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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25(토) :
13:40 적하 완료. 총 250,672Ctns. 4,071tons.
15:00 모든 서류 서명을 마치고 세관직원이 승선 Clearance(출항확인서)를 발급하다.
16:00 San Antonio를 출항. 급유지인 Guayaquil로 향발. Eng. Rung/up 하기 전 Turbo Charge Blow와 청수를 위해 1시간 지연.
Apr. 27(월) :
정오위치 남위 27-30. 서경074-12. 매일 보고하는 Telex의 양식을 다음과 같이 정하다. (Inlet/hold/outlet/co2/humidity) 순서는 No.1 A Compartment부터다.
기관장. 일등항해사 그리고 일등기관사를 불러 이 항차 중 Cargo Control를 철저히 하고 온도 등 전보가 나가기 전에 반드시 확인할 것을 지시하다. 재용선자인 Exifruit가 선속을 20K't유지할 것과 Guayaquil에서 급유할 것을 알려오다.
Apr. 28(화) 1981 :
정오위치 남위 20-05. 서경076-50. 평균 선속 19.5넛트. 풍향은 SE. 풍속은 BF 5. 선주인 Pinecrest에서 Nantes에서 받은 L.O의 양과 지금까지의 소모량을 보고하랬다. 다시 점검한 결과 큰 잘못을 발견하다. 원인인 단위의 판독 미스다. Kg과 SG의 차이. San Antonio에서 수리업자가 승선. 수리한 Typewrite가 다시 고장. 겨우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손을 봐두다.
Apr. 29(수) :
정오위치 남위 12-42. 서경 079-19. 침로 345도. 남은 항정 634마일.
Apr. 30(목) :
정오위치 남위 05-32. 서경 081-32. 21:40 Guayaquil Sea Buoy에 도착 투묘. 도선사 승선시간이 22:30시임을 확인. 21:00 도선사 승선. 항내로 진입시작하다.
May 1(목) :
01:30 구아야킬 항내 입항. 즉시 Oil Barge가 본선의 좌현에 접안. 이번에는 FO만 약860MT 받기로 한단다. 13:40. 급유 완료. 그러나 본선 기관장과 Oil선과 급유한 양이 약 70톤이 차이가 나므로 해서 약간의 논쟁이 있었다. 결국 그들은 인수증도 받지 않고 가버린다. 부득이 본선의 재검사 후 최종량으로 761.8Mt로 하기로 하다.
15:50 출항전 Agent 'FRANCOL‘이 항해중 선속에 대한 지시서를 준다. 18-19K't다.
18:10 외항의 Sea Buoy 도착. 도선사 하선. 마지막 Sea Buoy를 벗어나기 전에 기관장과 일등기관사가 주기의 고장을 알린다. 약1시간 표류하기로 하고 Valve 교환작업을 하다. 이것을 어떻게 Log book에 적어야 하며 기간을 맞추어야 할 것인가? 까다로운 LPR에서 그냥 놓칠 리가 없을 것이다. 결국 LPR과 Exifruta에 ETA알리기가 염려스럽다.
May 2(금) :
06:30 남에서 북으로 적도통과하다. 이 배 승선 후 두 번째다. 각 부별로 간단히 적도제(Neptune's Level)를 모시게 하다. 정오위치 북위 01-42. 서경 080-50. FENTON으로부터 운하통과를 위해 Balboa에서 3-4일 Waiting해야 한다는 전보 받다.
May 3(토) :
10:20 Balboa외항에 도착 투묘하다. 많은 선박들이 대기중이다. 엊저녁부터 설사가 난다. 찬 맥주를 마시고 밤에 찬바람을 맞은 탓인가? 양 대리점과 Canal Boarding Officer들이 다녀가다
May. 6(화) :
계속 대기중. 아마도 7일쯤 돼야 통과할 것 같다고. LPR에서 일부 Compartment에서 아직도 온도가 내려가지 않는다고 지적해오다. 차츰 내려가고 있는데도-. 매일 일본 소설 읽기로 소일한다. 가끔 내 스스로가 뭘하고 있는지 잊는 때가 가끔 있다. 큰일 날 소리다. 항상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천금성의 ‘표류도’ 그리고 몇몇 일본추리소설에 정신을 앗기다.
