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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쉼명상'의 효과성 연구
1.서론
지구촌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한눈에 세계를 들여다보며 단 하루 만에도 지구의 끝과 끝이 연결될 수 있는 초연결사회의 이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명의 편리함에도 인간의 삶은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지는 듯하다. 현대인이 사는 사바세계의 인드라망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인간의 삶이 더 재미있고 즐거워야 하는데 사람들은 점점 심심해하고, 그래서 더 많은 자극을 쫓아 달려야 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휴대 전화와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 거의 매달리다시피 하는 모습을 보면 현대인들은 어떤 것이든 멈추지 못하는 듯하며, 계속 어디론가 달려가야만 하는 강박과 불안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마음의 대상을 쫓아 정신없이 가다 보면 결국은 마음이 대상에 빠져 무한 속도로 정신을 빼앗긴 채 엄청난 갈애에 빠지게 된다. 폰드라망의 세계로의 함몰은 인간의 정신력을 현재에 적응하지 못하도록 하기에 어떤 자극이나 무한한 연결이 오히려 불안과 분노, 스트레스 등의 고통을 가중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붓다는 바로 이 불안하고 우울하며 재미없고 괴로운 세상에 인간의 진정한 쉼과 평화를 내면에서 길러낼 수 있는 무형의 위대한 유산인 '알아차림(Sati)'을 인류에게 해답으로 물려주었다. 더불어 자신과 남을 보호하기 위한 사념처(四念處)수행은 자애와 연민을 통해서 완성될 수 있음을 진정으로 가르쳤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지나친 경쟁 사회 속에서 불안, 분노 등 지치고 힘든 현대인들의 마음의 해독제로 이 자애수행은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알아차림'(영어로 mindfulness로 번역)의 전통이 동양의 전통임에도 오늘날 서양의 과학, 특히 심리학과 융합되면서 붓다가 고유의 깨달음으로 가도록 가르쳐 준 중요한 방점이 서양 과학의 입장에서 이루어지는 심리학, 뇌 과학, 기타 임상적 결과에 치우쳐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진단에서 본 논문은 출발하였다.
21세기에 들어와 명상이 대중화되고 있고, 서양에서는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기업과 과학, 의학, 심리학, 예술, 철학, 나아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융합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전통 명상을 수행하고 전수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산업의 이면에는 명상이란 이름으로 명상의 본질이 왜곡되고, 과대 포장되어 무엇이 진정한 수행법인지 일반인들이 쉽게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사이비 수행문화가 득세하고 있다. 명상의 본질이 사라진 명상의 껍데기에 불과한 행위들이 명상이라는 이름으로 양산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명상이 4차 산업에 진입하는 핵심 영역으로 자리하고 있고, 명상의 세계화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오늘날,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도 내적으로 사는 일이 점점 힘든 현대인들은 이러한 아이러니와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다시 붓다의 고유한 인간 마음 치유법을 살려내야 한다는 생각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러나 명상은 철저히 자신을 들여다보고 멈추고 기다리고 인내하고 그런 지난 한 시간을 통해 마음의 빛이 일어나 그 통찰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에 연구자에게는 과연 바쁜 현대인이 이런 정신 훈련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한편으로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급박하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끝없이 무언가를 움켜쥐려고 하는 현대인들은 필연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붓다의 지혜와 자비를 통한 진정한 쉼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진단된다. 특히 도심의 현대인들은 마음으로 진정 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진정으로 휴식하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을 통해 무한한 세계와 연결되어 있음에도 여전히 그들은 고독하고 외로워한다. 연구자가 2009년부터 템플스테이 지도 법사로 활동해오며 특히 '울화통 캠프'와 같은 프로그램을 지도했던 경험에 비추어보면, 해마다 다르게 많은 참가자가 분노에 사로잡혀 스스로 괴로워하며 산사를 찾아온다는 것이다.
