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명리 간명을 인간 대신 할 수 있을까?(자미두수연구카페에서)

[소강]

지관ㆍ충남대 평생교육원 강사
한 국 인 생 경 영 연 구 원 원장 이상규

갑을당에서 만든 책 중에서 컴퓨터 만세력이란 책이 있습니다. 지금은 핸드폰에 앱을 깔아 사주를 뽑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한 20년 전만 해도 사주를 보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책이 만세력이었지요. 현재도 사주를 공부하는 분 들 중에 만세력 한 권 서가에 꽂혀 있지 않는 분은 없으실 걸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정확한 명조를 뽑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예전에는 만세력이 조판도 활자인데다 지금처럼 글씨가 시원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정확한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애로가 많았습니다. 이 때에 정확성을 강조한 느낌이 확 오는 녹평 김상연 선생의 컴퓨터 만세력이란 책 제목은 컴퓨터로 정확하게 계산된 인상을 주어 구매의사를 확 느끼게 만드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컴퓨터 만세력이 오늘날의 컴퓨터는 아니니 어디까지나 책인 겁니다.
오늘에 와서 핸드폰이 단순한 전화가 아니고 고사양 컴퓨터급인 시대가 도래하여 앱을 깔고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으면 시간과 공간의 구애 없이 인터넷에 접속해서 일을 처리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주도 인터넷으로 간단히 확인할수 있고 자미두수의 경우에는 명반포국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지요. 더욱이 컴퓨터가 발달을 거듭하여 인공지능이 사람을 능가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바둑의 천재인 이세돌 9단에게 4승을 하였습니다. 이세돌9단이 거둔 승리가 대단한 것이라 평합니다. 하지만 이 일이 2016년의 일이니 2년 정도 지난 지금은 이세돌 9단도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하네요. 이런 시대의 편리에 감탄하다가도 머리 한 쪽으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생각이 '이러다가 인공지능이 명리를 인간 대신에 감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지금의 과학속도를 보면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해서 사주를 감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1994년에 번역에 착수한 승정원일기는 지금까지 전문가가 번역한 양이 전체의 20% 정도만이 번역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맡겨 정확도 70%의 수준으로 초벌번역하고 전문가가 감수한다면 2062년경에야 번역이 완료되리라 예상되는 시간을 30년이나 앞당길 수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경탄해 마지 않는 내용입니다. 초서로 된 승정원일기를 선대의 한학자가 해서로 정서한 것을 감수하여 겨우 시작한 사업인데도 거의 70년 세월이 드는 것이고 실제로 25년간 오분의 일 정도 번역한 것을 앞으로 15년 정도의 시간에 완료를 한다니 말입니다. 참으로 과학기술의 놀라운 업적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런 위대한 업적을 내고 있는 인공지능이 명리의 영역에서 대 활약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힘들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우월하겠지만 지식의 영역을 뛰어 넘는 지혜의 영역은 여전히 인간이 절대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간 개개인이 겪는 사회적 환경과 받아들이는 자세, 그리고 이를 대처하는 인간 정신은 비록 인공지능의 능력이라도 대처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명리 상담을 통해 방문자의 삶을 상담자가 명리적 예측 방법을 통해 재구성 하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같이 고민하며 제시하여 바른 길을 가게 만드는 명리의 방법은 단순한 지식적인 분석만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가 처한 환경과 사회의 윤리적 도덕적 판단을 전제로 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명리는 과학적 분석을 통하여 그 비밀이 사회에 드러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감성과 지식을 총 동원하여 개인의 미래를 분석하고 예측하며 행동할 방향을 제시하는 명리는 어쩌면 인간 정신작용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명리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간단한 예측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수 있겠지만 고도의 정신적 작용을 동원하여 교감을 해야하는 영역은 여전히 인공지능이 대처하기 쉬운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명리인들은 꿋꿋이 우리의 사명을 감당하여 명리의 과학성을 빍히고 드러내며 상담을 통한 교감으로 개인이 처한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조력을 다하고 사회적으로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구현하는데 매진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