기관실의 온도계가 고장이랬다. 기관사들이 다소 문제가 있음을 알고 보니 심히 염려스럽다. 결국 앞으로를 위해서 내 자신이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은 이 항차부터 무사히 마치도록 하자.
May.7(수) :
19:20 2명의 도선사가 승선. 그 중 한 명 Mr. K. Puckett는 한국에 가본 적이 있단다. 20:20 운하통과를 위해 항내로 진입중 연락. 다시 외항에 투묘하다. Lock의 사정으로 다시 늦어진댔다. 심한 비가 잦다.
May. 8(목) :
03:20 두 개의 Lock는 무사히 통과했으나 마지막 Gatun Lock에서 다시 대기. 일단 Pilot가 떠나면서 오후 2시나 되야 한다고 했다.
14:30시 다시 Pilot 승선. 15:50 가툰 Lock 통과를 위한 S/B를 시작. 그러나 결국 2시간의 걸려 겨우 통과를 마치다. 18:35: Clear Passed & Dropped Pilot. 19:00 R/up Eng.
무척 피곤하고 지루한 시간이었다. 관계되는 곳에 필요한 연락을 마치다. PineCrest에서는 지난번 항차 Cristobal에서 MDO 급유사항에 대해서 영문으로 Report를 만들어 보내란다. 아마도 본선 Capt.의 Report를 빙자하여 Claim에 대항하려는가 보다.
10:00 위치 북위21-30. 서경 077-00에서 북대서양의 태풍인 Hurrycain이 발생 10K't의 속력으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본선의 진로상이다. 2-3일 후면 본선과 부딪칠 염려가 있다. 엄격한 점검을 통신장에게 지시하다.
May 9(금) :
정오위치 북위12-29. 서경 075-37. 다시 10여 일간의 긴 항해가 시작된다. 남은 물길이 곱기를 빈다. 어제 밤 전체가 All Night하는 통에 파김치들이 됐다.
May 19(월) :
10일간의 대서양 횡단항해가 의외로 좋았다. 지난번에 올 때에 비하면 기상도 해상도 좋았고 만재상태라 듬직한 감항성, 안정성도 있었다. 역시 내 자신의 현 위치를 잊은 적이 가끔 있었다. 좀처럼 그전에는 가져보지 못했던 일이다. 그만큼 Carrier가 붙었단 말인가? 아니면 무관심 탓일까? 불의의 사고가 방심한 상태에서 항상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11일은 초파일, 하루쯤 부처님 앞에 경건한 마음으로 빌었을런지도 모를 아내 생각 때문이었는지 밤새 사나운 꿈으로 잠을 설쳤다. ‘화요일 밤의 여자’, 한수산의 ‘바다로 간 목마’를 읽다. 역시 동쪽으로 항해할 때 생기는 시차 때문에 불면증세가 예외 없이 찾아온다.
15일 오후부터 일기 시작한 강풍 그러나 다행히 순풍이었다. 만 하루를 흔들린 셈이다. 그러나 10일간의 항해 중 요만한 흔들림만을 만났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18일 자정부근에 England 남서부 등대를 확인. 모처럼 육지의 불빛에 많은 위로와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English Channel에 들어서다.
19일 낮에 네 번째로 통과하는 Dover Strait. 언제봐도 꾸릿한 표정의 해협이다. 20시경 Rotterdam 외항에 도착. Pilot 승선 후 Breakdown 진입직전에 다시 Main Eng.의 고장으로 앗찔한 순간을 맞았다. 그렇게 잘 돌아가던 주기가 왜 갑자기 그런 고장이 일어났을까? 좀 더 Engineer들의 자중이 필요하다. 이로 이해 Pilot Mr. Roosken의 불쾌한 표정엔 미안할 뿐이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익히 들었던 네델란드. 풍차의 나라요 국토의 1/4이 해면보다 낮다는 나라. 그러나 방파제 입구부터의 그 끈덕진 북해의 파도를 이기고 쌓은 긴 방파제와 그로 인해 생긴 아름답기까지한 수로, 부근의 공장지대가 부럽다.
