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童 蒙 先 習
〈首 篇〉
天地之間 萬物之衆에 惟人이 最貴하니 所貴乎人者는 以其有五倫也니라
천지 사이에 있는 만물의 무리 가운데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존귀하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그 <사람에게> 五倫이 있기 때문이다.
∙A之衆 惟B最C: A 가운데 오직 B 만이 가장 C하다
∙所以A者 以B也: A한 까닭은 B 때문이다.
∙萬物之衆: 만물의 무리. 많다는 뜻에서 衆이 들어감. 그러나 萬에 많다는 뜻이 이미 들어 있으므로 萬物之中 곧 ‘만물 가운데에서’
∙所貴乎人者 以其有五倫也: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오륜이 있기 때문이다.’ 所~者는 所以~者의 줄임말. 이 때 所以는 까닭, 원인을 의미한다. 따라서 所貴乎人者는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以: 때문. 乎:을/를
是故로 孟子曰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하시니 人而不知有五常이면 則其違禽獸不遠矣리라
이 때문에 孟子께서 말씀하시길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親愛함이 있어야 하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義理가 있어야 하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分別이 있어야 하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친구 사이에는 信義가 있어야 한다.”라고 하셨으니, 사람이면서 다섯 가지 떳떳한 도리[五常]가 있음을 알지 못하면 짐승과의 차이가 멀지(그 날짐승 길짐승과의 거리가 멀지) 않을 것이다.
∙A而不B: A이면서 B하지 못하다 ∙違AB: A와 거리가 B하다
違:거리 위/어긋날 위 禽獸: 날짐승과 길짐승의 총칭.
∙是故: 이 때문에. 是以, 玆以 등과 같다.
∙孟子曰: 孟은 성이고 子는 선생님이란 뜻. 이름을 직접 쓰지 않고 子를 붙임으로써 존경을 표시하였다.
∙父子有親: 父子는 ‘父母與子息之間’ 곧 부모와 자식 사이를 의미하는데, 자연을 대표하는 개념이 天地이고 天地를 축약하여 天이라고 표현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父라고 하면 母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有親은 친애함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친애함이란 부모와 자식 사이에 마땅히 있어야 할 도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친애함이 있다는 말은 친애함이 있어야 한다는 뜻.
∙不知有五常: 오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함. 五常은 다섯 가지 항구 불변하는 도리라는 뜻인데 일반적으로 仁義禮智信을 지칭하지만 여기서는 五倫과 같은 의미.
∙其違禽獸不遠矣: 짐승과의 거리가 멀지 않다. 곧 차이가 크지 않다는 뜻. 遠은 보통 거리가 멀다는 공간적 차이를 표시하지만 때로는 시간의 차이나 여기서처럼 정도의 차이를 나타내기도 한다.
然則父慈子孝하며 君義臣忠하며 夫和婦順하며 兄友弟恭하며 朋友輔仁然後에야 方可謂之人矣리라
그렇다면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며, 임금은 <신하에게> 의리를 지키고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하며, 남편은 <아내에게> 和順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며, 형은 <동생을> 사랑하고 동생은 <형을> 공경하며, 친구 사이에는 仁을 도와주어야 하니, 그런 뒤에야 비로소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童:아이 동 蒙:어릴 몽/어리다, 어린아이 違:어긋날 위/거리 위
童蒙:어려서 아직 事理에 어두운 아이. 未成年의 少年
∙父慈子孝: 慈나 孝는 모두 사랑한다는 뜻이지만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慈이고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것이 孝이다. 따라서 목적어가 생략되어 있지만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父慈]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子孝]고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方可謂之人矣: 비로소 사람이라고 일컬을 만하다.
方: 바야흐로, 비로소, 可謂: 일컬을 만하다. 之:‘그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
父 子 有 親
(아버지와 자식간에는 친함이 있어야 한다.)
父子는 天性之親이라 生而育之하고 愛而敎之하며 奉而承之하고 孝而養之하나니 是故로 敎之以義方하여 弗納於邪하며 柔聲以諫여 不使得罪於鄕黨州閭하나니
부모와 자식은 하늘이 정해준[天性] 친한 관계이다. 〈부모는〉 자식을 낳아서 기르고 사랑하여 가르쳐야 하며, 〈자식은 부모의 뜻을〉 받들어 이어가고 효도하면서 봉양해야 하니.
