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선진국에서의 농산물 대량 생산은 현재 상당한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다. 비록 선진 기법으로 이름 붙여졌지만, 농작물의 대량 재배와 이를 위한 방법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유전자 변형 농작물의 재배와 자연의 섭리를 파괴하는 대단위 단일재배 방식을 들 수 있다.
미국의 상당수 농업 지대에서는 이제 꿀벌 보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이는 이러한 지역에서 꿀벌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평원 한 곳에는 엄청나게 넓은 지역에 피스타치오를 경작하는 농장이 있는데, 이 지역에 원래 살고 있던 꿀벌들은 다 죽어버렸다고 한다. 그 이유는 꿀벌은 계절마다 달리 피는 여러 종류의 꽃들로부터 꿀을 지속적으로 채취해야 하는데, 이 넓은 농장 지역에서는 오로지 재배하는 농작물 한 종류의 꽃만 짧은 기간 동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나머지 긴 기간을 견뎌낼 수 없는 꿀벌들이 굶어 죽게 된 것이다. 비록 미물이라고 하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비단 이 농장뿐 아니라 대량 단일재배를 하는 미국의 많은 농업 지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같다. 중부 대평원에서의 옥수수 재배 등등.
더구나 이에 더하여 사람의 노동에 대비한 농작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하여 항공 방제 방식으로 살충제를 살포하니 주변에 살고 있는 꿀벌들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는 이제 미국이 꿀벌 생존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꿀벌은 새나 곤충과 더불어 과일이나 작물이 열매나 씨를 맺을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한 꿀벌이 사라지는 환경에서는 새나 곤충 역시 살기 어렵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들이 지금 수확하는 많은 농작물과 과일들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오로지 생산성만을 염두에 둔 농산물 경작은 단일재배 말고도 유전자 변형 농작물의 재배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변형 농작물에 의한 부작용은 상당하다. 예컨대 가축들이 유전자 변형으로 인하여 체내 대장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게 된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포함된 사료를 섭취하고 장염에 걸려 죽는 경우도 있다. 사람의 경우에도 유전자 변형 농작물 섭취로 인하여 일부 화학물질 과민증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증상에는 아직도 그 치료제가 알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섭취로 인한 부작용 외에도 유전자 변형 작물은 주변의 토종 작물들의 성장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예컨대 유전자 변형 작물을 재배하자 주변의 토종 작물들이 사라지는 경우도 종종 보고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아직 유전자 변형된 작물이 인간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그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유전자 변형 작물을 확대 생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인간이 새로이 만든 유전자 변형 농작물이 주변 환경과 인간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파악한 연후에 그 생산량을 차츰 늘려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로부터 우리는 생산성 향상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대단위 단일재배나 살충제의 대량 공중 살포, 그리고 유전자 변형 농작물의 확대 재배 등은 앞으로 생태계와 인류의 건강한 삶을 크게 위협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농작물 재배 방식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검증이 이루어져 그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서기 전까지는 생태계를 확실하게 보호하며 인류의 건강한 삶을 증진시킬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농사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폴리페이스라는 미국의 한 농장에서는 농장 밖으로 분뇨와 같은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한 오염물질을 순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 자체적인 처리 체계를 갖추고, 그 처리 능력의 범위 안에서만 소나 돼지 등 가축을 사육한다고 한다. 이는 지속 가능한 자연 이용의 정신을 농사에 접목한 것이다. ‘내 몸에 이롭고, 사회에 이롭고, 지구에 이로운 일만을 하겠다’는 폴리페이스 농장주 조엘의 이 말은 우리 모두가 귀 기울여 음미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목전의 이익만 중시하는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나 자신과 이웃, 그리고 후손을 생각하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연을 보전하며 자연과 순응하는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방식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