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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8(화) :
저녁 창문으로 비치던 초승달을 보고 엄마의 제사가 지났음을 알다. 불효막심한 생각이다. 며칠간의 시끄러웠던 마음의 상태 그리고 꿈자리가 그것 때문이었던 것을… . Meat Surveyor가 3명이 와서 점검을 하고 Sample를 채취해 갔다. 4년 전에 Basra의 일이 생생히 기억된다. No.3 Hold Hatch Cover Chain Driver 고착이 있었다. 좋은 기회였다. 입항해서 그랬다면 혼이 났을 것을. 앞으로 9일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것이란다.
Jan. 22(토) :
지난 2일간. 심한 바람이 있었다. 부근에 아무런 저기압도 기상도에 나타나지 않는다. 계속 ‘No News' 뿐이다. 닻을 내린지 1주일. 수속을 마친지 내일이면 한 주일이다. 슬슬 지루함이 고개를 쳐들 때가 된 모양이다. 집안 소식도 궁금타. 영어 회화 테잎의 소리가 훨씬 느리게 들린다. 시사영어 그리고 일본어의 독파가 순조로움에 용기를 계속 얻는다. 회화만 좀 뚫리면 속이 좀 시원할텐데. 계속 밀어 붙여 보는 수밖에 -.
Jan. 29(토) :
02:30시 겨우 Berthing. New Port No.11이다. 09:00 양하 시작. 하역은 빠른 듯하다. Anglo로부터의 편지는 있었다. Owner로 부터의 Package는 없었다. 대리점 Mr. Mansoorian 다녀갔고 Telex 그리고 Custom도 의뢰하다. 선주에게서 보냈다는 Spare Part(예비품)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다. 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Jan. 31(월) :
약을 마치다. 꼭 한 달이 걸린 셈이다. 먼 뒷날까지 영향이 있었으면 -. 약 자체의 효과보다도 아내와 내 스스로의 정성이 보다 깊었다고 본다.
Feb. 1(화)
트럭이 없어 연일 작업이 지연된다. 죽을 지경이다. ‘개놈의 개끼’들이라는 욕이 저절로 나온다. Agent와의 연락도 형편없이 불편하고 불성실하다. 온다는 세관녀석들도 감감무소식이다. 담배 때문이다. 전 선원들이 그저 내 얼굴만 쳐다본다. 거지같이 달라고 졸라대는 소위 공무원들이나 책임자들의 꼴이 역겹기까지 한다. 보냈단 Spare Part만이라도 제대로 찾았으면 좋으련만. Anglo에서 Blue Certificate의 복사본를 받다.
Feb. 3(목) :
11시 겨우 작업을 마치다. 15:10 Pilot 승선하기로 했다만 3시간을 기다렸다. Spain선에서 Berthing 후 점심을 얻어먹고 오느라 늦었단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인데 나무랄 수도 없다. 船主가 보냈단 기관부속품은 기어이 찾지 못했다. 결국 대리점을 너무 믿었던 것이 잘못이다. 아니 안 믿을 수도 없다. 15:15시 출항. 속이 시원하다. 그러나 다음 항차가 아직 미정이다. Ch.16으로 Contact하기로 된 ICG. 한 시간이나 목이 타게 부른 끝에 겨우 Ch.08로 연결하다. 모두가 개새끼다. 내 꼬락서니와 마찬가지다. 외항에 기다리는 90여 척의 대기선들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위안을 보낸다.
Feb. 4(금) :
08:30 오만의 Muscat 외항에 정박하다. 바위산 끝자락의 바다라 그런지 수심이 깊다. Habour Master에서는 Agent가 없으면 안 된다고 한다. Unireefer에 타전하다. 밤늦게 회신이 왔다. Agent Apoint가 안 된다고-. 항계를 벗어나란다. 다시 Shifting하다.
Feb. 5(토) :
08:00 항만국에서 다시 연락이 있었다. 대리점 없이는 어느 곳에도 정박이 불가하다고. 다시 닻을 올려 60여마일 떨어진 외항에다 Drift하기로 했다. ‘국제고아’가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모처럼 그놈이 다시 고갤든다. 드문일이다. 그러나 그것도 큰일임에 틀림없다. 실로 오랜만에 맥주를 마시다.
Feb. 6(일)
계속 기다린다. 뭔가 소식이 있을 법도 한데-. 무엇보다 淸水가 바짝바짝 숙을 태운다.
