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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라고 천사 독자님께서 선물을 주셨어요 T.T
잡지 표지라 해도 믿겠어요..
너무 예쁜 선물 정말 감사드려요! ♥
목 차
1. 작가의 말
2. 최고의 장면은?
3. Q&A
4. bgm
5. 외전 계획
1.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생각입니다.
<연하한 연애>의 후기를 쓰고 있다니 참 저 스스로도 신기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18년 7월 16일 처음 1편을 올리던 기억이 흐릿하게 남아 있어요. 그땐 정말 아무 기대 없이 내가 보고 싶은 태형이 글을 쓰고 싶어서 올렸거든요. 별로 제 글에 진심이 아니었다고 해야 하나? 끝까지 갈 생각도 없었는데 딱 2년 뒤에 30편으로 끝을 맺은 걸 보니 정말 끝까지 함께 해주신 독자님들이 안 계셨다면 절대 완결까지 올 수 없었을 거예요. 정말 감사드려요 ♥
<연하한 연애>는 제게 '일기' 같은 글이에요. 몇 년 전에 쓴 일기를 열어보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하면서 놀랄 때가 있잖아요. 예전의 내가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그 느낌. 저는 2년 전에 제가 쓴 글을 보면 딱 그런 느낌이 든답니다. 1년 간의 공백이 지나고 후반부를 연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건 초반 연재분의 분위기와 감정선을 제가 다시 되살릴 수 있을까? 였어요. 초반부는 정말 생각 없이(?) 썼기 때문에 저도 보면서 내가 이런 표현을 썼다고?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하는 부분들이 많았거든요. 쓰는 저에겐 긴 시간텀이 있었지만 이 글을 찾는 독자님들은 하루, 이틀 만에 정주행을 하실 수도 있으니까 읽다가 주인공들의 감정선, 성격이 달라졌다고 느끼시진 않았을까 조금 걱정도 되었답니다.
이 글은 정통 멜로물이라고 생각해요. 아주 현실적인 연애담을 담으려고 많이 노력을 했죠. 캠퍼스물부터 후엔 재회물까지. 모두 어디서 들어본 듯한 누군가의 연애담을 풀고 싶었어요. 저도 연재하면서 정말 '바람 잘날 없는 연애'다, 너무 극적인가? 싶기도 했는데 사실 현실은 더하잖아요. 주인공들에게 벌어지는 일들도 어쩌면 제 경험, 혹은 누군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게 되었고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Q&A에서 풀어볼게요 ㅎㅎ
긴 연재 기간만큼 기억에 남는 독자님들이 많이 계셔요. 1편 첫 댓글을 남겨주셨다던 독자님은 완결까지 함께 해주셨고, 재작년이었나요 수능 보기 전에 댓글로 절 찾아와주셨던 독자님도 계셨고요, 연애 백서, 칼럼을 보는 기분이라고 해주신 독자님도 계셨고, 조회수 30은 자기라고 해주신 귀여운 독자님도 계셨고, 주인공들과 같이 울고 웃어준 독자님들도 많이 계셨고요.
후반부를 연재하면서부터 독자님들 댓글에 짧지만 답장을 남기기 시작했어요. 글을 쓰는 저는 가끔 제 글이 닿지 않는 마음 같다는 생각을 꽤 많이 했거든요. 물론 봐주시는 분들은 많지만 정성껏 피드백 해주시는 독자님들은 그렇게 흔치 않잖아요. 그게 얼마나 번거롭고 귀찮은 일인지 저도 잘 알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저를 응원해주시고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정말 감사했답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저와 같은 마음을 느끼지 않길 바랐어요. 독자님들의 진심은 저에게 아주 잘 닿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어서 저도 열심히 댓글에 답장을 남겼답니다. 우리 서로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잖아요. 저는 현실에서도 사는 동안 많이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우리 천사 독자님들은 현실의 저에게도 많은 귀감이 되어주셨기 때문에 아낌 없이 표현하고 싶어요! 2년 동안 정말 감사했고 많은 힘과 응원이 되었어요.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마음 절대 잊지 않고 생각날 때마다 찾아볼게요. 여러분들께도 제 글이 가끔 생각나면 열어보는 일기가 되었으면 해요. 그래도 될까요?
2. 최고의 장면은?
댓글로 최애 장면을 골라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여러 장면을 골라주셨답니다 ㅎㅎ 보면서 저도 뭔가 추억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어요. 독자님들이 골라주신 장면 베스트 3를 정해봤어요! 한 번 순위를 맞혀보세요 *-*
3위
총 세 가지 장면이 3위로 뽑혔답니다.
첫 번째는 20화 태형의 부모님과 만나고 돌아온 후 속을 게워내는 여주!
속이 답답해 가슴을 두드리자 태형이 깜짝 놀라 내 상태를 확인했다. 멀미라도 하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금방이라도 다 게워낼 것 같았다. 식은땀을 흘리며 힘들어 하자 태형이 어디가 아픈 거냐며 내 손을 꼭 잡았다. 극도의 긴장이 이제야 풀리는지 몸에 힘이 빠져 태형의 어깨에 이마를 기댄 채 겨우 앉아 있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속을 게워냈다. 깜짝 놀란 태형이 문을 열려 했지만 잠긴 탓에 열리지 않았다. 문 너머로 애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제발 열어 달라고. 더 이상 나오는 것도 없는데 몸은 계속해서 속을 게워냈다. 하지만 속이 허하기는 커녕 쓰리기만 했다. 내가 품은 태형의 마음이 넘치도록 과분해서 아무리 토해내도 비울 수가 없었다.
이 장면을 뽑아주신 독자님들은 20화에서 여주를 향한 태형이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 확 체감이 되었다, 문 열어달라고 애원하는 태형이가 기억에 남는다고 해주셨어요!
