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적천수(滴天水)]의 천간론(天干論)을 논함-附論
<甲木은 하늘을 찌르는 氣勢가 있는데, 탈태(脫胎)하려면 火가 필요하다. 봄에는 金을 容納하지 않고 가을에는 土를 容納하지 않는다. 火가 치열하면 용(龍:辰土)을 타야 하고 수세가 창궐하면 호랑이(虎:寅木)을 타야 한다. 땅이 潤澤하고 하늘이 和暢하면 천 년이 흐르도록 우뚝 서 있을 것이다.(甲木參天,脫胎要火,春不容金,秋不容土,火熾乘龍,水蕩騎虎,地潤天和,植立千古.)>
서락오 평주: 甲은 순양(純陽)의 木으로 하늘을 찌르는 기세가 있다. 초춘(初春)에는 싹이 연약하고 기후가 차니 火를 얻으면 발당한다. 중춘(中春)에는 木의 기세가 극도로 왕성하니 마땅히 그 정기를 설기해야 한다. 그러므로 탈태하려면 火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초춘에는 나무의 싹이 연약하니 金의 극을 당함이 불가하고, 중춘 이후가 되면 쇠약한 金이 왕성한 목을 극하면 木이 견고하여 金이 일그러지게 된다. 그러므로 봄에는 金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가을에는 木氣가 휴수(休囚)하고 金이 당령(當令)하게 되는데 이때는 土가 木의 뿌리를 배양하지 못하고 金을 생조하여 木을 극하는 것을 돕게 된다. 그래서 土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용이란 진토(辰土)를 말한다. 지지에 巳午未 혹은 寅午戌이 가득하고 천간에 丙丁火가 투출되었다면 설기가 지나치게 되면서 火가 왕성하면 木이 타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마땅히 辰을 깔고 앉으면 좋은데 그 이유는 辰이 습한 土로서 능히 木을 배양하고 火氣를 설하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寅이니 지지에 亥子丑 혹은 申子辰이 가득하고 천간에 壬癸水가 투출했다면 물이 범람하여 나무가 뜨게 되니 이럴 경우에는 마땅히 寅을 깔고 앉아야 좋은 것이다. 왜냐하면 寅은 木이 녹왕(祿旺)하는 지지이면서 火土가 저장되어 있어서 능히 水氣를 빨아들이는 동시에 나무가 물 위에 뜨는 것을 방지하는 까닭이다.
불길이 치열하면 辰이 필요하고 물이 범람하면 寅이 필요한데, 이를 얻으면 땅이 윤택하게 되는 것이요, 金木水火土가 상극하지 않으면 하늘이 화평함을 얻은 것이니, 이렇게 되면 인수지상(仁壽之象)이 되는 것이다.
<乙木은 비록 부드럽지만 능히 소(丑)와 양(未)을 찌르고 가를 수가 있다. 丙과 丁을 품고 있으면 봉(酉)과 원숭이(申)를 탈 수 있다. 지지가 습하고 허(虛)하다면 말(午)을 탄다고 해도 역시 근심을 면하기 어렵다. 등라계갑(藤蘿繫甲)이 되면 봄도 좋고 가을도 좋다.(乙木雖柔,羊解午,懷丁抱丙,跨鳳乘 ,虛濕之地,騎馬亦憂,藤蘿繫甲,可春可秋.)>
서락오 평주: 양은 未, 소는 丑이다. 乙木이 비록 연약하지만 丑未月에 생하면 未는 목고(木庫)이고, 丑은 습토(濕土)로서 가히 乙木의 뿌리를 배양할 수 있다. 乙木의 뿌리가 견고하다면 유약한 土를 제압하고도 남음이 있다. 봉은 酉이고 원숭이는 申이니, 申酉月에 생하면 오로지 천간에 丙丁火가 있어야 하니, 이렇게 되면 金이 왕성한 것도 무섭지 않다. 이것은 격국의 고저편에 있는 염(閻), 육(陸), 상(商), 장(張), 네 사람의 명조를 보고 참고하기 바란다. 말은 午이니, 亥子月에 생하면 水가 왕성하여 木이 뜨게 되므로 비록 지지에 午가 있다고 해도 역시 생기를 얻기 어렵다. 만약 천간에 甲이 있고, 지지에 寅이 있다면 이를 일컬어 등라계갑이라고 하니, 봄과 가을은 물론이고 사계(四季)가 모두 좋아 꺾이게 될까 염려할 필요가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