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적 접근 - 강원도교육연수원 강의 원고

[대간(서진희)]

인권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적 접근

서 진 희

Ⅰ. 인권교육의 교육적 접근

1. 2013년 학교 인권교육의 속살

“인권에 대해 배우는 것 자체가 권리이다.

무지를 강요하는 것, 내버려두는 것은 인권침해이다.

교육은 인권과 자유의 주춧돌이다.”

- 유엔＜인권, 새로운 약속 중에서＞

인권(人權)은 말 그대로 ‘인간의 권리’로 그냥 사람의 권리가 아닌 ‘사람답게 살 권리’를 의미한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 등이 함께 충족되는 삶을 말함이다. 인간이 살아온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약자들은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오랜 수많은 약자들의 투쟁, 그 투쟁 속에서 얻어진 오늘날 우리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 인권은 무수히 많은 약자들의 피흘림 속에 얻어진 값진 소산이다. 1879년 프랑스 혁명 1조는 ‘인간은 권리에 있어서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나 생존 한다’라고 타인에게 예속된 것이 아닌 자유의 몸을 선언하였다. 이후 참혹한 2차 세계전쟁으로 약 4700여만 명의 죽음이 있은 후 발족된 UN의 1948년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 1조는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고 자유와 평등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하여 천명하였다.

이후 사회적 약자인 ‘아동과 청소년’을 위하여 1989년 11월 20일 유엔총회는 전문과 54개 조항으로 구성된 ‘국제아동권리 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CRC)’을 채택하였다.

이 국제아동권리협약에서는 아동의 교육받을 권리, 생명권,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상ㆍ양심ㆍ종교의 자유, 결사ㆍ평화적 집회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보호, 정보접근권, 휴식권 등의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했다( 2013년 현재 유엔가입국은 192개국이다). 한국이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함으로써,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게 되었다. 헌법 제6조 제1항이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1994년 발표된 ‘유엔 인권교육 10년(The United Nations Decade for Human Rights Education: UNDHRE)’에서는 인권교육의 목적을 명시하여 각 가입국가에서의 인권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의무조항으로 했다. “인권교육은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존중하는 가치와 태도를 습득하여 개개인의 인성과 존엄성이 충분히 습득되도록 하는 교육 활동이며, 동시에 이러한 변화를 통하여 인종이나 성별, 국적, 종교나 문화, 기타 다른 사람들 간의 차별과 편견이 종식되고 평등한 관계와 관용, 이해와 우호, 평화가 증진되는 사회 형성에 기여하는 활동이라”라고 개념을 정의하였다. 구체적인 인권교육의 하위 목적을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존중의 강화, 인격과 인간 존엄성의 완전한 발전 추구, 모든 국가･선주민･인종 ･지역･ 민족･ 종교･ 언어집단 간의 이해･ 관용, 성의 평등과 우호관계의 증진, 모든 사람의 효과적인 참여, 평화유지를 위한 유엔 활동의 증진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전달, 태도의 형성을 통하여 보편적인 인권문화를 건설하는 데 목적을 둔 훈련, 보급과 전달의 노력’이라고 선언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뒤늦게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이 퇴직하기 바로 전 2009년 5월에 ‘유엔 인권교육 10년’의 계획에 맞춰 초･중등학생들이 알기 쉽게 인권을 알리는 만화가 만들어져 60만 명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권선언에 대해 정작 학생들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교육자들도 인권선언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은 모르고 있다. 교사들이 학창시절 인권 교육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지를 못했거니와 대부분 인권은 특별한 인권옹호자들이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의 전유물인양 생각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인권은 자라면서 저절로 습득되는 것이 아닌, 교육을 통해 알게 되는 소중한 권리다. 자신보다 더 큰 권력과 금력에 의해 약자가 되어버리는 많은 사람들이 오랜 투쟁에서 얻어낸 소중한 권리, 인간답게 살기 위한 권리인 인권은 그 어떠한 권력과 금력으로도 침탈당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 인간 존엄성이 온전히 존중 받으며 살 수 있도록 알려야 할 책무가 교육자들에게 있다.

미래에 필요한 교육은 민주시민의식을 지닌 세계시민으로의 성장이다. 민주시민의식은 인권이 존중되는 자율적 참여를 통해 더욱 민주시민의식이 성숙된다. 자기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을 존중할 줄 알 수밖에 없다. 인정받으며 큰 사람이 타인을 인정하는 말과 행동도 할 줄 알게 된다. 현 시대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더욱 필요한 생태학적 관심과 열린 마음, 그리고 세상을 조망하는 능력, 정의에 대한 헌신 등을 갖추는 태도 또한 모두 인권이 존중받을 때 나올 수 있다.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인권을 보호받으며 타인의 인권을 소중히 지킬 방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은 2013년 8월 26일~ 9월 4일 전국 초. 중. 고 학생 29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인권생활실태조사 보고서에 있는 학생들에게 인권교육을 받은 경험을 물었을 때의 설문결과를 보면 더욱 확연하다.

