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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만의 춘마풀코스
청명해월 박영미
2019년 10월 27일 오후 4시 51분 도착
아무것도 없을줄 알았는데 기록측정용 키패드가 인도 한쪽에 설치되어있다.삐~~15킬로이후에는 이런 기록측정키패드도 없어서 혼자서 셀카로 기록중이었는데 다행이네~~
풀코스를 완주하는 거나 하프나 10킬로나 그냥 동네 한바뀌 도는거나 근본적인 차이는 없네~~그냥 많이 기~인 산책길
어차피 처음부터 혼자였고 끝까지 혼자 남을줄 알아서인지 중간에 모두 다 사라져버려도 초조하거나 외롭지는 않았다. 주변인들이 모두 걸어도 나는 쭉 그대로 9.5분/km 속도로 달려가는 거니까 그 누구도 내 속도랑 같이 갈수는 없으니까(ㅎㅎㅎ)
이 기인 산책길의 시작은 어디였나? 가까이는 지난 1월 안미녀훈련부장님의 폭탄선언이 시작이었음
그말을 들었을때의 황망함이란? 마치 전교꼴등에게 4년제 인서울공대를 가라는 것과 같은 것
아주 예전에 포기했던 거를 그리고 이미 5년전 시도했다가 중도 포기한 기억도 가물가물한 이 시점에??? 모른척하고 대충 버티자~~다들 내가 지난 수년간 마라톤대회도 거의 안 나가는 거를 암묵적으로 아실테니
그러나 그거는 나의 오산이었네 안부장의 끈질김과 집요함과 엄청난 리더쉽은 나도 모르게 저절로 각종 대회를 신청하고 신청하니 연습하게 되고 참가하니 완주하게 되었다
참 ~~새삼 선생의 중요성을 알게 되네(좋은 선생은 제자들의 인생의 길을 바꾼다더니~)
생각해보니 기억에 남는 대회가 2월에 참가한 고구려 대회~~오랬만에 참가한 마라톤대회라서 긴장했는데 훌륭한 동반자인 김경희 선배약사님과 함께 달려서 하나도 힘들지 않아서 나 스스로도 놀랐던 아 그래서 다들 같이 동반주를 하는 구나~~하고 10년만에 큰 깨우침을 주었던 대회
그 후에는 지난 9월의 무더운 송도 하프대회~~여기는 솔직히 하프대회를 5년만이라 대회 2주전부터 재발 큰비나 태풍불어서 대회 취소되기를 바랐는데 내 소망과는 정반대로 너무나 화창해서 ~~동반자님 아니었으면 포기했을 대회
그나마 그날 무릎에 해본 테이핑덕에 아~~테이핑이 이런 엄청난 효과가 있구나 하는 큰 거를 배운 대회 그리고 가방에 가져간 영양제들을 순서대로 먹어보니 하프를 달려도 머리가 안 아프다는 임상실험이 성공해서 기쁜 대회여서 기억이 남
그런데 너무 힘들어서 나에게 풀코스는 아직 무리가 되겠다는 들었던 대회
아 그 대회 후 서울마라톤대회도 특별했음
동반자 없이 혼자서 하프를 해야 되서 너무 긴장하고 그 대신 안하던 연습도 주2~3회는 나가서 연습을 무리해서 막상 대회전날 발목이 아파서 출발 마지막 순간까지 10킬로 뛸까 하프 뛸까 고민했던 대회였는데 ~~막상 출발하고 보니 서울시내 길이고 또 한강변이라서 너무 볼거리가 많고 한적한 코스라서 심적 부담이 적었던 대회 그리고 테이핑을 무릎과 발목에 제대로 하고 영양제를 완창 챙겨가서 3~5킬로마다 철분제,마그네슘,옥타코사놀,에네지젤을 순서대로 잘 먹으면서 몸보신하면서 잘 뛰었던 대회였음
그래도 그 대회를 무난히 뛰어서 자신감이 쥐똥만큼 생긴 대회였음 .참 그대회도 안부장님이 소개해서 알려 준거네 역시 선생이 중요~~
춘마를 남겨둔 2주간에 시간은 다가오고 연습은 잘 안되고 그래도 뭔가는 해야 될 것 같아 약국 근무시간 중에 2~3시간동안 유투브 보면서 스트레칭을 계속 했던게 마지막까지 덜 지루하게 보낸 것 같아서 역시 배움을 늘 진리~