두 번째는 26화 태형과 여주의 재회 장면!
"김태형. 김태형이랬어요."
동시에 등 뒤로 회의실 문이 열린다. 모두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놀란 얼굴로 그곳을 바라본다. 귓가가 멍멍하다. 쿵쿵 뛰는 심장 소리만 느껴진다. 난 천천히 뒤를 돌아 본다.
"다 모였죠? 다들 인사 나눠요. 여긴 우리랑 같이 일하게 된 김태형 씨."
"안녕하세요. 김태형입니다."
5년이 지나 회사에서 다시 만나게 됐었죠.
개인적으로 오피스 재회물은 작가로서 로망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어른이 된 태형이와 미적지근해진 어른 연애는 언젠가 꼭 한 번 써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답니다.
세 번째는 29화 여주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돌아왔음을 고백하는 태형이!
"정말 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 생각해?"
"......"
"우리가 다시 만난 게 우연일까?"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가 태형의 입에서 나온다. 사실 이 모든 게 이렇게 흘러갈 줄 알았다는 듯이.
"난 다 포기하고 너 만나러 온 거야."
"......"
"이대로 못 보면 진짜 마지막일까 봐 멀쩡히 잘 다니던 회사도 정리하고 다신 안 오겠다던 한국에 온 거라고."
후반부가 최근에 연재되었기도 하고 아직 독자님들 인상에 강하게 남아있나 봐요 ㅎㅎ 사실 태형이는 애초에 여주를 만나기 위해 모든 걸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왔음이 밝혀지는 장면이었죠?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으로 계획했던 장면이랍니다.
2위
2위도 총 세 가지 장면이 뽑혔답니다.
첫 번째 15화 파트너 관계로 지내게 된 여주와 태형!
"똑바로 대답해. 지금 니 말은 그럼 우리가 섹파로 지내도 괜찮단 소리야?"
"그래. 그게 네가 원하는 거면 그렇게 하자."
권태기란 이유로 헤어지고 홧김에 하룻밤을 보내버린 둘은 결국 파트너 사이가 됐었죠. 이때부터 감정소모가 오지는 이야기가 시작됐는데 이 전개를 좋아해주시는 독자님들이 많으셨어요. 저도 여기서 서로를 놓지 못 하는 둘의 관계가 잘 그려진 것 같아 좋아하는 장면이랍니다!
두 번째는 16화 후배 전화 받고 나가려는 태형이를 붙잡는 여주!
"김태형. 너 얘랑 만나는 순간 나랑 진짜 끝이야."
너 얘랑 만나는 순간 나랑 끝이라는 부분에서 우셨다는 독자님도 계셨고, 이 화에서 특히 여주와 태형이의 서로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이 잘 드러나서 좋다는 독자님도 계셨답니다!
15,16화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ㅎㅎ
세 번째는 28화 "나 그냥 헤어질까?"
모로 누운 내 뒤로 간지러운 숨결이 느껴진다. 태형은 항상 잠에 드는 날 뒤에서 껴안고 내 호흡에 맞추어 숨을 들이 내쉬었다. 내가 조금 더 편안히 잠들길 바라는 마음에. 오랜만에 뒷목에서 느껴지는 간지러움 숨결에 부스스 웃음이 나온다. 그에 답하듯 강아지처럼 얼굴을 묻고 부빈다. 커튼 사이로 어스름한 빛이 새어 들어온다. 이제 막 동이 트려 했다. 잠긴 목소리가 날 부른다. 난 대답 없이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담담한 목소리가 정적을 깬다.
"나 그냥 헤어질까."
돌고 돌아 헤매어도 결국 태형은 내게로 올 수 밖에 없다. 긴 새벽이 다 가도록 서로를 놓지 못 한 것 역시 불가항력이다.
난 태형에게 그런 존재다.
27화에서 태형이가 여주와 헤어지고 죽고 싶었다는 얘기를 했었죠. 그때 여주는 대체 내가 얘한테 어떤 존재일까 생각을 하는데 28화에서 그 답이 나와요.
태형이에게 여주는 불가항력의 존재였어요.
"나 그냥 헤어질까."
이 대사를 많은 분들이 레전드라고 좋아해주셨어요 ㅋㅋㅋㅋ
사실 전 이 장면이 1위일 줄 알았거든요..!
근데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받은 장면이 있었답니다.
1위
대망의 1위는 25화 졸업식 쪽지!!
"전해주래요. 걔가."
툭 치면 울 것 같다던 눈망울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이래서 하루 종일 울상이었나. 이곳엔 어느 하나 추억이 담기지 않은 곳이 없으니까. 노란 프리지아 꽃다발 위로 미처 닦아내지 못 한 눈물 방울들이 떨어진다. '걔' 한 마디에 참고 참았던 감정이 터져 나온다. 어떻게 울지 않을 수가 있어. 김태형과 처음 만난 곳이 여기였는데, 내가 어떻게 멀쩡히 여길 떠날 수 있겠어. 묻고픈 말이 천지였다. 그곳에선 건강하게 지냈는지, 제대하고 왜 아직까지 복학하지 않은 건지,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두 궁금했다. 하지만 모두 입 끝에서 맴돌기만 할 뿐 절대 뱉을 수 없었다. 그런다고 달라질 건 없으니까. 차라리 모르는 게 마음 편할지도 모르니까. 그런 내 마음을 읽은 걸까, 지민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게 물었다.
"궁금한 거 없어요?"
"...잘 지내?"
"네. 그러려고 노력은 해요."
"다행이다."
"졸업 축하한단 말도 전해달라고 했어요."