그러나 위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2013년 오늘날 학교의 학생들도 ‘인권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와 ‘기억이 안 난다’는 학생의 비율을 합쳐 63.6%나 되며, 인문계 고등학생은 80.8%, 특성화고 81.1%, 특목고 71.5%로 자신들의 인권을 지킬 인권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거나 기억도 없었다. 유엔아동인권협약의 가입국들은 위 인권교육 실시를 의무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인권교육의 현 결과로서는 참혹할 수준이다. 현재 2013년 학교의 학생들의 인권교육실상이 이러할진대 현재 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학생시절에 더더욱 인권교육이 부족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실제 2011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와 각 대학의 연구소에 공동용역으로 실시되었던 ‘국민인권실태조사보고서’)를 보면 2005년의 인권조사 시의 5%에 비하면 늘었지만 10%정도만이 인권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을 하였다. 또한 전문가 집단에서도 인권내용(세계인권선언, UN 7대 인권규약, 인권보호 내용이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됨 등)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세계인권선언을 전혀 읽어보지 않은 경우가 28.4%, UN 7대 인권규약을 읽어보지 않은 경우가 30.7%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고, 세계인권선언에 대해 들어본 경우나 대한민국 헌법에 인권 보호 내용명시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전문가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인권 교육의 부족과 침해피해자, 그 악순환의 고리

2010년도 말 발표된 맥킨지 보고서는 한국의 교사들을 OECD국가 중 가장 우수한 집단으로 소개하였다. 상위 5%의 인재들이 교단에 선다는 것으로 그 이유였다( 세계 3대 교육 강국 중 싱가포르는 상위 30% 인재풀에서, 핀란드는 상위 20% 인재풀). 그러나 이렇게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우리나라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존중을 받고 있느냐하면 그렇지도 않았다. 2013년 글로벌 교육기관인 바르키 GEMS 재단이 OECD회원국가