Feb. 7(월) :
계속 잔잔한 바다가 사람 살린다. 부득이 Sea Water로 Hold cleaning을 하게 하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완독하다. 스스로의 결점을 이기느라 무척 애를 쓰며 읽었다. 좀 더 느긋하고 여유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체중은 65Kg를 계속 유지한다.
Feb. 13(일)
음력설, 3번째로 적도를 넘다.
Feb. 14(월)
South Africa의 Capetown으로 향하는 중이다. 그 쪽의 Agent가 Fix 되었다. 최 군의 발병. 맹장염인 듯도 하고 어쩌면 요도결석증 같기도 하다. 새벽 2시까지 C/O 방에서 맥주를 마시다.
Feb. 15(화)
최 군이 회복했다. 역시 결석증인 모양이다. 다행이다. 주부식용 냉장고가 말썽을 부린다. 주먹만한게-. 밀렸던 일들을 처리하다. 제때제때 하는 버릇을 언제 가지려나. 며칠간 계속된 음주. 그러나 별 이상은 없는 듯 하지만 신경은 쓰인다.
Feb. 16(수)
아마도 본선 인수 후 처음 맞는 荒天인듯. 새벽부터 앞바람에 곤두박질을 해댄다. 생각보다는 Punching Action이 적은 듯하다. speed도 떨어지고 밥맛도 떨어진다. 최 군이 다시 진통. 역시 맹장염은 아닌 듯 한데-. 종일 짜증과 무거운 머리 속에 보냈다.
Feb, 17(목)
해상이 다소 회복된다. ETA가 어그러졌다. 왠지 마음이 가라앉질 않는다. 최 군의 병세도 그렇고 식품용 냉동기도 계속 말썽이다. Capetown에서 남아메리카의 마젤란 해협까지의 항해도 곤욕스러울 것만 같다. POB와 각종 수당을 지급하다. 근간 새로이 느끼는 허리의 통증이 염려된다. 하라마키(腹卷)를 해보니 다소 나은 것도 같아 시작하다.
Feb. 18(금) :
OCC에서 다시 cable. 日語로 왔다. 남아프리카 연안의 격한 해류를 타기 위해 陸岸을 접근하다. 완전히 회복된 바다지만 남극 쪽에서 밀려오는 길죽한 너울이 바로 배의 옆구리를 친다.
Feb. 20(일) :
06:25시에 Capetown외항에 도착. 즉시 도선사가 승선 07:50시에 접안하다. 1년만에 다시 보는 Table Mount가 역시 장관이다. Bunker와 청수를 보충. 몇몇 아가씨들도 승선허가. 오랜동안 쌓였던 선원들의 회포도 풀게 했다. 이제 남은 것은 meat chamber(냉동고)의 수리다. 16:30시 다시 출항. 처음 겪는 남대서양의 횡단 항해에 들어서다. 大卷을 택하기엔 너무 두렵다. 이곳의 대권은 역시 남극쪽으로 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포르트갈 출신인 Agent 녀석의 불평이 들을만 했다.
Feb. 22(화):
의외로 잔잔한 해상! 그러나 남위 40도 이남에서 저기압이 보인다. Meat Chamber의 수리가 본선에서 불가함이 판정. 앞으로가 걱정이다. 뭔가 일주일 이상 공부가 안 된다. 그 분명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회화도 일어도 영어도 재미가 없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4-5일전부터 시작한 단벨 운동에 양팔에 몽우리가 서더니 차츰 풀어진다.
Feb. 25(금) :
어제 오늘 심한 바람에 波頭가 희게 부서졌지만 천만다행으로 순풍이었다. 저절로 고갤 숙여 감사드린다. 역풍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몸서리친다. OCC로부터 전보회신 받다. 아마도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다. 계속 식욕이 늘어가는 느낌이다. 싫던좋던 생활의 리듬은 깨지 않으려는 노력이 무던히도 계속되는 셈이다.
