과 이 보다는 굵은 것을 냉장고에서 끄집어 내어 김치를 만들 준비를 다 갖추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Online 예배를 드리고 나니 절여 놓은지 한 시간 30분이 경과하였다.
아들이 이야기 한 요리 방법인 pasta 만들 때 국수를 삶아 물을 뺀 후 물에 씻지 않는 것과 같이 무우도 절인 후 나오는 물만 걸러 내라고 아내가 이야기 하고 나도 아들에게서 들은 바가 있어 그대로 하기로 하였다.
고향이 전라도 이다 보니 김치를 아내는 직장을 은퇴한 후에 집에서 만들어 먹는데 담글 때 보면 온 집안에 젓갈 냄새가 진동을 한다. 내가 어릴 적 먹어 보지 않았던 멸치젓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내 방식대로 한다고 하여 비싸게 소중하게 사다 놓은 새우젓을 넣고 아내와 비교한다는 것이 다소 어울리는 것은 아니나 도깨비 방망이로 주문을 외우면 물건이 나오듯이 속전 속결로 양념을 넣고 버무리고 하여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였다.
준비한 그릇이 넘치다 보니 작은 유리병에 넣어 맨하탄에서 식사할 때 먹으라고 아들에게 덜어 주고 하루를 밖에 놓아 어느 정도 익게 만든 후 음식으로 가득찬 냉장고를 다른 음식을 끄집어 내어 정돈을 하여 집어 넣었다.
어머니의 맛이 나올까 모르겠다.
불현듯 천국에 살고 있을 딸이 생각난다.
한 2년여 전 이와 비슷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어 딸 부부에게 주었는데 사위가 어머니에게 말씀드리지 말라고 하며 내 귀에 조용히 "어머니가 만든 것보다 맛이 좋습니다" 하였던 것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