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2
-2011. 1. 14. 금
그간 읽은 책으로는 김상태가 쓴 <도올 김용옥 비판>이 있다. 혹독한 비판과 인신공격이 아울러 있으나, 이른바 개인 비판서들은 일반적으로 양서가 아니다, 아마 이 책도 그럴 것이다. 함석헌 비판 서적들에서도 그런류의 심한 인신공격성의 예를 찾을 수 있다. 한편 김경재 교수는 김용옥을 극구 칭찬해 마지않는다. 반면 재야학자 이중재는 그를 크게 비판한다.
개리 레너드의 <우주가 사라지다>는 이른바 기적수업에 관련된 영성 관련서적이고, 독특한 세계관을 기이한 경험을 곁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는 스폴딩의 <초인생활>처럼 신비한 류의 저작이고, 또한 아울러 제인 로버츠의 <세스 매트리얼>이나 그밖의 이외수도 한다는 채널링이나 근래에는 닐 도날드월쉬의 <신과 나눈 대화>라거나, 읽지는 않았지만 영매라는 반 프라흐의 <천상의 대화> 혹은, 역시 읽지 않았으나 스와미 라마의 <히말라야의 성자들> 등이 관련이 있을려면 아마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우주가 사라지다>에서는 크리스찬 사이언스라거나 뉴에이지라거나 몰몬교라거나 그밖의 여러 영적 종교적 경향에 대한 비판 및 해설이 들어있고, 힌두사상이라거나 윤회사상에 관한 언급이 나오는데, 무엇보다 예수와 성령을 주되게 언급하고 있으며, 대화의 당사자는 도마와 바돌로매의 현현(승천한 스승이라 불렀던 것 같다.)에 의존하고 있다. 주제는 참된 용서에 관한 언급들이다.
또한 레셰크 코와코프스키의 <위대한 질문>과 필립 스톡스의 <100인의 철학자 사전> 크리스토퍼 해밀턴의 <일생에 한번 내게 물어야할 것들>, 그리고 이동희의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철학이야기>는 말 그대로 재미있는 철학자에 얽힌 얘기들이다. 그들 철학자들의 고난과 지난한 삶들, 철학들의 얘기다.
한편 클리프턴 패디먼, 존 S. 메이저의 <평생독서계획>은 명저 중 하나라고 생각되며, 이와 유사한 책들로는 제임스 기어리 <인생의 급소를 찌르다>, 데이비드 덴비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 차기태 <고전, 내 마음의 엘리시움>, 기하라 부이치 <명품고전 50>, 제인 글리슨 화이트 <내 영혼을 파고든 소설 50>, 강대진 <고전은 서사시다>, 잭 캔필드 게이 헨드릭스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마이클 더다의 <마이클 더다의 고전읽기>, 크리스티아네 취른트 <사람이 읽어야할 모든 것, 책>, 그밖에 김탁환이나 박정희, 애덤 잭슨 등의 예들을 들 수 있다.
오아시스같은 상큼함이나 청량함, 또는 아련한 감상에 가끔 젖게 하는 윤대녕의 산문집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은 작가의 생활이 녹아들어 있는 듯 감칠 맛이 나는 책이다. 그는 이제 쉰살이 된다.
기적수업이나 철학서들 그리고 윤대녕의 산문집, 패디먼의 평생독서계획, 또 도올비판서 외에 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랜드의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노엘 보탐의 <쓸모없지만 유쾌한 지식의 발견>, 또 야무차의 <철학수학>, 이만군의 <원리로 보는 역사와 철학>, 또 그밖에 김기협의 <망국의 역사>를 읽었는데, 이 망국의 역사에서는 뉴라이트 정치그룹의 등장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마미치 도모노부의 <단테신곡강의>는 명품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며, 다 읽지는 못했으나 꼭 다시한번 더 읽어 완독을 해내고 싶은 명저다.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곰브리치 세계사>는 매우 재밌는 책으로 후반부 말미에는 다음의 얘기가 있다. 즉 '당시나 지금이나 일본인들은 세계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학생이다.'