Feb. 26(토) :
차츰 회복되어 가는 해상. 그러나 안개와 찔금거리는 비. 쉬이 바뀌는 풍향 등이 어쩐지 불안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역시 낯선 곳인 때문일까? 늘 뱃전을 따라 다니는 두 서너 마리의 갈매기가 오히려 반갑다. 어디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모처럼 아내의 모습을 꿈속에서 그린다. 비록 오래전의 일이지만 역시 고맙고 사랑하고픈 사람이다. 08:00 선수를 남서로 돌렸다. 어차피 가야 할 길인 바에야 한시라도 빨리 가는 편이 낫다. 밤엔 부근에 걸린 전선 탓인가 모처럼 심한 소나기가 지나간다.
Feb. 27(일) :
다시 荒天. 波頭가 야멸차게도 초록색을 띄운다. 고기압의 끝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듯. 며칠은 계속할 것 같다. 그냥 멍하니 하늘과 물만 바라보다 만 날이기도 하다. 항해가 이처럼 지루하게 느껴본 적도 별로 없는 것 같다.
Mar. 2(화) :
아침부터 다시 Gale(폭풍). 얄밉도록 세게, 그리고 외곬으로 불어댄다. 배가 몸 전체로 울고 또 울린다. 기온도 뚝뚝 떨어졌다. 남미대륙의 꼬리에 있는 Magellan 해협 입구에 있는 Bahir Posesion항 도착이 23:00시. 부근에 한창 개발 중인 유전들이 부럽다.
Mar. 3(수) :
00:20 Pilot 승선. 마젤란 해협을 항과 시작. 07:45시 이번 항해의 가장 남쪽인 남위 53도 48분선을 지나 계속 水路를 항진하다. 높은 산엔 흰 눈이 쌓여있다. 인상적인 곳이다. 자정 전에 폭 400m의 陜水路를 심한 짖눈께비 속에서 통과하다. 진땀이 난다. 그러면서도 진기한 경험과 좀처럼 오기 힘든 코스이기도 하기에 신기함도 있다.
Mar. (목) :
12:20시 마젤란 해협을 완전히 벗어나 태평양의 모서리에 나서다. 그러나 바람보다 더 큰 Swell이 정서쪽에서 닥친다. 배를 타고는 처음 겪는 40도의 횡요. 순간적이기는 했지만 최후를 실감한 것이다. 어떻게 그 순간을 넘겼는지 기억이 없다. 해협 수로의 입구에서 본 그 배 밑바닥을 하늘로 향한 체 침몰한 선체의 모습이 생각난다. 무조건 코스를 돌린다. 우선은 견딜 수 있고 봐야 한다. 오후 7시가 되서야 겨우 항로를 북으로 잡고 30-35도의 횡요를 견디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생각도 의욕도 없다. 우선은 이 흔들림이 事故와 이어지는 일만 없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Mar.5(금) :
위도 남위 42도를 넘어서면서부터 풍력은 약해지나 계속 너울이 있다. 아마도 저 남쪽 겨울바다에서 불어닥친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리라. 종일 멍한 상태. 칠레 서쪽의 좁고 가파른 섬 사이를 빠져 나오는 그 좋은 경치를 즐김도 잠시였다.
내일 오후 6시 ETA는 거의 맞출 것 같다만 아무래도 내려올 일이 꿈만 같고 두렵기도 하다. Reefer Machine의 Recorder가 잘 안 듣는 모양이다. Screen에 나타나는 제반 Data 수치가 비정상이다. 골치를 썩힌다. 매사 튼실하지 못한 얄팍한 일본제의 표본인가.
Mar. 6(토) :
18:15시 칠레의 관문인 Valpariso 외항에 닻을 내린다. 외항에서 수속을 한다. OCC로부터 Cable 받고 4088의 No.4번의 Range를 조정 후 Reefer Machine건을 해결하다. 우습기도 하다. 모르면 바보가 된다. 선용금도 $10,000을 받았다. 내일 접안, 작업하겠단다. Wife의 편지도 받았다. 얘들의 예쁜 Card와 함께. 한결 요 며칠간의 황파로 지친 몸과 마음에 더 없는 위로가 된다.
Mar. 7(일) :
오후 4시 접안. 바로 양하 시작하다. 그러나 항내까지 밀려드는 강한 너울의 영향으로 접안 중에도 움직임이 심하다. 두 달만의 상륙. 술집의 韓國化. 한국인 2세인 사생아들의 탄생 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모처럼 푸근한 밤잠을 이루다.
