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부터 약 2주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 약 당사국총회(COP28)가 두바이에서 열렸다. 폐렴으로 불참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 국제회의 에 간곡한 메시지를 전하셨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사회 문제이자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생명을 선 택합시다! 미래를 선택합시다.”
현대문명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산 업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1960년대 이후 이 산화탄소 농도는 인류 역사상 500만 년 동안 넘 지 않았던 300ppm을 훌쩍 넘겼다. 문제는 이것이 자연현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1990년대 정상 수치였던 350ppm을, 올해는 431ppm을 넘어섰다. 그래서 교황님은 “부분적 인 진로 변경이 아닌 근본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에너지 효율성 향상, 재생에 너지, 화석연료 퇴출, 낭비적인 생활방식의 변화 등을 확실히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제시하였다. 2014년부터 세계 각 기업 은 RE100 캠페인을 통해 소비 전력의 100%를 재 생에너지로 충당하자고 선언하였고, 부품 공급 업 체들도 RE100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30여 개 대기업도 뒤늦게나마 RE100에 가입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실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재생에너 지 발전 비중이 2022년 OECD 평균 30%에 비해 8.9%밖에 안되는 우리나라는, 삼O전자의 경우 재생에너지 국내 확보량이 500GWH로 총필요량 의 십분의 일이 안 되는 비중이었다.
우리 정부가 이번 COP28 총회에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결의안’에 동참하기는 했으나, 정작 국내에선 지난 1월에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 중 목표를 30.2%에서 21.6%로 줄이면서 태양광 지원 제도를 축소하고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태양 광 업체들이 폐업을 하거나 도산을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조적으로 올해 전 세계 태양광 설치는 연초 예상치보다 20GW 많은 340~360GW로 증가하였다. 태양광 설치가 세계적으로 폭발적 증 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태양광이 가장 싸고 날이 갈수록 빠르게 보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 (IEA)도 지난해 연례보고서에서 재생에너지가 향후 5년간 전 세계 전력 확대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특히 태양광이 중심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교회가 먼저 태양광 발전이 나 에너지 효율을 위한 구체적 시스템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시급한 에너지 전환에 앞장선다면, 기후 위기 시대에 생명과 미래 를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 마리아 라우렌시아 수녀 교구 사회사목국 환경사목부(노틀담수녀회)
2023년 12월 31일┃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가정 성화 주간) <빛과 소금>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