끝끝내 마지막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걸 보면 태형도 아직 나를 마주 할 자신이 없다는 거겠지. 씁쓸하지만 그 마음을 이해한다. 잘 지내냐는 말에 노력이란 답이 돌아올 줄은 몰랐다. 어쩌면 나도 아직까지 그렇게 살고 있는 지 모른다. 할 일을 마친 지민은 간다는 인사말도 없이 살짝 고갤 숙이곤 그대로 사라졌다. 이 꽃다발 하나 전해주겠다고 날 찾아왔나 보다. 내게 전해주라는 태형의 말 한 마디 때문에. 그제야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닦았다. 그리고 다시 걸음을 떼려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한 쪽지가 떨어진다. 꽃 사이에 파묻혀 보이지 않던 쪽지 하나. 떨어진 쪽지를 집어 든 난 그 위에 적힌 말에 손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
[사랑해요. 그니까 우리 다신 만나지 마요.]
태형 없는 태형이 글이 무려 1위!!!
이때 댓글에 거의 모든 분들이 눈물 흘리셨다고 하셨어요.
마지막 쪽지에 적힌 말 때문에 ㅠㅠ
저는 전혀 예상을 못 했어서 엄청 당황했었답니다.
저보다 더 연연에 진심인 사람들...
어떻게 다들 공감하시나요?
이외에도 많은 장면들이 언급이 되었답니다.
8화 정국이를 질투하는 태형이
13화 둘의 첫 이별
19화 내가 형보다 더 잘해줄 수 있다던 정국이
21화 영상통화로 여주 달래주는 태형이
28화 태형이 집에서 와인 마시는 장면
등등 다양한 답변이 있었어요 ㅎㅎ
그리고 한 독자님께서 모든 화 모든 장면이 좋으셨다면서 회차별로 정리글을 만들어주셨어요 TㅁT
💗연하한 연애 회차별 정리글💗
https://cafe.daum.net/lovehopewithu/rtsH/5
회차마다 명장면 명대사를 정리해주셔서 <연하한 연애>를 사랑해주신 독자님들은 한 번씩 꼭 봐주셨으면 해요!
작성하시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리셨을 텐데 다시 한 번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정리글 댓글에 저의 감상도 남겼으니 꼭 봐주세요 ㅎㅎ
3. Q&A
정말 저보다 더 진심인 울 천사 독자님들.. 역대급으로 많은 질문을 받아서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답니다 ㅎㅎ 질문이 많아서 작품/등장인물/작가별로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답변해볼게요!
작품
Q. <연하한 연애>는 처음에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요? / 절절하고 이상적인 사랑에 대해 어떻게 떠올리고 쓰게 됐나요?
A. 처음 구상하게 된 계기는 '나만 맹목적으로 바라보는 연하남' 글이 쓰고 싶다! 였어요. 그 당시 제게 가장 흔하고 친숙한 캠퍼스물로 장르를 정하고 듣고 보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전개를 구상했답니다. 뒷말 하기 좋아하는 동기들, 꼰대 기질 넘치는 선배들, 선배를 짝사랑하는 후배들, 별 거 아닌 걸로 틀어지고 다시 불붙는 연인. 글 속의 사건들은 모두 하이퍼 리얼리즘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연하남 태형이는 절대 현실에 없죠.. 그래서 독자님도 '이상적'인 사랑이라고 표현을 해주신 것 같아요. 사실 제 글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글에서 남주는 여주만 바라보는 캐릭터이고, 그걸 바라고 보시는 분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별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거기서 여주의 캐릭터에 차별화를 뒀다는 정도? 이 부분은 등장인물 질문에서 더 자세히 풀도록 할게요!
Q.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둘은 결혼을 했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동거를 하게 된 건가요?
A. "같이 사니까요." 이 대사는 결혼은 아니고 동거를 의도하고 쓴 대사입니다. 어떤 계기로 둘이 같이 살게 됐는지는 나아중에 외전에서 밝혀질 것 같아요 ㅎㅎ
Q. 결말은 원래 정해져 있었나요?
A. 대략적인 틀은 정해져 있었어요. CC-헤어짐-군대-다시 재회 이정도? 사실 이 글의 원래 목적은 여주와 헤어지고 흑화한 태형이를 쓰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절절한 멜로물이.. 완성이 됐네요. 오피스 재회물로 전개를 정한 건 23화부터 다시 연재 시작하고부터 였어요! 2년 전 초창기에 정했던 결말은 태형이가 군대 가고 시간이 한참 흘러 여주는 해외에서 일하다가 태형이와 만나면서 끝난다는 어중간한 전개였답니다.
마지막 화에서 생략된 장면은 있었어요! 원래는 30화에서 여주와 주연이의 대면씬이 있었답니다. 주연이가 여주를 찾아와 태형의 맘을 다시 돌려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을 넣으려 했었어요. 또 회사 내에서 여주와 태형이 애정 행각 나누는 사진이 퍼지면서 여주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퍼지는 전개도 원래 있었답니다. 이 두 가지로 여주는 고민 끝에 회사에 사표를 내게 된다는 아주 사악길이 있었지만.. 감정소모는 이쯤에서 관두고 싶었기 때문에 깔끔한 결말을 택했습니다.