Mar. 8(월) :
집에 전화 성공. 모처럼 아내의 생방송(?)을 들었다. 흐믓한 일이다. 식품냉동기 때문에 종일을 Mr. 시마모로와 씨름. 결국 그도 원인을 못 찾는 모양이다. 결국 전화로 Mr. 阿部와 연락. 어떻게 하던 고쳐보라면서 전적으로 위임한다고 했다만 당장은 우리가 불편하다. 여기서 잘 되야 할텐데-. 체중 67kg.
Mar. 9(화) :
칠레의 수도 Santiago의 한국 대사관을 방문하다. 이곳 대사가 Anglo 徐 사장님의 매제(妹弟)되는 조 대사이다. 대사(大使)의 친절로 전용차인 독일산 Benz로 Santa Bista까지 올라가본다. 공관에서 점심 먹었다. 역시 大使의 차로 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 준다. 린든 존슨의 얼굴을 닮은 점잖은 운전기사, 아무리 봐도 얼굴상으로는 운전기사 할 사람이 아니란 생각이 줄곳 떠나지 않던 그에게 수고했다고 준 팁을 기어이 받지 않는다. 대사 부인이 역시 서 사장님을 닮았고 같은 서 씨라 친절하고 반가워 해 주었다. 어디가서 이런 국빈 대우(?)를 받을 것인가. 입항 중의 육지 여행은 언제나 신선하고 상큼한 청량제가 된다. 귀선하자 김 갑판장의 입원이 충격적이다. 곧 달려 가보다. 3년 전의 십이지궤양이 재발, 위 내출혈이 있다고 꼼짝을 못 한단다. 엄중한 靜養이 필요하댔다. 부득이 입원시켜두고 떠나야 할 것만 같다. 심각한 일이다. 갑판장인데. 오늘이 우리 결혼 14주년이 되는 날이다.
Mar. 10(수)
11:40시 출항. Magellan Strait항과를 위한 두 사람의 Pilot를 승선시킨다. 제발 해상이 순조롭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모두가 맥이 빠졌다. 심한 파도에 지친 몸과 마음들인데다 오랜만에 여인의 살내음 속에서 푹 삶겨버린 탓이리라. 육류용 냉장고는 수리했다고 해도 역시 변화가 없다. 도대체가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다. 이정중 기관장의 판단을 굳게 믿는데도 그 역시 알 수가 없다는 데는 도리가 없다.
Mar. 11(목) :
길죽한 너울에 Speed가 뚝 떨어진다. 남위 47도까지는 가야한다. Ingles Narrow에 닿을 시간을 조절하기 위해서 Speed Down을 하다.
Mar. 12(금) :
생각보다 훨씬 잔잔한 바다다. 바람도 멎었다. 여기도 이런 날씨가 있단 말인가. 올라 올 때를 생각하니 아무래도 믿기질 않는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에도 놀라는 격이다. Broom Marow에 타전. 갑판장의 상태를 물었다. 왠만하면 마젤란 해협의 끝에서 승선시키고 싶다. 그러나 절망적이다. 귀국시키고 다시 충원 받아야 할 판이다. 본인도 그렇겠지만 내 자신도 우울하다. 자정경 Channel에 들어서고 Pilot에게 운항을 맡긴다. Channel을 빠질 때까진 마음을 놓는다.
Mar. 13(토) :
07:30시 히부연 안개 속에 Ingles Narrow를 지나다. 누가 세웠는지는 몰라도 수로 한가운데의 Madonna상이 인상적이다. 올라 올 때와는 달리 쾌청하다. 먼 산들이 선명하고 가끔은 햇빛조차 비친다. 왜말로 ‘めずらしいこと(드문일)’다. 우선 진눈께비가 없어 다행. 그러나 한 덩이의 희고 큰 얼음덩이가 온몸을 오싹하게 한기를 느끼게 하다. 어떻게 해서 이러한 지형이 생기게 된 것일까. 2등 舵手의 다리 상처. 그리고 3타의 위장병이 아무래도 또 탈을 낼 것만 같다. 사람들이 어찌 그리 미련들 스러운가?
Mar. 14(일) :
11시경 Pilot 하선. 예상외로 좋은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안쪽과는 달리 전연 형태를 달리하는 자연환경이다. 구릉지대이다. 그 속에서 솟아오르는 천연가스와 검은 황금을 찾는 작업이 맹열히 진행중이다. 싸늘한 기운이 차츰 가을이 닥쳐옴을 알리는가 보다. OCC에 Prov. Ref. Machine에 관한 Report를 Pilot편에 보냈다. 대아에도 Cable. 갑판장의 보충문제도 문의하다. 겨우 안정을 찾는다. 지난번 바로 이 지점을 올라 올 때부터 흩어러졌던 정신상태다.
