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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가족축제’어제,오늘,내일
지루한 이 글을 대덕중학교 졸업생들과 회덕중학교 졸업생들에게 보낸다
1. 역사
1975. 10. 17. 대덕중 1, 2, 3회 선배님들이 주축이 되어 재경대덕중동창회가 창립총회를 갖게 되었다. 당시에는 동문간의 연락이 우편 또는 인편에 의해서 가능했기 때문에 모임을 위해서는 임원들의 남다른 수고가 요구되었고, 모임 날짜도 일요일 또는 공휴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재경대덕중학교동창회가 발족됨에 따라 곧 이어 재경대덕읍향우회가 1977년 발족되었으며 향우회와 동창회 구성원들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모임을 갖는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모일 때마다 야외에서 모임을 갖는 향우회나 동창회에서는 우리 고장의 특기인 배구시합은 거의 빠지지 않고 행해졌으며, 그러던 중 1986년 제5대 재경대덕읍향우회장 김유천(덕촌)님이 근무하던 종로 5가 효제초등학교에서 체육대회 형식을 갖춘 행사를 제1회‘천관가족체육대회’라 명명하고 해마다 빠지지 않고, 초창기에는 주로 동문이나 향우들이 근무하던 학교를 빌려 행사를 치루어 왔다.
처음부터 체육대회를 주관하는 것은 동창회의 몫이었지만 서열상 향우회는 주최자가 되고 동창회는 주관자가 되는 것에 대해 아무도 의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모두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1986년 4월 1일 고향에서의 대덕읍에서 회진면이 분면되었으나 경인지역에서는 이에 구애됨이 없이 대덕, 회진 출신 향우들은 단결된 모습으로 향우회를 잘 이끌어 가고 있었다. 여기에는 고인이 되신 송근호(이회진)님의 탁월한 인화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재경대덕읍향우회’라 하던 것을 ‘재경대덕읍․회진면향우회’라 불렀을 뿐이다
별도로 1999년 구평 출신 김연식님이 사재 1억1천만을 희사하시고 고향과 타향에서 대덕,회진 향우들이 힘을 모아 1억여원의 기금을 모아 2억1천1백8십만원 출자금으로‘천관문화장학회’를 발족하여 후진들을 위해 장학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
2001년에 재경회진면향우회가 발족되면서 체육대회의 추최자가 누가 될 것이냐에 대해 의논한 결과 2년차 향우회장이 수석향우회장이 되는 것으로 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홀수 년에는 대덕읍향우회장이, 짝수 년에는 회진면 향우회장이 수석향우회장으로서 대회를 주최토록 하였다. 따라서 수석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차석회장이 폐회사를 하는 정도이다.
초창기 동창회를 이끌어 오신 강대오(연평/3회)님이 향우회장을 맡고, 본인 이준옥(연동/10회)이 동창회장을 맡은 2년 동안 체육대회 장소를 한강고수부지로 정하고,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서 수백 명의 점심식사를 방앗간에서 쪄 오는 등 주최 측이 힘든 대회 준비를 함으로서 참가인원, 게임 내용 등이 방대해져 이는 조직력이 필요함을 감안하여 대회를 온전히 재경대덕중학교동창회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결정하였다. 이때부터 고향에서도 차츰 참석하신 숫자가 늘고, 향우들의 참석자도 급속도로 많아져 고수부지를 관리하던 기관으로부터 숱한 경고와 장소 대여 기피대상 1호가 되기도 하였다. 얼마나 장소가 골치 아팠으면 2005년 박성대(도청/12회)회장은 잠실보조경기장을 개최장소로 정했겠는가.
