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면 책방에서 하룻밤 준비모임을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책방에서 하룻밤 자는 일에 어떻게 하면 둘레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을지 궁리합니다.
아이들이 아는 어른 생기고, 감사할 일들이 많았으면 생각했지요.
아이들과 하룻밤 일정표 의논하기 전에 제안할만한 일들을 먼저 살핍니다.
먼저 함께 하는 아이 부모님께 제안드릴 일들을 떠올려봅니다.
준비모임에서 ‘어린왕자’ 읽고, 하룻밤 자는 날 영화 보기로 했습니다.
준비모임 할 때나 하룻밤 자는 날 책 낭독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더하여 부모님 어렸을 때 하던 놀이 배워보거나, 악기 연주 청해 듣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동네에 부탁드릴만한 일이 무엇일지 생각했습니다.
설명회 마치고 이계형 선생님께서 하셨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하룻밤 자면서 옥수수나 감자 삶아먹으면 좋겠어요. 평범해보여도 아이들 기억에는 특별하게 남는 것 같더라고요. 분나게 감자 삶기 어려운데 직접 해보면 좋겠네요.”
산책하며 곳곳에 심어진 옥수수를 봤습니다.
동네 할머니께 옥수수 먹을 만큼 사서 간식으로 삶아먹으면 어떨까, 옥수수 사는 김에 직접 따기도 하고 삶는 법 여쭈어도 좋겠다 싶었지요.
이를 구실로 동네 다녔습니다.
한낮이면 경주 온도가 39도까지 올라갑니다.
풀들도 시들시들하고, 인적도 드뭅니다.
뜨거운 기운이 저물길 기다려 책방을 나섰습니다.
오후 5시쯤 지나면 동네 할머니들이 밭에 나와 물을 주십니다.
수돗가에서 채운 물통을 자전거에 한가득 실어 밭에 가져오십니다.
밭에 물주고 계신 할머니께 다가가 인사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동네에서 서점운영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여쭐게 있어 인사드렸어요. 아이들과 서점에서 옥수수 삶아먹고 싶은데, 조금씩 팔기도 하시나요?”
한 할머니께선 동네 경로당 소개해주셨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없고, 좀 일찍 가면 사람들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가서 옥수수 얻으러 왔다고 말해보라고 하셨지요.
근처 다른 밭에서 일하고 계신 할머니께도 인사드렸습니다.
용건을 말씀드리려니 “날이 더버서 얘기할 시간이 읎어.” 하셨습니다.
더는 말씀드리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내일 찾아갈 곳이 생겨서 다행입니다.
두루 다니며 책방에서 하룻밤에 함께 할 만할 일을 찾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일정표 채우는데 제안할만한 선택지 하나 더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