Mar. 15(화) :
다시 시작된 황천. 우연히 든 ‘女人財閥’. 생각했던 것 보다 내용이 건실하고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왠지 잠을 설쳤다. 신경과민인지도 모르겠다. 남위 40도선을 넘을 때까진 어쩔 수 없이 각오해야 할 것이리라.
Mar. 16(수) :
새벽을 고비로 다소 눅으러진다. 항로나마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다행한 일이다. 몇 시간 동안 감속하기도, 변속하기도 했었지만-.
두문불출. 좁은 선내에서 두문불출이래야 뭐 손바닥이겠지만-. 여인재별 4권까지 떼내다. 좋은 얘기들이 들어있다. 저녁에 다시 불고기로 야식을 하잔다. 역시 Leader가 되기엔 좀 더 많은 수양이 필요한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특히 음식인데-. 아무리 자기들이 염출해서 한다고 해도 좁은 선내에 그 내음은 삽시간에 퍼질 것이고 모두의 관심과 신경을 쓰이게 할 것이다. C/E에게 Hint를 주다.
Mar. 17(목) :
08:00 남위 43도 47. 서경 044-19.2. 많이 올라온 셈이다. 마치 고개 마루를 힘겹게 오르는 낡은 기관차의 허덕임처럼 그런데도 잘도 밀어 부친다.
Mar. 23(수) :
뭔가 알맹이가 없는 허망한 나날들이 아닌가? “오고 싶으면 하시라도 오라”는 아내의 얘기가 왜 자꾸만 떠오르는 것일까? 정말 싫증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일을 정하지도 못한 처지에-. 꼭히 시차로 인한 생활의 변화가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아직도 3월이 아닌가?
Mar. 24(목) :
지난 한 주일.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생활의 리듬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할 수 있을까? 시차로 인한 영향도 있었고, Rough Sea(황천)의 탓으로 신경을 무척이나 쓰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뭣일까? ‘여인재벌’을 완독한 것이 유일하게 남은 것이다. 교대자도 Cape Town에서 온다고 했다. 육류용 냉동고 때문에 OCC와 긴 Cable로 교신하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기분이 개운치 못하다. 정말 오랜만에 높고 파란 하늘을 보았음에도 -. 68-69kg. 많이 좋아졌다. 내가 봐도.
18:20 Cape Town 외항착. 20:00 접안하다. 갑판장과 Wr-1이 승선하다. 집에서 보낸 편지, 약, 책 받다. 갑자기 백만장자가 된 기분이다. Thank you! 또 하나의 낭보. Meat Chamber의 냉동기 원인을 찾고 수리를 마친 것이다. 원인이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었다. 중간의 Cooper Pipe(銅管)가 자체의 압력을 못 이겨 찌그러져 버린 탓에 냉매의 유통을 막은 것이다.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管속의 管이다. 역시 Maker측 Engineer가 한 수 위다. 갈아 끼고 빼낸 Pipe를 사진으로 찍어 Owner 아베 감독에게 보내다.
Mar. 25(금) :
04:00 다시 출항. 꼬박 밤을 샌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피곤한 느낌이 없다. 마치 당신이라도 만나고 온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 종일을 그렇게 보냈다. 역시 ‘一切는 有心造’ 인가?
Mar. 26(토) :
약을 다시 달이기 시작하다. 약이 아니고 아내의 마음을 다스린다고 생각하자.
Mar. 27(일) :
오랜만에 다시 먹물을 붓에 적셔 보았다. 자리가 불편하고 마치 처음 시작하듯 낯설다. 요즘처럼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게으름이 한창일 땐 가끔씩 정신적 청량제가 될 것임이 분명한데 쉬이 실행에 옮기지 못함은 또 왠일일까?
Mar. 28(월) :
아! 잠. 아마도 약 탓인 모양이다.
Mar. 29(화) :
10시간을 딩굴었는데도 또 졸린다. 분명 약 때문이다.
