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박형호의 생태사진전 “아름다운 세상“
세상의 모든 사물은 보는 시각에 따라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사물 자체보다도 그 사물을 바라보는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그 느낌이 달리 나타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아무런 외부의 감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순수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을 때 그 아름다움은 고스란히 작가의 시각 속으로 유입되어, 작가가 창작 하고자 하는 자연 그 자체의 내면을 숨김없이 들어내 보이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자연의 생태를 대상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사진가들은 많으나 정작 그 자연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마음으로 사랑하며, 다년간 목표를 세워 촬영하는 사진가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가가 작품의 소재를 대면할 때는 먼저 그 대상물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선결되어야 대상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으며, 진정한 대상의 내면을 작품으로 표출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분야든 자신의 취향과 일치하는 분야를 찾아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정진하는 작가적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이번에 두 번째 개인전을 추진하고 있는 박형호 작가의 생태사진전 “아름다운세상”은 그런 의미에서 사진을 공부하는 많은 예비 작가들에게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이번에 ‘남해 해오름예술촌’ 에서 10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한 달간 장기전을 실시하는 박형호 작가는 1965년 경남 진주 생으로 국립진주산업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젊은 사진가이다. 그는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학술교육분과 운영위원으로, 월간한국사진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내일i 사진신문 논설실장, 사단법인 한국노동문화협회 회원, 진주개천예술제 실무운영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진주산업대 평생교육원 포토미디어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사진영상 지도사, 진주산업대 사진동아리[멀구슬] 지도위원, 예진사우회 회장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진가이다.
필자는 사진과 관련된 칼럼은 쓸 때, 작가의 사진경력이나 경험과는 무관하게 작품 중심의 내용을 중시하여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으나, 독자들이 작가를 이해하는 데에는 그 작가의 연륜과 사력 출생 등이 참고 자료가 되기에 이를 함께 수록하고 있음을 밝힌다. 박형호 작가의 작품으로는 2000년 7월 CD작품집[집회의 현장]발표, 2001년 2월 개인전[유럽 스케치] 사진전을 개최한바 있으며, 2001년 3월, 9월, 2002년 5월에 각각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한국 서울]에서 실시한 노동자미술전에 참여하여 순회전시를 한 바 있다. 박형호 작가가 이번에 선보인 두 번째 개인전은 그가 전공한 원예 분야와도 무관하지 않은 자연생태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이 분야에 대한 조예가 깊은 만큼, 인간이 귀로서는 들을 수 없는 자연의 소리를 이해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인간의 눈으로 전달 해 주려는 의도가 함께 내재되어 있음을 음미하게 된다. 특히 그가 제공해준 몇 점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마치 작가가 꽃과 곤충과 3위일체가 되어 은밀한 그들만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
그것은 아름다운 자연이 마련해 놓은 화려한 무대 위에서 각양각색의 다양한 곤충들이 멋진 포즈를 뽐내며 연기를 하는듯하기도 하고, 곤충들의 패션쇼를 보는 것 같기도 하여 작은 미물들의 소리 없는 세계를 잘 대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가의 작품 표현기법 중에는 실체를 극도로 디테일하게 묘사하여 대상의 사실적인 요소를 생동감 있게 부각시켜 그 순수성을 강조하는 기법이 있는가 하면, 사실을 기록하되 이를 작가의 주관적인 견해로 재창조하여 작품의 내면세계를 강조하는 심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연생태계 사진의 경우는, 표현형식 면에서 보면, 밝고 아름다운 면을 강조하여 그것을 아끼고 보호 하고자 하는 보호본능 심리를 유발시키는 방법과, 훼손되고 오염된 면을 보여주어, 참회하고 경각심을 일으키게 하여 개선을 촉구하는 심리를 유발시키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박형호 작가의 사진은 전자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는 인간의 눈으로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작은 곤충들을 마크로 렌즈를 사용하여 극도로 미세한 부분까지도 세부 묘사하여 보여 주므로 자연생태계에 대한 신비감을 느끼게 하고, 보호본능의 심리를 유발시켜 아름다운 자연을 잘 보존하여 오래도록 "아름다운세상" 을 유지하고자 하는 작가의 무언의 영상 메시지가 담겨져 있는 것 같다.
(2006년 10월 26일 德岩 張漢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