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성문원의 ‘시음악 콘서트’
질병으로 인해 참으로 남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거기에 이번 여름은 유래없는 긴 장마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마음이 평안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극약 처방은 아마도 ‘음악’일 듯합니다.
외부 활동에 제약을 받는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티비 시청 시간도 많이 늘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트로트 열풍입니다. 여기도 트로트, 저기도 트로트 안 나오는 곳이 없을 정도로 트로트 프로그램의 인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트로트는 100년 정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서민들의 애환과 고충을 달래주던 대한민국 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여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인기 음악 프로그램으로 ‘팬텀싱어’가 있는데, 세계무대에 내놓을 남성 4중창 그룹을 결성하는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성악을 전공했거나 프로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오디션은 우리의 마음을 빼앗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우리의 전통 음악인 국악을 접목시켜 편곡한 곡들과 우리 고유의 음악들을 아름답게 표현한 곡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우리 것이 최고여!”라는 말처럼 한국스러운 음악이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류를 세계적인 힘으로 주도해 가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들은 대한민국 음악의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가곡도 새롭게 진화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인데요, 오늘 여러분에게 소개할 가곡은 임긍수 작시/작곡의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필자와는 개인적으로 대학교 1학년 시절, 화성학 교수님으로 만나 복잡하고 머리 아팠던 화성학이 떠오르는 교수님이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지어지는 시간들입니다.
작곡가 임긍수
사랑하는 마음 (임긍수 작시/작곡)
나 가진 것을 모두 다 드리고
그대 앞에 그냥 홀로 서리라
비어있는 이 마음 그냥 그대로
오직 그대만을 바라보리라
낙엽은 지고 비바람 불어와도
기다리는 봄날이 꿈에 있듯이
한송이 꽃보다 고운 이야기
그대 품속에 안겨주시리라
나 있는 것을 모두 다 비우고
그대 앞에 그냥 홀로 서리라
열려있는 이 마음 그냥 그대로
오직 그대만을 바라보리라
햇살은 그토록 눈부시게 오고 또 와도
꽃이슬 여전히 맺혀있듯이
아름답고 눈부신 사랑 이야기
나를 위해 남겨두리라
나를 위해 남겨두리라
이 시를 읽고 노래 부르다보면 나도 모르게 열정이 끓어 올라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사랑할 것 같아집니다.
다 드리고....나를 비우고.... 낙엽이 지고 비바람 불어도, 오직 그대만을 바라보며 아름답고 눈부신 사랑을 하겠다는....
마치 신앙 고백을 하듯 사랑하는 마음을 가사로 전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반주부의 베이스부분에 싱코페이션(당김음)을 자주 사용하여 감정의 고조를 돕고 있습니다.
‘그대 창밖에서’, ‘강건너 봄이 오듯’등 여러 가곡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진 임긍수 작곡가는, 어느 누구보다도 힘이 넘치는 테너 임웅균 교수에게 이 노래를 주셨습니다.
테너 임웅균교수는 열정적으로 힘 있게 이 노래를 소화하여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울긋불긋 가을이 풍성했는데 어느덧 바람에 날리며 떨어지는 잎새를 보게 됩니다.
낙엽이 바람에 흩날리어 가지가 앙상하게 남아 있는 요즘입니다. 곧 눈이 내려 앙상한 가지 위를 덮어줄 것을 기다리고 있지만, 우리 마음을 뜨거운 사랑으로 인도해 줄 작곡가 임긍수교수의 ‘사랑하는 마음’을 들어보시면서 추워지는 마음 달래보시면 좋겠습니다.
성 문 원 (소프라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