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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시감상 </p><p> </p><p>얼음의 죽음</p><p> </p><p>                    마경덕</p><p> </p><p>노점상 여자가 와르르 얼음포대를 쏟는다</p><p>갈치 고등어 상자에 수북한 얼음의 각이 날카롭다</p><p>아가미가 싱싱한 얼음들, 하지만 파장까지 버틸 수 있을까</p><p> </p><p>사라지는 얼음의 몸, 한낮의 열기에 조금씩 각이 뭉툭해진다</p><p> </p><p>질척해진 물의 눈동자들</p><p>길바닥으로 쏟아지는 땡볕에 고등어 눈동자도 함께 풀린다</p><p>얼음은 얼음끼리 뭉쳐야 사는 법</p><p>얼음공장에서 냉기로 꽁꽁 다진 물의 결심이 풀리는 시간,</p><p>한 몸으로 들러붙자는 약속마저 몽롱하다</p><p> </p><p>서서히 조직이 와해되고 체념이 늘어난다</p><p>핏물처럼 고이는 물의 사체들</p><p>달려드는 파리 떼에</p><p>모기향이 향불처럼 타오르고 노점상은 파리채를 휘두른다</p><p> </p><p>떨이로 남은 고등어, 갈치 곁에 누워버린</p><p>비리고 탁한 물</p><p>이곳에서 살아나간 얼음은</p><p>아직 없었다</p><p> </p><p>노점상은 죽은 생선에 자꾸 죽은 물을 끼얹는다</p><p> </p><p> </p><p>마경덕시집 -「사물의입」 중에서</p><p> </p><p> </p><p>#마경덕시인 #시공부 #시강의 솜다리문예대학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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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창작반 교수님방
얼음의 죽음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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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5 00:5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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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 시는 언제나 마음 으로 읽습니다
감사히 배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