부(富)! 그것은 자연을 이용하고 극복하기 위한 꾸준한 싸움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천연적으로 유리하게 된 넓고 긴 Mass River는 이 나라의 젖줄이다. 강이 강으로서의 역할이란 예전같이 농사에 이용되는 정도로서 오늘날은 만족하지 않는다. 충분한 폭과 완만한 흐름을 갖고 육지 깊숙한 곳까지 뻗어간 강은 이제 그 나라의 부와 힘을 가져다주는 근본적인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France의 Nantes. Sweden의 Goteborg 그리고 여기 Rotterdam 모두가 그 강의 깊숙한 내륙지방에 위치한다. 이런 것이 곧 자연의 혜택의 일부이다.
20일 00:40 Muller Tomshen N0.1에 접안.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이곳 Pilot들과 항만 담당관들의 노고가 부럽다. 총 항해시간 17일 13시간. 항정 7442마일. 평균속력 19.0K't.
May. 26(월) :
다시 Rotterdam을 출항하다. 목적지는 미정. 우선 England의 Land End를 향해 가라고 했다. Rotterdam 정박 1주일! 무척 바쁘고 처리된 것도 많았으나 결국 미해결한 두건의 수리를 그대로 지닌 체 떴다. 역시 부지런한 국민이었다. 양륙한 사과를 육상에서 다시 상자에 표시된 낱알 수에 따라 분류하여 냉장고에 넣는다. 과일 전용부두가 있고 부근에 바로 과일과 밀감 등의 전용 경매장도 있다.
久保商會의 한국인 정 씨에게 신문을 얻었다. 5월13일까지의 최신 News였다. PineCrest에서 보낸 Persel중에 편지들이 있었으나 내 것만 없었다. 서운함은 기대보다 더 크다. 정문의 반 대머리 경비 노인덕분으로 집에 전화를 하다. 새벽잠에서 깬 당신의 목소리가 쉬었다. 그래도 반갑고 고마웠다. 더 이상은 생각치 말자. 그거 그 한마디가 모든 것을, 두 달 동안 쌓이고 뭉쳤던 응어리를 스스럼없이 녹여주지 않았던가? Free Tax점에서 Camera와 Type writer 그리고 Casette를 사다. 역시 푸른색이 더 많은 시가지와 아담한 Apartment들이 인상적. 먼빛으로 본 몇 개의 풍차들이 이곳을 특징이라고 하겠다. Hague에 있는 한국 영사관에는 그놈의 때맞춰 온 Panama Inspector 덕분에 R/O가 대신 다녀왔고 Panama consol에는 내가 직접 방문하여 Crew-roll의 Endos를 마쳤다. 영사관의 머리와 손톱과 다리, 키, 코 모두가 길쑴한, 그래서 늘씬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그 아가씨가 얄상한 항수냄새와 함께 말초신경을 건드리게 할 만큼 육감적이었다. 21일 날 밤의 No.1 Hatch 개폐기 사고는 기어이 1시간 30분 가량의 Claim이 재기됐다. P & I Insurance를 붙이고 Agent를 통해 Britania 사무실에 통고하도록 했다. 너무 늦은 느낌이다. C/O의 경험부족이다. 믿었던 것이 또 이 모양이다. 잦은 비, 마치 히스테릭한 여자의 마음 같은 날씨가 고약했다. 이런 날이 좀처럼 없었다고 현지인들은 말했다. 그럼 나 때문이란 말인가? 시중에 택시기사들이 영수증 1장 그냥주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 내 양식에도 그것이 옳다고 느껴진다. 밝고 올바른 사회는 어느 한쪽에서만 주장하고 행한다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저렇듯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실행해 갈 때 이루어져 가는 것이다. Trum 이라는 시내전차가 정박기간 중 운전사들의 Strick로 요금을 받지 않아 공짜로 타고 다니는 횡재도 보았다. 본선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취급한 화물이었으니 만큼 도중에 온도의 유지에 많은 신경을 썼다. 대부분 경험이 없는 Officer들과 C/E, 그리고 불규칙한 온도기록표로 많은 애로가 있었다. 결국은 기관실의 Inlet/Outlet 온도는 완전히 가상적이었다. 다행이 아무런 이상이 없이 마친 것이 무엇보다 행운이다. 그러나 Bridge의 탄산가스 측정기와 기관실의 온도 계측기는 수리하지 못했다. 일본 Sabroe의 Arrangement가 제대로 연락이 안 된 모양이다. 다음 항차가 염려스럽다. 20:50 도선사 승선. 21:00 출항. 어디가 Destination이 될라나.
