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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정면승부] "만성흡입독성실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억울함 풀어줘야"
- 애경, 남아 있는 문제의 제품 보내주면 다른 제품 보내주겠다고... - 피해자 등급 매겨질 때부터 불만인 상태 - 4등급에서 폐 섬유화 질환 앓다 두 명이 사망 - 보상은 가해기업 구상권 청구가 전제 - 정부, 소송에서 이길 것 같은 피해자만 지원하고 있어 - 수백 명의 사망자와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이게 왜 살인이 아닌가? - 만성흡입독성실험 통해 피해자들 억울하지 않도록 해야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4월 26일 (화요일) ■ 대담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이은영 씨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사건이 발생한지 5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14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요. 피해자 대부분은 영유아나 임산부였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검찰 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은 여전히 분노가 가시지 않고 있는데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의 이은영 씨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이은영 씨(이하 이은영)>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이은영 씨도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이신 거죠?
◆ 이은영> 네, 저도 피해자입니다. 제 아이랑 같이 피해를 입었고, 제가 사용한 제품이 애경에서 나온 ‘가습기메이트’이고요. 그걸 사용하고 나서 천식이라든지 비염, 기관지염, 폐렴 같은, 간단하게 말하면 상기도 질환이라고 하는 것이 발병했고요. 그 외에도 심장도 안 좋고, 자가면역질환까지 앓고 있는 상태입니다.
◇ 최영일> 그러면 지금 본인과 아이들 모두 고통 받고 있는 상태이신 거네요?
◆ 이은영> 네.
◇ 최영일> 앞서 언급하신 제품을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이은영> 애경에서 나온 가습기메이트라고 CMIT와 MIT가 들어가 있는, 그런 성분의 제품이에요.
◇ 최영일> 네, 문제가 되고 있는 제품인데요. 해당 업체로부터 보상을 받으신 바가 있습니까?
◆ 이은영> 업체로부터 보상을 받은 적은 없고요. 그런 적은 있어요. 사용했던 가습기메이트가 남아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 최영일> 업체에서요?
◆ 이은영> 네, 그러더니 그 제품이 남아있는 것을 보내주면 자기들이 애경 제품 중에서 조금 챙겨서 보내주겠다, 보내주실 수 있냐?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그 말을 듣고 들었던 생각이, 아니 이게 피해 증거품이잖아요? 저희의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정말 구하기 힘든 증거품인데, 그런 증거품을 왜 달라고 할까, 참 이상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죠.
◇ 최영일> 아, 업체의 제의를 들으셨을 때 당장 이상하다는 생각부터 드셨군요?
◆ 이은영> 네.
◇ 최영일> 그런데요. 지금 많은 피해자들이 나왔는데, 정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운데에서도 등급을 매겼다고 하더라고요. 이 등급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 겁니까?
◆ 이은영> 쉽게 말해서 5단계로 나눠 놨는데요. 그게 가능성 확실, 높은, 낮음, 없음, 판정불가, 이런 식으로 5단계로 나눠져 있고요. 그런데 이 기준에 대해서 피해자들의 불만이 많은 상태로, 등급을 받은 날로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 최영일> 등급은 언제쯤 매겨졌습니까?
◆ 이은영> 등급은 2014년 3월인가 4월 달에 피해자들이 모두 등급을 1차로 받은 거죠.
◇ 최영일> 그러면 등급이 매겨지고 2년이 좀 넘어가는 상황인데요. 그러면 이은영 씨와 자녀분은 몇 등급을 받으셨어요?
◆ 이은영> 저와 제 아이는 4등급을 받았어요.
◇ 최영일> 그렇군요. 그런데 피해등급이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1~2등급이 심각한 중증 아닐까? 그 이후는 경증으로 내려가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기가 쉽거든요. 그런데 3~4등급 피해자 중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 이은영> 사실이고요. 흔히 언론에서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고, 정부에서도 계속 언급하는 게 1~2등급 이야기를 하고, 폐 섬유화, 이런 이야기를 강조하면서 여태까지 시간이 흘러왔는데요. 3~4등급 피해자도 1~2등급처럼 중증과 경증이 존재하고 있고, 그리고 작년과 같은 경우에는 4등급에서 폐 섬유화 질환을 앓고 계시다가 두 분이 사망을 하셨어요. 그런데 이게 또 문제가 뭐냐면, 정부에서는 4등급 사망자 피해자 관리를 신경을 안 쓰고 있다는 거예요. 저희가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그것에 대한 책임이라고 할까, 필요성을 잘 못 느끼더라고요. 문제제기를 해도요.
◇ 최영일> 2년 전에 등급을 매길 당시에도 불만이 많았다, 앞서 이렇게 표현하셨잖아요? 어떤 불만들이었습니까?
◆ 이은영> 이 등급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고요. 지금도 정부에서 폐 섬유화가 기준이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고, 계속해서 말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데, 저희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바로 그거예요. 폐 섬유화가 기준이라고 하는데 3~4등급에도 폐 섬유화 환자가 있고, 1~2등급에도 폐 섬유화가 있어요. 그런데 그거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저희한테 어떻게 설명을 하냐면,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서 나온 것이다, 이렇게 그냥 전문가 쪽으로 이야기를 돌려요. 제대로 된 설명을 해서 피해자들에게 납득을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요. 등급 관련해서 약간의 설명, 각 등급별로 나눈 것이 대한 설명만 있고요. 그냥 본인한테 해당하는 설명은 가능성 있음, 없음, 이거 한 3~4줄만 있었어요.