춘마 1주일전 부터 탄수화물과 수분섭취를 늘리라는 선배님들의 조언대로 아침은 빵, 저녁은 고 탄수화물 식품 먹고 수분도 따뜻한 물 1.5리터에 둥굴레 1조각 우려서 먹으며 걱정과 고민계속 ~~잠을 자다가도 가위에 몇 번을 눌리면서 왜 풀코스 신청했을까? 안 갈수 있는 핑계거리가 없을까? 등등 그러던 중 문득의 깨달음이 왔다. 5년전 에도 중간다리에서 넘어서 갔는데 지금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고 뭘~~하다 힘들면 그만두고 버스타면 될 일 이러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
2019년 10월 27일 새벽5시
막상 그날이 되고 보니 쬐끔이라도 덜 긴장되고 더 자려고 했는데 우황청심환과 청왕보심단,멜라토닌까지 먹었으나 결국은 비몽사몽 거의 가수면 상태로 아침~ㅠㅠ
아침은 죽과 밥으로 잘 먹고 아침약 공진단 1/4환,훼마틴1개,리퀴드씨엠1개,헤모마임1개,타이레놀 1알,바이탈업1개 먹고 안부장의 지도로 무릎,발목,종아리,골반까지 테이핑완료
복장은 달인약 티셔츠와 겉에 입을 얇은 시스루티와 그날산 브룩스바람막이, 바지는 짧은 레깅스와 마라톤바지~~
7시~8시30분
대회장까지 차로 이동중 깊은 수면 (꿈에서는 마라톤 다 끝났음~~꿈 깨고 얼마나 황당하던지)도착 후 사진 찍고
대회조직위에서 하는 준비운동 30분간 스트레칭 ~~이게 참 지난 대회에서 젊은 크루들 따라서 해보니 긴장도 풀어지고 좋은거였음 역시 사람은 스승들의 말을 꼭 듣고 실천해야됨 (그동안 선배님들이 그렀게 하라고 했는데 한번도 안함)
9시 25분~~헉 벌써 F조 출발하라고??? 허겁지겁 거의 꼴찌로 출발 (어차피 꼴찌이지마 늦게 출발하면 더 지루한데~~출발부터 삐그덕)
처음 5킬로 구간은 예전 그대로 안 좋은 코스 언덕빼기~~10년전 처음 춘마 10키로 도전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근데 왜인지 알고 있으니 덜 힘드네, 경치도 보고 사진도 찍으며 가야지. 어차피 하루종일 가야되니까
10시 07분 5킬로 도착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 근데 주변에 벌써 마라토너들이 사라지고 있네 늘 느끼지만 참 빠르다 남들은
10시 59분 10킬로 도착 경치가 참 아름다운 구간~~춘천호수가 보이는 구간을 사진 찍으면 감상하며 아~~가을이 이런 거구나
평소에는 단풍이 보이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데 참 잘 보이네~~너무 천천히 가서 그런가? 하프 참가자들이 참 빨리도 와서 다들 열심히 턴해서 가네~~나도 벌써 1/4이 왔네
10키로 지점에서 훼마틴 1개 먹음,에네지젤도 먹음
11시 45분 15킬로 도착 춘마중에 경치가 제일 멋진 구간 이자 피크닉런너들의 천국~아름다운 러닝코스,물론 러너들도 별로 없으니 방해도 안됨.서로 사탕도 나눠 먹으며 사진도 찍어주며~진정한 달리미들의 공간,앞서간 분들은 모르는 우리들만의 낭만적인 시간들~~15킬로지점에서 리퀴드씨엠1개,헤모마임1개 먹음, 1/3왔네 별로 안힘드네~~
12시 44분 20킬로지점도착-드디어 먹을거 발견,초코파이 2개먹고 2개챙김 소중히 (이거는 안먹고 간직했다가 집에 모셔두었음-기념품) 지난 5년전에도 갈등의 지점이었고 다시 갈등의 시간과 지점이 되었음.지겹네 쬐끔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간간히 노래 부르며 응원하던 팀들도 다 사라지고 이제 진짜 혼자 가양되는데~~어쩌지???아름답고 신비한 신미다리를 사푼히 건너서 집으로 가버릴까??주변에 보니 대부분 신미다리 건너서 다들 집에 가는데~~초코파이를 길바닥에 앉아서 천천히 먹으며 다리가 아픈지,쥐나는지,머리아픈지,심장은 괜찬은지,호흡은 괜찬은지 온갖 자가검진을 해보니 ~~아픈데가 없어~~핑계거리가 없네 아직 1시도 안되었고 오후에 할 일도 없고~그래 날씨도 좋은데 그냥 더 가자 ~~20킬로지점에서 훼마틴,바이탈업,헤모마임1개 먹음/여기부터 기록판과 사진사들 철수/기록없음