May 27(화) :
정오위치 북위50-13. 서경 001-47. England channel안이다. 15:00경 LPR로부터 목적항이 Maputo라고 했다. Africa의 동안 Mazambique이다. Loading이 17일부터 예상된다니 Lowest Speed로 항진하란다. 장장 7200마일. 약18일간의 항해가 된다.
PineCrest에 연락. 사회주의 국가임으로 일단 입항허가서를 얻도록 Anglo와 협의 의뢰하다. 모잠비크는 상육금지구역중 하나이다. General Instruction에 의하면 South Africa의 어디쯤에서 변경의 가능성을 배재하지는 않았다. 처음가보는 곳이라 가보는 것도 유익하다.
May 28(수) :
일본 코베 영사관으로부터 Maputo 입항허가를 얻었다는 cable를 받다. 정오위치 북위 45-04. 서경 008-23. 평균 선속 16.5-17k't. RPM 92.
May 31(토) :
5월의 마지막 날이다. 02:30시경 Laspalmas의 Gran Canaria섬들을 항과하다.
Jun. 4(수) :
정오위치 북위 00-53. 서경 010-00. 16:00 북에서 남으로 적도를 지나다. 경도 서경009-24에서다.
Jun. 11(수) :
06:30. 남아프리카의 Cape Good Hope를 지나다. 찬란한 아침햇살을 등진 Cape Town의 Table Mount가 인상적이다.
Jun. 13(금) :
23:40 마푸토 외항에 도착. 투묘하다. 18일간의 긴 항해였다. 그러나 역시 거친 해상을 만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힘든 Ballast 항해였는데-. 드문 일이기도 하다. 적도를 지나고 부터는 계속 역풍을 받았으며 풍력이 3-4정도의 것이었으면서도 별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소 먼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긴 너울에 가끔은 선수가 파곡에 곤두박질을 하는 경우는 있었다. 그런대로 전번 항해보다 많이 실린 Fuel Oil 때문인지 Punching Action 이 없었던 것이 무척이나 다행스런 일. Cape Town를 지나고부터 정작 염려했던 것도 예상외로 잔잔하고 조용했다. 보름을 2-3일 앞둔 밝은 달과 맑은 하늘이 가끔은 아름답다고도 느껴진다. 18일간 그저 판에 박힌 나날이었다.
무엇 때문에 이처럼 집착을 갖게 됐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놈의 진전 없는 영어책에 꼬박 하루의 긴요한 시간을 앗겼다. 조금은 실무에 불편을 덜 느끼게 됐다는 그 하나만으로 자위를 하기엔 너무나 값비싼 대가가 아닐까? 썩은 머리! 도대체가 기억을 못하는 데는 환장할 일이다. 오기 같은 것, 집념이랄까. 이제는 그것밖에 생각에 남는 것이 없다. 이제 놓아서도 안 된다. 지겹고 귀찮아도 하는데까진 해보자. 생판 자갈밭에 쇠바퀴 지나가듯 하던 Drama도 이젠 조금은 발음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된 것도 기억에 의한 것이 아니고 그냥 귀에 익은 탓이리라.
6월2일 C/E와 1/E 사이에 말썽이 있었던 모양. 1/E가 하선한다고까지 나왔으면 심각한 내면이 있었다고 보자. 좀 더 원인적으로 보면 본선 이전부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튼 1/E와 C/E도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자. 손바닥 하나로 손뼉을 낼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한 것이 아닌가? 우선은 1/E의 책임이 크다고 봐두자. 기대했으나 그는 오지 않았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불명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이제 겨우 석달을 바라보는데-.
(여기서 근 두어달 동안의 일기가 빠졌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 수 가 없다. 아마도 이 항에서 기관부 최군인가 그 친구의 맹장염 수술을 한 기억도 난다. 약이 없어 수술로 농한 맹장만 달랑 들어내고는 짼 자리를 기워서 그대로 데리고 왔다. 분명히 배안에서 송장으로 처리하는 줄 알았으나 다행히 살아났다. 너무도 가난한 나라였다. 사회주의국가라 이북대산관만 있어 최군이 입원 중 말이 통하지 않아 이북사람의 목소리를 듣고는 죽어도 배에서 죽겠다고 보내달라고 했단다.
