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Cm의 장신 미드필더인 김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베르바토프의 플레이를 선호한다. 김현은 베르바토프의 플레이를 닮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롤모델은 현재 스승인 변일우 감독을 꼽았다.
“감독님은 항상 ‘일주일에 책 한 권은 꼭 읽어라, 선생님들께 인사 잘 해라, 부모님들께 잘해드려라’라고 말씀하세요. 저도 나중에 지도자가 되면 축구선수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싶은 데 그런 점에서 변일우 감독님은 제 롤모델이에요.”
서른 살을 전후해 은퇴하는 축구선수의 짧은 삶, 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공부를 한다는 김현. 이제 갓 스무살에 접어드는 그는 서울대 축구부에서 축구선수의 삶을 이어가게 됐다. 일년에 1승을 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서울대 축구부의 현실이지만 그의 목표는 거창하다.
“어제 U리그 권역추첨이 발표 됐더라고요. 저희가 2권역인데 굉장히 빡빡한 것 같아요.(웃음) 제일 강한 권역에 걸렸는데 팀의 목표로는 5승 정도 하는 거에요. 개인적인 목표로는 7골 정도? 역습축구를 하게 될 것 같은데 그러다 보면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웃음)”
김현의 더 큰 목표는 서울대 출신 국가대표의 명맥을 잇는 것이다. 서울대 출신 국가대표로는 황보관(오이타 트리니타 부사장), 강신우(서울대 감독) 등이 있지만 이들 이후 오랫동안 서울대 출신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축구와 학업을 병행한 김현의 굳은 의지라면 서울대 출신 국가대표의 탄생도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KFA는 초중고 주말리그를 도입하는 등 공부하는 운동선수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장기 프로젝트가 금방 결실을 맺을 수는 없지만 초등리그에서는 서서히 성공가능성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공부하는 축구선수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된 김현은 자신의 길을 뒤따라올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이번에 모교인 백마중학교를 찾아갔는데 제 후배들이 상을 펴놓고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저는 혼자 공부했는데, 애들이 단체로 하고 있으니까 보기 좋았어요.”
“축구선수로 성공하는 것은 정말 굉장히 힘들잖아요. 200명 중에 한 명이 프로에 간다고 하는데 이것이 현실이니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축구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두 마리 토끼를 못 잡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다 잡을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웃음)”
글=손춘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