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학 입시계획 변경사항 리뷰
-학생부 종합 전형 자기소개서 폐지를 중심으로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석류알소식지
2022. 6월호
기자 김민경
안녕하세요. 사범대 학우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평소 대학 입시제도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계신가요?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사회문제와 결부되어 대학 입시제도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4월 26일자로 2024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이하 대학 입시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이에 관해 석류알 6월호에서 주요 변경사항을 중심으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전체적인 양상으로 2024학년도 대학 입시계획의 선발 규모는 올해보다 줄어든 가운데 수도권은 정시, 비수도권은 수시 위주로 전형이 양극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024학년도의 전체 모집인원은 34만 4천여 명으로 올해보다 4천8백여 명 줄어듭니다. 이 가운데 27만 2천여 명, 전체 모집인원의 79%를 수시로 선발하며 이는 정부의 정시 확대 기조에도 수시모집 비중이 지난해보다 1%p 높아진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수능 위주 전형을 30% 이상 운영해야 하는 수도권 대학의 정시모집 선발 비중은 35.6%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습니다. 비수도권 대학의 정시 선발 비중과 비교하면, 3배 수준입니다. 전형별로는 수시모집에서 85.8%를 학생부 위주로, 정시모집에선 91.7%를 수능 위주로 선발하여 대입 전형을 학생부와 수능 중심으로 간소화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한편, 2024학년도부턴 장애인과 저소득층, 농어촌 학생 등이 대상인 '고른기회전형'이 '사회통합전형'으로 바뀌고, 기회균형 선발 비율이 전체 모집인원의 10%로 의무화된다는 변화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편,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4학년도부터는 대입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가 폐지됩니다. 22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해 9월 개정,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개정 고등교육법에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불공정 요소를 없애기 위해 2024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부터 자기소개서를 폐지합니다. 교육부는 지난 2019년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 실태조사 이후 대입제도 정성 강화방안을 위한 실태조사 이후에도 서울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 6개교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여 결과를 2020년에 공개했습니다. 감사 결과 자기소개서에 써서는 안 되는 부모 등 친인척 직업 사항을 쓰고도 합격하는 등 불공정 사례 14건과 연관된 108명이 무더기로 적발되었습니다. 이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24학년도 대학입학 전형 기본사항을 통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자소서를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조국 사태’로 촉발된 대입 공정성 문제의 본질은 교육 불평등에 있습니다. 입시제도가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그 선발이 결과적으로 공정성 확보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정시 비율을 높이고 수시 비율을 낮추는 정도로 공정성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또, 비교과와 자소서를 폐지하는 조치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사교육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기도 합니다. 공정성을 담보하려는 목적으로 평가항목을 점차 축소할 경우 남게 되는 것은 교과성적뿐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내신성적을 중심으로 평가가 진행되는 ‘학생부 교과 전형’과 같은 형식으로 운영될 경우 학생들이 사교육에 더 크게 의존할 수 있다는 비판입니다.
선발 과정에서 대학의 주관적 요소나 부모의 지위가 작용할 여지를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논란이 생기면 무조건 없앤다는 식의 접근에는고민이 필요합니다. 교육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시나 수시의 비율 조절이 아니라 계층과 지역에 따른 불평등 구조 완화에 관심을 돌려야 합니다. 정시가 고소득층 자녀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는 월평균 가구소득과 수험생의 수능 평균 점수를 비교해보면 소득과 점수가 비례한다는 교육 관련 기관의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입제도는 학생·학부모·교사는 물론 교육 관련 기구나 기관마다 관점이 다르고 이해관계마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특성이 있는데요. 따라서 학생들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1등만이 아니라 모든 개인을 성장시키는 것이 ‘교육의 공정성’이란 큰 방향 아래 고교체제·입시제도 등의 개선 방안을 찾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대학 입시는 특정적으로 누군가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해서는 안 됩니다. 대학 입시제도가 사회에 내딛는 아이들의 첫걸음인 만큼 공정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 써야 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교육부, 2024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발표, 2022. 04. 26.
https://www.moe.go.kr/boardCnts/viewRenew.do?boardID=294&boardSeq=91405&lev=0&searchType=null&statusYN=W&page=1&s=moe&m=020402&opType=N
진태희, 「2024학년도 대입 계획 발표‥수도권 대학의 정시 비중 35.6%」, 『EBS뉴스』, 2022.04.26.,
(https://home.ebs.co.kr/ebsnews/menu2/newsVodView/noon/60209033/H)
김혜주,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 국무회의 통과」, 『KBS뉴스』, 2022.02.22.,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00762&re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