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 Opus 2(바이올린과 피아노), Charles Bernard(첼로), Marin Mazzie(소프라노)
레나드 번스타인의 실내악을 음반으로 접하기란 쉽지 않다. 아마도 작곡가 자신이 저명한 지휘자였고 뮤지컬 작품들로 유명했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바이올린 소나타> 두 곡과 <피아노 트리오> 등을 수록한 이 음반은 반가운 기획이 아닐 수 없다. 이 음반에 수록된 곡들 중 <바이올린 소나타> 한 곡과 <두 개의 하우스 송>, <‘캔디드’로부터의 4개의 악장>은 새롭게 편곡된 것이다.
이 음반에는 연주자 네 사람이 등장하지만 그 주축은 역시 Opus 2의 William Terwilliger와 Andrew Cooperstock 두 사람이다. Opus 2의 연주는 안정되면서도 생동감이 넘친다. 첼리스트 Charles Bernard의 연주도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그림을 낳고 있으며, 여가수 Marin Mazzie 역시 번스타인 음악극의 따스한 분위기를 재현하는데 알맞은 가수라고 생각된다.
이 음반에서 펼쳐지는 번스타인의 상념들은 그 스펙트럼의 폭이 상당히 넓다고 하겠다. 그의 소나타들이 지니고 있는 철학적 진지함과 함께 음악극 속에 녹아 배어 있는 대중적 호흡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수준 있는 전문가들이 편곡한 번스타인의 음악극들을 새롭게 접하는 것도 인상적인 체험이다. Opus 2가 지닌 번스타인 음악에 대한 애착과 몰입성이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본다.
이 음반은 2010년 신보음반이고 가격도 일반 CD의 반 값 정도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도 음반 구입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곡과 연주 분야 모두에서 화려한 이력을 남긴 레나드 번스타인의 실내악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음반이다.
음악평론가로서 권하고 싶은 음반이다.
음악평론가 이석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