검은 인부들이 올라오기만 하면 맨 먼저 찾아 가는 곳이 쓰레기통. 그리고는 먹을 것을 뒤지는 모습들이 마치 짐승같이도 보였지. Pilot도 모두 소련인. 달라는 것은 성냥. 비누. 휴지 등 생필품이었으니 거리의 풍경은 짐작하고도 남았다. 역시 적하한 밀감은 이 나라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고 국경부근 남아프리카에서 생산된 것을 가장 가까운 항구라 여기서 싣는다고 했다. 아마도 여기서 실은 밀감은 다시 네덜란드의 롯텔담에서 양하한 걸로 기억된다.)
Aug. 18(화) :
06:30 다시 Cristobal 외항도착. 07:00 외항에 투묘직전. 항무국으로부터 연락이 있다. 항내 “B”지역에 투묘하라고. 닻을 내리고 즉시 이번의 Agent인 United Brand와 연락했으나 아무런 Information이 없다. 롯텔담 출항이후 평범한 일상이었으면서도 무엇인가의 불안이 가시질 않았다. Fix되지 않은 항차. 목적항이 없는 항해의 연속. RPM의 변화에 따른 선내 이상 Vibration의 발생. 그리고 3일전부터 시작된 원인불명의 청수손실. 결국 그러한 불안들이 무의식중에 작용했는지는 몰라도 오늘 새벽 사나운 꿈자리에 시달렸다. 좀처럼 없던 일이다. 내가 늘 마음에 두면서도 여간해서 보이지 않던 아내와 형님이 보였다. 근래에 새벽 2시경에 잠이 깬다는 것부터가 이상이라면 이상이다.
S/B(준비) 됐다는 C/O의 보고가 있기까지 뒤숭숭했던 꿈자리. 결코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바뀌고 만다. 12일전 출항하던 날(6일) 낮에 가졌던 통화속에서 자신감 넘치는 아내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할 뿐인데-. 그리고 또 그것이 모든 염려를 뭉쳐 연민을 바꾸고 더 한층 생활의 지루함을 재촉하기까지도 했었는데-. 이제 겨우 5개월일 뿐아닌가.
Aug. 21(금) : 저녁 Deck Part(갑판부) 회식 실시
Aug. 22(토) : 아침 발병.(요통) 요도결석인 모양.
Aug. 23(일) : 밤에 다시 격통
Aug. 24(월) : 역시 심한 통증. 헛소리까지 나왔다.
Agu. 25(화) :
새벽 요통이 간다. 방광과 요도에 둔통이 남았다. 아침에 소변 중 결석이 빠지다. 새까만게 좁쌀보다 조금 작다. 요것이 사람을 그냥 생을 잡았구먼. 빗물 81톤을 받아 넣다. Anglo의 齊藤씨의 편지를 받다.
Aug. 26(수) :
Pine Crest로부터 Crew mail 보냈다고 했고. 기관부 Piston 작업 시작.
Aug. 27(목) :
Crew Mail 받다. SCN TV에서 남북한관계를 방영하다. 시원스레 알아듣지 못함이 답답. 엽서 3통 받다. 다시 운동 그리고 영작문과 독해를 시작하다.
Aug. 28(금) :
무더위 계속. 밤새 폭풍우와 폭우가 있었음. C/K의 모친상. Abb-1도 그랬다고 한다.
Aug. 30(일) :
흐림. 월말보고 작성. 그리고 두 상주를 위한 조위금 모금을 회람하다.
Aug. 31(월) :
Area 'A'에서 ‘D'로 이동. 청수 206톤을 받기 위해서다.
Sep. 1(화) :
한때 비. 기관실 Control R'm내에서 1/E와 Olb-1가 싸웠다는 보고 받다. 그걸 보고하는 C/E가 쳐다 보인다.
Sep. 3(목) :
12:40 약 500미터 전진하여 투묘하다. 15:00 갑자기 발전기가 약 5분간 정지하다. 이곳에 정박 중 두 번째의 일이다. 도대체가 기관부가 불안하다.