연구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들이 고통을 호소할 때마다 '너는 지금 아프잖아! 쉬어'라고 외쳐주고 싶었다. 또한, 이 끝을 알 수 없는 외로움에 대한 해독제로 붓다의 가르침이 필요하다고 절감했다. 붓다의 알아차림과 자애수행으로 공허함을 극복할 내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여정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세상에서 멈추고, 바라보고, 자신을 향해 따뜻한 친절과 자애심을 일으키는 것, 이것이 '마음쉼명상'의 목적이 되었다. 아울러 자신도 끝을 알 수 없는 화(火)와 불만으로 가득 찬 현대인들에게 붓다의 알아차림과 자애수행은 모든 이들이 자신이 누구인가를 깨닫게 하고 마음속에 따스함과 친절과 사랑과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수행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한편, 연구자는 서양 임상심리학과 결합한 다양한 마음챙김(Mindfulness)을 근거로 한 프로그램 중에서 '마음챙김 자기 연민(Mindful Self-Compassion, MSC)'의 지도자로 약 500시간 이상을 진행해 본 결과 한국인에게 좀 더 적합한 실천 수행과 내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였다. 따라서 연구자는 본 논문에서 서구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한국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생긴 괴리와 제한점을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보다 우리나라의 실상에 맞으면서도 불교에서 제시한 '알아차림'의 진정한 개념에 상응한 고유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불교 신행과 전법의 방편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1.연구의 목적과 연구문제
'마음쉼명상'은 알아차림(sati:mindfulness)과 자애(metta)명상의 통합을 통해 현대인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의 고통을 벗어나 몸과 마음의 진정한 쉼을 추구하고자 하며, 나아가 명상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도움을 주고 인간 내면의 본질을 통찰하여 궁극적인 깨달음의 목적에 상응하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설계하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마음쉼명상' 프로그램의 제작과 그 효과성을 살펴보는 데 있다. 또한 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 문제 1.'마음쉼명상'의 특성은 무엇인가?
연구 문제 2.'마음쉼명상'과 서구의 'mindfulness(알아차림으로 번역)'를 근거로 한 심리치유 프로그램과의 차별 점은 무엇인가?
연구 문제 3.'알아차림'과 '자애'를 중심으로 한 '마음쉼명상' 프로그램의 효과는 어떤 것인가?
2.연구범위 및 방법
본 논문의 연구 범위는 연구 문제 1과 2를 위해 '알아차림'과 '자애'명상을 중심으로 한 '마음쉼명상'의 이론적 근거와 그 타당성을 밝히고, 연구 문제 3을 위해 실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설문을 통해 그 효과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한다.
우선, 연구 문제 1과 2를 위해 2장에서 '마음쉼명상'의 이론적 배경을 서술하였다. 우선 초기 경전을 분석하여 본 프로그램의 핵심개념인 알아차림과 자애에 대해 살펴보고, 초기 경전에 기반한 위빠사나 수행의 전통을 기술하고 이를 본 프로그램에 어떻게 응용하였는지를 제시하였다. 연구 문제 2를 위해 기존에 있는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의 개발 과정과 특징을 알아보며, 서구의 마음챙김(mindfulness)의 정의와 이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의 한계점을 설명한다.
또한, '마음쉼명상'은 현대인들이 명상의 개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문화를 활용한 명상의 개념과 현대적 의의를 제시하였다. 3장에서는 실제 프로그램의 개발 과정과 프로그램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4장에서는 연구 문제 3인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해 양적, 질적 연구를 시행한 결과를 담았다. 구체적으로 참여자들이 명상 참가 전후에 사고와 정서에 어떠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는지 살펴보고자 했으며, 이를 밝히고자 설문조사 단계에서는 "삶의 질 척도(단축형)", "스트레스 반응 척도", "마음챙김 척도", "자기연민 척도"라는 네 가지 측정 기준을 사용해 사전-사후 연구를 설계하였다.
각 척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민성길 등이 개발한 삶의 질 척도는 세계보건 기구에서 발표한 삶의 질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네 가지 영역 즉 신체적 건강, 심리적 건강, 사회적 관계, 환경 영역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이다. 신체적 영역은 고통, 피로, 쉼, 일상에서의 움직임 등을 측정하며 심리적 건강 영역에서는 긍정적 정서, 인지 수준, 자존감, 신체 이미지, 종교적 믿음 등을 측정한다. 사회적 관계 영역에서는 인간관계와 사회적 도움 수준, 성적 활동을 측정하며 환경 영역에서는 주거환경, 안전 등을 측정한다. 마음쉼명상 프로그램의 목적은 참여자들이 알아차림과 자애를 통해 현실에서 더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돕고자 하므로 이 척도를 통해 이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아 선정하였다.
