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기술적 우위나 장점은 다들 너무나도 잘 아시고 계실 테니 추가로 말씀 안 드려도 될 것 같고요. 단점과 주가적인 측면에 대해 몇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로 가장 큰 단점은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높게 받아온 멀티플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는 테슬라의 이익이 현재의 높은 주가를 설명할 수 없는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주가는 오로지 이 회사가 받고 있는 멀티플 측면에서만 설명이 가능합니다. 물론 계속 공장의 증설을 통해 capa가 증가하면 매출과 이익의 절대액이 증가하므로 이 높은 멀티플은 점점 내려올 겁니다.
지금까지는 그간의 시장 환경(초저금리, 넘쳐나는 유동성 등)과 테슬라만의 기술력(기가프레스, Space-X 제조공법의 공정상 적용, 구동의 핵심인 모터 제조 기술 등과 같은 제조공정상의 우위와 OTA와 FSD, AI기반 자율주행 Data 구축의 선도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기술, 그리고 전기자동차 선도기업으로 시장내에서의 높은 점유율)으로 시장과 섹터내 타 기업대비 과도하게 높은 PER멀티플이 용인되어 왔습니다.
또한 시장의 참여자들을 더 열광하게 만들며 높은 멀티플을 유지하게 했던 요인이 자율주행기술 기반의 로봇택시인데요. 내가 차를 사면 감가나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라 차가 알아서 돈을 벌어다 준다는 기대감인데요.
완벽한 자율주행의 기술적인 면과 법률적인 규제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될 수 있겠지만, 더 큰 난제인 개인소유 차량의 로봇택시 영업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난관을 넘어서야 하는데, 이게 법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대단히 불가능해 보이며 실제로 현실적이지도 않습니다.
현재로서는 그냥 소설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다만 택시회사 소유의 차량은 자율주행 5단계 달성과 추가적인 사항을 보완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경과된 뒤에 이러한 기술들이 오로지 테슬라만이 가능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둘째는 거버넌스 리스크입니다. 오죽하면 S&P 글로벌 ESG 인덱스에서 테슬라가 빠졌을까요. 테슬라가 친환경 전기차만을 제조하는 기업임 에도요. ESG 중 E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만 그 외에 SG에서는 점수가 박하게 받은 것이죠. CEO리스크가 너무 크고, 이 리스크를 억제할 이사회의 역할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이 리스크는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머스크가 저리 행동하는 것은 개인적인 성향도 있지만 테슬라가 세간의 이목을 지속적으로 끌어야 만 하는 것도 있습니다. 세간의 관심사에서 멀어지면 안되는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셋째는 지속적인 자금조달과 이익률의 감소 문제인데요. 테슬라는 지속적인 공장증설과 R&D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자동차 회사가 시장에서 매출과 이익을 늘려가며 성장해 가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고, 이에 따라 어느 정도 규모이상의 capa 증설은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현재도 기가팩토리들을 증설하고 있고 또 추가 증설이 필요합니다. 여기다가 4680배터리나 여러 공정상의 기술 등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 들어가는 자금이 천문학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자금을 단순히 영업에서 발생한 현금흐름만으로 조달할 수 없기에 앞으로도 유상증자나 채권등을 발행하여 외부로부터의 자금수혈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로 테슬라가 계속 성장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주가도 높게 유지해야만 하는 것인데, 계속해서 실시하는 액면분할도 이런 이유 중 하나로 보이며, 머스크가 계속 좌충우돌하면서 이슈몰이를 하는 것 또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이러한 자금조달의 문제는 주가가 계속 고공행진을 해서 수월했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공장이 늘어갈수록 회계적으로 감가상각 비용이 계속 증가해서 이익률 또한 계속 감소할 겁니다. 영업이익률이 낮아지고 이익의 성장률이 감소한다면 높은 멀티플을 정당화 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넷째는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의 연합세력화 수준의 대항인데요. 이는 기존 자동차메이커와 신설업체들 입장에서는 사활의 문제로 당연한 것인데요. 현재 이 연합세력들이 전반적으로 기술면에서 떨어지나 그 자금력 만큼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돈질로 안되는 섹터는 반도체 선단공정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돈이 없어서 못하지 다 됩니다.
