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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강산의 아름다운 산 1. 국립공원 지리산(1915m)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2008년 5월 17일(토) 맑음, 원성연 백영준 완주 장의진 김상운 참가
우리의 어머니이다.
중산리-천왕봉(160분)-제석봉(30분)-연하봉(31분)-삼신봉(9분)-촛대봉(38분)-영신봉(24분)-칠선봉(37분)-벽소령(81분)-형제봉(34분)-토끼봉(105분)-삼도봉(43분)-노고단고개(95분)-성삼재(32분)
약 41㎞, 12시간 59분 소요(60분 휴식 포함)
사람은 어머니의 뜨거운 사랑과 인자한 가슴속에서 꿈을 키우며 성장해 간다. 그러기에 머리가 하얀 노인이라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콧등이 시큰해지는 것은 어머니는 마음의 따뜻한 고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백두대간의 산 지리산이다.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한 정을 느끼는 지리산을 오르면 수려한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 폭의 그림보다 빼어난 풍경에 세상살이의 시름이 날아가고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 만다. 백두대간의 기운이 응집된 지리산은 고된 세파에 시달린 사람들의 영원한 안식처이고 불꽃처럼 타오르는 그리움의 산이다.
만복대 능선서 바라본 웅장한 지리산 산줄기(멀리 천왕봉이 조망된다.)
1967년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된 지리산은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의 5개 군 15개 면에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남한 내륙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주봉으로 제석봉, 촛대봉, 영신봉, 칠선봉, 덕평봉, 명선봉, 토끼봉, 삼도봉, 반야봉, 노고단 등 1500m가 넘는 고산 준봉이 동서로 100여 리의 거대한 산악군을 이뤄 웅장한 산악미를 뽐낸다.
또한, 기운차게 솟구친 능선과 능선 사이에서 시작된 맑고 차가운 물은 산수화처럼 아름다운 지리산 12동천을 이루고 있다. 백무동, 뱀사골, 피아골, 칠선동, 연곡골, 대성골 등 심산유곡의 12동 천은 수많은 담과 소와 폭포를 간직한 채 지리산 비경의 극치를 이룬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인 지리산은 사계절 두루 가장 많은 산객이 탐방하고 네티즌이 찾은 서열 1위의 산이고 자연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캄캄한 밤 3시에 지리산 정상 천왕봉을 가장 빠른 시간에 오를 수 있는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를 향해 차를 몰았다. 중산리 주차장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지리산 천왕봉 오름이 시작된다(6:25). 국립공원 탐방 지원센터를 지나 두류교를 건너자마자 천왕봉 5.4㎞, 장터목 5.3㎞란 이정표 팻말이 반긴다(6:28). 중산리 계곡을 왼쪽에 끼고 산길로 들어서 12분쯤 올라가니 장터목 4.6㎞란 팻말이 서 있다. 곧이어 천왕봉 4.1㎞란 팻말이 나오면서 산길은 급경사의 길로 바뀐다(6:53). 6분 정도 오르니 나무계단 길이 나타난다.
반야봉
계속되는 가파른 산길로 해발 1068m에 있는 망 바위에 올라선다(7:22). 망 바위엔 천왕봉 3㎞, 법계사 1㎞란 팻말이 반긴다. 이제 산길의 경사는 완만해져 진행이 수월해진다. 눈길을 끄는 바위를 지나(7:43) 전망이 열리는 헬기장에 올라서니 천왕봉이 뚜렷하게 조망되며 가슴이 탁 트인다(7:47). 금방 해발 1335m에 있는 로터리 대피소에 닿는다(7:50). 천왕봉은 2㎞밖에 남지 않았지만, 산길은 급경사가 되고 주로 돌을 밟으면서 올라가야 해 힘이 든다. 해발 1700m에 자리 잡은 개선문에 이르니 천왕봉 0.8㎞란 팻말이 서 있다(8:32).