Sep. 4(금) :
PineCrest로부터 No.11 DOT의 앞으로 사용에 대한 지시가 있었다. 이 Tank의 누설이 있기 때문이다. 용선자인 Sweden의 냉동식품 회사인 Salen의 수배로 이곳 Cristobal에서 FO300톤과 DO20톤을 급유 할 계획이라고 했다.
Sep. 5(토) :
여전히 대기중. 우리 배와 자매선(함께 같은 조선소에서 꼭 같은 모양으로 만든 선박)이 지나간다. 국적이 Cuba의 Habana이다.
Sep. 7(월) :
Salen으로부터 다음 항차가 Colombia의 Turbo에서 Banana을 적하, 지중해쪽으로 가기로 확정되었다는 연락이 18:53에 오다. WR-2 배군이 개인적인 일로 면담을 신청해 오다. 그의 동생 때문에 자기의 급료지급을 중지하고 회사에서 보관해주기를 원하다. 모든 것을 맡기고 온 처지에 어떻하란 말인가? 선원의 비애가 다시 느껴진다.
Sep. 8(화) :
VHF로 Agent와 연락. Bunkering Schedule이 변경되었다는 소식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처음으로 비상훈련을 실시하다.
Sep. 9(수) :
PineCrest에 P&I 가입증서를 보내란 것과 대아에 배군의 급료지불 중단하라는 전보를 띄우다. Agent에 선원 21명의 코레라 검역을 의뢰하다. 용선자 대리점인 Unite Brand로부터 급유일정이 11일로 정해졌으며, Salen으로부터 Supervisor 1명이 승선하기로 되었다고 전해오다.
Sep. 10(목) :
아무일도 없는데 무척 피곤함이 있었고, 꿈자리가 사나웠다. PineCrest로부터 No. 11 DOT의 누설에 대해서 Salen Reefer에 통보했으며 P&I 가입증서 보냈단 연락이 있었다.
Sep. 11(금) :
11:00 도선사 승선. 11:50 No. Mullier Berth에 접안. 급유시작. FO 304.1톤. DO 19.28톤. 청수 50톤을 받다. 21명의 선원들이 함께 콜레라 예방주사를 맞다. 후유증이 없을라나? 내일이 우리의 명절인 추석이다. 고급사관들을 모아 내일을 위한 일정을 의논하고 윷놀이라도 한판 벌리기로 하다.
Sep. 12(토) :
추석이다. 한더위 속에 맞는 추석. 만감이 서린다. 오후 점심 후에 전원을 5개 팀으로 나누어 윷판을 벌리다. 21:00부터는 노래자랑도 가졌다. 꽉 막힌 생활에 다소나마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함이다. Fenton에서 콜롬비아의 Tacbac Co.로부터 SSB Ch. 12Mh로 연락하자는 전문을 가지고 왔다.
Sep. 13(일) :
17:50 Salen의 Supercargo Mr. Hagen이 승선, 함께 일하기로 했다. 나이는 나보다 1살이 적다. 스웨덴인으로 기술부분 담당이다. 앞으로 많은 공부가 되리라. 20:20 크리스토발을 떠나 Colombia의 Turbo로 향하다. 여남은 시간의 거리다.
Sep. 14(월) :
10:10 Turbo 외항에 도착. 정박하다. 아주 작은 마을이다. 항구랄 것도 없다. 15:50 Banana를 싣기 위해 정박지를 옮기다. 접안이 아니고 정박한 체 바지로 싣고 와서 본선의 Side Port를 통해 설치한 컨베어벨트를 이용하여 싣는다. 아주 빠르다. 그러나 한 번씩 장치를 변경할 때 시간이 더디다. 기관실 온도 유지가 엉망이다. 냉동선에서 온도계의 여분은 커녕 달린 것 자체도 고장이라니 Mr. Hagen보기가 민망스럽다. 출항예정이 금요일 자정. 목적항은 이태리의 Livorno란다.
Sep. 15(화) :
어제밤 그렇게 당부했는데도 새벽에 Fan를 계속 Low Speed로 돌렸다. Mr. Hagen이 확인한다. 개망신이다. 자신이 몸소 알고 행해봄으로서 산 지식이 된다.