많은 향우들이 참여함에 따라 기성의 향우들은 체육대회의 게임에는 차츰 관심이 없어지고 고향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먹고, 마시고, 환담을 나누는데 열심이므로 약간은 무질서 해지는 분위기와 많은 인원을 어떻게 통제하느냐 등이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개최장소를 어디로 할 것인가와 개최일자를 언제로 할 것인가 등이 고민이 되어오다 1997년 최석균(내저/14회)회장 때부터 개최일자를 5월 5일로 고정키로 하였고, 이날이 어린이날임을 감안하여 향우 자녀와 부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과 선물을 중시하게 되었다. 1997년 이래 5월 5일에 비가 와서 행사를 망친 적이 없었으니 방정환 선생님의 각별한 어린이사랑에 하늘도 감격하시지 않았나 싶다.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행사를 한사람의 동창회장이 연이어 2년 동안 치루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어 9대 한길만(산외/11회)회장부터는 임기를 1년으로 하고 기수별로 순차적으로 맡기로 했다. 1년 임기제로 하다 보니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많은 시행착오가 있어왔음은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또한 기별로 1년씩 회장을 맡다보니 대덕중동창회장이 장흥군내 다른 동창회장들에 비해 너무 젊다는 지적이 있어 2000년도 제15대 동창회장은 5회 강성신(연평)님이 동창회장을 맡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한편으로 행사를 책임지고 진행할 젊은이들이 필요하다 하여 선배들로부터 동창회장을 넘겨받아야 할 기수가 행사주관기수(중17회)로 정해져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천관가족축제’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동창회가 창립될 당시에는 대덕읍과 관산읍 출신자들은 현재도 그렇지만 천관산이 서로 자기네 것이라 주장해 왔다. 그러던 중 1982년 9월 1일 고향의 소식지로‘천관’이 발행되면서 대덕․ 회진 사람들의 행사나 모임 명칭에 ‘천관’이 자연스럽게 두루 쓰인다. 천관체육대회→ 천관가족체육대회→ 천관가족한마음축제→천관가족축제로 발전해 왔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도 지금의 ‘천관가족축제’라는 명칭이 적절하다고 본다. 우리가 성장하여 가정을 이루면 무엇보다도 배우자나 자녀들이 부모의 고향에 대해서, 남편이나 아내의 별난 고향사랑에 대해서 가족이 이해하고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가족과 함께하는 축제, 천관인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라는 의미에서 맞는 명칭이 아닐까 한다.
2. 의의
천관가족체육대회(축제)는 우리 고장 출신들이 구기 종목 중에서 배구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 모이면 배구대회를 하던 것이 발단이 되어 현재에 이루었다 본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이 대회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게 솔직한 나의 의견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횟수가 더해감에 따라 우리 향우사회와 대덕중학교 동창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좋은 의미와 순기능을 주고 있다.
첫째, 향우들의 열렬한 참여 속에 싹트는 향우민들의 유대감이다.
해마다 5월 5일이면 전국 각지에서 2~3천명의 향우들이 모여 자기 동네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간의 고향의 친구들과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다. 배불리 먹고 약간은 취기가 있어도 좋다. 동네마다 왁자지껄 한 텐트를 두리번거리면서 아는 이를 찾고는 반가워하는 일, 어린 자녀와 손자들이 땀을 흘리면서 경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 상품과 경품을 한아름 안고 흐뭇해하는 젊은 아주머니들을 바라보는 것은 얼마나 정겹고 아름다운 모습인가.
원래 하나였던 지역민들이 이날만은 한데 어울려 정을 나누는 모습은 흡사 이산가족의 상봉처럼 훈훈하고 정감이 넘치지 않는가. 27년 동안 행사를 치루면서 크게 다투거나 불상사가 생긴 것이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런 풍경은 다른 모임에서도 있는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지 말자.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의 천관가족축제는 자랑스럽고 대단한 것이라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둘째, 주관기수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일련의 과정은 그들에게는 크나큰 보람이며 끈끈한 우정을 다지는 무대이다.
자기네 기수가 행사를 주관해야 될 차례가 오면 동창회 조직이 안 된 기수들이라도 전국에 있는 동기들께 통문을 발하고 연락을 취하여 잦은 모임을 통해 이마를 맞대고 이 축제를 준비 한다. 졸업 후 처음 만난 친구도 있고, 소식을 몰라 안타까워하던 친구들도 수면으로 나와 이 행사에 참여 한다. 하는 일 없이 유니폼만 입고 폼만 잡는 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이 축제를 무사히 마침으로 대단한 자부심을 갖게 된다. 졸업 후 처음으로 고향과 고향 사람들을 위해 동기들이 뭉치는 이 과정은 참으로 의미 있고 보람있는 일이라 하겠다.
셋째, 가족들에게 아빠의 고향, 엄마의 고향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한다.