Q. 찌통 전개도 다 계획이 되었던 건가요? / 파트너 관계가 등장하게 된 계기는?
A. 여러 찌통 전개가 있었는데 거의 다 글 쓰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거지 처음 글을 계획했을 때부터 세세한 전개를 정해두진 않았답니다! 섹파 관계가 등장한 것도 쓰다 보니 어쩌다 탄생하게 되었구요.. 한 작가가 한 말 중에 자긴 대략적인 상황만 정해둘 뿐 대사나 행동은 인물들이 저절로 움직인다고 한 걸 본 적이 있는데 딱 그 말이 맞아요. 권태기로 둘이 헤어지게 된다는 상황만 정해뒀을 뿐 나머지는 인물의 입장에서 쓸 뿐이랍니다. 여주라면 태형이를 찾아갈 거 같았고 뻔뻔하게 매달릴 것 같았어요. 태형이는 그런 여주에게 결국 넘어가면서 얼결에 하룻밤을 보내버리고 애매한 사이가 되어 버린 후 홧김에 섹파 얘기가 나오게 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써졌답니다.
Q. 이별, 재결합 장면이 꽤 있는데 이야기 설계할 때 고려한 점이 있다면?
A. 이 질문을 주신 독자님께서 그 덕에 루즈하지 않고 재밌게 보셨다고 했는데 딱 그걸 바라고 이야기를 구상했답니다. 내내 달달하고 잔잔한 이야기도 물론 좋겠지만 쓰는 입장에서도 질리더라고요. 보는 입장에선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쓰면서도 자극적이고 한 방이 있어야 그 장면을 기필코 쓰겠다는 마음으로 불붙어서 빠르게 써지더라고요. 사실 너무 극적인 요소가 많아서 보시다가 지치시진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도 있었는데 오히려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Q. 25화 인스타편을 넣은 다른 이유가 있나요? / 졸업식 쪽지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요? 헤어지고 쓰셨나요?
A. 25화 사족에도 남겼듯이 태형이가 군대에 가면서 태형 없는 태형 글이 되어 버린 상황이었죠.. 25화는 여주의 대학 생활을 마무리 짓는 화이기 때문에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넘어가고 싶었어요. 초반에 학교 커뮤니티 글을 등장시킨 것도 태형이가 떠난 후에 여주의 대학 생활이 순탄치 않았음을 보여주려 했던 거고요. 인스타를 넣은 건 별다른 이유는 없고 여주와 태형이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쭉 타임라인으로 정리해서 보면 좋을 것 같았어요. 뭔가 1부의 마무리 느낌?
졸업식 쪽지는 태형이라면 직접 찾아오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여주를 보면 다시 맘이 흔들릴 테니까요. 쪽지에선 태형이의 '순정'이 잘 드러나는 문구를 넣고 싶었어요. 여주가 밉고 원망스럽지만 그럼에도 순정은 저버릴 수 없는 태형이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답니다. 헤어지고 쓴 건 아니에요 ㅎㅎ ㅋㅋㅋㅋㅋㅋ
Q. 엔딩 장면의 벚꽃길은 실제 배경인가요?/ 엔딩 장면은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요?
A. 마지막 엔딩 장면은 둘이 마주 보고 태형이가 고백을 하면서 끝내고 싶었어요. "우리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연애하자." 이 대사로 마무리를 지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요. 둘이 마주 보는 장면을 상상하니까 벚꽃잎이 날리는 배경이 예쁠 것 같아서 3화에 나온 벚꽃길을 다시 걷는 설정을 넣었답니다. 호수공원이라고 등장하긴 하는데 석촌호수를 생각하며 쓰긴 했어요. 근데 그냥 쭉 이어진 길에 양쪽으로 벚꽃나무가 드리운 길을 상상해주심 될 거 같아요 ㅎㅎ
Q. 시즌 2 계획 있나요? / 소장본 계획 있나요?
A. 시즌 2는 없을 거예요. 글 쓸 여력이 남아있다면 그건 아마 다른 글일 것 같아요. 최대한 다양한 글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끝난 글은 그대로 보내주자는 주의이기도 하고요.
소장본은 올해는 계획이 없어요 T.T 저도 참 슬픈데 올해는 힘들 것 같고 내년에도 제 마음이 그대로라면 아마 시도는 해보지 않을까 싶어요. 정 판매가 힘들다면 소량 제작할 생각도 있고요. 일단 지금은 좀 지친 상태라 쉬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ㅠㅠ
등장인물
Q. 태형이는 왜 그렇게까지 여주를 사랑하니? 여주의 어떤 면이 그렇게 좋아? 모든 게 좋다는 식상한 대답은 하지마렴 😂 눈 물 나 니 까 .
A. 김태형 군에게 묻겠습니다. 유여주의 어떤 면이 좋으신가요?
"그냥 좋은데... 좋은 사람이라 좋아요."
그렇다고 합니다..
ㅋㅋㅋㅋ 장난이고 태형이라면 정말 저렇게 대답했을 거 같아요. 저도 이 질문 받고 진지하게 생각해봤어요. 태형이가 환장하는 여주의 매력 포인트가 무엇일까! 아마도 자길 리드하는 면에서 매력을 느꼈을 거 같아요. 자긴 조금 무르고 우유부단한 면이 있는데 똑부러지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보면서 홀딱 반했을 거 같은 느낌? 지민이도 그런 얘길 하잖아요. 고딩 땐 더 호구 수준으로 착했다고 ㅋㅋ 처음 보는 캐릭터에 홀딱 반했을 거 같아요. 여주의 솔직하고 불같은 면을 사랑하지 않았나.. 그래서 태형이도 점점 여주를 닮아 낯선 모습을 보여줬던 건 아니었을지?
