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8월 26일 휴스턴 서울교회 최영기 목사님이 교회를 은퇴하시면서 마지막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소개합니다.
오늘 휴스턴 서울 교회 담임 목사로서 마지막 예배를 드립니다.
저와 아내는 화요일에 휴스턴을 떠나 한국에 가서 1년을 지냅니다. 후임 목사님이 교회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자리 잡도록 앞으로 저는 1년 간 성도님들과의 관계를 끊으려합니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만나지도 않고, 이메일 교환도 않고, 나눔터에 글도 올리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1년 후에 평 교인으로 복귀할 생각입니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는 원로목사가 은퇴 후 살던 지역을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로 목사의 영향력 때문에 후임 목사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원로 목사도 아니고 후임 목사에게 영향력을 끼칠 의사도 없기 때문에 휴스턴을 떠나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1년 후 무작정 돌아오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옆에 있을 때 후임 목회자가 불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불편한 정도가 사역에 지장을 줄 정도라고 판단되면 휴스턴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돌아왔다가도 다시 떠날 것입니다.
제가 돌아오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울 교회가 가정교회 선두주자 역할을 계속 감당하기 원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휴스턴에 있게 되면 좀 더 많은 목회자들이 연수를 오게 될 것이고, 이분들이 와서 보고, 듣고, 관찰한 것을 제가 경험한 것에 기초하여 설명해주면 연수가 더 알차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휴스턴에 돌아온 후, 평 교인으로서 사역이 주어진다면 순종함으로 수행하겠지만, 저는 교회 문제에 전혀 간여를 않고, 교회 문제 의논 상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예수님을 담임 목사님으로 모시고, 자신을 부목사로 생각하며 그분을 섬겨왔습니다. 이제 그분이 저를 은퇴시키고 휴스턴 서울 교회에 새로운 담임 목사를 세우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 문제에 끼어든다는 것은, 주님이 정해주신 영역을 벗어나는 짓입니다.
저는 돌아와서 목자로 섬기고 싶습니다. 순수 VIP로 이루어진 목장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출타가 잦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가 돌아가는 VIP들이 많은 목장에서 초청해 준다면, 그 목장에 소속되어 목자 목녀의 영혼 구원 사역을 돕는 동역자가 되어주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