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하늘마음 백일명상 2일차
불과 1분 차이로, 혹은 1초 차이로 어제와 오늘이 나뉘고, 작년과 올해가 생깁니다. 평소에는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은 또 오늘 같을 텐데 싶다가도 연말연시만 되면 누군가(어디선가?) 만들어 놓은 기준선을 지나오며 좀 더 새로워지겠다고 하는 폼이 재미있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가 참 다행이고 고맙다 싶습니다. 기준과 경계가 없다면... 참 난감하겠다 싶습니다.
새해 둘째 날, 새 각오로 움직여야지 싶지만 몸은 어제와 다르지 않습니다. 밥 먹고 치우고, 치우고 밥 먹고. 남편 있을 때 힘쓰는 걸 해야지 싶어 강아지 두 마리 산책을 시켰습니다. 날이 춥지만 햇살 가득한 공원에는 많은 강아지들이 와글거립니다. 우리 집 첫째는 올해로 7살이 되지만 워낙 사회화가 안돼 늘 으르렁거리거나 짖기 일쑤라 많은 친구들을 피해 산책합니다. 1살도 안된 동생은 산책을 많이 다녀 강아지와 사람을 모두 좋아해 늘 만나던 친구들과 인사도 하고 장난도 치며 잘 놉니다.
그런데 오늘 첫째가 무려 3마리와 조용히 인사를 했습니다. 겁이 많고 예민한 아이인데 이런 광경은 사실 처음 보는 것이어서 놀랍고 기뻤습니다. 어려서 사회성을 잘 길러주지 못해 미안했는데 동생이 오고 성격도 바뀌고 잔병치레도 줄었습니다.
첫째는 유기견은 아니지만 너무 많은 개를 지하에서 키우는 곳에서 아기 때 데려왔고, 둘째는 유기견 센터에서 데려왔습니다. 둘 다 믹스견이고 무료분양 받았습니다. 딸아이의 주장을 받아들여 가족이 된 이 친구들이 수시로 아프거나 말썽이 심해 애먹은 시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들이 오히려 매일 무한한 사랑을 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늘 감사한데 오늘처럼 한계를 넘어 좋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감동입니다.
명상을 할 때마다, 청운산장 수련장에 붙어있는 “언제나 미소를”이라는 문구가 떠오릅니다. 오늘은 강아지들이 웃는 모습도 떠올라 어렵지 않게 미소 지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늘 아픈 제게 온 강아지들이 하늘입니다. 비록 말은 하지 못하지만 전해주는 애정과 사랑을 따스하고 환하게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