곧이어 급경사 길로 6분을 더 올라가니 천왕봉 0.6㎞란 팻말이 나타난다. 산길은 잠시 완경사길이 돼 5분쯤 오른 후 다시 급해진 산길로 7분 정도 올라가니 천왕봉이 뚜렷하게 조망된다(8:50). 바로 남강 발원지인 천왕샘에 닿는다(8:52). 천왕봉은 이제 0.3㎞밖에 남지 않았다. 샘물로 목을 축이고 가파른 돌길로 정상 직전의 안부에 올라선 다음 왼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 검은 바위 지대를 이룬 천왕봉 꼭대기를 밟는다(9:05)
.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라는 글씨가 새겨진 오이처럼 길쭉하고 둥그스름한 모양의 정상 표지석이 서 있는 천왕봉을 옛사람은 하늘을 바치는 기둥이라고 했다. 조망을 하니 노고단으로 뻗어 나간 지리산 장쾌한 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청학동 삼신봉서 바라본 백두대간 주 능선(칠선봉, 덕평봉, 명선봉 등으로 길게 이어진다)
잠시 휴식을 한 다음 백두대간 산줄기를 밟는 종주 산행이 시작된다(9:15). 통천문을 향해 천왕봉을 내려간다. 바위굴인 통천문(1814m)을 통과할 때 장터목 1.2㎞, 세석 4.6㎞란 팻말이 나타난다(9:37). 대간 능선은 내리막길로 22분쯤 내려서다가 오르막 능선으로 바뀐다. 능선 주변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인 주목이 수시로 눈에 띈다. 그리고 시루떡 모양의 바위 등 기묘한 바위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9:42).
곧이어 하얀 고사목이 지키고 선 제석봉에 닿는다(9:45). 옛날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제석봉엔 장터목 0.6㎞란 팻말이 서 있다. 예전 제석봉 일대는 숲이 울창하여 대낮에도 어두울 정도의 청년 같은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도벌꾼들이 나무를 채취하여 고사목들로 황량한 느낌이다. 제석봉을 뒤로하고 급경사 능선 길로 14분 정도 내려가 장터목 대피소(1653m)에 닿는다(9:59).
옛날 천왕봉 남쪽 시천 사람들과 북쪽 마천 사람들이 매년 물물교환을 하던 장터목엔 세석대피소 3.4㎞란 팻말과 함께 중산리(5.3㎞)로 하산할 수 있는 길이 왼쪽으로 보이고 많은 산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장터목을 뒤로하고 완만한 오르막길이 된 대간 능선을 타고 연하봉(1730m)에 올라선다(10:16). 연하봉 일대는 묘한 바위들이 많았고 세석산장 2.6㎞란 팻말이 서 있었다.
연하봉에서 완만한 대간 능선을 타고 6분쯤 내려선 다음 3분 정도 올라가 삼신할머니가 자녀를 점지해준다는 삼신봉에 올라선다(10:25). 이어서 평평한 능선 길로 5분쯤 나아간 후 3분 정도 내리막길로 진행한다. 다시 완만한 길로 2분쯤 올라간 작은 바위가 있는 능선에서(10:35) 뒤돌아 천왕봉을 바라보며 10분쯤 쉬어가기로 한다. 천왕봉은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작은 바위에서 오르막길은 계속된다. 9분쯤 올라간 능선에서 내리막길로 바뀐다. 6분쯤 내려가니 세석대피소 1.4㎞란 팻말이 서 있다(11:00).
계속하여 5분을 더 내려간 능선에서 오르막이 된 길로 8분쯤 올라가 촛대봉(1703m)을 밟는다(11:13). 바위가 많고 가파른 촛대봉에서는 발아래로 세석 평원과 세석산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촛대봉에서 10분쯤 내려가 깨끗한 통나무집인 세석산장에 이른다(11:23). 오른쪽 길은 백무동(6.5㎞)으로 하산하는 길이고 대간 능선 방향인 벽소령은 6.3㎞란 안내 팻말이 거리를 알려준다.
세석산장에서 완만한 능선 길로 14분쯤 올라가 영신봉(1651m)에 선다(11:37). 영신봉은 낙남정맥이 시작되는 첫 봉우리다. 김해 낙동강까지 뻗어 나간 낙남정맥은 김해의 신어산(630m)을 지난 뒤 낙동강 하구에서 그 맥을 다하고 남녘의 내륙지방과 해안지방을 갈라 기후와 문화를 구분해놓은 산줄기다. 영신봉엔 벽소령 5.7㎞란 팻말도 서 있었다.
