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경북 영주시부석면북지리,봉황산 기슭에 자리한 부석사(浮石寺)는 사시사철 여행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사찰 중의 하나이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해동 화엄종을 개종한 의상대사가 왕명으로 창건한, 화엄종의 발원지인 사찰이다.
부석사는 소개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아름다움과 무한한 깊이를 품고 있다. 부석사를 대표하는 것은 대웅전격인 무량수전과 뒤로 사과나무들을 거느린 은행나무길 그리고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전경 등을 꼽을 수 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500m 정도를 걸으면 매표소와 일주문을 지나면서 은행나무길이 펼쳐 진다. 우리나라에는 곳곳에 큰 은행나무와 은행나무길이 많이 있지만, 부석사 은행나무길처럼 운치있는 길은 찾기 힘들다.
길의 폭이 은행나무와 잘 어울리는 넓이이고, 적당히 경사진 흙길 그리고뒤에 무량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기대감 등이 어우러져, 가을이면 이 길이 마치 극락의 진입로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사실 부석사의 은행나무들은 그렇게 큰 편도 아니고 중간중간 다른 나무도 섞여 있어 샛노란 은행나무길을 기대한 초행자는 실망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 부석사의 보이지 않는매력이다.
은행나무 뒤로는 작은 사과 과수원들이 있어 가을이면 사과가 주렁주렁열린 모습도 볼 수 있다.
은행나무길을 따라 오르다 천왕문 못미쳐 왼쪽으로 부석사중수기념탑과 당간지주가 있는데, 당간지주는 보물 제255호로 지정되어 있다.
은행나무길의 끝에 천왕문이 있고, 천왕문을 지나면 범종각이 보인다. 부석사 경내의 다른 건물들처럼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있어야 할 제자리에 단아하게 자리한 범종각이다.
범종각으로 곧장 지나기 전에 양쪽의 석탑과 오른쪽의 유물전시관을 보고 가자. 큰 볼거리는 아니지만 숨을 돌리기에 적당한 곳이다.
범종각 밑을 지나면 안양루(安養樓)가 나온다. 안양루 밑의 좁은 돌계단을 올라야 비로서 무량수전에 닿게 되는데, 대가람의 무량수전에 닿는 마지막 길을 이렇듯 좁은 누대 밑을 통하게 했다는 것이 더없이 절묘하다.
안양루를 지나면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無量壽殿)이다. 무량수전은 부석사의 주불전으로 아미타여래를 모시고 있는데, 찰흙으로 빚은 소조상이며, 앉아 있는 좌상이라 흔히 소조여래좌상이라 불린다.
이 부석사 소조여래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되고 규모가 큰 소조 불상으로서 높이가 2.78미터, 머리가 0.91미터, 어깨 폭이 2.06미터이며, 현재 국보 제45호로 지정되어 있다.
무량수전은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졌는데, 안동 봉정사의 극락전이 더 오래된 목조건물임이 밝혀져 두 번째로 오래된 목조건물이 되었다.
불가의 건물들은 워낙 소실과 중창을 거듭해 건물의 연령을 어떤 기준으로 산정하는지를 정확히 몰라 두 건물이 얼마나 건립연도의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봉정사의 극락전은 규모나 형태면에서는 무량수전을 따르지 못한다.
이 무량수전은 우리나라 팔작지붕의 시원(始原)으로 알려져 있고, 주심포 기둥이 절묘한 배흘림기둥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런 내용보다도 무량수전 오른쪽의 삼층석탑(이 석탑도 보물 제249호이다) 옆에서 무량수전을 바라보면 그저 '잘 생겼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건물이다.
무량수전 앞에 석등이 하나 있는데, 이 석등도 국보 제17호로 지정된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석등이다.
무량수전을 뒤로 하고 삼층석탑 옆으로 난 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조사당이 나온다. 고려 시대의 건물로 국보 제19호이며, 조사당 안을 보면 삼면으로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 벽화 역시 국보 제46호이다. 그러나 진짜 그림은 떼어내 범종각 아래에 있는 유물전시관에 전시되어 있고, 조사당에 있는 그림은 모사이다.
조사당 건물 앞에 유리와 철망으로 가려진 곳이 있는데, 이 안에 있는 나무가 '선비화'라 불리는 나무이다. 속설에 의하면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지팡이를 꽂아놓은 것이 나무가 되었다 하는데, 이 선비화의 잎을 달여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이런 속설 탓에 사람들이 마구 잎을 따가 유리와 철망으로 막아 놓았는데, 너무 철저히 막아 잘 보이지 않는다. 정식 학명은 선비화가 아니고 골담초라 하는데,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끝으로 부석사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부석(浮石)이란 이름은 우리말로 '뜬 돌'이란 뜻이다.
돌이 떠 있다라는 말인데, 실제로 무량수전의 왼쪽 뒤로 부석이 있다. 돌이 실제로 떠 있을 수는 없고 아래 돌과 틈이 벌어져 있다.
이 부석에 대해 말하려면 우선 선묘라는 여인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선묘는 중국 여인으로 의상대사가 중국에 있을 때 의상대사를 몹시 사모했다 한다. 그러다 의상대사가 고국인 신라로 돌아오자 바다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그 뒤 의상대사가 부석사 자리에 절을 지을 때, 이 자리를 도적들이 차지하고 있어 애를 태웠는데, 죽은 선묘 아가씨가 돌을 띄우는 영험을 보여 도둑들이 도망가다 이 자리에 부석사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해서 절의 이름도 부석사가 되었고, 아직도 무량수전 오른쪽 뒤편에 선묘각이 있고, 선묘각 안에 선묘의 초상화가 있으며, 조사당 내에도 선묘의 초상화가 있다.
부석사의 입장료는 어른 1200원, 중고생 800원, 어린이는 550원이며, 주차료가 소형 3000원, 대형 6000원이다.
부석사는 글로 설명하기에 벅찬 사찰이다. 꼭 시간을 내서 가보기를. 절대 후회하지는 않는다. 사시사철 모두 좋지만 그래도 가을 부석사가 가장 아름답다. 노란 은행잎과 단풍, 그리고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석사는 경사진 터에 자리잡은 사찰이라, 매표소를 지나며부터는 계속 오르막길과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리 경사도가 심하지는 않다. 부석사에 오를 때는 가능한 한 아주 천천히 걸을 것을 권하고 싶다. 주변을 모두 둘러보며 마음을 편안히 하여 보면 부석사의 정취를 가슴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석사 : (054)633-3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