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학교 주변 탐방하기
남부순환도로를 달리며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할까 잠시 생각을 하다가
다른 학교 복지실을 구경 가봐야겠다 싶습니다.
생각이 안 날 때는 책상 앞보다는 어디든 관련 있는 장소가 가서 보고 적용하는 것이
빠르고 수월합니다.
아침 출근길 교무실에 들러 교감 선생님께 오후 타학교 방문을 하고 싶다 말씀드렸습니다.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새 학기라 선생님들도 학부모님들도 정신이 없으니 교육복지실 홍보나
복지실 만들기를 조금 천천히 하자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급한 제 마음이 조금 놓아졌습니다.
신강초 이튿날, 새로 발견한 사실 하나는 신강초 교직원 출근이 빠릅니다.
제가 8시 10분에 도착했는데도 주차장에 세워진 차가 제법 됩니다.
다들 부지런한가 봅니다.
교감 선생님께 잠시 의논 후
다시 학교 밖을 탐방했습니다.
오늘은 어제 가보지 못한 곳까지 가보려고 합니다.
경창시장 쪽을 걸어갔습니다.
학교에서 거리가 가까운 마트가 눈에 보이고
시장 곳곳 문을 연 가게들이 보입니다.
정겨운 떡집도 몇 곳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며 앞으로 신강초에서 이용할만한 장소와 가게를 구상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생각이 떠오르진 않습니다.
다시 학교 쪽을 돌아 육교 건너편인 신월1동과 화곡1동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육교가 위험해서 인지 등교를 함께 하는 부모님들이 종종 눈에 보였습니다.
신은초는 학교와 집의 거리가 짧은 편이라 눈에 띄게 보지 못했는데 신강초는 등교 거리가 꽤 멀어서 인지
많은 부모님이 아이를 등교시켜주시는 것 같습니다.
육교를 건너 아이들이 오는 쪽으로 따라가 들어가 봤습니다. 아이들 걸음으로 10분 이상은 걸릴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걸어 등교하는 아이들 모습이 대견해 보입니다.
제가 아직 신은초에 익숙한 탓이지 아이들은 늘 이렇게 등교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느끼겠지요?
아이들 등굣길을 따라 걸으니 이후 가정방문 가는 길을 상상합니다.
고불고불 골목길
주소를 못 찾아 몇 번이고 드리는 연락
아이의 안내를 받으며 아이와 손잡고 집에 데려다주는 하굣길
이동 시간만큼 정이 더 쌓이지 않을까요?
누구에게는 낙후된 곳으로 보이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사는 이곳이 어릴 쩍 추억이 있는 장소로 좋은 경험이 있는 동네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잠시 가져봅니다.
이런 마음을 활동으로 어떻게 담아낼지 궁리해야겠습니다.
교육복지실 구축 관련해서 이런저런 구상을 하니 오전에 금방 지나가버렸습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는 시간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똑똑"
"누구세요?"
와우^^ 어제 만난 6학년 천사 아이들이 오늘은 친구 한 명을 더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찾아온 걸 꺼야?
적막했던 교실이 여자 아이들 웃음소리로 금방 채워집니다.
역시 학교는 아이들이 있어야 살아있는 공간이 됩니다.
"애들아. 선생님 혼자 있어서 쓸쓸했는데, 이렇게 찾아와서 안부 물어봐주서 고마워."
"선생님. 저희 6교시 수업 들으러 가야 돼요. 목요일에 올게요."
"오늘 목요일인데?"
"ㅎㅎㅎ 금요일에 올게요."
그렇게 후루룩 왔다 사라졌습니다.
나의 첫 친구들 고마워요.
교육복지실 탐방가기
오전에 최근에 교육복지실을 구축한 여러 학교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에 양원초와 송정초에 방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케이크를 사서 방문했습니다.
양원초는 신은초에서 함께 근무한 천인숙 교감선생님의 근무지입니다.
인사를 하러 교감실에 들어갔는데....
교감 선생님을 뵙고 포옹하는 순간......ㅠㅠ
엉엉 눈물이 났습니다.
오전에 신은초에 잠깐 전화했다 끊었을 때도 눈물이 났는데..
이 향수병 같은 신은초 앓이는 언제쯤 끝이 날까요?
