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회를 찾아서 / 야촌교회
‘복지학교’로 농촌사회 활력소 제공
공예, 컴퓨터, 사물놀이반 강좌 개설 ··· 테마여행 생태체험 등도 주관
농촌교회가 어렵다고 해서 마냥 주저앉아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어려울수록 농촌교회 스스로가 복음의 터로 살아남아 있을 수 있는 대안과 전략을 찾아야 한다.
충북지방회 야촌교회(박훈서목사)는 농촌교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농촌마을 주민과 어린이를 위한 복지와 문화를 제공, 보급하며 피폐한 농촌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충주시 소태면 주치리에 위치한 야촌교회는 여느 농촌교회처럼 미자립 상태. 매달 네 곳에서 후원을 받아 목회자 사례비 30만원을 간신히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야촌교회는 농촌 주민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문화사업, 유기농법과 환경운동 등을 통해 농촌목회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야촌교회는 10년 전부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피아노 교습을 시작으로 2000년 4월 농촌주민을 위한 복지학교를 개설했다. 인근에 있는 목회자와 협력해 복지학교를 개설한 첫 해 귀래농협 강당을 무상으로 임대해 문예반, 사물 놀이반, 공예반, 요리반, 도예반, 컴퓨터교실 등을 열어 좋은 호응을 얻었다.
이곳 학생들은 학원대신 야촌교회를 찾아 영어와 피아노를 배우고 있으며, 틈틈이 풍물과 공예, 컴퓨터를 익히고 있다. 농민들도 매수 수요일 저녁 복지학교를 통해 컴퓨터, 공예, 요리, 도예를 배우며 생활의 활력을 찾고 있다. 올해는 5기생이 수강하고 있는데 바쁜 농사철이라 수강생이 많지 않지만 꾸준한 관심과 참여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 풍물패는 원주에서 열린 경연대회(치악제)에 나가서 금상을 차지할 정도로 수준급이다. 마을잔치 경로잔치, 지역축제 등에 1년에 10여 차례 공연에 초청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야촌교회의 복지학교가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이 교회의 박훈서목사는 작년부터 귀래초등학교 명예교사로 임명돼 학생들의 특기·적성교육을 맡아 위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복지학교를 통해 야촌교회는 농촌 문화와 교육에 일익을 감당할 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선교효과를 얻고 있다.
야촌교회는 복지학교 뿐만 아니라 주민을 위한 특별프로그램으로 1년에 두 차례 자전거타기대회를 열고 있으며, 다양한 테마여행도 주선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테마 여행은 1박2일 동안 갯벌체험, 섬여행, 도심 견학 등을 통해 다양한 체험과 가족애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지고 있다. 또한 박목사는 자연 생태반, 유기농업을 위한 농민모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야촌교회의 이러한 농촌목회는 박훈서목사의 뚜렷한 소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려서부터 농촌목회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던 박목사는 남들이 다 꺼려하는 이곳 농촌을 1989년 제 발로 찾아왔다. 대개 목회자들은 시골에서 몇 년 지나면 철새처럼 도회지 혹은 안정된 목회지로 떠나는 것이 관례화되었지만 그는 20년 넘게 농촌교회를 지켜오고 있다. 앞으로도 농촌목회만 계속할 작정이다.
장기적인 농촌목회를 계획하고 있는 박목사는 농사도 직접 짓고 있으며, 유기농업에 관한 연구 등 농촌의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몇몇 목회자와 함께 농사모임, 다른 농장 견학, 농사와 유기농법 연구 등을 갖는 것도 농촌의 현실 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몸부림인 것이다.
박훈서목사는 “농촌을 살리는 것은 사람은 물론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면서 “농사를 짓는 농어촌 후계자와 지도자를 육성하고 농촌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이꿈이라고 말한다.
야촌교회는 마치 초기 기독교가 이 땅에서 교육과 문화 보급 등 계몽운동을 벌였던 것처럼 복지학교를 통해 농촌도 살리고 복음도 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