Mar. 31(수) :
월말이다. 3월이 왜 그렇게 지루했을까? 오전은 계속 비몽사몽간에 졸다가 말지만 그런대로 생활의 리듬이 깨 지질 않고 있다. 정신적 해이, 방만인가? 4월부턴 뭔가 좀 새로운 것을 만들자. 이래서는 안 된다. 아침 6시 기상해본 것이 언제였더라? 정말 아까운 하루를 그냥 생으로 보낼 수는 없다.
Apr. 1(목) :
세 번째의 赤道祭. 그리고 회식을 허락하다. 오랜 항해의 기분전환을 위해서-. 2/O가 말썽이 된다. 과음이 탈이다. 주벽이 있는 모양. 신동아 3월호 끝내다.
Apr. 2(금) :
보내온 현미효소 복용시작하다.
Apr. 7(수) :
Camera 'Yashica' 작은 것으로 하나 사다. (5092660) $93 주다. Sun Tan oil도 하나 사다. 애들에게 보낼 View master용 Slide도 사 보내다.
Apr. 9(토) :
16:00 Kwait 외항에 닻을 내렸고 바로 N0.16에 접안하다.
Apr. 10(일):
은행과 Exchange Co.를 찾았으나 Dollar의 소액권을 바꿀 수가 없다. 이곳에도 고급 대형승용차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Oil dollar의 위력이겠지. 출항시간의 변경으로 우황청심환의 구입을 놓치다. 22:20에 출항하다.
Apr. 11(월) :
14:20 Dammam외항에 도착, 즉시 Bunkering하다. 19:00 다시 출항. 다리가 뻐근하다. 또다시 10여일간의 항해가 시작된다.
Apr. 12(화) :
꾸릿한 날씨가 마치 기분처럼 우울하다. 어쩐지 Wife가 몹시도 생각난다. 무슨 일이나 없는지? 간절한 願과 소망을 마음으로 빌 뿐이다. 시간이 계속 남아도는 느낌. 금년 들어 처음으로 갖는다. 싫증, 지루함! 아니다 바로 내 자신의 나태함 때문이다. Hormus Strait를 벗어나는 내일부터는 다시 Rhythmical한 생활이 이어져야 한다.
Apr. 13(수) :
First Loading Port가 Maputo가 된다고? Minimum Speed로 내려가란다. 근간 Unitireefer에서 오는 Cable들이 뭔가 좀 이상하다. 담당 직원이 바뀌었는가?
Apr. 15(금) :
무료한 시간을 떼우기 위해 「集字聖敎書」를 시작하다. 의욕과 함께 뚜렷한 목적이나 목표가 없는 이상 어떤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을라나?
Apr. 16(토) ;
연일 가신 어른들이 꿈에 뵌다. 故가 있는지? 궁금증이 깊어간다. Sun Tan을 시작하다. 적하지가 바뀔지도 모른다고 한다. 바뀌었으면 좋겠다.
Apr. 17(일) :
본선 승선 후 다섯 번째로 적도를 항과 계속 남하하다. 적도 해역다운 날씨가 이어진다. 이러다가 갑자기 뒤집어 놓는 것은 아닌지? 구입 후 네 번째의 새잎을 밀어내는 Selloum(?). 연록색의 보드라운 잎이 눈에 보이듯이 커가는 것이 신기하다. 아직도 몇 개의 잎이 더 나야 내 손길을 벗어날 것인가?
Apr. 18(월) :
늦게 모잠비크의 Maputo Agent와 Cable로 연락. 빨라도 25일은 돼야 접안이 되겠다고. 차라리 다행이다.
Apr. 19(화) ;
밤 늦게부터 바람이 일기 시작, Port Johns부터 Maputo까지 Gale Warning(황천경보)이 발효 중이다.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아야 할텐데-.
Apr. 20(수) :
4일째의 선탠. 따끔거리는 곳이 있다. 그래도 생각보다 Oil이 좋은 모양. 차츰 기온이 하강하고 햇살이 얇아진다. 정오 위치 남위 19도 17.7 동경 038도 33.7이다.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숙여지는 해상이 다행이다. 약 한 재를 마치다. 말린 것은 다시 대강 끓여 물 대신 마시기로 하다.