Q. 태형이가 여주를 좋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구체적으로 있었나요?
A. 둘의 첫 만남이라던지 태형이가 여주에게 반한 시점을 궁금해 하시는 독자님들이 많으시더라고요. 2화 첫 부분에 간접적으로 나온 적은 있어요. <언젠가 그랬었다. 첫 수업 때 나와 처음 마주쳤을 때 환히 웃는 내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했었다고.> 태형이는 여주에게 첫눈에 반해서 친해지고 동아리도 세 개나 들어가고 시간표도 바꾸고 베프가 되려 했답니다 ㅎㅎ 그렇게 혼자 짝사랑 하다가 여주가 동아리 회장 재호랑 사귀게 되고 낙심했는데 알고 보니 이놈이 양다리를 걸쳤고 여주가 헤어지고서 소문 때문에 멘탈 터진 사이에 사랑을 쟁취한 거죠. 자세한 썰은 언젠가 외전에서 풀도록 할게요 ㅎㅎ
Q. 태형이와 여주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는 어쩌다가 나오게 됐나요? / 여주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태형의 캐릭터를 구상한 이유가 있나요?
A. 아까 이상적인 사랑을 그린 이유에 답했듯이 본래 이 글은 '나만 맹목적으로 바라보는 연하남'이 보고 싶어서 썼기 때문에 태형이는 이런 캐릭터일 수 밖에 없었답니다. 거기에 플러스 현실 태형이의 순둥이 모먼트, 사랑둥이 모먼트를 첨가했을 뿐이에요. 후에 잠깐 흑화한 모습은 현재 어른이 된 태형이의 모습을 반영하기도 했고요. 사실 망상글에서 남주의 캐릭터는 한정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글의 성격 자체가 연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보통 쓰레기 같은 남주를 집어넣지는 않잖아요..?(물론 후회물도 있지만)
여주의 캐릭터에 차별화를 두었다는 말을 잠깐 꺼냈는데 보통 망상글에서 여주는 갑인 듯 하지만 어딘가 '을'의 느낌이 난다고 생각했어요. '연인'이라는 건 그 어떤 인간 관계보다 지극히 개인적이잖아요. 가족, 친구와의 관계와는 천지차이고, 그들에겐 보이지 않는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이 애인 앞에선 불쑥 나올 때도 있죠. <연하한 연애> 속 여주는 매우 현실적인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방금까진 불타오르게 사랑하다가도 하나에 삔또 상해서 토라지고, 자기도 잘 한 거 하나 없으면서 눈물부터 흘리고, 아무 말 안 해도 내 맘 알아주길 바라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캐릭터죠. 연인 사이에선 누구나 다 이렇다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니까 그 사람도 날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 그 자체로 누구나 다 이기적이죠. 더군다나 이 글은 여주의 입장에서 쓰이기도 했으니 제 3자인 우리가 보기엔 그렇게 보일 수 밖에 없어요. 우린 태형이의 입장도 보고 있으니까요. 아마도 이런 현실적인 모습들에서 매력을 느끼신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이 글 속 주인공을 매우 사랑한답니다 ^-^
Q. 태형의 경제적 위치는 어느 정도고, 여주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이런 디테일한 질문..! 정말 좋아요 ㅎ.ㅎ 저도 이런 사소한 디테일을 신경 쓰기 때문에 쓰면서 대강 혼자 생각은 해봤었답니다. 우선 태형이는 당연히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답니다. 1화에서 <둘 다 학교 앞에 자취하지만 원룸인 내 집과 달리 태형이는 이 근방에서 제일 시설 좋은 오피스텔에 살아서 거의 여기서 매일 자고 간다.> 이렇게 간접적으로 나오기도 했고 5화 프로필에서 신축 오피스텔에 산다고 묘사되어 있기도 합니다. 보통 대학생이면 다들 원룸에서 자취하는데 혼자 신축 오피스텔에 살 정도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여주는 음 저도 딱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장학금을 받지 못 하면 어려움이 있을 정도? 중요한 건 병원비인데 아버지 수술비+ 입원비를 대략 1천만원 내외로 생각을 했어요. 그니까 태형이는 그정도 돈을 고민 없이 낼 수 있을 정도..? 사실 이렇게 자세하게 얘기하는게 조심스럽기도 해요. 제가 괜히 몰입을 깰까봐^^..
Q. 25화에서 학교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주의 글을 태형이는 알았나요? 알았다면 어떻게 알게 됐나요?
A. 저 개인적으로는 태형이가 여주 폭로 글이 올라온 것 뿐만 아니라 주변의 말들로 다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예 문명과 단절된 삶을 산 게 아니니 친한 남자 동기들한테 건너 들은 말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그때 당시에 태형이가 알았다 하더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겠죠?
Q. 미국에서 다시 돌아온 구체적인 계기가 궁금해요.
A. 태형이가 미국으로 간 이유는 부모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서였어요. 태형이 부모님과의 만남에서도 나왔듯이 두 분께선 태형이가 미국에서 학위를 따고 자기를 따라 교육자의 길을 가길 원하셨어요. 태형이는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보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교육 쪽은 아니지만 실리콘밸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서른이 될 무렵 지민에게서 주연을 소개 받게 돼요. 주연은 태형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태형을 보러 올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결혼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태형은 진지한 고민에 빠졌을 거예요. 주연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누군가와는 결혼을 할 텐데 너 정말 괜찮아? 정말 유여주 다 잊었어? 이런 고민 끝에 결국 태형이는 미국에서 이룬 모든 걸 정리하고 다시 한국으로 오는 길을 택했을 거예요. 29화에서 그런 말을 하잖아요. 자긴 모든 걸 포기하고 온 거라고. 이대로 못 보면 마지막일까봐 돌아온 거라고. 그 말엔 이런 의미가 숨겨져 있답니다.
Q. 주연이와 연애 했을 때 태형이 모습이 궁금해요! 중간중간 여주 생각 했을 거 같고..! / 주연이는 태형이에게 첫사랑(여주)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나요? 헤어졌을 땐 어떤 이유를 들었나요?
Q. 태형아, 미국 회사 접고 들어올 때 부모님 반응은 어떠셨니?
A.
"그러려니 하셨어요."