를 포함한 21개국 국민 2만 1000명을 표본삼아 교사의연봉과 사회적 지위 등을 조사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우수한 머리 좋은 인재들로 구성된 집단이라는 한국의 교사들은 교사 위상지수에서는 중국, 그리스, 터키에 이어 4위를 차지했고, 교사 1인당 평균 연봉도 싱가포르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으며, 자녀가 교사가 되도록 권유하겠다는 응답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한다는 응답률은 21개국 중 11%로 꼴찌였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경쟁교육중심의 대학입시가 그 중심에 놓여 전인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위기의 학교를 만든 교육제도도 문제겠지만 인권교육의 부족과 그 인권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성장했던 학생들이 다시 교사가 되어 학생인권에 대한 의식부족도 중요한 원인이다. 2012년 국제교육협의회가 36개국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민의식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조사대상국 36개국 중 35위에 머물렀다. 미래사회를 조화롭게 이끌어나가는 인재들의 필수능력이라고 보는 문화․사회․경제적으로 서로 이질적인 상대와 조화롭게 살아가는 능력을 나타내는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이 이처럼 낮은 것이 현 중학교 2학년 아이들만의 실태일까? 참교육연구소와 인권친화적 학교 너머의 설문조사결과 76.2%의 학생들은 ‘교사가 자신들의 인권을 존중해주면 자신들도 교사를 존중하겠다’는 답변을 주시해보면 학생들 자신의 인권을 침해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교사들이 학교현장에 많다는 지표이기도 하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갈등을 해결해 내는 능력이기도 하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그 지표에 나타나기도 한다.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부족은 현 어른들 세대의 모습에서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거기에는 입시중심의 경쟁교육에 성공해서 우리나라 상위 성적 5% 안에 드는 우수한 교사들 중에도 일부는 자신이 청소년시기 겪어왔던 인권침해로 생겨진 내면의 많은 문제를 지닌 채, 교사가 되어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다시 반인권적인 언어와 행동으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 아닐까. TALIS(교수/학습 국제설문조사)분석 결과 ‘교사직무만족도’ 는 우리나라 교사가 OECD 가입국 중 중간정도였으나 교사들의 자아효능감은 가장 낮았다. 교사의 자아효능감은 교사로서 인정받을 때에 나온다.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 제 인생 최고의 선물이에요!”,“선생님으로부터 삶을 살아갈 지혜를 얻었어요!”, “선생님덕분에 제 삶의 나아갈 지표를 얻었어요!”라는 말들이 교실 속에 살아있어야 교사의 자아효능감이 높아진다. 결국 오늘날 우리 교실의 청소년들은 고스란히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입시경쟁체제 속에서 그 피해를 입고 억압된 감정을 지닌 채 성장한 어른들로부터 고스란히 쳇바퀴를 돌고 있는 또 하나의 인권피해자들일 수밖에 없다. 자신이 경험해 본 만큼 세상을 보고, 자신이 경험해 본 만큼 아이들을 이해한다. 상위 5%내에 드는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교사집단인 한국의 교사들은 학창시절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차별을 당한 일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 차별을 경험으로 세상 밖으로 폭력적인 모습으로 표현하지 않고, 자기의 내면으로 복수를 하여 부족함을 채울 힘으로, 그 자신을 세울 지렛대로 사용했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앞의 표를 보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사로부터 당하거나 목격한 언어폭력의 형태들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폭력행위를 막아야 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언어폭력을 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자신이 살아온 환경,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관, 자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해관심사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모인 사회 속에서 서로를 모두 잘 이해하며 인권을 제대로 지켜주며 살아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인권을 지키고, 인권을 보호하는 일은 인간과 인간이 함께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경기도교육청 소속이었던 전직 체육 교사하시던 분은 학교에서 학생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과도하게 물리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학생을 체벌하였고 그 일이 확대되어 결국 교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그냥 말로 해서는 안 들어 ( ?)먹는다”고 말로 해서 알아먹을 것 같으면 왜 체벌을 했겠냐고 말씀을 하셨다. 청소년들의 행동에 대해 기성세대가 못마땅한 것은 오늘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고대 그리스 벽에 “요즘 젊은 것들은 말을 안 들어먹는다!”고 써놓은 것으로 봐서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젊은 것들은 늘 자신들의 기준에 못 마땅했다. 누구나 자신이 먼저이기에 교사로서 생활을 좀 더 힘이 나게 할 가르치는 대로 쏘옥쏙 받아먹고 그걸 확대재생산하여 자신의 배움의 키를 키우고 있는 학생을 보면 절로 이쁜 말이 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더 많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엎드려 있다. 엎드린 학생의 개인적인 부모와의 갈등으로 비롯된 불편한 감정문제일 수도 있고, 학교에서의 친구들과의 관계문제일 수도 있고, 교사의 수업방식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문제라고 하는 모든 중심에는 학생은 학생으로, 교사는 교사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존엄, 그 존재의 인정욕구가 부족 된 상황에서 모든 갈등이 시작되고 갈등이 증폭되어 말과 행동으로 드러난 것임을 볼 수 있다. 학교에서 교사에게 배움을 받는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자신의 삶이 좀 더 평안하고 행복하기 위한 길 중의 하나이다. 곧 삶은 행복을 추구해 가는 여정이며 그 모든 길은 만남 속 갈등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이 구성원들 속에 인정을 받으며 사는 일은 곧 우리의 헌법 제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에 합당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권리에 대한 응답을 받는 일이다. 그러므로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행복추구권도 학교 내에서 지켜져야 할 일이다.

다음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겪었다는 또 다른 차별의 항목들이다.

초･중등 학생 29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인권생활실태조사결과 무려 47%의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공부로 차별을 받았다는 조사결과이다. 오늘날 우리들 학교의 교육목표는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 루소로부터 비롯된 자연주의교육을 지향하지만 실제 정부의 경쟁위주 성적중심 교육정책은 너나없이 똑같은 정답사회를 요구한다. 세계인권선언의 전문에는 ‘모든 개인과 사회 구성원은 교육을 통해 인권과 자유에 대한 존중을 증진시키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제 26조에서는 교육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교육의 목적은 바로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존중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상 인권을 통한 인권교육뿐 아니라 인권이 무엇인지 아는 개념을 아는 인권교육조차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권침해를 당해도 어차피 해결되지 않을 테니까 참거나 못 본 척 한다는 비율이 무척 높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참거나 못 본 척 한다는 학생들은 대개 인권침해로 받은 상처를 혼자 안고 있으면서 깊은 내상을 키우고 있을 수 있다.

Ⅱ. 학교 인권 문화 살펴보기

1. 같은 상황, 다른 판단 그 중심: 타인에 대한 공감, 인권감수성 키우기

가. 안녕들 하십니까?

1998년 우리 정부는 그간 보호와 육성의 대상이었던 청소년들을 성인과 동등하게 대해야 할 한 인격체로서 다음과 같은 ‘청소년 헌장’을 제정해 청소년들의 권리와 책임을 선언하였다.

