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계속 흐리고 비오고 강풍을 몰아치던 날씨가 개였다. 그것도 아주 화창하게. 지금 육지는 비가 온다는데, 이제 제주는 비는 끝나고 맑은 날씨가 계속될 것 같다. 계속 게으름피우다가 버스타러 나가니 벌써 3시가 다 되어간다. 어디로가지? 제주시에 가서 어슬렁거려야지하면서 버스를 탔는데 그동안에 생각이 바뀐다. 시간이 좀 늦어서 가까운데로 가야겠다 하면서 그럼 이효리가 살았던 소길리에나 가볼까 하고 환승을 위하여 애월에서 내렸는데, 소길리버스가 언제 올지 모르겠다. 기다리다가 그냥 제주시로 가자로 결정한다. 버스노선을 보니 어머 제주시 동쪽으로 가는 버스노선이 있다. 270번을 보니 종점이 제주대학교인데 그냥 탄다. 한시간 가까이 가는데 가는 길에 보니 항몽유적지 입구도 거쳐간다. 다음에 들러보기로 한다. 덜컹대는 완행버스를 오래 타다보니 옛날에는 안그랬는데 요사이는 허리가아프다. 자세를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참으면서 간다. 제주대입구가 나올길래 여기서 내려야 하냐고 물으니 제주대학교가 종점이란다. 제주대입구에서 부터 가로수가 우거져 숲굴을 이뤄고있다. 입구, 제대아파트, 지나서 제주대학에 도착하여 제주대를 둘러본다. 산밑에 경관이 좋다. 사슴이 제주대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목마르게 지식을 탐구하라는 뜻인가? 정문에서 큰 중심대로가 있고 주변으로 각 단과대학 건물들이 있다. 약간 경사가 있는데 제일 위에 법학대학과 경상대학이 있다. 건물들은 오밀조밀 평범하다. 대학에 오면 별로 볼 것도 없는데 나는 대학을 찾아보는 편이다. 다음에는 제주박물관을 가야겠다. 요사이 문은 여는지 모르겠다. 제주대학에도 입구에 대학박물관이 있긴 한데 시간도 늦고 입장이 어려울 것 같아 그냥 지나간다. 학생들이 간간히 보이는데 왜 그렇게 어려보이는지, 내나이가 너무 많다는 거겠지. 잔디밭에 남편과 아내가 야구공을 던지고 받고, 그걸 바라보는 어린애가 인상적이다. 그냥 제주대학에 점만 찍고 내려온다. 이제 집으로 가야겠는데, 같은 버스는 타기 싫고 다른 버스가 있길래 그걸 탄다.455번인데 신제주를 거쳐 산길을 따라가다가 하귀로 간다.하귀로가면 202번이 있으니 그걸 타면 된다. 이 길도 돌아돌아 가는 길이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제주관광대학을 거쳐간다. 제주도 개발이 다 된것 같다. 산쪽도 거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팬션같은, 혹은 별장같은 건물들이 많이 있다. 산골이라 많이 한적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더 시가지같은 모습이다. 길을 돌고 돌아 하귀초등학교에서 내려 202번을 탄다. 바로 집으로 가도 되는데 한담해안로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해안로도 걸어야되고 오늘 주말드라마도 봐야 되는데 시간이 없다. 곽지해수욕장에서 내려 짧지만 해안로를 걸어본다. 벌써 날은 어둡고 바다는 컴컴하게 저물어가고 있다. 검은 바다를 보면서 종종걸음하다보니 저멀리 내가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가 모습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