1시 46분 25킬로지점도착-음료제공하던 장소들이 철수시작하고 교통통제는 풀려서 고속도로를 갓길로 천천히 걷었더니 시간이 많이 걸렸음~그래도 마라톤 참가자인데 하면서 뛰기 시작.주변에 아무도 없고 갓길위험해서 자전거길로 달려감,25킬로지점-리퀴드씨엠1개,훼마틴1개 먹음,초코바 먹음
2시 37분 30킬로지점도착-25~~30킬로 코스는 많이 위험한 코스였음,엄청나게 긴 다리와 엄청큰 댐위를 갓길로 가야되다니 큰 버스,트럭을 쌩쌩달리고 누가 춘마가 안전하다고 했는지~~아고 위험해라~~달리다가 심장마비가 아닌 교통사고를 더 걱정해야되다니 ~~그래도 소양감댐은 장관
30킬로에 오니 다 온 느낌~~3/4지점,여기부터는 앞쪽에 마라토너 한분 계셔서 계속 그분뒤를 쫒아옴.그분이 내가 오는지계속 지켜봐주심,고마운 분이었음.30킬로 지점 훼마틴,바이탈업,먹음,약간 두통생김~그래도 견딜만함
3시 31분 35킬로지점 도착-높은 산을 내려와 평지에 도착 드디어 인도가 나와서 덜 위험해짐,근데 간간히 제공하던 물이 없어짐/손에 쥐고 있던 소형물통 없었으면 어쩔뻔 했는지
35킬로지점-배고파서 챙겨온 초코바와 훼마틴,리퀴드씨엠,중간에 피크닉러너가 주신 각설탕모양의 탄수화물 먹음
4시 40분 41킬로지점 도착-이현아빠 발견/산에 다녀와서 쥐났다고 벤치에서 앉아서 기다림~~아니 5킬로 전방에서 기다려야 되는 거 아니냐는 내 잔소리에 편의점에 가서 콜라 사다줌
콜라 마시면서 마지막 1킬로 더 달림
오후 4시 51분~~도착, 그래도 오후 5시이전에 들어오는게 목표였는데 도착해서 다행.너무 천천히 와서 인지 힘들지도 않고 별 감동도 그냥 그냥~
근데 닭갈비 집에서 기다리시던 달인약 선배님들이 너~~무 큰 환영을 해주셔셔 어리둥절~~??솔직히 너무 늦게와서 미안했는데 ~~주변에 가족들과 친구들도 너무 감동해서 더 어리둥절??하도 오랬동안 달인약 속에 있어서인지 나보다 더 다른 사람들이 감동해서~~왠지 많이 미안했음
나의 감상은 생각보다 더 시간이 걸리네~~ 생각보다 덜 힘드네~~생각보다 길이 더 위험하네~~메달은 예쁘네
춘마후 2주동안 ~~내가 아는 모든 이에게 자랑은 덤
*마지막으로 늘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신 달인약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그리고 부족한 선배를 위대한 리더쉽으로 결국 춘마완주를 하게 이끌어준 우리의 안미녀 훈련부장님께 완주의 공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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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나름 준비가 대단하고 훌륭했네요.
여유도 좋았고.
10km 지점에 왔을 때 아직도 30km를 가야 하네가 아니고
벌써 4분지 1이나 왔네 하는 긍정적 사고가 중요하지요.
나는 풀코스 완주가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하고 만류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완주할 줄 알았으면 내가 페이스메이커 노릇 해 줬으면 딱이고 칭찬도 받았을텐데.
후회가 되고 아쉽네요.
올 송도마라톤 골인 직전
ㅋ 이제서야 제대로 읽었네요~
한번 더 뛸 각이네요^^
러너들끼리 서로 사진 찍어주기 ㅎㅎ
잘 읽었습니다. 기~인 산책 길! 나름 걱정과 준비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쬐금 더 걸리고 덜 힘들고 메달이 예쁘다는 감상! 함께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