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북정맥, 광덕고개-신로령 (2004.02.15)
코스: 광덕고개(07:00)-백운산(08:30)-도마치봉(09:37)-신로봉3거리(11:55)-생수공장(14:15), 산행시간 (7시간 15분, 점심 휴식 포함)
누구와: 마눌과 나 그리고 친구
돈쓴거: 택시비, 생수공장-광덕고개 15,000원 이동택시 017-727-2250
03:30 잠을 깨서 88체육관 옆 그 친구 아파트 입구에서 04:30 전화하니 깜빡해서 그제야 일어났고, 추운새벽 대로에서 20여분 서서 기다려 그 친구의 차로 이동으로 이동한다. 걱정했던 눈이나 얼음은 없어 광덕고개까지 잘 왔고, 화장실옆 좋은 자리에 널널하게 주차를 한 후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한다.
광덕고개(620m) 07:00 날이 밝아 오므로 랜턴을 켜지 않고 고개를 출발한다. 고개 안쪽의 식당 왼쪽으로 들어가니 철계단이 있고 이를 오르면 매표소가 있다. 이를지나 능선으로 오르는데, 눈이 하얗게 깔려있다. 서울은 어제 새벽 비가 왔는데, 이곳은 눈으로 내렸나 보다. 아침 공기가 매우 차다. 옷을 있는 대로 모두 입었는데도 추워 떨면서 미끄러운 오르막을, 장갑 속에서 손가락을 비벼가며 걷는다. 작은 봉을 오른 후 내리막에서 친구는 새로 산 등산화가 미끄럽다고 엉덩방아를 찧는다. 바위에는 잘 붙는 고어텍스인데 눈길에는 아주 미끄럽다고 궁시렁 궁시렁...
쌍지팡이에 의지해 내리막을 가던 마눌도 미끄러져 꽈당~ 하는 충격에 산이 쪼개지는 줄 알았다. 뒤를 보니 광덕산이 보이고 그 위에 천문대가, 더 가다가 뒤를 보니, 천문대와 상해봉, 동쪽으로 복주산의 삼각봉이 보인다. 진행방향 11시 방향에는 경기 제일봉 화악산과 중봉이 보이고... 눈은 점점 많아지고, 바람부는 능선의 우측은 높은 곳은 사람 키만큼이나 담처럼 쌓여 있고, 등로는 발이 푹푹 빠지는 곳도 있다. 앞서간 발자욱들이 10여명은 간 것 같은데, 새로 럿셀을 한 게 분명하다. 오르고 내리고를 몇 번, 작은 봉에서 건너 봉 (백운산)을 바라보니 10여명의 등산객이 헬기장 같은 봉에 서서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백운산(904m) 긴 오르막을 서서히 오르니 08:30 백운산 정상이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흥룡사 방향 내림길이 있다. 정맥길은 직진... 길은 다시 내리막, 한참을 오니 봉 정상(09:03)에 이정표 하나 서있다 백운산과 도마치봉의 중간이다. (백운산 1Km, 도마치봉 1Km, 삼각봉). 다시 작은 봉들을 오르락 내리막 하다가,
도마치봉(937m) 09:31 도마치 봉에 닿았다. 봉 정상인 헬기장에는 텐트가 2-3개 처 있고, 헬기장 옆 벙커에서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주무셨습니까 ?, 이제 일어나세요 ?” 인사를 한다. 날씨가 추우니 먼지 풀석대는 벙커에 들어가 잤나보다. “먼저 갑니다” 그들과 인사하고 긴 내리막을 내려선다. 길은 능선을 타지 않고 왼쪽으로 하산 하는 것 같이 내려서는데 안부에는 샘이 있는지 프라스틱 물바가지 두 개가 엎어져 있다. 샘은 눈과 얼음으로 덮혀 물이 보이잘 않고.. 그곳에서 길은 다시 능선을 향해 수평으로 길게 뻗는다.