그렇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태형이 부모님도 이젠 완전히 어른이 된 아들의 삶에 간섭 안 하실 거예요. 애초에 누구와 만나는지는 관심이 없었고 오직 자기들을 따라 미국에서 학업을 마쳤으면 하는 바람 뿐이었으니까요.
Q. 여주를 다시 만났을 때 쿨한 척한 태형이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해요.
A. 사실 여주를 만나러 온 거면서 처음엔 일부러 모질게 대했었죠. 여기엔 여주를 떠보려는 마음도 있을 거예요. 여주도 아직 자기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은근슬쩍 떠보는 질문도 하고 마음을 들쑤시는 행동들을 했던 건데 여주 입장에선 그런 모호한 태도에 헷갈리고 힘들었던 거죠. 그리고 둘이 와인을 마시면서 여주가 맘에도 없는 결혼 이야기를 꺼내자 태형이는 울컥해서 너 정말 내가 결혼해도 괜찮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죠. 여주도 자기한테 마음이 남아있다는 걸 알고부터는 태형이는 계속 신호를 보냈어요. 그리고 여주도 그걸 알아채고 넘어와주길 기다린 거죠.
Q. 여주야 태형아, 혹시 아직도 그 안대 가지고 있니? 🤨
A.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8년 전이니까 이미 버리고도 남았겠지만 다른 건 또 혹시 모르죠?
Q. 다른 인물들 어떻게 지내나요?
A. 후반부에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의 근황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어요.
우선 남준이는 지인과 IT 스타트업 회사를 설립했답니다. 아직 작은 규모이지만 남준이라면 잘 할 거라는 걸 우리 다 알잖아요. 허허. 그걸 믿고 태형이도 남준의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답니다. 태형이가 다시 한국에 돌아온 건 남준의 힘도 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맘 먹고 태형은 남준이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했어요. 여주의 근황을 듣기 위해서. 그 이후 여주의 회사로 파견을 나가게 된 거랍니다.
석진이와 윤기도 착실히 회사 생활을 하는 중이랍니다. 여주와는 아주 가끔 1년에 한 두 번 만나는 사이로 지내고 있어요. 태형이와 다시 만나는 걸 알고 나서 둘 다 술집에서 기립박수를 쳤다는 후문... 석진이는 내기로 또 돈을 벌었을 듯 합니다 ^^ (<졸업 후에 쟤네 다시 만난다 안 만난다>로 내기 걸었었음)
지민이와 정국이는 다음 질문에서 자세히~
Q. 정국이는 태형이 군대 간 지 어떻게 알았나요?
A. 가기 전에 태형이가 전화를 했어요. 여주는 정국이 집에서 셋이 싸우고 끝난 줄 알지만 사실 정국이와 태형이는 그 이후에 둘끼리 만나서 잘 풀었을 거예요. 태형이는 그렇게 매몰차지 못 한 사람이고 정국이도 태형이와 여주의 사이를 가르겠다고 맘 먹을 위인은 못 되고요.. 남자들은 남자들끼리의 우정이 또 있기 때문에 태형이와 정국이는 간간히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랍니다.
Q. 정국이가 여주에게 마음 가지게 되는 건 계획된 부분인가요?
A. 네! 처음엔 태형이를 동경하는 마음에 여주와 친해졌다가 나중엔 여주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는 캐릭터로 구상을 했어요. 엠티 편에서 이상형 묻는 장면에서 여주에 대한 마음을 비치는 것도 복선이라면 복선이죠?
Q. 지민이는 학교에서 어떤 성격인가요?/ 지민이는 어떤 캐릭터인가요?/지민이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계셨나요?
A. 자 드디어 나왔네요.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 지민이.. 박지민 캐릭터에 많은 분들이 질문을 주셨어요. 지민이는 여주와 태형이 사이에서 가끔은 조력자이기도, 가끔은 방해자이기도 했죠. 먼저 지민이는 호불호가 뚜렷한 성격이에요. 단호하고 칼 같은 면도 있어서 아닌 건 아니라고 딱 나서서 말하는 스타일이기도 하죠. 5화에선 태형이가 너무 호구 같이 착해서 그 꼴 보다가 자기가 성격이 모나진 거라는 얘기도 합니다 ㅋㅋ 여주가 나타나기 전까진 지민이가 나서서 태형이를 보호하는 입장이었을 거예요. 태형이는 새내기 때까지 혼자 바보 같이 과제 떠맡고 부탁 거절 못 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었으니까요.
그러면 지민이는 왜 자기가 태형이의 부모라도 되는 냥 구는 걸까요? 20화에서 지민이와 여주의 대화에서 그 이유가 나와요.
여기서 태형이와 지민이가 왜 그런 관계와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 드러나죠. 지민이는 태형이의 가장 약한 부분을 알기 때문에 보호하고픈 마음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여주를 만나고서 태형이 힘들어 하고 상처를 받으니까 여주를 미워하고, 또 반대로 태형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니까 여주와 태형을 응원하고 이런 양가적인 감정이 있는 거랍니다.
한 독자님께서 자기는 글을 읽으면서 지민이가 조금 미웠다고 작가인 저는 지민이 캐릭터에 어떤 마음을 갖고 있냐고 물으셨어요. 저는 글 속의 지민이와 여주의 관계를 매우 아낀답니다! 둘은 애증의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서로를 미워하면서 아끼잖아요. 특히 지민이는 태형이에게 상처 주는 여주를 각성시키기 위해서 직설적인 말로 날카롭게 대했지만 그게 또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ㅋㅋ 그런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가끔은 지민이가 독자님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기도 했고요.
