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자비의 5단 기도
예수님은 1935년 9월 13∼14일 빌뉴스에서 하느님 자비의 5단 기도를 파우스티나 수녀에게 가르쳐 주셨다. 그녀의 방에서 그녀는 천사가 죄 때문에 세상을 응징하려는 환시를 보았다. 하느님 분노의 이 표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세상은 참회할 것이라고 잠시만 멈춰 달라고 천사에게 애원했다. 그러나 성삼위 앞에 섰을 때 그녀는 감히 이 탄원을 계속하지 못했다. 그녀의 영혼안에서 예수님 은총의 힘을 느꼈을 때 비로소 내적으로 들리는 말, 즉 하느님 자비의 5단 기도를 바치기 시작했다. 그 후에 그녀는 이 땅에서 응징이 없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다음 날 그녀가 성당에 갔을 때 예수님은 이 기도를 바치는 법을 그녀에게 다시 한 번 자세히 가르쳐 주셨다(일기 474∼475).
하느님 자비의 5단 기도에 대해 루지히 신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기도에서 우리는 성부께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 영혼과 신성'을 바친다. 이는 예수님의 신적 본성뿐만 아니라 그분의 신적 위격과 인성을 바치는 것이다. 신적 본성은 성부, 성자, 성령께 공통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는 성부께 바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육화하신 성자 예수님 전체를 바치는 것이다. 그분이 친히 우리를 위하여 당신을 바치셨기 때문이다(에페 5,2 참조).
이 기도를 바칠 때 우리는 '우리의 죄와 온 세상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바치신 예수님의 희생과 결합한다. 그리고 성부께 당신이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바친다. 이는 '하느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게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동기'에 의지하는 것이다.
작은 묵주 알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수난을 보시고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기도한다. 이 신심의 정신에 입각해 볼 때 이 기도는 십자가 위에서 이루셨던 그리스도의 대속을 말하는 것이라기보다 그분이 인간에게 베풀기를 원하시는 자비를 언급하는 것이다.
하느님 자비의 5단 기도를 바치는 것 자체가 자비의 행위다. 우리는 이 기도에서 하느님께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를 청하기 때문이다. 루지히 신부의 설명에 따르면 '저희'라는 말은 기도를 바치는 본인이나 지향을 두는 사람 또는 이 기도가 필요한 사람을 의미한다. '온 세상'이라는 말은 이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과 연옥에 있는 영혼을 나타낸다.
이 기도문은 공동체나 개인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즉 복수를 단수로 바꾸거나 특별한 말을 덧붙일 필요가 없다.
예수님은 이 기도를 바치는데 일반적인 약속 한 가지와 특별한 약속 몇 가지를 부여하셨다. 일반적인 약속은 다음과 같다. "나는 네가 이 기도를 바치며 나에게 청하는 모든 것을 네게 베풀어 주는 것이 기쁘다."(일기 1541) "이 기도를 통하여 너는 모든 것을 얻을 것이다. 만일 네가 청하는 것이 내 뜻에 맞다면."(일기 1731) 하느님의 뜻은 인간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그분의 뜻과 상반되는 것은 모두 악하고 해로운 것이기 때문에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버지는 그것을 주실 수 없다.
'특별한 약속'은 임종의 시간과 연결된다. "이 기도를 바치는 사람은 누구나 임종의 시간에 큰 자비를 입을 것이다. ‥‥‥ 아무리 큰 죄인 이라도 이 기도를 단 한 번이라도 바친다면 나의 무한한 자비에서 은총을 얻을 것이다."(일기 687) 이 말씀의 의미는 변화의 은총과 은총 상태에서 맞이하는 경건한 임종의 시간이다. 이 약속의 위대함은 사실상 그 조건에 있다. 그 조건은 죄인들이 신뢰와 겸손, 통회하는 정신으로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이 기도의 전체 단(5단)을 최소한 한 번 이상 바치면 된다. 다음으로 임종자 옆에서 다른 사람이 이 기도를 바쳐 준다면 그 임종자도 같은 은총, 즉 변화의 은총과 죄의 용서를 받는다. 예수님은 "임종하는 사람 곁에서 다른 사람이 이 기도를 바쳐 줄 때 하느님의 의로운 노여움은 누그러지고 헤아릴 수 없는 자비가 그 영혼을 에워쌀 것이다."(일기 811)라고 말씀하셨다.
세 번째 특별한 약속은 현세의 죽음과 관련된다(이에 반해 앞의 두 가지 특별한 약속은 죽음의 영원한 결과와 관련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 임종자가 직접 이 기도를 바칠때 : "큰 죄인들이 이 기도를 바칠때 나는 그들의 영혼을 평화로 채울 것이며, 죽음의 시간에 그들은
행복한 임종을 맞을 것이다."(일기 1541)
⊙ 임종하는 사람 곁에서 이 기도를 바칠때 : "‥‥‥ 임종하는 사람 곁에서 이 기도를 바칠때 나는 정의로운 심판자가 아닌 자비
로운 구세주로서 나의 아버지와 임종하는 사람 사이에 서 있을 것이다."(일기 1541)
예수님은 하느님의 자비를 흠숭하는 모든 영혼에게 임종의 시간에 '공포를 체험하지 않을 것"과 당신의 자비가 '그 마지막 전투에서 그들을 감싸 주실 것'을 약속하셨다(일기 1540). 하느님의 자비를 흠숭한다는 것은 그분께 의탁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기도를 바칠때는 하느님의 선하심에 내적으로 의탁하는 정신으로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내적 신뢰의 정신뿐만 아니라 인내를 가지고 기도해야 한다. 예수님은 이 기도를 바치며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고 약속하셨다. 그러나 행복한 임종의 은총을 제외하고는 한 번만 바치면 충분하다고 말씀하신 대목은 어디에도 없다. 인내는 큰 신뢰의 표시다.
이 기도에 부여된 특별한 약속의 위대함 안에서 예수님은 사제들에게 "사제들은 이 기도를 죄인들에게 구원의 마지막 희망으로써 권해야 한다."(일기 687)라는 하나의 도전을 주셨다. 하느님 자비의 5단 기도는 파우스티나 수녀의 생존 당시인 제2차 세계 대전 이전에 이미 널리 알려졌다. 소포치코 신부의 노력 덕분에 이 기도는 자비로우신 예수님의 상본 뒤와《그리스도, 자비의 임금 Christ, King of Mercy》이라는 책에 나와 있다.
― (그녀는 평범한 삶을 비범하게 만들었다) 영성 서적 중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