10:05 작은 봉 헬기장에 올랐다. 길은 3방향이다. 우측은 하산하는 길인데 리본이 많이 달려 있고, 가운데는 능선을 따르는 한북정맥길, 역시 리본이 많이 달려있다. 또 하나는 왼쪽으로 뼏은 석룡산-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 여기서 신로령-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환하게 내다보인다. 국망봉 옆으로는 명지산도 높게 바라다 보이고... 저 앞에 꾸물거리고 가는 등산객들도 내다보인다. 그 봉에서 조금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비실대며 내려선다. 잡목 숲을 베어내서 조망은 시원하다. 남극의 설원처럼 하얀 눈 위에 사람들이 서서 꿈틀댄다. 아마 우릴 보고는, 럿셀꾼이 온다고 기다리며 서 있는 것 같다. 앞선 그들은 정강이 까지 푹푹 빠지는 길을 럿셀을 하면서 허우적 댔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 그들은 길 중간에 서서 양주와 안주 그리고 깁밥을 먹고 있었는데, 우리가 다가가니 부탁하고 싶어 그랬는지, 큰 컵에 양주를 절반 채워 마시라고 권한다. 박세리 다리통 만큼이나 굵게 말아 주먹딩이만 하게 자른 김밥을 먹으라고 주면서...
신로령 그래 내가 길을 내 주마 ! 마눌과 난 스페츠를 찼고, 스페츠가 없는 친구를 뒤에 세우고, 스틱을 찔러대며 눈이 얕게 쌓인 곳을 골라 길을 내며 행진한다. 봉 하나는 왼쪽으로 우회하고, 다음에 나오는 높은 봉을 향하는데, 그 봉에 오르는 사람들 모습이 보인다. 우리와 반대 방향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 봉을 밑으로 우회해서 보니 (11:55) 이정표가 서있는데, “실루봉” 이라 했다. 지난 겨울 이곳에서 사망한 일가족 이야기도 간판으로 써 세웠다. 여기가 신로령(900m 이상으로 보인다)이다. 지도상으론 앞에 있는 봉이 신로봉(999m)인데...
이곳에서 국망봉이 2.47Km, 도마치봉이 5.29Km, 휴양림이 2.5Km 란다. 여기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친구는 갑자기 기력이 떨어진다고, 휴양림으로 하산을, 마눌은 이제 시작인데 국망봉 방향으로 가자고...만용은 금물이다. 휴양림으로 하산을 결정한다. 국망봉이야 또 올수 있지만, 3번째 산에 오른 친구 쓰러지면 그 욕을 어이 감당하랴... 아이젠을 찼다.
휴양림 방향의 내리막 길은 꽤 가파르다. 로프도 매어있고, 거리를 나타내는 이정표도 자주 세웠고... 내려올수록 신로령이 하늘처럼 올려다 보이고, 눈은 미끄럽기만 하다. 3거리에 왔다. 신로령 0.7Km, 휴양림 2Km, 그리고 능선을 알린다. 배도 고프고 햇볕이 잘드는 적당한 바위뒤에 자리를 잡았다. 물을 끓여 생생우동을 3개 넣었다. 중간에 간식들을 해서 그런지 식욕은 댕기지 않아 남은 건 내가 모두 먹어 치우고 짐을 싸서 출발한다. (13:30).
잠시 내려가니 운동장 같이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이곳이 휴영림인가 보다. 임도를 따라 구불구불 내려서다가, 아이젠을 풀어 버리고는 임도에서 벗어나 우측 질러가는 길을 가파르게 내려서니 장암저수지 바로 아래로 나오고, 좀 더 걸으니 생수공장 담을 끼고 길이 나 있고, 매표소 문을 지나니 생수공장 정문이다. 관광버스가 서너대 서 있다. 이곳에서 국망봉 산행을 시작 하는가 보다. 전주에 붙은 이동택시에 전화를 해서 5분여 기다리니 택시가 도착했다. 10분여 달리니 47번 국도와 만난다.
이동 입구 3거리 파출소와 붙어있는 “장암리 경로당” 바로 앞길로 나온다. 이동 시내를 지나, 316번 도로로, 백운계곡 입구, 흥룡사앞를 지나 광덕고개로 오르면서 몇 개 소대의 전투경찰들이 길 옆을 뒤지고 있다. 실종된 보험설계사를 찾는 모양이라고...택시기사 기염을 토한다. “내 30년 이상 살면서 포천 경찰서에서 범인 잡았다는 말 들어보질 못했어..”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 갈비를 쓰던 이동갈비집들이 망했단다. 서울에 오니 18:30, 삼겹살에 청하로 마감주를...
오늘은 새벽부터 밥 한술도 못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