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 혼란과 도약으로서의 변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평가, 그리고 미래 교사의 입장을 중심으로-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석류알소식지
2021.9월호
기자 조은서
안녕하세요? 사범대 학우 여러분! 석류알 소식지입니다. 석류알 소식지 9월호가 돌아왔는데요, 어느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11월 18일에 이루어질 예정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그 이전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위해 2021년도 3, 6월 모의평가부터 ‘문이과 통합’의 영향을 받은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평가가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늘 그랬듯이 새로운 변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혼란과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는 시선들이 혼재하는 상황인데요, 이번 호에서는 새로운 변화인 ‘문·이과 통합’이 무엇인지를 교육과정과 평가에서 어떻게 적용 및 반영되었는지, 그리고 여태까지 치러진 모의평가에서는 어떤 양상이 나타났는지를 통해 살피고, 문·이과 통합의 방향성과 미래 교사로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문·이과 통합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개정된 많은 교육 제도 중 하나입니다. 2016년 01월에 교육부에서 제공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질의 응답 자료>에서는 문·이과 통합을‘문·이과로 나뉘어 특정 계열에 편중하여 이루어지던 지식 교육에서 탈피하고, 균형 잡힌 소양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교육 제도’라고 설명하였습니다. 문·이과 통합과 관련된 교육과정은 좌측의 자료와 같이 2017년부터 조금씩 적용되어 왔는데요, 교육과정 상에서 문·이과 통합의 핵심 요소인 ‘어떻게 특정 계열에 편중했던 기존 교육이 변화하였는지’의 요소와 ‘어떻게 균형 잡힌 소양 교육이 가능하였는지’가 이루어졌는지를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그리고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2015년 9월 23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보도자료>에서는 ‘공통과목’을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들이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을 함양’하여,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과목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통과목에 이은 ‘선택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개인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맞춤형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통합적 사고력을 함양하기 위해‘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교과가 신설되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통합사회는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사회 현상에 대해 시간적, 공간적 사회적, 윤리적 관점을 적용하여 사회 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과목’으로써 세상을 보는 안목과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교과이며, 통합과학은 ‘자연현상에 대한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분과 학문적 지식수준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통합을 통한 융합적 사고력 신장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교과’로써 자연·인간·사회와 문명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개인 및 사회적 문제들을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과학적 소양을 함양시키는 교과를 의미합니다. 학생들은 이러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통해 고등학생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이고 통합적인 교육부터 개인적으로 필요한 교육까지 이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교육과정 상에서 새롭게 적용된 교육과정이 2021년 고등학교 3학년 평가에서 본격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2021년 11월 18일에 예정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적용되는 것이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모의과정인 3월, 6월, 9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이러한 평가가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평가에서도 교육과정과 비슷하게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이 신설되었고, 탐구 영역에서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먼저 ‘공통과목+선택과목’ 형식을 가진 교과는 국어와 수학으로, 각 과목에서 배율을 ‘공통과목 75%’와 ‘선택과목 25%’로 나누어 평가를 진행합니다. 국어 교과의 선택과목은 ‘화법과 작문’과 ‘언어와 매체’이고, 수학 교과의 선택과목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그리고 ‘기하’입니다. 학생들은 국어 두 가지, 수학 세 가지의 선택과목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공통과목+(선택한)선택과목’의 형식으로 구성된 시험을 응시하게 됩니다. 2021년 3월 16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에서는 평가에서 선택과목의 선택에 따라 학생들 간에 불공정성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특정 ‘조정’제도를 포함한 성적 산출 방법을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성적 산출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선택과목의 원점수 간의 비교가 불가능하기에, 공통과목 원점수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활용하여 선택과목 원점수를 조정하여 비교할 수 있게 만든 뒤, 공통과목 원점수와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의 표준점수를 배점 비율에 따라 합산한 후, 평균 100, 표준편차 20인 표준점수로 바꿔 산출하게 됩니다.
한편 탐구 과목은 사회탐구 영역의 9과목과 과학탐구 영역의 8과목 중 최대 두 가지 과목을 선택하여 응시할 수 있도록 변화하였습니다. 즉 기존에는 문과 계열 학생들은 사회탐구 영역의 과목에서만 선택할 수 있었고, 이과 계열 학생들은 과학탐구 영역의 과목에서만 선택할 수 있었지만, 2021년부터는 교육과정 상의 문·이과의 구분과 상관없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을 합친 17개의 과목 중 최대 두 개의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평가 방법 덕분에 학생들은 각자의 흥미와 적성, 진로에 따라 사회탐구의 ‘한국지리’와 과학탐구의 ‘지구과학 1’과 같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영역에 제제를 받지 않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실질적인 평가에 문·이과 통합이 적용된 것은 2021년 3월에 실시된 전국연합학력평가부터로, 지금까지 3월, 4월, 6월, 7월에 걸쳐 총 네 번 시행되었습니다. 네 번의 평가 결과를 통하여 문·이과 통합이 학생들에게 정말 공정하게 적용되고, 교육부에서 제시한 교육 변화의 방향성대로 잘 나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좋겠습니다만, 평가원에서는 선택 과목별 점수 및 문·이과 응시율을 공개하면 학생들이 공개된 점수를 가지고 실력보다는 전략적인 방식, 비교육적 방식으로 인해 특정 선택과목에 몰릴 수 있다는 이유로 선택 과목별 응시자의 표준점수 분포는 공개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실제로 기존의 문·이과 구분에 따른 학생들이 문·이과 통합이 반영된 평가에서 어떠한 결과를 받았는지를 명확히 살피기는 어렵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도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시행되는 문·이과 통합형 평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평가원 외의 기관에서 공개한 일부 학생들에 대한 분석 결과를 참고하며 혼란스러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 중 2021년 4월 15일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서 일반고 14곳, 자사고 2곳 등 서울 지역 16개 고등학교 3학년 4451명의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가채점)을 분석한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 중 수학 과목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 가운데 88.5%가 미적분을, 5.5%는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이었고,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 중 1등급을 받은 비율은 6.0%에 그쳤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수학 선택과목 중 미적분과 기하는 일반적으로 이과 학생들이, 확률과 통계는 문과 학생들이 대체로 선택한다는 점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 중 1등급을 받은 비율이 6.0%에 그친다는 것은 기존 문과 학생들에게 불리한 시험 제도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왔으며 언론에서도 <‘문과생 어떡하나? ‘수학 1등급’ 94% 이과생이 ‘싹쓸이’>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문·이과 통합은 교육과정 상에서는 현 고등학교 3학년인 학생들이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었으나, 대학 입시와 직결된 본격적인 평가에서는 올해 처음 반영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실제 평가에 대한 공식적인 결과 공개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 존재하지만, 문·이과 통합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논의가 계속되고 있으며 점차 교과서, 대입제도, 교원 양성 및 연수 체제 등 교육제도 전반에 걸친 개선이 병행 추진될 예정입니다. 계속해서 변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제도에서 새롭게 생긴 변화가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변화를 통해 도약을 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불안정과 혼란을 감내해야 하는 건 아닌지도 고민해보아야 할 점입니다. 문·이과 통합에 대하여 미래 교사인 사범대학생들은 반드시 관심을 가지고 이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문헌>
2016.01. 교육부. <2015 개정 교육과정 질의 응답 자료>
2015.09.23. 교육부.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보도자료>
2021.03.16. 교육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
2021.04.15.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분석 결과>
2021.04.15. 동아일보. <‘문과생 어떡하나? ‘수학 1등급’ 94% 이과생이 ‘싹쓸이’>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10415/1064202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