Q. 지민이랑은 어떻게 되었나요?
A. 지민이와 태형이는 자주 싸우고 여주 때문에 절교하자고도 했지만 절대 그럴 수 없는 끈끈한 친구 사이예요. 이번에도 지민이는 태형이를 이해 못 하고 밉겠지만 그래도 결국엔 둘 사이를 응원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여주 옆에선 태형이가 행복하니까요.
Q. 여주는 태형이를 태형이만큼 사랑할 가능성이 몇%일까요?
A. 와.. 이건 정말 생각해본 적 없던 질문이에요. 일단 '태형이만큼' 좋아하는 건 가능하지 않을 것 같아요. 9화에서 태형이가 "넌 결코 내 사랑을 이길 수 없을 거야."라는 말을 여주에게 건네기도 했잖아요. 아니 여주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태형이 입장에선 항상 자기 마음이 훨씬 가늠할 수도 없이 더 크다고 생각할 거예요. 여주를 사랑하는 자기 마음에 비할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여기니까!
Q. 태형이는 인스타를 다시 만들었니?
A. 네!
kvvtvvh 늦잠 @yeojoonim
namjoonie 주말인데 둘이 뭐 하냐~
jjjjjin 집들이 언제 할 거임?
yunkimin 잘들 지내냐
jimin95 결혼이나 해라
jk970901 형 보고 싶어요 ㅎㅎ
작가
Q. 태형이 글을 주로 쓰는 이유가 있나요?
A. 전 태형이한테 진심이니까요... ㅋㅋㅋㅋㅋㅋ 보고 싶은 태형이 글이 넘쳐나기 때문에 오직 태형이만 팝니다...
Q. 글을 어떻게 이렇게 빨리 쓰나요? 비축분을 많이 만들어 놓으시나요?
A. 비축분 없이 쓴 날에 바로 올려요! 보통 글 쓸 때 하루를 온통 붓거든요. 지금 이 후기도 거의 하루 종일 쓰는 중인데 글을 빨리 쓴다기 보다 시간이 남아돌아서 연재텀이 짧았던 거 같아요. 현생이 바쁠 땐 저도 연재텀이 길었기 때문에 ㅎㅎ..
Q. 차기작 계획이 있나요?
A. 올해는 아마 이 완결로 끝일 거 같아요. 쓰고픈 글은 아직 많답니다 T.T 국대 선수인 여주와 태형이 얘기도 쓰고 싶고요.. 미처 완결 못 지은 글도 마무리 짓고 싶고요.. 아쉽지만 당분간 새로운 글을 없을 거 같아요. 사실 제가 쓰고픈 로망은 이제 거의 풀기도 했고요.(오피스 재회물, 투뷔, 하이틴물 등등) 또 꽂히는 글이 오면 내년이든 다시 돌아오겠죠? 허허.
Q. 비지엠 선정을 왜 이리 잘하시나요? / 무슨 노래 들으면서 글 쓰시나요?
A. 비지엠은 보통 그맘때 듣는 플레이리스트에서 잘 어울리는 곡을 고른답니다. 그 곡을 하루 내내 들으면서 글을 쓰기 때문에 자연스레 노래와 어울리게 써지는 것 같아요! Sam smith - midnight train, Taylor swift - death by a thousand cuts 이 두 곡은 후반부에 쓰고 싶었는데 미처 못 쓴 비지엠이에요. 한 번 들어보세용가리 ㅎ.ㅎ
Q. 영화, 책, 시 추천 해주세요. / 영감 어디서 받으시나요?
A. 최근에 본 영화가 없어서 지난 후기에서도 말했던 <밤의 해변에서 혼자> 추천해요. 아 며칠 전엔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봤답니다 ㅎㅎ 인생 영화는 <비긴 어게인>이에요! 책은 정말로 펼치지 않은지 오래돼서... 시집은 잘 읽진 않는데 좋아하는 산문 중에 박준 시인의 <어떤 말은 죽지 않는다>를 보고 굉장히 큰 배움을 얻었어요. 내가 남긴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겐 내 유언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보고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답니다. 우연히 스친 사람에게 내가 건넨 말이 그 사람에겐 내 유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말 한 마디도 신중히 생각하고 하게 되더라고요.
이 글에서 영감은 제가 듣고 보고 경험한 모든 것들이었어요. 초반부엔 꽤나 진지한 사족을 남기곤 했죠. 후반부 역시 저의 가치관과 요즘 드는 생각들이 아주 잘 반영되어 있어요.
Q. 어떻게 이렇게 찌통인 글을 어떻게 잘 쓰시는지? 글 쓸 때 작가님만의 감정 묘사 방법이 있나요?
A. 하.. 이건 정말 저도 잘 모르겠어요 ^^,, 후반부로 갈수록 기력이 딸리는 걸 많이 느꼈고 약간 한 편, 한 편 빨리 해치우고 싶은 마음에 예전처럼 섬세한 묘사나 표현은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럼에도 독자님께서 인물들과 감정 동기화가 잘 되셨다면 그건 분명 독자님이 제 글에 애정을 가지고 몰입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쓰는 저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썼는데 인물들 감정에 이입해서 우셨다고 하는 댓글을 보면 가끔 정말로 저보다 독자님들이 제 글에 진심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감정 묘사라기 보다 현실적인 상황 묘사가 독자님들의 감정이입을 도왔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등장인물의 대사나 문장을 보면서 단어 선택(네 식대로 좋아하면 돼, 꼬마전구, 사랑을 유영한다, 병이 아니라 사랑이 전염되다 등)이 대단하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구상하시나요?