영신봉서 내려가는 능선길엔 기묘한 바위들이 연달아 나타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바로 나무계단이 나와 급경사 계단 길로 5분쯤 내려간 다음 완만한 오르막이 된 길로 10분 정도 올라가더니 다시 대간 능선은 내리막길이 된다. 이어서 가볍게 오르고 내림이 반복되어 험한 바위봉우리인 칠선봉(1576m)에 올라선다(12:14). 칠선봉에서 내려가는 길엔 큰 바위들과 울창한 원시림 속으로 널찍한 길이 이어져 있고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진행할 수 있었다. 조금 후 전망 좋은 능선에서(12:25) 뒤돌아 지리산 천왕봉에서 중봉 하봉으로 뻗어 나간 산줄기를 조망한다.
이어서 15분쯤 내려간 능선에서 백두대간은 오르막 능선으로 바뀐다. 5분 정도 올라간 능선 길은 덕평봉(1522m) 왼쪽 사면으로 길이 나 있다(12:45). 사면 길은 내리막이 되고 7분쯤 진행하여 맑은 물이 솟는 선비샘(해발 1456m)에 닿는다(12:52). 신분 갈등으로 한을 품은 천민을 위로하기 위해 그 이름이 지어졌다는 선비샘은 항상 풍부한 수량으로 지나는 산객들의 목을 축여준다. 선비샘엔 벽소령 2.4㎞란 팻말도 서 있다. 덕평봉 왼쪽 사면에 나 있는 산길은 완만한 오르막이 돼 15분쯤 올라서니 내리막길이 돼 비포장도로인 구벽소령(1375m)에 이른다(13:17).
벽소령 1.1㎞란 팻말이 서 있는 구벽소령을 뒤로하고 널찍한 길을 따라 18분쯤 진행하여 대피소가 자리 잡은 벽소령에 닿는다(13:35). 이정표 팻말엔 노고단고개 14.1㎞, 그리고 하산로인 경상남도 하동군 의신마을 6.8㎞란 팻말이 서 있다. 대간 능선 길은 오르막이 돼 4분쯤 올라서다가 내리막이 돼 5분 정도 내려서니 다시 오르막길이 된다. 묘하게 나 있는 바위 사이 길을 지나 잠시 평평히 가다가 작은 바위가 있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한다(12:50).
식사 후 진행을 재개하여(13:10) 크고 작은 바위를 돌며 이어진 길을 따라 내리고 오름 하여 암릉에 이른다(14:15). 암릉에서 4분쯤 내려간 능선 길은 오르막길이 돼 급경사 능선을 타고 10분 정도 올라가 형제봉(1452m)에 올라선다(14:29). 형제봉은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하게 솟은 바위가 눈길을 끌고 지나온 천왕봉과 가야 할 반야봉 조망이 아주 멋지다. 노고단 12.6㎞란 팻말도 서 있다. 형제봉은 경관이 좋아 사진 촬영 등으로 조금 지체한 후 4분쯤 올라가 바위꼭대기를 밟은 다음(14:37) 내리막길로 나아간다.
급경사 내리막길로 5분쯤 진행한 후 완만한 오르막길로 5분 정도 오르니 급경사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두 바위 사이에 길이 나 있는 통천문을 지나자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나무계단에서 또다시 뒤돌아보니 천왕봉이 뚜렷하고 벽소령 대피소가 내려다보인다(14:55). 이어서 5분쯤 더 올라가 헬기장이 있는 무명봉에 닿는다(15:00). 뒤로는 천왕봉이 나무 사이로 보이고 앞에는 명선봉(1586m)이 뚜렷하다.
무명봉을 뒤로하고 대간 능선 길은 완만한 내리막길로 내려서다가 완만한 오르막길이 돼 노고단 10.5㎞란 팻말이 서 있는 연하천 대피소에 닿는다(15:13). 수많은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연하천 대피소에서 목도 축이고 수통에 물을 채운 다음 나무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6분쯤 계단 길을 오른 다음(15:21) 3분을 더 올라간 곳에서 대간 능선은 완만한 내리막길이 된다.
잠시 내려서다가 다시 오르막이 된 길로 조금 올라간 후 급경사 나무계단 길로 내려가 노고단 9.1㎞란 팻말이 서 있는 곳에 이른다(15:41). 아마 이곳이 명선봉 오른쪽 사면 길일 것이다. 다시 급경사 길로 1분쯤 내려가서 완만해진 길로 3분쯤 더 내려간 후 오르막이 된 길로 5분 정도 올라가 작은 바위가 있는 능선에 닿는다(15:50). 눈앞에 반야봉(1734m)이 뚜렷하다.
