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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첫번째봄 2) 전화 : 054-443-4220 3) 주소 : 금오산상가길 39-10 (남통동 296-5) 4) 주요 음식 : 퓨전한식 |
2. 맛본 음식 : 두 번째 봄(17,000원)
3. 맛보기
1) 전체 : 개운하면서도 산뜻한 음식이 생각날 때 찾으면 좋을 거 같다. 상이 차려지면 우선 음식의 아름다운 외양에 놀라게 된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어 한식의 경계를 생각하게 하지만 이런 일탈이 한식의 외연 확대임에 분명하다는 생각에 흐뭇한 마음이 든다. 음식맛이 받쳐주지 않으면 이러한 시도는 허사가 될 터인데, 맛이 제대로라서 한수 배운다는 기분으로 먹어 보았다.
2) ⦁꼬시래기 채소쌈 : 처음 마주치는 음식이다. 꼬시래기가 이렇게 오이와 양배추 그리고 감을 김으로 묶어 즐기게 할 수가 있구나. 꼬시래기의 묘미는 생것인지 익은것인지 헷갈리게 통통한 생맛으로 씹히는 것이다. 사각거리는 꼬시래기와 달착지근한 감과의 조화는 그 조리 창의력에 입을 벌리게 된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맛이 말이 된다는 거다.
⦁연근카나페 : 연근, 오이, 방울토마토 등을 상추에 싸서 한입에 넣을 수 있게 만든 음식. 연근의 사각거리는 맛, 오이의 사각거리는 맛이 방울토마토의 단맛과 어울리며 입안을 상큼하게 한다. 카나페는 원래 손가락으로 집어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작은 요리로 전채요리, 후식, 술안주 등으로 내는데 제일 밑에 까는 재료는 빵이 일반적이다. 이것을 상추로 바꿔서 텁텁하지 않고 입맛 돋우도록 하여 한국식 전채요리로 개발했으니 이 또한 좋은 아이디어다.
⦁코코넛새우튀김 : 화려한 요리로 양과 질에서 불안감을 떨쳐주는 요리다. 소스도 적절하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 : 치즈 치커리, 아몬드편, 건포도 등, 크래커에 얹어 먹으면 이 또한 새로운 맛. 한식과는 거리가 좀 있지만.
이외에 훈제오리냉채가 있다.
3) 마늘갈비찜 : 연근 장식에 당면 조랭이떡 등을 더한 갈비찜이 나온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단맛이 불편하다. 편하지 않은 약간 신듯한? 단맛에 조금 서운하다. 무엇으로 단맛을 냈나? 재고해야 하지 않나? 다른 음식이 다 좋아서 상대적으로 드러난 건지도 모르겠다.
4) 바지락조랭이떡국 : 이런 상차림에 어울린다. 바지락에 조랭이라니, 근데 이것도 어울리니 창의력에 점수를 아무리 많이 주어도 부족하지 않다.
갈비볶음밥 : 고기 먹고 밥 볶으면 다 맛있게 느껴진다. 그러나 여기에도 예의 그 단맛이 조금 남아 있다. 민감해진 건가. 그래도 볶음밥이 갈비보다 낫다.
5) 김치 : 김치를 먹으면 이 음식들이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지 알겠다. 김치는 맛에서 비껴있다. 다른 음식에 집중하는 서양 음식에 더 기운 한식이라는 거, 상기하게 한다. 김치에 신경 안 써도 성공하는 음식 보여준 것이 성과이다.
4. 맛본 때 : 2017.1.
5. 음식 값 : 첫 번째 봄 14,000원, 두 번째 봄 17,000원, 세 번째봄 20,000원
6. 먹은 후
음식점과 음식코스 이름이 독특하다. 왜 이름을 이렇게 붙였을까, 소종래가 궁금했지만 사실 궁금한 것이나 놀라운 것이 이것만은 아니어서 숙고해볼 여유도 없었다. 음식에서도 맛 못지않게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것이 더욱 상큼하게 충격적이었으니까.
창의적인 음식을 만드는 법, 찬기와 하나 되는 상차림을 하는 방법,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식당 운영자들이 한번쯤 견학을 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물놀의의 창안자 김덕수패 사물놀이팀, 1978년 공연으로 첫 포문을 열었던 그 팀이 대단하다는 것을 한 연구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 팀은 소리를 짤 줄 알아요. 소리를 짠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작곡을 한다는 것이다. 연주만 하는 팀과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흉내만 내면 영원히 2등이다. 만들어내면 어디서든 1등이다.
음식은 전라도 전유물이 아니다. 전라도와 다른 이런 창의력으로 승부하면 어떨까. 좋은 가르침을 주는 식당이다. 음식에만 집중해서 논의했지만 식당의 분위기가 음식 맛에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깨우쳐 준다. 푸근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 분위기는 맛을 완성하게 해주는 거 같다.
금오산 발아래 이 식당을 가면서 금오산 볼거리를 놓칠 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노파심에 입구의 채미정과 정상의 대혜폭포를 소개한다. 인근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합치면 1박2일 일정이 부족하다. 입 요기를 했으면 눈 요기도 해보자.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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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미정> 입구
<채미정>
*금오산상 <해운사>
금오산상의 얼어붙은 <대혜폭포>
첫댓글 처가가 구미라 여긴 가봤는데, 괜찮은 음식점인거 같아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 전에 가봤지만, 깔끔하고 맛깔진 음식에 분위기도 좋았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좋은 식당이니 코로나 어려움에도 잘 버텨주기를 바라는데, 선생님같이 동의하는 분들이 많으시면, 위기를 잘 넘기실 거라 믿어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