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3. (토)
웅님, 수진님, 그리고 영진, 예운, 지후 개미님들과 유진코너 부근 사면에 졸참나무 100그루를 심었다. 개미님들께 처음으로 '개미달력' 활동을 소개해 드린 날인지라 '오늘은 어떤 생물들을 만나게 될까' - 하며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개미활동을 시작했는데, 날이 많이 추워진 탓인지 평소 많이 마주치던 곤충들은 이날따라 잘 보이지 않았다. 아쉬움 아닌 아쉬움을 안고 묵묵히 나무를 심는데, 문득 새소리가 언젠가부터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어디서 어떤 새들이 지저귀고 있는 걸까, 궁금해하며 소리가 날 때마다 고개를 위로 젖혀 여기저기를 돌아보았다 - 새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았고, 결국 졸참나무들을 다 심을 때까지도 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영진님과 함께 졸참나무 20그루를 심고, 모두들 무사하게 건강히 뿌리 내리고 살아가길 바라며 사면을 다시 올랐다. 조금 일찍 식재를 마친 김에, 새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길을 거닐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유진코너를 따라 쭉 걸어가는데, 갈수록 새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리는 것 같더니 어느 순간 눈앞에는 풀숲에서 날아다니는 새들이 가득했다. 나의 부족한 동체시력과 반응속도(...)로는 이리저리 지저귀며 날아다니는 새들을 포착할 수가 없어 영상으로 남겼다. (사진은 영상을 캡쳐한 것이다.) 비가 오던 여름날 나단님과 함께 개미활동을 했을 때에도 비슷한 새들의 무리를 마주쳤었는데, '혹시 그때 만난 새들도 여기 섞여 있지는 않을까' 궁금해졌다. (그때도 사진으로는 도저히 이들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새들은 몇 분 정도 이곳에서 풀숲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다 어느 순간 하나둘씩 먼 곳으로 날아갔다. 사면 방향으로 간 새도 있었고, 그 반대 방향으로 떠난 새도 있었던 것 같다. 이후 정림 언니에게 새의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멧새과의 노랑턱멧새 암컷 같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인터넷에 사진을 검색해 보니, 머리 윗부분에 노란색 깃털이 솟아오른 모습이 내가 만난 새와 똑 닮아 있었다. 소리를 계기로 만나게 된 생물들인 만큼, 노랑턱멧새 목소리가 담긴 영상을 소중히 간직했다가 다음에는 소리를 듣고서 '아 노랑턱멧새다, 저번에 만난 그 노랑턱멧새일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소리로 기억하기
저도 해보겠습니다
소리가 들리면 왠지 눈을 감고 노랑턱멧새님뿐 아니라 1번개미님의 영상과 글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
사각사각
1번개미님이 가을을 걷는 소리와 볕도 너무 좋았습니다
누리신 시간과 공간을 나누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분이 맞나요?
사진출처(설명도 있습니다)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http://www.kwildbird.com/bbs/board.php?bo_table=menu_table_2_4&wr_id=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