왜 하필 어린이날을 축제일로 정해 애들 등쌀에 못 살겠다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또는 당신네 고향 사람들은 어찌 그리 유난스럽냐고 배우자로부터 핀찬을 듣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아이들를 달래고 아내를 설득하여 축제장에 나오면 우선은 그 많은 텐트와 그 많은 인파에 압도당하고 당신이 그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을 당신의 가족이 보게 될 것인 걸. 그리고 어린이들과 배우자들을 배려한 다채로운 게임과 선물에 그들도 만족하게 되는 것을. 어쩌다 장흥이, 대덕이, 회진이 TV에라도 나올라치면
자기의 고향이 나오는 것처럼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을 한두 번 가족과 함께 참여한 이들은 느끼는 일일 것이다
3. 앞으로의 과제
세상사 모든 일들이 영원무궁토록 지속되라는 법은 없다. 한 부모 뱃속에서 태어난 형제라도 성장하여 결혼을 하고 분가를 하면 사소한 불편한 일로 인해 소원하게 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내년은 회덕중 1회와 대덕중 29회가 행사주관을 맡아야 하는 해다. 대덕중 졸업생들은 선배들이 해 온 일이기에 주저함이 없이 당연히 자기들이 해야 할이라 생각하지만 회덕중 졸업생들은 그런 마음의 준비가 아직 덜되어 걱정이 앞서고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어느 집단이나 목소리 큰 친구 몇몇은 있기 마련이고, 잡음을 넣는 주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저런 연유로 주저하는 듯 싶더니 다행스럽게도 현재는 함께 행사를 주관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아 안도가 된다. 그리고 그런 현명한 결정을 한데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공교롭게도 본인이 대덕읍향우회를 맡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회진면 김기중회장과 함께 천관가족축제를 주최해야 한다. 건방진 얘기 같지만 행사를 치루는 일이 전부라고 한다면 나 혼자 힘으로도 할 수 있다고 자신 한다. 해마다 소요되는 비용이면 이벤트회사에 맡겨도 충분히 치룰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행사를 잘 치루는 일이 전부가 아니라, 이 축제를 주관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두 학교 졸업생들이 힘을 합해 이 축제를 주관해야 한다는 것을 강권하고 싶은 것이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농촌 인구는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데 지역 마다 구색맞추기식 개교가 늘어가고, 거기에다 모교가 폐교 되는 것이 조상의 묘가 없어지는 것처럼 요란을 떠는 어른들 때문에 입학하여 졸업하는 동안 20명 내외의 친구와 사귀면서 그 귀중한 어린날의 시간을 손해보고 있는 어린 학생들을 우리는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농촌 청소년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소수의 친구 집단에서 성장하는(집에 돌아와도 외톨이로 지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결여되기 쉬운, 많은 친구와 사귀고 부딪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사회성, 사교성, 이해심, 협동심, 다양성,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본인은 가끔 대덕, 회진, 관산 세 지역이 합쳐진 곳에 초등학교 하나, 중학교 하나, 고등학교 하나를 세워 함께 교육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에도 옹암에서, 신상, 대리에서도 대덕중학교에 다니지 않았던가. 지금 같은 교통수단이라면 20분이면 닿을 곳이 아닌가. 지역의 지도급 인사들에게 간곡히 바라는 것은 진정으로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한 일이 어떤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누구나 한평생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가장 든든한 재산이라고 주장한다면 틀렸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주변에 친구가 많다는 것은 많은 만큼 삶도 다양해지고 풍성해짐을 우리는 주변에서 자주 본다. 멀리 다른데서 찾지 말고 행사주관기수제가 도입된 대덕중17기부터 금년의 28기까지만 보더라도 졸업생수가 많아 무슨 일이 닥쳐도 씩씩하게 잘 해오는 것을 보았다. 동기들이 많다보니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회덕중학교는 처음부터 대덕중학교와 별도로 설립된 것이 아니고 대덕중학교의 회진면 캠퍼스라고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한 부모 밑에서 함께 성장한 형제가 분가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분가한 형제라도 가문에 일이 생기면 함께 집안일을 고민하고 서로 힘을 합해 처리하는 의좋은 형제처럼... 평소에는 하는 일이 바빠 자주 연락을 못하고 지내다가도 집안에 일이 생기면 형님 동생하면서 동기간의 의를 돈독히 해감으로써 그 가문은 더욱 융성해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평소에 얼굴만 알고 지내다가도 함께 지혜를 짜내고 방안을 모색하는데서 새로운 친구관계가 형성되지 않겠는가. 두 학교 졸업생이 만나 축제를 진행하면서 같은 해에 졸업한 양교 졸업생이 두 배가 되는 벅찬 감동을 맛보도록 이해하고 협조하고 양보해야 한다고 본다.
다행이 원래 한 뿌리이고 불원간에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우리 대덕읍과 회진면은 천관 발행, 천관문화장학회 운영, 천관가족축제 개최, 그리고 앞으로 생겨날 많은 공동사업을 통해 형제의 우애를 더욱 돈독히 해야 할 것이다. 두 학교간 ‘한 친구 만들기’사업은 두 지역 사람들의 공동사업을 통해 가능한 한 영원히 지속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 지루한 글을 읽어 준 독자와 양교 졸업생들에게 감사한다.
2011. 12. 9.
이 준 옥(연동/재경대덕읍향우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