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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투수들이 던지는 구종도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보다 뛰어난 투수로 거듭나기 위한 투수들의 피땀어린 결정체라고 볼 수 있는데 구종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메이저리그를 즐긴다면 보는 재미가 더욱 배가될 것이다. 투수판에서 홈 플레이트까지의 거리는 18.44m. 이 짧은 공간을 변화무쌍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구종들에 대해 집중 분석해 보자. <글 싣는 순서 : (1)너클볼→(2)스크루볼→(3)스플리터→(4)체인지업→(5)슬라이더→(6)커브볼→(7)싱커→(8)패스트볼> |
<구종 집중분석 5> 타율은 '낮추고' 홈런수는 '높인' 볼 - 슬라이더(Slider) |
1. 슬라이더란 무엇인가? |
패스트볼과 커브볼의 중간정도에 해당되는 슬라이더는 말 그대로 미끄러지듯이 휘어져 나가는 구종으로 가장 보편적인 변화구로 알려져 있다. 슬라이더는 커브볼을 수정한 구종으로‘제2의 커브볼’이라고도 불리는데, 커브볼이 볼의 회전력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는 반면 슬라이더는 회전력보다는 손을 빠져 나가 마치 미끄러져 들어가듯 꺽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슬라이더는 홈 플레이트에서 약 60Cm 전방까지는 패스트볼과 똑같이 보이지만, 전방 약 60Cm에서부터 오른손 타자의 바깥 아래쪽으로 갑자기 꺽이는데 타자가 슬라이더에 속는 가장 큰 이유는 슬라이더를 패스트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2. 슬라이더를 처음 던진 투수는? |
〈치프 벤더(Chief Bender)〉
슬라이더를 처음으로 던진 투수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들은 1900년대 초 필라델피아 어슬렉티스에서 활약했던 치프 벤더(Chief Bender)가 슬라이더를 처음 던진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1903년 필라델피아 어슬렉티스에서 데뷔한 벤더는 인디언 부족의 하나인 치피와(Chippewa) 부족 출신으로 1925년까지 활약하며 통산 459게임에 등판하여 212승 127패 평균 자책점 2.46을 기록했다. 벤더는 1953년 베테랑위원회에 의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는데 이는 유색인종으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한편, 슬라이더는 개발 단계이던 1930년대까지만 해도 꺽이는 각도가 작은점 때문에 얼치기 커브(Nickel Curve)라고도 불리었으나 홈런을 노리고 크게 휘두른 타자들이 패스트볼로 알고 스윙하다 빈번이 헛치게 되자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1940년대 이후부터 보편화된 구종을 자리 잡게 되었다.
3. 슬라이더의 장·단점 분석 |
슬라이더는 전반적인 타율은 낮춘 대신 홈런수를 크게 증가시킨 구종으로 꼽히고 있다. 슬라이더의 장점으로는 평범한 투수라도 3-4일만 노력하면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변화구 중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과 타자 앞에서 다른 변화구보다 속도가 빠르면서 매끄럽게 휘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슬라이더는 커브볼 등 다른 변화구 보다 컨트롤하기 쉬워 초구 변화구에 손을 잘 대지 않은 대부분의 타자의 습성에 비추어 볼 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기 좋은 구종임과 동시에 타자와 정면 승부하는 결정구 보다는 스트라이크존에서 살짝 빠지는 유인구로서 좋은 구종이라고 볼 수 있다. 슬라이더는 그 특성상 우완투수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 특히 유용한 구종이다.
하지만 최근 슬라이더는 과거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왼손타자들의 대거 등장과 함께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대형화에 따라 좌우로 변하는 슬라이더를 컷(Cut)해 내거나 단타를 쳐내기 때문이다. 이외에 팔꿈치에 많은 무리를 가하기 때문에 부상의 우려가 크다는 점도 슬라이더 인기 감소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단점 외에 슬라이더는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 좌우로 휘는 구종이기 때문에 방망이를 휘두르는 결대로 맞아 나갈 수 있다는 점과 사람의 눈이 좌우로 찢어져 있으므로 좌우의 변화를 더 잘 감지할 수 있어 타자를 속이기에 불리하다는 점도 있다. 슬라이더의 마지막 단점으로는 제대로 미끄러지지 않으면 스피드 떨어진 패스트볼에 불과할 뿐이고, 또한 슬라이더가 안쪽으로 쏠리게 되면 타자가 가장 치기 좋은 구종으로 변해 장타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4. 슬라이더 던지는 방법 |
슬라이더를 던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검지와 중지를 공 중앙에서 약간 바깥쪽, 실밥 간격이 넓은 부분에 대고 잡는다
2. 패스트볼보다는 깊고 커브볼보다는 얕은 느낌으로 잡는다.
3. 공의 양쪽에 강한 회전을 주기 위해 공을 놓는 순간에 중지 끝에 힘을 넣어 스냅을 살린다.
기본적으로 슬라이더는 패스트볼과의 혼동을 유도하는 구종이므로 던지는 방법이 패스트볼과 유사해야 그 위력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패스트볼과 똑같은 폼으로 던지면서 마지막 순간에는 도어문 손잡이를 열 때처럼 오른쪽으로 손목을 비틀며 채워주면 된다.
5. 슬라이더의 대가들 |
메이저리그 역사상 슬라이더를 잘 던지는 투수로 유명했던 선수로는‘Lefty'로 불렸던 스티브 칼튼(Steve Carlton), 1968년‘평균 자책점 1.12’을 기록하며 라이브볼 시대가 열린 이후 최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밥 깁슨(Bob Gibson), 현역 메이저리거이자 사이영상 5회 수상에 빛나는 ’빅 유닛(The Big Unit)' 랜디 존슨(Randy Johnson)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스티브 칼튼(Steve Carlton)〉
이중에서도 최고의 슬라이더를 던진 투수로는 300승-4,000탈삼진을 기록했고 사이영상을 4회 수상했던 스티브 칼튼을 꼽고 싶다. 1965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데뷔하여 1988년까지 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했던 칼튼이 기록한 통산 성적은 329승 244패 평균 자책점 3.22 탈삼진 4,136개.
칼튼은 1994년 95.8%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으며, 1989년에는 현역 시절 달았던 그의 등번호 32번이 필라델피아의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
첫댓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