다시 내리막이 된 대간 능선은 급경사 길로 바뀐다. 5분 정도 내려간 다음 토끼봉 오름이 시작된다. 토끼봉 정상 직전은 급경사 능선이 나타난다. 거침없이 토끼봉(1534m)에 올라가(16:14) 전망 좋은 바위에 서니 지나온 백두대간 산줄기와 가야 할 대간 능선이 한눈에 조망된다. 천왕봉은 무척 멀어 보인다. 토끼봉엔 헬기장도 있고 노고단 8.1㎞란 팻말도 서 있다.
토끼봉을 뒤로하고 6분쯤 내려선 능선에서(16:20) 백영준 정암산악회 회장이 힘들어 해 10분쯤 휴식을 한다. 다시 진행을 하자 백두대간 능선 길은 계속되는 내리막길로 돌출한 바위가 있는 곳을 지나 화개재에 이른다(16:47). 오른쪽 길은 뱀사골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이고 왼쪽 하산 길은 칠불사와 쌍계사를 지나 화개장터에 닿는다. 화개재에서 오르막이 된 대간 능선을 타고 4분쯤 올라가니 화개재~삼도봉 구간, 길이 240m, 폭 1.5m란 안내판과 함께 노고단 6.1㎞란 팻말이 보인다.
반야봉과 삼도봉
내려왔던 고도만큼의 높이를 채우기 위해 땀으로 얼룩진 얼굴을 닦으며 목재데크인 급경사 나무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목재데크가 끝나면서 잠시 완만해진 능선을 타고 올라가 병풍바위를 지나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의 경계인 삼도봉(1590m)에 닿는다(17:07).
토끼봉 아래에서 휴식한 지 37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백영준 회장이 많이 지쳐 있어 10분쯤 쉬면서 조망을 한다. 반야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고 천왕봉은 피라미드 형상으로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가야 할 노고단까지 백두대간 능선도 시원하게 조망되는데 노고단이 멀어 보인다. 삼도봉에서 남쪽으로 뻗어 나간 전남과 경남을 가르는 불무장등 능선 초입엔 ‘등산로 아님’이란 표지판이 서 있었다.
삼도봉을 뒤로하고 노고단으로 나아간다. 나는 아직도 체력이 왕성하지만 백영준 회장과 보조를 맞춰 느린 발걸음으로 진행한다. 서쪽으로 뻗어 나간 내리막 능선 길로 반야봉 가는 길과 갈라지는 노루목 삼거리(1498m)에 이르니 노고단 4.5㎞란 팻말이 서 있다(17:32). 대간 능선은 여전히 완만한 내리막이 돼 16분쯤 진행한다. 이어서 급경사 능선을 타고 8분쯤 내려와 옛날 임걸이라는 산적 두목 이름에서 붙여진 임걸령(1320m)에 닿는다(17:56).
백두대간 능선의 필자와 장의진 신협산악회장(뒤는 삼도봉)
임걸령을 뒤로하고 4분쯤 더 내려서니 노고단 3㎞란 이정표 팻말이 반긴다(18:00). 백두대간 능선 길은 완만한 오르막길로 바뀌어 5분 정도 올라서니 피아골 삼거리(1336m)가 나타난다(18:05). 계속하여 완만한 오르막길로 10분쯤 올라서니 노고단 2.1㎞란 팻말이 반긴다. 이어서 10분쯤 더 올라가 헬기장에 닿는다(18:25). 시야가 트여 노고단으로 뻗어 나간 백두대간 산줄기를 바라보고 완만한 능선 길로 3분 정도 내려서니 노고단고개 1.5㎞란 팻말이 나타난다.
이어서 3분쯤 더 내려간 다음 백두대간 능선 오른쪽 사면의 완만한 오르막길로 21분 정도 진행하여 노고단고개에 올라선다(18:52). 노고단(1507m) 가는 길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뒤돌아보니 천왕봉과 반야봉이 뚜렷하다. 사진 촬영 후 6분쯤 내려와 노고단 대피소에 이른 후(18:59) 조금 가파른 돌계단 길로 널찍한 임도로 내려선다(19:04).
임도를 따라 나아간다. 기분 좋은 황톳길을 지나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와 임도를 따라 종종걸음으로 진행하여 성삼재 휴게소에 닿아 지리산 100리 종주 산행을 마감한다(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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