교감 선생님도 우는 저를 말없이 지켜봐 주셨습니다.
송별회 때 끝까지 울지 못했던 것인가.. 아니면 계속 계속 샘솟는 건인가..
에잇.. 마음 다시 굳게 먹어봅니다.
누가 알면 신강초에서 구박받는 줄 알겠습니다.
절대~ 그런거 아닙니다. 단순 그냥 정.. 때문인 것 같습니다.
누구 말데로 신은초에 열정 쏟아부었나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차차 나아지겠지요.. 후..
방문 목적을 잠시 잊었지만
정신 차리고 다시 복지실로 올라가 공사내용을 확인 봅니다.
1,700만원으로 진행된 공사 치고는 나름 만족도 있는 공사였습니다.
흠.. 역시 현장에 보니 조금은 공사 내역과 디자인 구상이 조금 더 되는 듯했습니다.
다음은 송정초로 이동했습니다.
송정초는 공사가 아닌 비품으로 가구 인테리어로 진행했습니다.
신은초에서도 그렇게 진행을 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스탠드 책상이 부럽습니다. 그 정도 돈이 없는데요..
방문 길 빈손으로 가기 그래서 작은 케이크 하나씩 선물로 사서 갔습니다.
오랜만에 같은 지역 선생님과 대면하는 것 같았는데
만나니까 반갑고 좋았습니다.
선생님들도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양화초 강성 분 선생님, 송정초 김정주 선생님 고맙습니다.
구경도 시켜주시고 저에게 다시 선물을 들려 보내주셨습니다.
역시 복지사 선생님들은 나눔을 잘하십니다.
오늘 마지막 코스로 공항초로 향했습니다.
우리 소이 샘이 근무한 지 이틀째입니다.
잘하리라 믿지만 가까이 있으니 이렇게 둘러 가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제 실무자가 된 소이 샘^^
나이스에 이름 생겼다고 좋아하는 소이샘~
신입이라 학교에서 예쁨 받고 사랑받기를 응원합니다.
복지실 구축으로 고민이 많은 하루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공사에 여러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전처럼 또 잘 풀어가 봐야지요.
내일은 여러 업체들과 미팅하며 더 구체화해봐야겠습니다.
예쁜 복지실 짠! 하고 나왔으면 합니다.
첫댓글 학교 근처에 시장이 있고, 그 시장에서 사회사업을 펼쳐보는 것. 제가 학교사회복지사를 꿈꾸던 시절 꼭 한 번 해보고 싶던 일이에요! 앞으로 신강초에서 펼치실 사업이 저도 궁금해져요ㅎㅎ
지역은 역시 발로 뛰며 살펴야한다는 것을 선생님을 보며 다시 한 번 느끼네요. 저는 면접날 잠깐 근처를 둘러본 걸로 끝냈는데, 오늘은 퇴근 후 산책삼아 주변을 좀 더 살펴봐야겠어요!
오늘의 미팅도 잘 끝나실 거예요 선생님! 예쁜 복지실 짠! 을 응원합니다~!
시장 활동 재미있겠지요? 그래서 더하여 복지실에 싱크대 및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 살짝 살피고 왔는데 아침에 눈꼽 안 떼고 머리 안 빗고 오더라고요. 아이들이 순하고 예쁜데 보살핌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시장 가서 구경하고 복지실에서 요리하고 집에 가져가고~ 재미있지 않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없는 빈 교실에 복지실을 만들어나가는게 참 막막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분필 주워다가 바닥에 사이즈 그어보고 했던 생각이 나네요ㅎㅎ
제한 된 예산이지만 그래도 유용한 공간, 따뜻한 공간이 만들어지길 응원해요 쌤~~!
그리고 눈물이 나면 실컷 울고, 또 여기도 정 많이 많이 줘버려요 우리ㅎㅎㅎ
ㅠㅠ 난 또 눈물이 또르르.. 나는 내가 내향적이고 낯가리고 생각보다 마음이 여려서 그런가 싶었는데
모두가 같음 마음이군요. 이 시기 금방 지나가겠지요? 여기.. 정.. 안 주고 싶지만 살다 보면 또 몰입하겠지요? 어쩔수 없나봐요. 시간이 지나면 우는 것도 자자들겠지요. 나는 내가 이렇게 감성적이 사람이였나 새삼 놀라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