청소년헌장

-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 청소년은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권리 와 시민으로서 미래를 열어 갈 권리를 가진다.

- 청소년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활동하는 삶의 주체로서 자율과 참여의 기회를 누린다.

- 청소년은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며 정의로운 공동체의 성원으로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간다.

- 가정/학교/사회 그리고 국가는 위의 정신에 따라 청소년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청소년 스스로 행복을 가꾸며 살아갈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한다.

권 리

-청소년은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영양*주거*의료*교육 등을 보장받아 정신적*신체적으로 균형 있게 성장할 권리를 갖는다.

-청소년은 출신*성별*종교*학력*연령*지역 등의 차이와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을 이유로 차별 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공포와 억압을 포함하는 정신적인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사적인 삶의 영역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펼칠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건전한 모임을 만들고 올바른 신념에 따라 활동할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배움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고 자아를 실현해 갈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여가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건전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자신의 삶에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자신의 삶과 관련된 정책결정 과정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책 임

-청소년은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자신이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진다.

-청소년은 앞 세대가 물려준 지혜를 시대에 맞게 되살려 다음 세대에 물려줄 책임이 있다.

-청소년은 가정*학교*사회*국가*인류공동체의 성원으로 자기와 다른 삶의 방식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청소년은 삶의 터전인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모든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청소년은 통일시대의 주역으로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익힌다.

-청소년은 남녀평등의 가치를 배우고 이를 모든 생활에서 실천한다.

-청소년은 가정에서 책임을 다하며 조화롭고 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들어 간다.

-청소년은 서로에게 정신적*신체적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청소년은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 받기 쉬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청소년헌장이 선언 된지도 올해 2013년까지 15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 교육계에 청소년헌장에 명시된 청소년들의 권리를 제대로 찾을 수 있는 풍토였는지, 혹 학생으로서의 책임만이 더욱 강조된 것은 아닌지, 강산이 한 번 바뀌고 다시 반이 흐른 이 시점에서 정말 되물어야 한다.

줄 세우기 공부로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에 대한 차별뿐 아니라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학원으로 뺑뺑이 도느라 여가를 누릴 놀 권리도 빼앗겨왔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로이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천명했어도 “학생들이 뭘 안다고 나서냐! 그럴 시간에 공부나 더 해라!”며 학생들의 사회적 이슈 등 정치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조차 제재를 받아온 청소년들이 많았다.

미래에 희망을 가져올 교육원리로 유네스코에서는 다음과 같이 4가지를 들었다. ‘알기 위한 교육, 존재하기 위한 교육, 함께 살기 위한 교육, 행동하기 위한 교육’ 미래희망을 위한 교육의 기본은 서로에 대한 인권존중이 그 기본에 있다. 정부에서 만들어 선언해놓은 청소년들의 권리헌장에 엄연히 ‘표현의 자유’가 있음을 천명하여 있음에도 청소년들의 자기결정권이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인권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스스로의 인권에 대한 권한을 키워야 한다. 인권에 대한 권한은 키우는 일은 자신의 권리를 아는 것부터 시작하며, 자신의 목소리와 언어를 갖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개개인에 대한 관심을 넘어 차별된 구조와 부당한 관계를 읽어내는 힘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과 소수자들과의 연대의식을 확장하는 일, 그 연대는 부당한 지배 권력으로부터 억압에 단호히 저항의 몸짓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인권감수성을 키우는 일인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고려대학생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에 전국의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응답을 하며, 자신들의 학교에 안녕하지 못한 자신들의 생

각을 대자보로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의 ‘우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가 전국에 일어나자 이어 중･고등학생들도 ‘우리도 안녕하지 못하다’는 목소리들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나자 교과부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사회적 문제와 관련된 특별한 주장이나 개인적 의견을 학교 내에서 벽보 등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학생들의 면학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란 공문을 우리나라 전 고등학교에 내려 보내란 공문을 각 교육청에 보냈다. 이에 각 교육청에서는 ‘ 사회적 문제와 관련된 특별한 주장이나 개인적 의견’과 ‘부정적 영향’이란 단어를 빼고 ‘사회적 이슈와 관련한 내용을 학교 내에서 벽보 등을 통해 주장함으로써 학년말 학교 면학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로 바꿔 진보교육감이 있는 5개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발송되었다.

(청소년인권선언 아수나로 사진자료)

서울 강북의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자신의 학교 학생이 붙인 대자보를 보자마자 경찰에 신고한 사례도 있었고, 강남의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대자보를 붙인 학생을 선도부에 보내는 조치로 교육위원들이 학교를 방문해 취소하는 일도 발생하였다.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에게 생활부장교사는 “대학생들하고 너희들하고 같냐!”고 하였다고한다.

