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1월6일. 북한산둘레길 첫 구간길에 나서다. 우이동-솔밭공원-보광사-순례길구간-통일교육원길-화계사-북한산생태숲. 고교산악회 신년 1월산행은 북한산둘레길 종주다. 산행참가자 11명. 소한추위가 매서워졌지만 그동안 미루어온 북한산 둘레길인지라 추위에 아랑곳없이 주저 없이 나섰다.
수유역에서 내려 버스로 우이동종점에서 하차. 도로 곳곳에 북한산둘레길 안내 표지가 곳곳에 붙어 있어 초행길에도 헤맬 여지를 안준다. 손병희선생묘소로 이어지는 둘레길에는 태극기들이 나부낀다. 50여년전 학교다니던 시절 우이동계곡에 오르려면 이곳을 지나다니던 기억이 새롭다. 잊을만 하면 붙어있는 북산산둘레길 안내지도앞에서 길을 확인한다.
소나무숲길이 시작되는 구간에 약수터. 하절기같으면 물한모금이라도 마시려 줄을 섰을 텐데 날씨가 추운지라 그냥 지나간다.
숲길과 소나무숲이 어우러진 길에 겨울정취가 물씬나는 솔밭공원이 있다. 그 주위에 주택들이 들어서있는데 별장들 같아 보인다.
눈 덮인 산길을 걷다보니 울타리가 세워져있는데 국립4.19묘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20여년 전 등산모임이 한창일적 북한산진달래능선길을 걷기위해 이곳 국립묘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고 등반길에 나서던 때가 엊그제 같다.
둘레길을 걷는데 왠 남자 목소리가 산길로 울려퍼진다. 산으로 들어 갈수록 가까이 들리는데 큰 절이 보이고 안내표지판에 보광사라고 쓰여있다. 주지스님이 신도들에게 펴시는 설법이 산속으로 울려퍼진다. 목요법회가 열리는 시간인 듯 싶다.
김도연선생, 신숙선생, 이시영선생, 이준열사 묘소를 지나는 둘례길은 순례길이라 이름붙여진 구간이다. 오늘 구간 중에 가장 미끄러웠던 산길구간이다. 발걸음을 조심 조심 옮기며 걷는데 마주 오는 어르신들의 한마디가 가슴에 찡와닿는다. “소한추위에도 눈이 녹았네”
눈길을 한참 걷다보니 오르막에 쉼터가 나타난다. 배낭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오늘 간식은 청일씨가 가져온 두부김치가 단연 잎품이다. 일행은 잠시 쉬는 동안 소주를 두병이나 비웠다.
백련사를 지나 둘레길은 이제 화계사 입구로 오르는 길로 이어지는데 눈덮인 숲길 이다. 찬공기에 하얀 눈. 조선의 큰 선비가 물보다 찬 얼음이란 戒의 이름을 붙인 한빙계(寒氷戒)를 생각하며 걷는 둘레길 같다. 공부를 함에 있어 엷은 얼음을 밟듯하라(如履薄氷)는 자아수련의 뜻을 담고 있지만 여럿이 있을 때는 생각조차 나지 않으니 이 속물근성의 떼를 언제 벗을꼬....
그래도 하얀 눈길을 걷는 동료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을 담아본다. 옆의 창일씨가 계곡 아래를 가르키며 화계사라 일러준다. 사진 한 장 찍어달라는 모처럼의 부탁에 공을 들여보지만 화계사의 웅장한 모습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다. 이제 남은 구간은 화계사 입구부터 북한산생태숲에 이르는 길. 하지만 일행중에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 오늘 둘레길 첫 구간을 이곳에서 마치기로 하고 다음주 북한산둘레길 두 번째 구간을 기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