고경봉 등 이 개발한 스트레스 반응 척도는 스트레스 반응으로 발생하는 네 가지 요인 즉 감정적인 문제, 신체적인 문제(신체화)와 인지적, 행동적 반응을 측정한다. 스트레스의 적절한 관리는 삶의 동기를 높여주고 주관적 웰빙감을 증대시켜 줄 뿐만 아니라 긍정적 정서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 반응으로 인한 부정적 신체, 정서, 인지 상태를 변화시키는 데 본 프로그램의 목적이 있기에 이 척도를 선정하였다.
박성현의 마음챙김 척도는 위빠사나 명상 이론을 활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본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인 알아차림과 위빠사나 명상의 효과를 양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선정하였다. 이 척도는 현재 자각, 주의집중, 비판단적 수용, 탈중심적 주의의 네 가지 요인으로 구성되었다. 현재 자각은 현재 순간에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경험에 대한 즉각적이고 명료한 알아차림을 의미하며, 비판단적 수용은 자신의 내적 경험에 대한 평가나 판단을 멈추고 발생한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허용하려는 태도를 말하며, 탈중심적 주의(decentered attention)는 마음에 휩싸이지 않고 관찰자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네프(Neff)의 자기연민 척도는 김경의 등이 번안하고 타당화한 한국판 자기연민 척도(Korean Self-Compassin Scale: K-SCS)를 사용하였다. 자기친절, 자기판단, 보편적 인간성, 고립, 마음챙김, 과잉동일시 등의 여섯 가지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프로그램은 자애명상을 핵심으로 두고 있다. 따라서 본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양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이 척도를 선정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동안 그들의 반응, 수행 후기, 수업 관찰을 진행하였으며 5주 이후부터는, 참가자들과 개별적으로 두 시간 이상씩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수행 경험과 관련된 것이면 어떠한 것이든' 응답해 줄 것을 요청청하는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여 참가자들의 정서, 행동, 인지 변화를 듣는 사례 연구를 통해 그 효과성을 밝혔다. 인터뷰 녹음 내용은 연구자에 의해 '축어록'으로 작성되고 이렇게 수집된 자료는 인터뷰 질적 분석 방법을 활용하여 분석, 기술, 해석의 과정을 거쳤다.
연구 대상은 2018년 9월 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공휴일 제외) 8주간에 걸쳐 매주 수요일 오후 6:30~9:00까지 국제선센터 5층 명상홀에서 8회차 진행한 명상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가한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의 나이는 20~50대에 속하며 남자 4명과 여자 16명이었다.
3.선행연구 검토
명상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서구의 의학, 과학과 결합하여 명상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서구에서 명상에 관한 과학적 연구는 1993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의 대체의학연구(OAM)에서 명상 연구에 공식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활발해졌다. 200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명상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명상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2017년까지 발간된 마음챙김(Mindfulness) 관련 해외 논문은 총 8,927편에 이르며, 2015~2017년도에 발표된 해외 논문의 전체 수는 약 4,678편으로 최근 3년간 명상에 관한 폭발적인 관심과 연구 결과가 매우 증가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논문 역시 '마음챙김'이라는 주제로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제공하는 학술 연구정보서비스(RISS)의 자료를 검색한 결과(2019.04.15.일자) 현재 발표된 관련 학위논문과 학술지 논문은 총 658편에 이르며 매해 증가 추세를 보이므로 앞으로 더 많은 연구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명상이 현대 뇌 과학, 의학, 그리고 심리학의 뜨거운 주제가 되었으며 심신 치료 분야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명상과 임상심리학이 만나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었으며 그 효과성에 대한 검증이 논문으로 발표되고 있다. 현재까지 해외 명상과학 주요 연구 분야로는 심리학(psychology)의 논문 편수가 33%(4,741편)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며, 다음으로 정신건강의학, 신경과학, 보완통합의학, 교육, 공공의료, 간호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8년을 기준으로 마음챙김 관련 논문으로 심리학 분야의 논문 편수가 전체 논문의 약 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교육 분야(20%), 복지 분야(7%) 그 밖에 철학, 직무, 간호, 신경과학 등에서 관련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하나의「주요우울 장애 경도군 청소년을 위한 인지행동치료와 마음챙김 인지치료의 효과 비교」연구는 주요 우울장애 경도군 청소년을 위한 인지치료 중 인지행동치료와 마음챙김인지치료 프로그램의 효과를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마음챙김 