그러나 마찬가지 같은 서울이지만 현직 대통령을 선배로 둔 성심여고 학생이 자신의 대통령이 된 선배에게 ‘안녕하지 못하다’는 자신의 정치적인 견해를 담긴 대자보를 붙였는데도 학교관계자는 “학생들에도 표현의 자유가 있는 만큼 이 대자보를 철거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앞으로는 실명으로 견해를 밝히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자보를 부착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전라북도 교육청에서는 교과부의 공문을 자체적으로 바꿔서 각 학교에 내려 보냈는데 교과부의 입장과 반대로 학생들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음을 천명한 공문이었다.

전라북도교육청

수신자: 교여-14, 모든 초.중.고 특수학교 장

제목: 학생 의사표현의 자유 관련 알림

학생은 헌법 제 21조 제 1항,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 13조 및 전라북도 학생인권조례 제 17조에 의하여 의사표현의 자유를 갖고 있습니다. 이 자유는 민주적 공동체의 본질적 구성부분을 이루는 것으로서, 기본권 제한의 과잉금지의 원칙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학생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헌법 제 21조 제 4항), 그 형식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국가권력은 학생의 의사표현에 대하여 사전적 또는 사후적 억제를 가해서는 안 됩니다. 사전적 억제란 학생의 의사표현에 대한 사전검열을 의미하는 것이고, 사후적 억제란 의사표현을 이유로 학생을 징계하는 등 불이익을 가하는 행위 또는 학생의 의사표현물을 강제적으로 철거하는 등 의사표현물에 대한 일체의 가치훼손행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각 급 학교의 장은 학생이 헌법적 한계 내에서 그 의사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지도하면서, 동시에 학생의 의사표현의 자유가 위법하게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끝

전라북도교육감

같은 상황에 상반된 대처, 같은 교육청 관할 내의 다른 판단의 관리자, 그 중심에는 모두 판단하는 ‘사람의 인권의식’과 ‘학칙’이 덩그러니 가운데 놓여있다. 아직도 ‘정치에 관여’하면 징계를 한다는 학칙을 가진 학교들이 많다. 이 조항은 2002년 교육부에서 낸 ‘학교생활규정(안)’속에 들어 있었고, 이를 각 학교에서 그대로 베껴다가 쓴 곳이 많기 때문이다. 교과부의 ‘학교생활 규정(안)’ 발표 후 2002년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낸 9월 10일자 보도 자료를 보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지난 6월 26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생활규정(안)을 검토한 뒤, “급변하는 사회에서 학칙개정을 유도하려고 노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지만, 교육부의 예시안이 학생인권의 악화 또는 침해소지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 체벌금지, 초중등교육법 개정, 학교내 인권상담기구 설치, 정치활동 금지규정 삭제 등을 권고했습니다. 중략...학생의 학교운영 참여와 관련해 현행 교육부 예시안은 ‘학생회 회원(학생)은 학교운영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도 학교운영의 책임 있는 한 주체이므로 학교운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운영에 관한 사항을 제시할 수 없음’은 ‘학교운영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음’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아울러 초증등교육법 제31조의 개정을 권고했습니다.

현행 교육부 예시안은 학생의 정치활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인간의 권리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국가안보와 공공질서 도덕 등을 침해하지 않는 한 제한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표명한 뒤, “학생들에게도 민주적 방식을 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학교는 학생들에게 인권ㆍ평화ㆍ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단체 활동 참여를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교육부의 학교생활 규정이 심각한 인권침해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우려하며 학생들의 인권침해요소를 삭제하도록 권고했음에도 교과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도 무시되고 지금까지 이르렀다.

인권은 좌.우로 구별되지도, 정권에 따라 움직이지도 않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마다 저마다 다른 그 생각을 정권에 따라 구별되거나 차별되지 않고 자유로이 자신의 사상을 표현할 수 있을 때에 민주주의 국가에 산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보편성에도 불구하고 인권이 침해되는 걸 막기 위해 세계인권선언문에도, UN아동청소년권리협약에도, 우리나라 청소년헌장에도 조항을 만들어 세세히 지킬 인간이 인간답게 살 권리에 대해 명시하고 있음에도 행정 부처, 그것도 학생들의 인권을 지켜야 할 교과부에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다.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는 일은 교과부 관료들의 인권의식을 바꾸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대목이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국민인권의식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정책을 세우는 데 있어 정부의 정책결정과정에서 인권적 고려가 없는 이유로 인권교육을 한 번도 제대로 받지 못한 공무원에게 인권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이고, 지금부터라도 인권을 정규교과목으로 교육할 것을 제안하는 의견도 있었다.