A. 각 화마다 핵심이 되는 대사는 시놉을 짤 때 미리 정해두는 편이에요. 매 화마다 기승전결이 있기 때문에 결에 그 대사를 딱 등장시키곤 하는데 대사는 보통 그냥 딱 직관적으로 떠오르곤 해요. 그치만 매 화 마무리 문장은 항상 애를 먹었죠.. '한낮의 오후 우린 뜨거운 햇살 아래 사랑을 유영했다.' 이건 정말 2년 전이라 가능했던 표현 같아요 ㅋㅋㅋㅋ 지금은 생각해내라 해도 못 만들어낼! 지금은 담백하고 직설적인 묘사를 지향한다면 그때는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을 즐겨할 때였거든요.
대표적으로 9화에서 제가 '우린 같이 걷고 있지만 보폭이 다를 뿐, 태형인 조금 느긋하게, 나는 약간 서둘러 걸어가면 되는 거였다.'라는 표현을 썼던데 저는 제가 이런 문장을 썼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어요. 요즘은 수식어구가 붙은 긴 문장보다 간결한 인상을 주고 싶은 것 같아요. 그래서 대사에 더 신경을 많이 썼답니다.
Q. 작가님이 뽑는 최고의 장면/대사는?
A. 대망의 마지막 질문! 사실 저도 모든 화, 모든 장면을 다 떠올리긴 쉽지 않아요.. 30화나 되고 2년이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치만 지금 딱 생각나는 건!
최고의 장면은 3화! 벚꽃 보러 갔다가 싸우는 씬!
하.. 전 그냥 객관적으로 제 글이어서가 아니라 3화의 태형이를 매우매우 사랑해요. 여주가 전여친 얘기 조금 나왔다고 예민해져서 막무가내로 집에 가겠다는데 태형이가 안절부절 못 하면서 집에 가서 얘기하자고 차에 태우고 집에 가서 서운한 거 다 말해달라고 애걸복걸 하는 거 ㅠㅠㅠㅠ 초반부에서 넘사로 제 원픽 최애 장면인데 물론 후반부에도 임팩트 있던 장면은 많지만 딱 이 글 속 태형이의 정체성이 가장 잘 드러난 장면 같아요.
최고의 대사는 하.. 이건 저도 그냥 "나 그냥 헤어질까." 이거 할래요 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은 9화 "넌 결코 내 사랑을 이길 수 없을 거야." 이것도 좋아하고, 26화 "자다가도 걔 생각에 벌떡 일어나는데요." 이것도 좋아하고, 21화 "날 밟고 일어서던가, 내 등에 업히던가." 이것도 정말 좋아하는데요!! "나 그냥 헤어질까." 이 일곱 글자 임팩트는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 연하한 연애 TMI >
1. 졸업하기 전에 여주는 정국이에게 고백을 받았다.
2. 여주는 군대에 간 태형이에게 편지를 보냈다.
3. 30화 부제 <평범한 사랑을 하겠지만>은 사실 이 글의 원제였다.
4. bgm
ep 01: Colde - Your dog loves you
ep 02: 10cm - Pet
ep 03: 헤르쯔 아날로그 - 연애상담인듯
ep 04: 참깨와 솜사탕 - 딱 좋아
ep 05: 참깨와 솜사탕 - Song A
ep 06: 가을방학 - 3X4
ep 07: Daniel Caesar - We find love
ep 08: Day 6 - 장난 아닌데
ep 09: 백예린 - Blue
ep 10: Lauv - I like me better
ep 11: Troye Sivan - My my my! (Acoustic)
ep 12: Honne - No place like home
ep 13: Lauv - Changes
ep 14: KATIE - Thinkin bout' you
ep 15: Yuna - Crush (feat. Usher)
ep 16: Nafla - Love me (feat. hoody)
ep 17: Lauv - Drugs&the internet
ep 18: Colde - 와르르 ♥
ep 19: etham - 12:45 (stripped)
ep 20: 백예린 - Datoom
ep 21: Keshi - I swear I'll never leave again
ep 22: NIKI - Lowkey (Acoustic)
ep 23: LANY - Hurts
ep 24: Keshi - Alright
ep 25: 데이먼스 이어 - yours
ep 26: Abir - Tango
ep 27: The 1975 - Sincerity is scary
ep 28: Daniel Caesar & Brandy - Love again
ep 29: John mayer - Still feel like your man
ep 30: 박새별&박원 - 세상의 모든 인연
5. 외전 계획
많은 분들이 외전에서 보고 싶은 소재를 남겨주셨어요. 미국에 간 이후 태형이 시점의 이야기를 많이 궁금하셨고 이후에 동거 이야기도 보고 싶어하셨고요! 지민이와 정국이 번외도 궁금하셨는데 이건 아마 힘들 것 같아요 ㅠㅠ 나중에 외전이 올라온다면 아마 동거 이야기(계기/이후 에피)가 되겠고 1편 이전에 태형이의 짝사랑 시절 이야기도 풀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답니다.
외전은 이 글을 잊어가실 때쯤.. 불쑥 찾아오도록 할게요 ㅎㅎ 큐앤에이에서 밝혔듯이 올해는 차기작 계획이 없기 때문에 이 글이 아마 마지막 인사가 아닐까 싶네요. 아직 마지막화에 답장도 못 남겼는데 주말에 차근차근 남겨보도록 할게요 ㅎㅎ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신 일들만 가득하시길 빌어요 여러분! 가끔 제 안부가 궁금하시다면 댓글로 찾아와주세요. 저도 문득 여러분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을 테니까요! T.T
2년 동안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사랑해요 우리 천사 독자님들 ♥
천사 독자님께서 선물해주신 표지입니다 ♡
천사 독자님께서 선물해주신 표지입니다 ♡
천사 독자님께서 선물해주신 표지입니다 ♡
표지 만들어 주신 모든 독자님들 정말 감사드려요! ♥
연하한 연애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