◇ 최영일> 그러면 지금 자제분들과 같이 4등급이신데요. 1~2등급에 대해서는 정부가 피해 보상을 한 게 맞습니까?
◆ 이은영> 보상을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고요. 그런데 그 보상이라는 게 저희가 생각할 때는 이게 보상인가? 이런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어요. 그러니까 피해자가 병원 치료라든지 해당되는 치료를 하고 나서 그 비용을 청구하면 지원을 받아요. 또 사망자 같은 경우는 장례비 같은 것을 지원 받는데, 이게 전체적인 것은 가해기업한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게 전제로 된다는 거예요. 그렇게 된다면 정부에서 나가는 돈이 사실 아니라는 것이거든요. 가해기업한테 도로 받아낼 것이기 때문에, 사실 그런 생각도 해본 적이 있어요. 어차피 정부가 구상권을 청구할 거라면 피해 범위를 조금 넓혀서 피해를 지원을 더 해주고, 그거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정부에서 해주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피해자 입장에서는 많이 했고요. 한 마디로 그런 거예요. 정부는 어떤 식으로도 정부의 돈이 나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하고요. 결과적으로 하여튼 구상권 청구가 전제예요.
◇ 최영일> 그러면 어쨌든 정부는 지금 1~2등급에 대해서만 치료비용이나 장례비용을 지출하나요? 아니면 3~4등급도 해당이 됩니까?
◆ 이은영> 1~2등급한테만 그런 비용이 지원되고요. 3등급은 1년에 한 번 모니터링이라고 해서, 저희가 피해 신고를 하면서 받았던 검사 절차를 1년에 한 번씩 더 해주는 거예요.
◇ 최영일> 4등급은요?
◆ 이은영> 4등급은 아무 것도 없어요.
◇ 최영일> 아, 4등급 이하는 아무 것도 없다, 3등급은 1년에 한 번 검사, 1~2등급만 치료비 청구와 장례비를 받아주는군요?
◆ 이은영> 네.
◇ 최영일> 그러니까 이게 보상이라고 피해자들이 인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 이은영> 무리가 있는 거죠. 왜냐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 방향이라든지 폭을 좀 넓혀주는 선에서 이게 진행이 되고 있다는 느낌 보다는,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것은 소송에 들어가야 하잖아요? 소송에 들어가야 하다보니까 정부에서는 정말 될 사람들한테만, 확실한 사람들한테만 지원을 해야 되겠다, 이런 모습이 너무 강하게 비쳐져서, 이게 정말 지원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굉장히 부족하고, 뭔가 안 맞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 최영일> 네, 어쨌든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족 중에 누군가 사망을 한 경우도 있고요. 가족들이 몸이 아픈 경우도 있고, 생계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도 한데요. 지금 비용이라고 하는 것이 치료 비용, 장례 이런 쪽이니까 보상이라고 하기에도 한계가 있어 보이는데요. 책임 소재가 분명히 있을 텐데 말이죠. 지금 살인죄 혐의 적용은 어렵다, 이렇게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까?
◆ 이은영> 지금 분위기는 그렇게 나오는데, 제가 정말로 되물어서 여쭤보고 싶어요. 수백 명의 사망자와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또 생존자는 앞으로 계속해서 고통이나 치료를 받아가면서 살아야 하거든요. 그러면 이 생존자들, 유가족들은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그 고통들이 정말 이건 고의적이든 아니든 이건 명백한 살인이라고 보여지고요. 저희가 어떤 큰 사건을 볼 때, 이게 의도가 있냐, 없냐를 많이 따지기는 하는데, 만약에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하면 그 사람을 살인자로 보는지, 살인자로 안 보는지, 그 기준을 여기에는 왜 적용을 못하는지, 진짜 피해자가 너무나 많잖아요? 사망자도 많고, 생존자들은 그 고통, 신체적인 피해를 입은 것을 계속 가지고, 관리하면서 살아간다는 게 현실적으로 굉장히 쉽지 않거든요.
◇ 최영일> 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지금 살인의 의도성 이야기도 꺼내셨습니다만, 정부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늦장 대응을 해왔고요. 그렇다면 그 시간 동안 기업 측의 조작이나 은폐 가능성, 있다고 보십니까?
◆ 이은영>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조작이라든가 은폐라든가 이런 게, 솔직히 말씀 드려서 정말 없었길 바래요. 정말로 없었길 바라고 있고요. 이 나라 국민으로서 5년간 피해자로 살고 방치되어 오면서, 앞으로 이렇게라도 사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는지, 이렇게 고문 받는 것처럼 사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여기면서 살아야 하는 건지, 이 사건의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정말 가습기 사용자라는 특징들이 있어요. 장기적 흡입을 했다는 특징이 있거든요. 계절별로 사용을 했기 때문에요. 그런 것을 고려해서, 만성흡입독성실험이라는 게 있어요. 장기적 피해자들이 흡입을 했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실험을 꼭 해서 제대로 된 기준으로 피해자들을 지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제일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