다읽진 못했으나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제임스 루벤스타인의 <현대인문지리>와 캐스린 래스키의 <내게 금지된 책들>이 있다. 한편 대충 훑어본 책으로는 일본인 저자가 쓴 속독법에 관한 몇권의 책과 정원식회고록 또 석주명전기가 있다. 석주명전기는 오래전 읽었으나 신간이 눈에 띄어 봤더니 그의 말년의 삶이 비극적이어서 조금 개탄스러웠다. 아쉬운 것은 내 기억에 그의 말년에 대한 기억이 말끔히 지워져 있더라는 슬픔과 놀라움.
기자 출신의 여류 저자가 쓴 <못난 조선>은 못난 자화상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성찰내지는 토로일텐데, 많은 객관적 연구와 학습 결과및 데이터가 제시돼 있다. 아무리 잘났다고 자화자찬 해봐야 못난 자화상의 씁쓸한 변명 내지는 썰렁한 허구가 느껴질 뿐인 자화상일 것이라는 얘기인 듯. 다 읽지는 못했다.
한편 알렉스 로스의 <나머지는 소음이다>는 900페이지에 달하는 무게와 평론가의 글이라는 중압감에 감히 읽지를 못하고 한달 여를 뒹굴다, 오늘에서야 손에 잡혀 서문만을 읽었다. 마침 또 써야할 곡들이 밀려 있어, 앞으로 이 책을 무사히 잘 읽어 낼지는 극히 의문일 따름이다. 그러나 설사 900페이지에 달한다 하더라도 일단 읽혀지기 시작하면 아마 머지않아 조금씩 읽힌 후 마침내 다 읽혀지지 않을까.
<나머지는 소음이다>외에 읽어야 할 책으로, 이수영의 <미국의 좌파와 우파>, 앙드레 버나드의 <제목은 뭐로하지>, 나종면의 <선비를 따라 산을 오르다>, 라라 브로잉 헨더슨의 <발성훈련의 길잡이>, 알렉산드르 쿠프린의 <결투>, 스콧 맥나이트의 <예수신경>, 그리고 하비 콕스의 <종교의 미래>가 있다. 이중 종교의 미래는 이미 부분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정독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끝으로 윤대녕의 책에 '40까지의 삶이 텍스트, 그 이후의 삶은 그에 붙은 주석'이라는 말이, <못난조선>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의 '단어는 사고의 집'이라는 얘기가 인용되며, 패디먼의 책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우리는 모두 고골리의 외투에서 나왔다' 라는 얘기가 나오며, 아울러 '모든 미국 현대 문학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 베리핀>이라는 책 하나에서 흘러 나왔다'라는 헤밍웨이의 말이 나온다. <단테신곡강의>의 '이마고 데이'는 '신의 형상'을 말하고, 이동희의 철학서의 한나 아렌트에 나오는 '아모르 문디'는 '세계사랑'을 말한다.
<단테신곡강의>에서는 '진정으로 공부하고자 한다면, 한 권의 책에 주석을 붙이는 일부터 시작하라'는 모토오리 노리나가의 글이 언급된다. 또 '단어는 사고의 집'이라는 말에 대해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얘기가 있다. 역시 이동희의 저서에 포퍼와 비트겐슈타인이 설전을 벌인 얘기가 나오는데, 포퍼는 철학적 문제가 실재한다고 보는 반면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적 문제란 언어적 유희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둘은 심각하게 대립하여 설전을 벌이는 얘기다. 비트겐슈타인은 교수생활을 '살아있는 죽음'이라 묘사했다. 한편 패디먼의 책에 로버트 프로스트의 '문학은 지리로부터 시작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칸트는 지리를 좋아하여 오직 책을 통해서만 세계지리를 연구하여 그 강의를 즐겨했다는 얘기를 읽은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