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일하는 한 직원이 홍콩을 여행했다. 여행 중 짬을 내어 '커핑 룸'에 들러 커피를 시음했다고, 가볍게 볶은 연한 커피를 마시며 그 향과 맛에 취했다고 한다.
4년 전 또 다른 직원이 커피 여행 차 홍콩에 가 그 카페를 찾았다. 그녀 역시 그 곳에서 맛있고 독특한 향미가 있는 커피를 맛보고 커피의 세계를 확장했다고 했다. 그녀는 몇 종의 원두를 가져왔는데 그 때 '수단 루메'를 처음으로 맛보았다. 그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그 어디에서도 맛 보지 못한 내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이었다. 작년에 한 생두 도매상이 컬럼비아에서 재배한 '수단 루메'를 키로당 5만원에 팔기에 1키로를 구매해 두가지로 볶아 맛을 보았다. '커핑 룸'의 원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 번에 홍콩을 여행한 직원도 에티오피아 게샤 커피를 가져왔다.
Gesha village 2019 lot 78
oma, gesha1931, natural
passionfruit, yellow peach, coffee blossom
봉투를 열어 원두를 보니 황갈색이다. 아주 연하게 볶었다. 애그트론 수치가 70을 넘을 것이다. 하리오 드립을 해서 맛을 보았다. 아주 향기롭다. 커피 꽃의 향이 가득하다. 신맛이 꽤 있으나 아주 부드러워 저항감이 없다. 연하게 볶았으나 단맛도 꽤 많이 느낄 수 있다. 단지 쓴맛이 없다.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립해 잔을 내밀며 '어떠냐?'고 물었다면 대답을 잠시 망서렸을 것이다. 커피라기 보다는 차에 가까웠다. 허브차처럼 향기로우니. 그러나 커피 꽃의 향이 있고 커피아니면 있을 수 없는 그 어떤 커피의 맛이 있어 망서린 끝에 '에티오피아 커피 아니냐?'고 물었을 것이다. 정말 차와 같다. 차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아마 각광을 받을 것 같다. 허브차보다는 한결 비싸겠지만.
그러나 나 보고 볶으라면 좀 더 볶을 것이다. '이런 커피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에는 좋은 볶음이지만 나는 밸란스, 하모니가 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다. 건초의 향이 남아 있어 마신 후 속이 약간 메스꺼워지는 단점도 없을 것이다.
그들도 그리 생각할런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자유롭지 못하다. 그들은 뚜렸한 지향점이 있고 그것을 잘 지키고 있다. 그들이 지향하는 곳, 즉 독특한 생두를 찾아 그 생두의 독특한 향미를 맛보게 하는 철학이 봉투 뒷면에 쓰여 있다. 작어도 그 사명을 다하는 점에서는 100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Cupping Room Coffee Roasters is an award-winning small batch specialty coffee roastery located in Hong Kong.
We offer coffees that are freshly harvested to ensure the most vibrant and transparent flavours possible. We love coffees that have great aroma, sweetness, and clean acidity; We do this by sourcing only from the best coffee farms around the world, purchased through our relationships with producers directly, or sourced with our green buyer who shares our aspirations for quality.
Each coffee has its unique characteristics, influenced by its terroir, variety, and processing conditions. Paying attention to these traits in green coffee, we roast each coffee uniquely aiming to highlight each coffee's finest qualities, like how we would for competition, so you can Brew like a Ch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