Compress를 두 대 운전하게 하다. 종일 온도 때문에 기관실 Control Room에서 Mr. 하겐과 들락날락하며 보냈다. 21:00 경 No.4 Derrick 추락사고 발생하다. 앗찔하다. 만약 이 때문에 선원이나 인부가 부상하거나 사망하기라도 했다면 어쩔번했을 것인가? 소름끼치는 일이다. 말로만 들어온 바나나 운송! 이번에 좋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다. Mr. Hagen의 말대로 다음 항차는 그네들의 Couch없이 내 단독으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 1. Brain 온도 - 모든 온도 control의 기본이다. 적하중에는 이 Brain 온도를 +4-5도로 유지하면서 계속 각 Compartment의 Del. Ret온도를 점검할 것. 이 Brain 온도가 올라가거나 고정된 상태에서는 각 Part의 Del. Ret. 온도는 내려가지 않음. 이 온도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는 콤푸레샤를 증가하여 운전하여야 하며 전체적으로 온도가 안정됨에 따라 Brain 온도를 약간씩 상승시켜가야 한다.
2. 모든 상황 변화 즉 Fan Speed, Hold의 적재상태, Fresh Air의 공급, Hatch Cover의 개패, Loading의 개시, 종료 등은 반드시 Eng. R'm에 연락하고 그 시간을 Check해 둘 것.
3. 자동 control이 안될 경우 수동으로 하되 Del. Temp.가 지시된 온도(금항차는 +13.3C)보다 +-0.2C(0.5F) 이상 변화가 있어서는 곤란하다. Hatch Cover를 덮은 후 Reduction Period까지의 시간이 짧을수록 좋으며 24시간 경과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며 24시간을 초과하면 안됨.
4. Fresh Air는 Cooling Down이 끝나는 시간부터(즉 Del. Ret.온도차이가 0.5C(1F)일때)시작한다. 단 Brain온도가 너무 낮거나 Hold내 온도가 낮을 때는 Reduction Period가 끝나는 대로 공급해도 된다. (참고 그림)
5. Fresh Air의 공급은 Del. Ret. Temp에 영향이 없으면 가급적 많을수록 좋다.
(특히 각 Hatch 사이에 있는 사람의 통로는 적하가 끝나면 반드시 폐쇄할 것.)
6. Deck는 Pulp 온도를 점검하고 기타 사항은 기관실과 밀접한 연락을 가지면서 반드시 시간을 맞출 것.
7. Fresh Air Supply는 Reduction Period가 끝나는 시간을 봐서 실시하되 24시간을 초과해서는 안됨
8. Reduction Period는 36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됨
9. Banana 운송에 있어서 온도변화가 심한 것이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10. 만약 해상이 거칠어 해수가 갑판위에 쳐 올라 올 때는 Inlet Air는 중시하고 Outlet만 계속할 것.
11. 각 Hold의 온도를 보다 엄밀히 점검하기 위해서 Control Pannel. Bridge, USDA를 시간별로 뽑아내어 비교하는 것이 좋으며, 각 Hold에 수은온도계를 걸어두고 그것도 비교해 보는 것이 좋음. 그 결과 만약 이상한 곳이 발견되면 즉시 Memo했다가 양하후 혹은 가능하면 가급적 빨리 그 곳의 Sensor를 조사해 볼 것.
12. 금항차 Brain온도는 처음 적하시 +1C. 적하를 마칠 때 쯤은 +3.5C~4C. 17일 저녁부터 +5C. 18일 아침부터는 +5~6C로 유지.
Sep. 16(수) :
계속 온도의 데코보코 현상 때문에 고역을 치르다.
Sep. 17(목) :
09:00 Turbo를 출항. 이태리의 Livorno항을 향하다.
17:50 Salen의 Supercargo Mr. Hagen이 승선, 함께 일하기로 했다. 나이는 나보다 1살이 적다. 스웨덴인으로 기술부분 담당이다. 앞으로 많은 공부가 되리라. 20:20 크리스토발을 떠나 Colombia의 Turbo로 향하다. 여남은 시간의 거리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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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구 이 양반아, 어쩌면 좋노?
그리도 힘들고 괴로웠으니 생각 나는게 집과 가족 뿐이지!!!1아뭇 튼 사랑합니다.
꿈에도 못 잊을 당신 . 그리운 내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