이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올바른 도리[方]로 가르쳐서 <자식이> 부정한 곳에 <발을> 들여놓지 (사악함에 들지) 않게 해야 하며, 〈자식은 부모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간하여 鄕·黨·州·閭에서 죄를 얻지 않게 해야 한다.
承;이을 승/받들 승, 養;기를 양/봉양할 양 方;모 방/방법 방 弗;아닐 불,
納; 바칠 납/들일 납 邪;간사할 사, 사악할 사, 柔;부드러울 유 閭;마을 려
義方:자식을 가르치는 바른 도리. 또는 가정교육.
∙天性之親: 性은 生과 같다. 따라서 天性은 하늘이 만들어 주었다는 뜻이고 之는 관형격 조사로 天性이 親을 수식하는 문장 구조이다. 따라서 “하늘이 만들어준 친한 관계”라고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生而育之 愛而敎之: 이 문장의 주어는 부모인데 생략되어 있다. 之는 대명사로 자식을 지칭하며 목적어 구실을 한다. 따라서 “부모는 자식을 낳아서 기르고, 사랑하여 가르쳐야 한다.”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奉而承之 孝而養之: 이 문장도 위와 같은 구조이지만 여기서의 주어는 자식이고 之는 모두 부모를 지칭하는 대명사이다. 따라서 “자식은 부모를 받들어 뜻을 이어야 하고 효도하면서 봉양해야 한다.”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敎之以義方: 之는 가르침의 대상이 되는 자식을 지칭하는 대명사이다. 以는 ‘~로써’에 해당하는 기구격 조사이지만 통상 ‘~을, ~를’에 해당하는 목적격 조사로도 쓰인다. 義와 方은 모두 正道, 法 곧 ‘올바른 도리’를 뜻한다.
∙弗納於邪: 자식으로 하여금 부정한 곳에 발을 들여 놓지 않게 함. 이 문장의 주어는 부모이지만 생략되어 있다. 또 弗과 納 사이에는 ‘使子’ 두 글자가 생략되어 있다. 納於邪에서 納은 ‘발을 들여 놓다’, 곧 ‘행위한다’는 의미. 邪는 正과 반대로 부정한 곳, 부정한 행실 등을 의미.
∙不使得罪於鄕黨州閭: 使와 得사이에 父가 생략되어 있다. 따라서 부모님으로 하여금 고을에서 죄를 얻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鄕黨州閭는 살고 있는 고을을 가리킨 말. 본래 鄕은 1만 2천 5백 가구, 州는 2천 5백 가구, 黨은 5백 가구, 閭는 25 가구가 사는 고을을 의미함.
苟或父而不子其子하며 子而不父其父하면 其何以立於世乎리오 雖然이나 天下에 無不是底父母라 父雖不慈나 子不可以不孝니라
만약 혹시라도 부모가 되어(부모이면서) 자기 자식을 자식으로 대하지(여기지) 않으며 자식이 되어 자기 부모를 부모로 대하지 아니하면 어떻게 이 세상에서 자립할 수 있겠는가. 비록 그렇지만 천하에 옳지 않은(선하지 않은) 부모는 없다. 부모가 비록 자식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자식은 효도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효도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苟;진실로 구/만약 구 底;밑, 바닥 저/어조사 저;∼한(≒之)
子:사랑할 자 是:옳을 시 慈:사랑할 자
∙苟或A: 만약 혹시라도 A하면, 如或과 같이 쓰임.
何以A乎: 어떻게 A하겠는가?
雖不A 不可B: 비록 A하지 않더라도 B해서는 안된다
∙父而不子其子 子而不父其父: 而는 ‘~이면서’에 해당한다. 따라서 父而는 ‘아버지이면서’, 子而는 ‘자식이면서’로 번역. 不子其子에서 앞의 子는 ‘자식으로 사랑하다’는 뜻의 동사이면서 서술어이고 뒤의 子는 자식을 의미하는 명사이면서 목적어 구실을 한다. 父雖不慈의 慈도 역시 동사인데 여기서는 목적어에 해당하는 子는 생략되어 있다.
∙不是底父母: 옳지 않은 부모 底≒之≒的
昔者에 大舜이 父頑母嚚하여 嘗欲殺舜이어늘 舜이 克諧以孝하사 烝烝乂하여 不格姦하시니 孝子之道가 於斯至矣로다 孔子曰 五刑之屬이 三千이로되 而罪莫大於不孝라하시니라
옛날에 위대하신 舜임금이 아버지는 頑惡하고 어머니는 모질어서 일찍이 舜을 죽이려 하였는데 舜임금이 능히 孝로써 화합하고 끊임없이 <부모의 잘못을> 다스려 <부모로 하여금> 간악함에 이르지 않게 하셨으니, 효자의 도리가 여기에서 지극하였다. 孔子께서 말씀하시길 “五刑에 속하는 罪가 삼천 가지이지만, <五刑의> 罪 중에는 不孝보다 더 큰 것이 없다.”라고 하셨다.