기술의 측면에서 다양한 척도를 사용하여 그 효과를 비교, 검증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에 적용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명상의 특성을 자신들의 분야에 접목하여 새로운 시너지를 연출하고 있고, 학제 간 상호보완의 융합 연구의 필요성의 강조에 따라 이 연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명상은 학습, 기억, 정서조절, 자비심, 인지기능, 주의력 및 집중력 향상, 긍정성 함양 등의 고차원적 정신 능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명상에 관한 많은 연구가 설명하는 주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분류하자면 불교 명상의 주요소라고 할 수 있는 자비심과 알아차림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 혹은 명상을 이용한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한 연구들이 주류를 이룬다. 예를 들어 이우경은 중년 여성의 심리적 안녕감과 관련된 요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심리적 요인들의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한 집단 프로그램이 중년 여성의 정서적 안녕감에 어떤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는지 검증하였다. 다양한 역할 스트레스에 노출된 중년기 여성의 정서적 안녕감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마음챙김(mindfulness)과 자기자애(self loving-kindness)를 바탕으로 개발하였으며 삶의 스트레스와 당면한 문제로 생겨나는 불편한 감정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마음챙김과 자기자애를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검증하였다. 김민정은 자비명상을 기반으로 둔 모-태아 관계증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였다. 자비명상을 훈련하는 것은 타인을 향한 사회적인 정서와 태도, 행동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태아애착 증진을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명상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이 증진되며, 알아차림(Sati)으로 삶의 관점이 변하며, 이런 변화는 삶의 태도에 관한 인지, 행동, 정서, 신체의 긍정적 전환을 일으켜 풍요와 행복으로 연결해 준다는 점은 이제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명상이 동양의 불교 수련에서 나왔으며, 본래 목적이 치료라기보다 수행에 있다는 사실은 명상프로그램의 적용 연구에 있어 본질적인 한계를 제시한다. 대표적인 문제가 자아의 강조이다. 서양의 임상심리학과 정신의학은 건강한 자아상과 자아개념의 형성을 주요한 정신 치료의 결과로 여겼다. 낮은 자존감을 높게 바꾸고 이를 꾸준히 유지시키는 것이 많은 프로그램의 목적이 되며, 이는 높은 자존감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문화에 기반을 둔다. 한 예로, 2019년 11월을 기준으로 심리학 저널 데이터베이스인 PsycINFO(http://www.apa. org/pubs/databases/psycinfo) 검색 결과, 자존감에 관한 연구는 약 50,000건에 육박하는 반면 긍정적 자존감의 이면인 자기애성 인격(narcissism)은 1/5수준인 약 9,900건에 머물러 긍정적 자존감의 한쪽 측면만을 강조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실제 2000년대 이후 서구 심리학자들을 중심으로 문제점으로 제기되기도 하였다. 이 문제는 불교의 개념인 알아차림과 자비심을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한 예로, 조승희 등의 연구를 보면, 마음챙김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대학생의 자아 정체성 형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명상이 긍정적 자아 형성으로 일상생활에서의 효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지라도 이는 원래 불교의 명상이 지향하는 목적과 상충될 수 있다. 왜냐하면, 본래 불교에서는 '자아(ego)'보다는 '무아'를 강조하므로 건강한 자아상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한다.
이러한 가치관과 개념의 엇갈림은 명상프로그램의 개발과 그 효과성 입증에 있어 균형 잡힌 관점을 가져야 함을 시사한다. 명상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아 알아차림과 자애를 실증적으로 깨달을 수 있게 함과 동시에 현대인에게 맞는 수련 방식의 개발과 연구가 절실하다. 특히 본래 불교 명상이 동양에서 종교 수행의 형태로 유지하였다가 서구 과학자들에 의해서 서구적 과학관을 더한 임상 프로그램으로 바뀌고 이를 다시 수입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명상과 불교가 가지는 가치관과 개념의 충돌, 그리고 서구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그대로 적용할 때 문화 차이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명상의 목적인 알아차림과 자애의 본래 개념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동시에 현대인의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알아차림과 자애, 그리고 이를 함양하기 위한 수련의 전통과 방식에 대해 초기불교를 중심으로 살펴보며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연구의 효과성을 입증하고자 한다.
<'마음쉼명상'의 효과성 연구/ 최은미(보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상담심리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