나. 학교 내 종교 자유를 요구하다 자퇴를 강요당한 홍서정 학생 사건

2012년 서울 명지고에 입학한 홍서정 학생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예배를 강요받았고, 입학 이후 매일 아침 기도 강요, 매주 월요일 1교시 예배, 주 1회 종교수업, 부흥회 참석 등을 강요받았다. 체벌, 두발단속, 강제 보충수업, 지각비 납부 강요 등의 문제도 있어 2012년 4월 교육청에 이를 신고했지만 교육청에서는 조사조차 나오지 않았다. 같은 해 7월, 홍서정 학생은 반 친구들로부터 교내 인권침해 사례를 모아 교육청으로 직접 찾아가 민원을 접수했고, 언론사에도 이를 알렸다. 직접 작성한 전단지도 배포하여 학생들의 여론을 모았고 큰 호응을 얻었다. 명지고 사안이 언론에 보도되자 해결에 소극적이었던 교육청도 특별장학을 실시했고, 그 결과 종교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과목이 신설되는 작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학교 측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신고한 학생 때문에 입시에서 명지고 학생 모두가 불이익을 받게 생겼다', '공부도 못하는 애들이 인권을 따진다'와 같은 왜곡된 정보와 무고한 비난을 퍼뜨리면서 홍서정 학생은 동료 학생들로부터 고립되기 시작했다. 몇몇 교사는 수업시간에 공개적으로 홍서정 학생을 비난하기도 했고, 방송과 조회 시간을 통해 "학교가 싫으면 전학을 가라."는 압박도 있었다. 이러한 일이 계속되자 홍서정 학생은 심리적 고립감과 위축감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퇴했다. 이렇게 학교 내부에서 인권침해 상황을 제보하고 인권옹호활동을 펼치던 학생을 솎아내고 나면 학교는 다시 예전 상황으로 회귀해버린다. 이것이 인권옹호자를 문제 학생으로 낙인찍고 학교 밖으로 몰아내는 핵심 이유다. 2012년 12월, 홍서정학생은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단이 수여하는 '의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현재도 인권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학교로부터 추방된 경험은 홍서정 학생의 삶에 큰 상처를 남겼다.

- 2013년인권옹호자실태보고대회 자료집, 배경내 등 참고

다. 바칼로니아 시험으로 인문학적 소양 키우는 프랑스학교 인권존중사례

다음은 프랑스에 이민을 가신 어느 가정의 지금은 대학교 2학년인 아들이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을 소개한 ‘빠리 아줌마’ 블러그에서 가져온 내용이다.

‘반에서 일등을 하고 있었던 우등생이었는데, 어느 날 수학 시험을 치고는 시간이 남아 수첩에 무언가를 끄적거리고 있었답니다. 이를 목격한 수학선생님은 수첩을 가지고 나오라고 했다더군요. 수첩을 본 교사는 너무 놀랐답니다. 수첩에는 교장, 학교, 여러 선생님들에 대한 욕과 더불어 수학 선생님 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글이 적혀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수학선생님은 학년책임교사(프랑스 중학교는 학년별로 책임교사가 있음)에게 알렸고, 그 분은 남편과 함께 학교로 호출을 받았습니다. 학년책임교사, 학부모, 학생 이렇게 앉아 있었습니다.

학생의 부모는 넋을 잃고 책임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어떤 징계가 내려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책임 교사가 말을 꺼내기를

“수첩에 적힌 내용은 도가 지나쳤다. 하지만 수학 교사의 잘못이 크다. 수첩은 학생의 개인 소지품인데 그것을 압수할 권리도, 내용을 볼 권리도 없다. 그러니 나는 너를 처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런 글을 쓰고 싶으면 집에서 쓰고, 학교에 가져와서 들키지는 마라”였습니다.’고 한다. 인권은 소중히 지키려는 인권감수성이 녹아있는 문화 속에서 지켜질 수 있음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Ⅲ인권을 통한 인권교육이 가져오는 힘

