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만나다." 첫단편 소설
동이 이복동 자작 글
(스토리 전개에 시작 배경이 불분명 한것은 작가에 의도된 설정임)
그녀가 시외버스에서 내려 길을 걷는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데 우연히 건너다 본 맞은편 길가에 그가 보인다.
그는 긴 머리칼을 휘날리며 능숙한 모습으로 짐을 부리고 서있다.
뚫어져라 그를 바라보는 맞은편 여자
잠시뒤, 처음보는 여인이 그와 비슷한 생활한복의 옷을 입고 20m 근방의 거리에서 나타나 그에게 웃으며 뭐라고 뭐라고 속삭이는데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마주서서 말하고 있는그의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팔을 가로져으며 "괜찮아, 괜찮아!" 하며 표시하는 듯 하다. 그녀는 잠시 뒤 길가에 세워둔 캘로퍼 같은 승합차에 오르며 천천히 출발, 그 남자도 그 승합차를 따라 걷는다.
맞은편에서 그 정경을 바라본 여자는 화들짝 놀라 가던길 방향을 바꿔 반대쪽으로 걸으며 가슴에 통증을 느낀다. 멀미나듯 어지럽기도 하다. 순간 다시 맞은 편을 돌려보는데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분명 그는 맞은편에 자기를 서서 바라보는 여자를 보았다.
그녀는 바쁘게 다시 몸을 돌이켜 못 본듯 오던 길
반대쪽으로 걷는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걷고 걷는다. 큰 길가엔 차들이 지나가고 사람들도 지나가는데 그녀에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그녀는 걷다가 순간 마음을 바꾼다. 긴 보도 중간 중간 대게 설치되어 있는 육교가 나타난다.
계단을 따라 이쪽에서 맞은편 저쪽으로 건너가 앞만 보면서 걷는다. 걸어가다 보니 주위가 들어온다.
시장이 보이고 상가건물들이 줄지어 보이고 한참 걸으니 오른쪽으로 복개천 길이 보이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대고 있다. 처음보는 커다란 바위 옆에 스피커에서는 "여기는 물좋고 인심좋은 아름다운 고장 단양입니다. 지금보시는 경치는 놓치면 다시보기 힘든 경치이니 꼭 담아가십시오!" 라고
여자는 계속 조금 전에 보았던 그를 떠올린다.
'좋은 여자가 생겼던 거구나, 나를 그래서 떠났던 거였구나?' 그녀는 가슴으로 운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길을 다시 걷는데 어느새 또 건너편에 그가 보인다. 승합차 여인과 함께 일을 다 보고 온 것인지 함께 차에서 내리며 터미널 다다른 길로 돌아와 함께 서서 말을 한다. 아마도 여인을 배웅하러 되돌아 온 모양이다.
그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 시선을 무시하고 못 본 양 대명콘도 가는 쪽을 향해 계속 걷는다. 계속 땅만 바라보며 걸어가는데 전화가 온다. 그녀와 가끔 만나는 선배 여자 시인이다. 이름은 금보라(필명)
단양에 왔다며 어디냐며 함께 외중방 원로시인인 김 선생님댁에 가자는 것이다. 마음과는 달리 밝은 목소리로 "네, 선생님. 터미널에서 기다릴게요!" 라고 말을 전하고 전화를 끊는다.
추억의 길따라 그를 찾아가 모습만 멀리서 흠쳐보고 오려고 했었는데.
또다시 오던 길을 거슬러 반대쪽으로 빠르게 걷는다. 걷다보니 또 그가 보인다. 여전히 승합차 여인과 대화하고 있다. 다시 시선을 거두고 육교있는데 까지 다다라 육교를 건너고 터미널 도착.
이윽코 하얀 자가용이 클락숀을 울리며 그녀에게 타라고 한다. 차창에서 반가운 얼굴이 말없이 쳐다보는것을 느끼며 재빨리 메고 온 가방에서 챙겨온 자주색빛 구두로 갈아 신었는데 흙이 덩어리채 응고되어 붙어있다. 그녀는 다시 신고 걸었던 샌들로 바꿔신으며 "선생님. 이게 낫겠죠?" 하며 바쁘게 차에 오른다.
그를 의식한 것일까? 보이지도 않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려 그가 있던 쪽을 쳐다본다.
출발하는 차에 선생님과 인사를 한다.
"잘 지내셨죠?" 차 안에는 금보라 선생님과 며칠후 함께 외중방에 가기로 했던 아동문학 작가 유정희 선생님이 앉아 있다. 터미널 근처에서 다시 핸들을 꺽어 그녀가 추억따라 완주하려 했던 길로 차가 움직인다. '이 길을 홀로 걸어가고 싶었는데!. 걷다가 그와 우연히 마주친다면 그걸로 만족하고 돌아오려고 했는데."
그녀는 결국 마치 운명처럼 그를 보았고 그 역시 그녀를 보고 말았다.
차가 미끄러지듯 스무스하게 달려가는 데 그가 보인다. 그는 늘 그랬던 외소한 체구지만 재는 걸음으로 조금 달라진 긴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 걷고 있었다. 차와 같은 방향으로 멀어져가는 그를 고개돌려 바라보고 싶었지만 그의 시선을 피하는 사람처럼 지나간다.
그녀는 느꼈다. 그의 마음을-
사랑하지만 그녀를 보낼 수 밖에 없었던. 보내줘야 하는 아픈 사랑을 선택한 그를. 그의 미소가 느껴진다. 그녀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흠쳐보았을 그가.
이런 마음이 드는 찰나.
익숙한 디지털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눈을 떴다.
지금까지 이 모든 것은 그녀가 그를 불러낸,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꿈이었던 것이다.
-The end-
첫댓글 모습은 다르지만 누구나 갖고 있을만한 꿈이고 그리움입니다.
때로는 만나지 말아야 더 아름다운 관계로 남는데 사람 사는 일이 부대낌으로 그 이유가 되니 살아가는 일이 시행착오의 연속이 아닐까 합니다.
멀리서라도 보고 그리워할 수만 있다면 반은 성공이지요.
목소리 좋고 감성이 충만하신 복동 시인님~
좋은 글 많이 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