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랑손만두국> 북한 함경도 만두전골
길 건너면 북한인 거 같은 최북단에 와서 북한 음식을 먹어본다. 만두는 우선 크기가 엄청나다. 꽉찬 속맛은 담백하다는 느낌이 먼저 온다. 15가지 이상의 재료로 만든다는 속은 여러 재료가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1. <어랑손만두국>
주소 :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1831(동송읍 자응리 24- 39)
전화 : 033-455-0171
2. 먹은 음식 : 어랑만두전골(22,000원)
먹은 날 : 2019.9.17.저녁
3. 맛보기
1) 전체 :
만두전골은 가래떡과 칼국수가 같이 들어 있으면서 소고기 등으로 약간 칼칼한 국물맛을 보여줬다. 밑반찬으로는 김치 깍두기와 건새우볶음, 쥐포조림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상차림은 간결했으나 푸근한 맛을 담고 있다.
2) 만두
우선 만두가 독특하다. 함경도식 만두라는데 크기가 국자로 하나가 되도록 컸다. 크기가 이렇게 커지는 것은 북쪽의 특징으로 보인다. 러시아 만두가 크고 그 문화권 만두가 크다. 에스토니아에서 먹어본 조지아 만두가 다 이만했다.
물론 속은 다르다. 속은 북한의 맛을 품고 있다. 호박과 두부맛이 느껴지는데 돼지고기 외의 나머지 재료 또한 담백한 채소 위주로 채워져 어우러지는 맛이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그러나 이 속도 북한 만두 원형 그대로이기보다는 남쪽의 입맛과 조금은 타협을 한 것으로 보인다.
3) 떡가래
만둣국에 들어가는 가래떡은 이곳 철원에서 생산하는 오대쌀이다. 쫄깃거리고 이에 달라붙지 않는다. 국물맛도 잘 담겨 있다.
4) 칼국수
만둣국에 직접 반죽한 칼국수가 함께 한다. 칼국수는 손국수다. 기계국수가 아니어서 쫄깃거리고 국물을 다 먹을 때까지 퍼지지 않는다. 직접 만들어낸 것이라는 것이 맛으로 입증이 된다.
4. 먹은 후
이곳에서 북한 만두를 만날 것은 예상 못했다. 철원의 고석정 옆, 한참 꽃 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유원지다. 한탄강에서 잡아올린 매운탕집과 인근 축산 한우 요리가 주된 음식점들 사이에 조금은 초라하게, 아니 동네 음식점의 연륜을 담은 채로 토속적인 느낌을 드러내며, 마치 나는 동네 음식점이야, 하는 분위기를 풍기며 서 있었다.
이곳은 누가 뭐래도 관광지다. 고석정이 자리한 한탄강의 깊은 여울이 있고, 9월부터 시작한 꽃축제로 전국의 손을 부르는 요란한 지역이다.
보통 관광객은 음식을 찾으며 두 가지를 겁낸다. 하나는 맛이 없을까, 또 하나는 바가지일까. 거꾸로 관광객이 원하는 것은 그 지역 향토색 나는 맛있는 음식에 합리적인 가격이다.
이 식당은 관광객이 원하는 것은 있고, 피하는 것은 없다. 향토색나는 음식에다 마을 사람들이 오래 키워온 동네식당으로 합리적인 가격이다.
철원은 3.8선 바로 아래 동네, 분단 또한 관광상품인 동네다. 그 아래 품은 애절한 비극과 고통은 그대로 묻혀 있다. 거기다 6.25전에는 북한 땅이었다가 휴전 후에 남한 땅으로 편입된 동네라니 이중으로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니 의미가 더 각별하다.
그것도 실향민의 후손이 옛날 북한 땅이었던 곳이라는 동송읍에서 함경도식 만두를 맛보는 감회를 뭐라 표현할까. 거기다 만두에 국물에 맛도 실하고 깊어서 맛과 의미를 가진 음식이니 말이다.















한탄강 고석정

고석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