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ght Saturday"
지난 토요일
아침 부터 가랑비가 내린다
가뭄에 내리는 비라 초목들이 반기운다
나는 농장 행 대신 아파트 뒷담을 넘어
비탈진 산길을 걸어오르기 시작한다
일회 용 우비만 간단히 비막이로 걸치고서
원래 호젓한 산길이라
평시에도 2시간 즈음 걷는 동안
등산객 겨우 몇 사람 만나는 외진 산길인데
오늘같이 비오는 날은 나 혼자만의 전용 등산로일 듯
출발하자 곧 가파른 오르막 길이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이런생각 저런생각
오랜만의 나와의 대화를 시작하며
천천히 걸어간다
중간 즈음인 정상에 도착하니
내리던 가랑비가 멈추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올라왔네
빗물을 닦고 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음악 몇 곡 듣는다
다시 굵어진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하산길에 접어든다
나와의 대화는 계속되고...
역시나 산행 중 등산객 한 사람도 마주치지 않고 내려온다
등산로 끝지점 마을 어귀 중국집에서
시금치분말 섞어 만든 녹색짬뽕국수 한 그릇 후루룩...
집에와 아껴두었던 영화 "Gloomy Sunday"를
다운 받아 보기 시작한다
몇 년전 동구여행 중 부다페스트에서
가이드가 멋드러지게 해설해 준 영화다
제목에 나오 듯 비오는 날 보기 적격인 영화일 듯
이 영화제목과 같은 주제곡 음악이
자살자들의 세레나곡이라며
정신질환자 우울증상있는 사람 보지 말라던데...
그리고 실제로 이 영화 보거나 음악듣고
자살을 많이 했다던데...
내용이 생각만큼 우울하지도
어렵거나 난해하지도 않았고 도리어 재미있다
짜임새있는 전체적으로도 훌륭한 명화다
네티즌 평가도 9점 이상인 것에 나도 동의한다
우리의 정서와 안 맞는 부분도 있으나
그 반대의 경우가 예전 우리 주변 흔하지 않았던가
첫 장면 독일인이 죽게된 원인을 확인하러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보기 시작하였는데
긴장감이 이어져 끝까지 다 보고 말았다
근래 같은 영화 두 번 본적 없드랬는데...
스트로밍 방식이나 영화관에서 보는 것보다
다운받아보면 그 부분만 재생이 가능하여 좋다
오후 이런생각 저런생각이 부질없었음을 확인한다
생각도 많이하면 오버도 되나보다
영화도 재미있고 생각도 맑아진
Bright Saturday는
Bright Sunday까지 이어진다
2015년 6월 22일 카카오스토리에서 옮겨옴
내스토리 - 캘린더 : 카카오스토리 (kakao.com)
첫댓글 詩語가 아름다웁고 감동적인 이유는 일상의 생활을 아무런 꾸밈없이 진솔하게 표현할때 독자는 아름답게 느끼고 감동받는다오 오늘 당신의 평범한 일상이 아름답다고 느끼오, 바로 시라고 생각하오
지나치고 지나친 과찬의 칭찬일세 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