Apr.21(목) :
새벽 5시 C/O의 전화 Abb-1 최군의 발병. 복부의 통증으로 몸부림을 친다고. 진통제를 주사하고 도착 즉시 의사를 수배해 달라는 Cable을 보냈다. Speed도 올렸다. 몹시 신경이 쓰인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귀국시켜야 할 것도 같다. 병명도 모호하고 방법이 없다. 對 회사와 OCC에 대한 면목도 무시할 수 없다. 종일을 서성이며 보냈다. 19:20 닻을 내리자 마자 Pilot가 승선. 그러나 내일 아침 일찍 들어간단다.
Apr. 22(금) :
05:30시 S/B. 08:30시 내항에 묘박. 10:30시 최 군을 병원에 보내다. 그러나 환자 이외는 아무도 상륙이 안 된단다. 여기는 아프리카 동쪽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 사회주의 국가이고 우리와는 외교 관계가 없다. 불편하다. 오후 3시 의외로 맹장염이라고 연락이 오다. 오후에 바로 Operation에 들어간단다. 이상하다. 만성인가? 확인해보나 급성이란다. 아무래도 그러한 증상이 보이지 않았었는데 -. 2-3일 Waiting이라니 다행이다. 기다려보자. 출항까지 퇴원시켜 싣고 나가야 할텐데-.
Apr. 23(토) :
09:00 Agent와 VHF로 연락. Abb-3 최군이 어제 오후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경과도 좋다고. P & I Club가 없어졌으니 대신 지정해 달란다. 각사에 연락도 해야 하기에 오후에 사람을 보낸다고 했는데 오지 않는다. Telex 받고 OCC, Anglo, 대아의 표정들이 떠오른다. 중간에 내 입장이 더욱 묘하다.
Apr. 24(일) :
다시 연락, 일요일이라 Telex도 안 되지만 일단 사람을 보낸다더니 역시 헛탕이다. 아마도 Berthing(접안)해야 될 것 같다. 접안하여 작업중이던 Greece 선적 냉장선이 오후 늦게 출항하는 걸 보니 아마도 내일 새벽에는 접안이 가능할 것도 같다.
Apr. 25(월) :
오후에 Agent가 방선. Telex 가져가고 내일 새벽 역시 Berthing 한다고 했다. 달걀과 새우 그리고 약간의 배추를 부탁했는데 될는지?
Apr. 26(화) :
08:00 접안. 그러나 17:00시부터 작업 시작하다. 여기서 滿載할지도 모르겠단다. 큰일이다. 서류며 편지 그리고 두어 사람을 더 병원에 보내야 하는데-.
Apr. 27(수) :
최 군이 너닷없이 업혀서 퇴원했다. 그러나 容態가 생각보다 훨씬 못하다. 병원에서는 약도 없어 더 이상의 입원은 의미가 없으니 강제 퇴원이랬다.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다시 각사에 Telex하면서도 아무래도 염려스럽다. 송장을 치루는 것은 아닌지? 원래가 작은 체구에 가뜩이나 말라서 약한 체질인데 수술을 마치고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바로 실려 온 처지가 정말 불안하다. 특히 취사부와 기관부에 Order 했다. 다른 일 제쳐두고서라도 최 군을 보살피고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
오후 4시 반대측으로 계류하다. 부두의 하역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새우는 겨우 50kg를 구했으나 계란은 없단다. 다음 적하지가 S. Africa의 Port English가 되는 모양이다. 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선내 위원회을 소집. 주부식 문제와 최 군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다.
Apr. 28(목) :
Anglo와 대아에 최 군이 계속 승선하고 싶다는 내용을 보냈다. 정상적으로 일을 하자면 상당한 시일이 걸려야 하겠지만 본인의 간곡한 희망이 담겼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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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랑신부 예물 교환
예식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신랑, 신부 예물 교환 순서입니다."
그런데 신랑이 가는귀가 먹은 데다 긴장한 탓으로
사회자의 말을 못 들었다.
주례가 조그만 목소리로,
"여보게 신랑, 예물 교환 시간이야,
신부에게 반지를 끼워 줘."
그러자 신랑,
" 뭐라고요? 잘 안 들려요."
주례 : 반지, 반지를 끼워 주란 말이야!
그래도 신랑이 알아듣질 못하자
답답해진 주례가 손가락을
동그랗게 만들어서 반지 끼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신랑이 큰 소리로,
"아이고,
우리 어제 저녁에 했는데,
여기서 그 짓을 또 하란 말예요?
에이,주례님도
주책이 심하십니다.".ㅎㅎㅎ
가장 확실한 예물 교환인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