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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서울에서 가까운 화성으로 가볍게 발길을 옮겨보자. 경기도 화성은 바닷길이 열리는 제부도로 유명하지만, 용주사와 융건릉도 가벼운 하루 나들이로 적당하다. 특히 융건릉은 눈이 쌓였을 때 경치가 아름답다고 해서 융건백설(隆健白雪)을 화성팔경 중 제1경으로 꼽는다. 또 이번 여행 코스인 융건릉과 용주사는 조선 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사도세자의 한과 그 아들이었던 정조의 효심이 어려 있어, 역사 공부를 겸한 나들이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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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사도세자와 함께 묻힌 정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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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군, 화산 기슭에 자리한 융건릉(隆健陵)은 융릉(隆陵)과 건릉(健陵)을 합해 부르는 이름이다. 융릉은 영조의 아들이자 정조의 아버지로, 억울하게 뒤주에 갇혀 죽음을 당한 사도세자와 그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의 합장능이고, 건릉은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와 그의 부인인 효의왕후 김씨의 합장능이다. 정조는 왕으로 즉위한 후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의 무덤을 이곳 화산으로 이장했다. 사도세자의 무덤은 원래 경기도 양주 배봉산 기슭(현재의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던 것을 이 자리로 옮기면서 이름을 현륭원(顯隆園)이라 했다가, 그 뒤 사도세자를 장조(莊組)로 추존하고 다시 융릉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또 융릉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용주사를 중수해 융릉의 원찰로 삼고, 정조 스스로도 이곳을 자주 찾았다 한다. 이런 이유로 정조는 효성이 지극한 임금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죽은 후에도 아버지 곁인 건릉에 묻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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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은 보통의 다른 릉에 비해 규모가 크고, 소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울창해 산책하기에 아주 좋다.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길이 갈라지는데, 오른쪽이 융릉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이 건릉으로 가는 길이다. 양쪽 모두 500m 정도씩 걸어 들어가야 릉을 만나게 되는데, 융릉 쪽으로는 소나무 숲이 일품이고 건릉 쪽으로는 곧게 뻗은 상수리나무 숲이 멋지다. 융릉을 먼저 돌아보고 다시 건릉까지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눈 이라도 한 번 내려서 융건백설의 절경을 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 더라도 가족들과 함께 호젓하고 쓸쓸한 숲길을 걷는 낭만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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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면서 호젓한 사찰, 용주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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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을 보았으면, 가까이에 있는 용주사를 들르는 것이 좋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용주사는 정조임금이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무덤을 융건릉으로 옮긴 후, 이 자리에 있던 갈양사라는 절을 크게 고치고 이름을 용주사로 바꾸었다. 이름을 용주사(龍珠寺)로 바꾸게 된 것은, 절의 낙성식 날 정조가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꿈을 꾸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이 용주사는 융릉의 원찰인 셈인데, 원찰이란 왕릉 가까이에 있는 절로 죽은 임금의 내세를 비는 역할을 하는 절을 말한다. 정조임금은 아버지의 무덤을 융릉으로 옮기고 가까이에 있는 용주사를 원찰로 삼아 비명에 간 아버지의 넋을 위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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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는 다른 유명한 절들과는 형태가 조금 다른, 조선 후기 왕실 원찰의 형태를 잘 나타내고 있다. 우선 사찰 자체가 도로변 평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일주문 주위로 담장이 있고, 천왕문이 있어야 할 자리에 삼문각이란 문이 있다. 또 대웅전 앞이 아니라 천보루(天保樓)라는 누각 앞에 석탑이 있으며, 천보루 역시 다른 사찰에서는 찾기 힘든 회랑이 양쪽에 연결되어 있다. 또 은중경탑과 효성전이 있는 점도 다른 사찰과는 다르다. 그러나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는 다른 사찰과 마찬가지이다. 정문을 지나 삼문각 앞까지 이어지는 길과 대웅전 앞의 2층 누각인 천보루 앞의 겨울 풍경은 호젓한 아름다움을 지 니고 있다. 경내의 문화재로는 용주사 동종(국보 제120호), 회양나무(천연기념물 제264호), 금동향로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1호), 청동향로(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호), 용주사 상량문(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3호), 대웅전후불탱화(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6호), 불설부모은중경판(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7호) 등이 있다. 용주사와 융건릉을 돌아보는 코스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벼운 한나절 코스로 적당하다. 휴일날 아침에 푹 자고 일어나도 얼마든지 돌아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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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의 입장시간은 동절기인 요즘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일이다. 입장료는 어른 400원, 청소년, 어른이 200원이며, 주차료가 2000원이다. 용주사는 입장료가 어른 1000원, 중고생 800원, 초등학생 500원이며, 별도의 주차료는 없다.
융건릉 : (031)222-0142 용주사 : (031)234-0040 |
찾아 가는 길 - 자가운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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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와 융건릉으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찾기 쉽다. 경부고속도로 기흥 나들목을 나와 바로 만나는 도로에서 우회전한 뒤 다시 우회전하자마자 만나는 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하여 고속도로 밑을 지나, 고가차도를 지나 계속 직진한다. 이 일대가 삼성전자 공장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계속 직진하면 반월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도 직진에 가까운 우측 길을 택한다. 이 길을 곧장 달리면 반월교차로라고 이름 붙은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병점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좌회전하여 5분쯤 달리면 좁은 도로를 지나 병점사거리에 이르게 되는데, 이 병점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바로 만나는 병점지하차도사거리에서 84번 지방도로 쪽으로 좌회전한다. 좌회전하여 고가차도를 지나 계속 달리면 안녕삼거리가 나온다. 이 안녕삼거리에서 우측 좁은 길로 들어가서 조금만 가면 용주사가 나온다. 용주사에서 나와 갔던 방향으로 계속 가면 융건릉이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궁내동 톨게이트에서 약 1시간 정도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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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가는 길 - 대중교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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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이용해 융건릉으로 가려면 일단 수원역까지 가야 한다. 수원역까지는 버스나 1호선 전철을 이용해 가면 된다. 수원역 앞에서 시내버스 24, 24-1, 46, 46-1를 타면 융건릉까지 간다. 수원역에서 약 30~40분 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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