頑;완고할 완 嚚;어리석을 은 諧;화합할 해 烝;찔 증/나아갈 증 乂;벨 예/다스릴 예
格;바로잡을 격/이를 격 屬;엮을 속/속할 속/붙일 속 至:이를 지/지극할 지
克(≒能)諧: 잘 화합했다 烝烝: 끊임없는 모양을 표시하는 부사
乂≒刈:다스리다
∙不格姦: 格은 이르다, 또는 바로잡다. 不과 格 사이에 使가 생략됨. 그들(부모)로 하여금 간악함에 이르지 않게 하였다
∙昔者: 옛날에. 者는 시기를 나타내는 접미사. 近者: 최근에, 古者: 옛적에.
∙大舜: 위대한 순 임금, 大는 위대하다는 뜻,
∙父頑母嚚: 아버지는 완악하고 어머니는 모질다. 頑은 頑惡, 곧 완고하여 고칠 수 없는 악행을 의미하며 嚚은 모진 성격을 나타낸다.
∙嘗欲殺舜: 일찍이 舜을 죽이려고 하다. 嘗은 과거시제를 나타낸다. 보통 ‘일찍이’로 번역하지만 때로는 ‘~한 적이 있다’로 번역하든가 아예 번역을 생략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가 많다.
∙舜克諧以孝: 克은 能과 같고 諧는 和와 같다. 원래 《書經》에 나오는 문장으로 《書經》에 나오는 克자는 거의 대부분이 能자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克諧는 잘 화합했다는 뜻. 목적어인 父母는 생략되어 있다.
∙烝烝乂: 烝烝은 끊임없는 모양을 표시하는 부사, 여기서는 乂를 수식하고 있다. 乂는 刈와 같은데 원래 곡식을 수확한 후 잘라진 모습이 가지런한 것을 표현한 글자이다. 따라서 齊家, 治國, 平天下의 齊, 治, 平과 같은 뜻으로 모두 ‘다스리다’는 동사로 쓰인다.
∙孝子之道: 효자의 도리. 道가 나올 때는 그냥 도라고 번역하지 말고 항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는 것이 좋다. 도는 여기서처럼 도리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길(周道: 큰 길), 방법(無他道也: 다른 방법이 없다), 목적(大學之道 在明明德: 대학의 목적은 명덕을 밝히는 데 있다), 행복(道不載: 행복이 구현되지 않는다), 정치적 이념(王道: 왕도정치, 覇道: 패도정치), 법칙(天道: 하늘의 운행 법칙), 다스리다(道千乘之國: 천승의 나라를 다스리다), 인도하다(道之以德: 덕으로 인도하다) 등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於斯至矣: 여기에서 지극하였다. 곧 순임금의 고사를 통해서 효자의 도리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는 뜻.
∙孔子曰: 앞의 맹자와 마찬가지로 孔은 성이고, 子는 선생님이라는 뜻의 존칭이다. 공자의 경우는 앞시대에 다른 스승이 없었기 때문에 성을 붙이지 않고 子曰만으로도 모두 孔子曰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五刑之屬: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五刑의 등속, 곧 오형의 종류이지만 의미는 五刑에 해당하는 罪의 종류를 말한다. 五刑은 大辟, 宮刑, 劓刑, 剕刑, 墨刑의 다섯 가지 형벌을 뜻한다. 하지만 五刑은 모든 형벌을 통칭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屬은 等屬, 곧 등급이 비슷한 종류를 의미하는 類에 해당하므로 종류이다.
<五刑>
∙大辟(대벽): 목을 베는 형벌 ∙宮刑: 생식기를 없애는 형벌
∙劓刑: 코를 베어내는 형벌 ∙剕刑[刖刑]: 발꿈치를 베는 형벌
∙墨刑: 죄명을 이마에 새기는 형벌
劓코 벨 의 剕:발 벨 비 刖:벨 월; (발꿈치를)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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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구서당] 동몽선습(童蒙先習) 부자유친(父子有親) 2강 성독 및 해설 단구 장재혁 훈장님
https://youtu.be/fQ8XAZiK5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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