1. 인권 교육의 세 가지 방법

인권교육은 인권을 위한 교육, 인권에 대한 교육, 인권을 통한 교육, 이 세 박자가 골고루 잘 맞춰져야 한다고 한다. 인권을 지키기 위한 약자들의 몸부림에 대한 역사, 인권을 보장하고 있는 법규는 무엇이 있는지, 인권을 지키기 위한 국제기구들은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인권에 대한 교육’이다. 그러한 내용면에서의 인권을 우리들의 삶 속에서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인권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힘을 위한 교육은 ‘인권을 위한 교육’에 해당할 것이며, 우리의 삶속에서 온전히 느끼는 가운데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은 ‘인권을 통한 교육’이다. 우리들이 법률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인권내용을 알고 그러한 내용을 인권적 상황으로 직접 몸으로 느끼며 배운 인권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다. 학생들의 권리인 ‘학습권’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학습을 통하여 인격을 형성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며 인간적으로 성장･발달할 권리로서, 국가권력이나 제 3자로부터 학습의 권리를 방해받지 않을 자유를 누릴 권리로 인권을 통한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우리나라 모든 가르치는 교사들과 부모들까지도 ‘세계인권선언문’과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대한 구체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인권교육이 이젠 절실하게 필요하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교사 자신의 인권에 대해서도 그 주체로서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2.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가 가져오는 인권의식성장

2010년 경기도 교육청을 시작으로 강원, 서울, 광주광역시, 올해 전북까지 학생인권조례가 실시된 이래 올해 2013년 8월 26일~ 9월 4일 전국 초. 중. 고 학생 29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인권생활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인권을 강조한 교육이 실시된 지역에서의 학교폭력 가해자 수는 현저히 유의미한 수치로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반학교에 비해 혁신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인권침해를 덜 경험하고 학교생활이나 교사와 관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 등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교육청과 학교 차원의 정책적 노력이 학생의 삶의 질을 가르는 중요한 지렛대 구실을 할 수 있음을 방증하였다. 또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립학교보다는 사립학교에서, 일반고보다는 특성화고에서, 학생의 학업성적이나 경제수준이 낮을수록 인권침해 경험이 많거나 학교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경향이 나타난 걸로 드러났다. 이는 진보교육감 지역의 인권 조례 안에는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강요 금지, 모든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학교 교육과정에서 체벌 금지, 복장·두발의 개성 존중, 소지품 검사·압수는 긴급한 경우에 한해 최소화 , 개인 정보 보호 , 양심과 종교의 자유 , 표현의 자유 보장 , 학생자치활동 보장 , 소수 학생 권리 보호 , 인권상담 및 인권침해 구제 , 인권교육 의무화’와 같은 진일보한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학생인권조례내용은 유엔 아동인권권리협약의 내용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2월 2일 강원도교육청은 2013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한 피해 응답률 11%보다 8.3%포인트나 줄어든 2.7%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을 보여 현저한 감소세를 드러내었다고 밝혔다. 전체 학생의 93.4%가 설문에 참여한 조사결사로서 그동안 규제와 체벌, 경쟁교육을 위주로 한 학교문화가 인권과 협력교육을 중시하는 학교문화가 서서히 변화해온 것과도 유의미한 연관이 있다고 발표하였다. 실제로 지난 7일 국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정진후 의원이 공개한 교육부로부터 건네받은 '2013년 상반기 학교폭력 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학생 1만 명당 학교폭력 가해학생 비율은 다른 지역에서 1.2%포인트가 늘어난 반면, 학생인권조례를 실시하고 혁신학교를 운영 중인 지역인 경기·강원·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는 25.1%포인트 줄어들었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앞서 학교인권너머와 참교육연구소의 설문조사내용과 2013년 상반기 교과부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내용과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인권을 존중받은 아이들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동 또한 자제하여 발생하는 결과임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혁신학교에의 그간 교사들의 일방적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중심교육, 학생참여교육, 주제 통합 학습, 프로젝트학습, 자유탐구학습 등으로 교사들의 시선을 학생에게 두고 일방적 가르치는 대상이 아닌 한 인격체로 보고자 하는 인권감수성을 키우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통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권조례가 실시되었다고 하여, 혁신학교라 하여 인권교육이 제대로 실시되고 있다는 착각 속에 있으면 안 될 것이다. 인권에 대한, 인권을 위한, 인권을 한한, 인권교육이 학교에서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3. 인권교육의 학습적용