테슬라의 성장과 독주가 이 거대한 세력을 잠에서 깨운 것인데요. 앞으로도 서로 발전해 나가면 좋겠지만 어차피 자동차 시장은 한정된 M/S를 놓고 땅따먹기 식으로 싸워야만 하는 시장입니다. 이들이 늦게 출발했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통해 추격해 온다는 것 또한 테슬라 입장에서 보면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중기적으로 이들의 생산량이 증가해서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M/S가 줄어든다면 주가적인 측면에서는 이를 안 좋게 반영하게 될 겁니다.
이점은 우리 실생활을 반추해서 생각해 보시면 가늠할 수 있을 겁니다.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의 제조 기술과 브랜드파워만이 그 기업의 판매량 순위를 결정해주지는 않습니다. 이 외에도 판매가격이나 디자인, 그리고 기업 본사의 국적 등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차량의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차가 시장의 대다수를 점유할 시기가 도래하면 엄청나게 많은 브랜드와 종류의 차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고 단순히 기술과 브랜드 만으로 시장의 점유율을 독식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그러한 시기가 오더라도 테슬라가 one of them 정도는 아니겠지만 지금까지의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회사 이상의 엄청난 규모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앞으로 몇 년간은 전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생산량을 많이 상회하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유지되지만 회사별 capa 증설 경쟁으로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주어지는 수요자 시장화 된다면 테슬라도 경쟁자들과 시장의 M/S를 놓고 판매경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테슬라의 매출은 지속 성장하지만 그 성장률은 체감하게 됩니다. 회사내부적으로 전반적인 상황은 계속 호전될 것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전기차시장 내에서 M/S는 시간이 지날수록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 하에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입장에서는 타 전기차 메이커들의 비중을 어느 수준가지 늘리면서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자동차 섹터의 종목들에 대한 리벨런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금융상황이 계속 정상화되면서 금리 또한 정상화되고 유동성이 축소된다면 테슬라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성장하지만 시장의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멀티플은 급격히 축소될 것입니다. 즉 주가를 구성하는 이익은 증가하나 멀티플에 영향을 끼치는 부문들이 축소될 여지가 많습니다.
따라서 테슬라의 성장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견지하는 것은 좋으나 주가적인 측면에서는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봐야할 것입니다.
[참고]
흔히들 주가는 기업의 이익과 PER 멀티플의 곱으로 표현한다.
P(주가) = EPS(주당 순이익) * PER(주가수익배율)
EPS : 기업의 당기 순이익을 그 기업의 당기 순이익으로 나눈 것
PER : 주가를 기업의 당기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수익배율이라고 하며, 우리가 어떤 기업에 투자해서, 그 기업의 해마다 발생한 이익을 누적 합산했을 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햇수. 그래서 PER이 10배라고 하면 회수기간이 10년 걸리고, 5배라면 5년 걸린다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주가가 높아지거나 높은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성장시켜 EPS를 증가시켜야 한다. 물론 산업내에서 기술을 선도하며 독점적 지위를 유지함으로 해서 시장에서 PER을 높게 받는 것 또한 높은 주가를 달성할 수도 있다.
위의 식에서 주가에 영향을 주는 EPS와 PER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은 상당히 많으며, 이 변수들은 상호 작용을 하면서 주가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들을 관계를 엄밀하게 분리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높은 순이익을 달성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높은 PER을 인정받기 때문에 주가상승에 동시에 영향을 준다는 것 등이다.
아니면 그 기업이 속한 산업섹터의 사이클이 호전되면서 순이익도 증가하면서 시장의 PER 멀티플도 같이 상승하는 경우 등이다. 반대로 시장에서 유동성이 축소되거나 금리가 상승한다면 경기가 침체되면서 기업의 순이익도 축소되고 PER 멀티플도 급격히 하락하면서 주가에는 악영향을 주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래도 굳이 구분하자면 EPS는 기업과 산업의 내적인 요소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RER은 금리나 유동성과 같은 기업의 매크로 환경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첫댓글 이 부분은 많은 업종, 다른 기업들에게도 해당되는 사안이지만 테슬라는 중국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생산면에서 판매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휘몰아치는 퍼펙트 스톰이 어느 정도 소멸되고 진정되는 시기에 우리가 바라봐야 하는 것은 진정한 위기 시대의 도래이며, 그 단초는 중국일 확률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이 점 또한 테슬라에게는 위협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