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밭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석회로 산성화된 땅을 중성화 시키고 거름도 주고 밭도 갈아 주어야 한다. 밭을 처음 갈아 본다면 도무지 헷갈린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 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게 맞는지 틀린지 여~엉 알 수 없다. 그래서 밭 만들기를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만든 텃밭 매뉴얼"의 그림과 직접 찍은 사진을 토대로 텃밭용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밭 경계 고랑 나누기>
<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매뉴얼에서 인용>
보통 텃밭은 5평, 10평 단위로 분양한다. 전체 몇 백평 정도에 여러 텃밭이 분양된다. 따라서 텃밭 사이에는 경계를 지어 주어야 한다. 보통 텃밭간의 경계는 수로가 되는 고랑이 된다. 고랑을 만드는 기본은 텃밭의 중간 부분은 조금 높게, 가장자리는 낮게 만들어 주어 물 흐름이 좋게 한다. 물론 텃밭의 통로부분보다는 높아야 한다.
텃밭을 하다 보면 텃밭 간 경계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곤 한다. 땅따먹기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옆밭이 경계를 무시하고 살살 파 먹어 들어온다.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그럴 경우는 옆 밭 주인을 불러 막걸리를 한 잔 하시라.. 그리고 밭이 좁죠...넓으면 좋을 건데... 라고 푸념 한마디 내 뱉으시라. 다음날 가보면 거의 원상복구 되어 있다. 아니면 우짜지? 아님 말구.
<석회 뿌리기>
옆 밭과의 경계를 만들었다면 그 다음은 본격적으로 땅의 내용을 좋게 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농사를 처음 짓는 땅이라면 산성 땅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우리나라 땅이 평균 ph 5.3으로 원래 산성이기 때문이다. 농사를 지은 경우라면 십중팔구는 화학비료를 썼을 것이므로 산성화 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산성화된 땅을 농사가 잘 되는 중성 땅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고토석회비료, 패화석 비료 등 알카리성 비료를 뿌려 주어야 한다.
통상 고토석회비료가 구하기 편하다. 주위에 농사짓는 분 있으면 한 포 달라고 하면 된다. 고토석회비료는 정부에서 토지 개량을 위해 농가에 무상으로 주는데 일부 농가에서는 밭에 뿌리지 않고 그냥 쌓아 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뿌리는 양은 1,000제곱미터, 300평에 200kg이니까, 10평 7kg 정도 즉 1/3포 골고루 뿌려 주면 된다. 석회비료를 뿌리는 시기는 초봄에 퇴비주기 최소 2주전에 뿌려 주어야 한다. 그러나 농사 끝난 가을에 그냥 뿌려주는게 더 부담없고 좋다. 뿌린 후에는 밭을 갈아 주면 좋은데 힘든데 무어...그냥 냅둬도 크게 상관없다.
<퇴비주기>
석회를 뿌린 후 2주 뒤에 퇴비 또는 거름을 준다. 텃밭의 규모가 큰 경우는 직접 거름을 만들어 써도 되지만 30평 미만의 텃밭인 경우는 거름 만들 장소도 그렇거니와 거름 만드는데 1~2년 소요되어 수월치 않다.
가장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거름은 부산물비료퇴비를 사용하면 된다. 보통 닭똥과 톱밥을 섞은 것인데.. 엄격하게 유기농을 따지는 분들은 이거 마저도 문제 있다고 말한다. 왜나면 항생제를 먹인 닭의 똥일 가능성이 높고, 톱밥의 경우도 합성목재나 폐자재일 경우를 염려하기 때문이다. 찝찝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짜랴. 다른 방법이 별로 없다. 다만 조금 더 안전한 부산물비료를 쓰고자 한다면 주변 농협에서 공급하는 것이 그나마 난 것 같고, 흙살림 등의 단체에서 파는 부산물비료를 사 쓰면 믿을만 하다.
퇴비를 주는 양은 땅의 상태와 작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나, 통상적으로 잎을 먹는 엽채류의 경우는 1,000제곱미터 300평에 1,000kg이상 50포이상을, 뿌리를 먹는 근채류의 경우는 3,000kg, 150포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10평으로 환산하면 엽채류(상추, 아욱 등등)는 10평에 약 2포 정도, 근채류는 5포 정도 뿌리면 된다는 야그. 그런데 나의 경험상 조금은 더 뿌려 주어야 될 것 같다. 아무튼 그정도를 기준으로 해서 뿌리면 된다.
<밭 갈기>
부산물 퇴비를 뿌릴 양을 계산한 후에 적당한 위치를 잡아주고 배치한다.
위치가 잡히면 뿌려 주고 골고루 흩뿌린다.
그리고 밭을 갈아주면 된다. 밭을 갈아 엎는 작업이 가장 힘들다.
경운기로 하면 좋은데 5~10평을 경운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된다. 그래서 삽, 쇠갈퀴 등으로 갈아엎어 주어야 한다. 허리 무진장 아프다.
갈아 엎는 방법은 옆 그림을 참고하시라, 흙을 떠서 그 자리에 다시 덮어 주는 식으로 하면 된다. 갈아 엎는 깊이는 30cm 정도 해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 않다 삽 깊이가 약 20cm 정도이다. 거기에 10cm 더할려면 장난아니다. 감자, 고구마 등 뿌리나 줄기식물을 제외하면 옆채류는 삽 깊이 정도면 충분하다.
농사지을때 측량도구는 몸과 농기구를 이용하면 좋다. 통상 자신의 손 뼘이나 발로 심는 간격을 재고, 삽이 약 1m이므로 이것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면 편하다.
<밭 정리하기>
밭을 모두 갈아 엎었으면 그 다음은 밭을 정리해 주어야 한다. 밭을 갈아 엎으면서 나오는 큰 돌은 밭 가로 던졌다가 한 곳에 모아 정리하거나 버리면 된다. 2cm이하 돌은 그대로 남겨두는게 좋다. 잔돌이 있어야 땅이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돌을 한꺼번에 고르려 하지 말고 나오는 대로 치우는 방식이 좋다. 한꺼번에 유물 발굴하듯이 하면 힘들어 못한다.
밭을 다 갈았으면 경계를 나눠주는데, 상추, 열무, 아욱, 근대, 쑥갓, 쌈채 등의 옆채는 평이랑을 지으면 된다. 평이랑읜 넓이는 약 80cm 정도가 좋다. 다리가 긴 사람은 1m까지는 무방하다. 근디 너무 넓으면 관리하는데 문제가 생긴다. 감자, 고구마, 가지, 오이, 고추 등은 두둑이 필요한다. 작물별로 차이가 있다. 통상 20~25cm 높이 정도로, 재식거리는 작물마다 차이가 크니 염두에 두어야 한다. 텃밭에서 감자와 고구마는 멀칭을 하지 않아도 풀이 그렇게 많이 자라지 않으니 가급적 멀칭을 하지 않고 그냥 두어도 된다. 나머지 작물들은 멀칭은 하되 가급적 볏집 등으로 하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