가. 민주시민교과서

인권교육의 첫 시작은 헌법 제 1조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인권을 소중히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일이다. 방송대 헌법학자 강경선교수는 ‘민주시민교육을 헌법의 가치를 지향하는 교육으로 보았으며, 시민교육을 통해 길러내야 할 시민을 주권자적 인격성을 갖춘 헌법적 인간상인 ‘주권자적 인간’으로 지칭했다. 주권자적 인간은 첫째, 각 사람의 개성과 특징에 따른 배려를 하는 것이 헌법이 지향하는 사회정의이고 여기에서 사회적 연대가 생긴다. 둘째, 주권자적 인간은 주권자적 인권을 갖춘 자율적 인간을 지향하기에 일상생활에서 자율적인 책임과 의무 수행이 따라야 한다. 이것은 시민의 덕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셋째, 주권자적 인식에 입각한 즉, 헌법에 대한 인식에 입각한 행동을 한다. 모든 국민들의 주권자적 인간화는 민주시민교육의 기초이자, 민주시민교육에 의해 함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각 시도교육청마다 교육목표를 보면 ‘민주시민양성’이 들어가 있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며 학교 내의 구성원들의 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고려된 인권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인권에 대한 내용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많은 교과들마다 고루 있지만 특히 사회과 교과와 도덕 교과에 집중되어 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통해 인권교육은 자신만 지켜져야 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인권을 동시에 지켜져야 하는 알게 한다. 최근 우리나라 최초로 경기도 교사 동아리 ‘시민교육교과교육연구회’ 교사들이 김상곤 교육감에게 교육현장의 요구와 필요가 담긴 교과서를 만들어보자는 건의가 받아들여져 뜻을 같이하는 전국의 교사 등 45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전원 현장의 교사들이 직접 쓴 교과서는 10여회의 수정에 수정을 거쳐 어렵게 교육감인정교과서로 통과되었다. 경기도교육청이 개발한 이 교과서는 초등학교 3~4학년용, 초등학교 5~6학년용, 중학교용, 고등학교용 등 4종으로 이뤄져 있으며 공통적으로 인권·노동·평등·다양성·평화·연대·환경·민주주의·미디어·선거·참여 등 주요한 사회적 쟁점들을 다루고 있다.

기타 인권감수성을 키우는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영상매체를 활용한 인권영상물 보고 토론하기, 상황극, 역할극을 통한 타인의 아픔 이해하기, 교과수업과 연계한 인문학 책 활용 인권이해 등을 들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인권감수성 키워 '살색'이 `연주황(軟朱黃)'을 거쳐 '살구색'으로 바꾼 소녀 6명의 기사를 보자.

당초 `살색'을 둘러싼 논쟁은 외국인노동자의 집 대표인 김해성 목사와 외국인노동자들이 2001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에 "크레파스 특정 색을 '살색'이라고 표현한 것은 인종차별"이라며 진정을 내면서 시작됐다.

김 목사의 지적은 각계의 관심을 모았고, 인권위는 이듬해 "한국산업규격(KS)에특정색을 '살색'이라고 한 것은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며 기술표준원에 개정을 권고했다.

기술표준원은 이에 따라 2002년 11월부터 '살색' 대신 '연주황' 또는 '연한 노랑분홍'으로 대체 사용해왔다. 그러나 초.중학생 6명은 지난해 8월 "어려운 한자어인 '연주황'을 사용하는 것은 어린이에 대한 차별"이라며 '살구색'으로 바꿔줄 것을 인권위에 진정했다. 김 목사의 딸 민하(14.성남 이매중 2년)양을 비롯한 김 목사 형과 여동생의 딸들이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피해자를 '대한민국 어린이들', 차별행위 당사자를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살색을 연주황으로 고친 위원 및 담당자'라고 적었다.

기술표준원은 최근 '살색'을 이들의 요구대로 '살구색'으로 변경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2005년 5월

위 살색을 살구색으로 바꾼 아이들에겐 두 분의 형제목사 부모님들이 계셨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운영하는 동생 김해성 목사와 형 김거성 한국투명성기구대표가 아버지로 스스로 늘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실천의 삶을 온 몸으로 보고 배운 아이들이 그대로 인권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로 자라고 있음을 본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좋은 인권교과서를 가지고 입으로 말을 해도, 행동으로 자신이 실천하지 않을 때엔 이중메시지일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인권감수성이 풍부한 학생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인권을 소중히 여기며 타인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실천하는 교사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참고자료:

1. 청소년 인권과 참여, 이해주.최윤진,구정화 공저 방송대학교 출판부 P 313

2. 2011, 국민인권의식조사보고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3. 아동(특히 학생) 인권 실현을 위한 법제도 정비방안, 하승수변호사

4. 2012년 국제교육협의회가 36개국 대상, 시민의식 조사보고서

5. 청소년 인권선언 아수나로 페이스북 페이지

6. 2013년인권옹호자실태보고대회 자료집

7. 2013학생인권실태조사보고서, 인권친화적 학교+너머운동본부와 참교육연구소 공동

8. 2013년 춘계학술대회, 헌법의 가치와 정신 함양을 위한 학교 법교육 수업 실천자료집,

9. 강경선(2012). “헌법과 민주시민교육의 방향”. ｢민주법학｣제5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