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시나리오]
D-day
<1부_ 체육대회>
기획단 아이들은 자신들이 기획한 활동들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마음과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을 또래 친구들에게 뽐낼 생각에 들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약속했던 시간에 늦지 않게 전부 모였습니다. 심지어 훨씬 일찍 도착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오늘 왜 이렇게 일찍 도착했어?”하고 물어보면, “잘 준비하고, 잘 해내고 싶어서요.”라고 답합니다. 자신감 넘치는 미소와 함께 책임감을 드러냅니다. 참여할 아이들의 명단과 이름표 그리고 선서문, 놀이 용품, 규칙 판을 나눠 들고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복지관을 나서기 전, 기획단 아이들은 지금까지 준비했던 부분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합니다. 반복되는 과정도 지루하거나 지칠 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획단 아이들은 함께 구암초등학교로 향합니다. 대표로 선서문을 낭독하기로 한 기획단 아이가 도착하자마자 손에 선서문을 꼭 쥐고, 미리 낭독을 연습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선서! 성현동 보물탐험대 일동은 첫째, 규칙과 질서를 잘 지켜 협동하며 안전하게 활동을 마칠 것입니다. 둘째, 이 자리에 오지 않았지만 도움을 주셨던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겠습니다. 셋째, 오늘 하루만큼 가장 빛나는 보물은 저희 모두가 될 것입니다. 대표자 OOO”, “OO아, 연습 많이 했구나? 연습하는 걸 옆에서 보고 나니까 진짜 실감 나는 거 같아. 뭔가 벅차기도 하고! 우리 잘해보자.”
체육대회를 담당하는 5명의 기획단 아이들은 첫 번째 놀이인 ‘알쏭달쏭 촉감 상자’ 속 물건들을 배치하느라 분주합니다. 준비를 마치고 나니, 시간이 흘러 어느덧 참여할 아이들이 하나둘 도착합니다. 물총놀이를 담당하는 5명의 기획단 아이들은 들어오는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사전에 준비된 이름표를 나누어 줍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들이 전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기획단의 대표 아이는 순조롭게 선서문을 읽었고, 선서가 끝나자 아이들은 일제히 박수를 칩니다. 이후 첫 번째 놀이를 담당한 OO이 준비된 놀이의 규칙을 설명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체육대회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 놀이를 진행하는데, 모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저학년 아이가 손을 상자에 넣기 두려워합니다. 이때, 같은 팀의 고학년 아이가 옆에서 다른 한쪽 손을 꼭 잡아줍니다. 그리곤 자연스레 아이들은 팀이나 승부에서 벗어나, 그 아이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기 시작합니다. 경쟁은 잠시 뒤로하고 그렇게 하나가 됩니다. 두 번째 놀이인 ‘고깔 대작전’ 역시 설명 후 라운드를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다만, 고깔모자를 얼굴에 쓰는 만큼, 자원봉사자와 두 번째 놀이를 담당한 OO이는 놀이를 진행하는 동안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아이들이 아슬아슬하게 도착지점을 찾아갑니다. “아 어지러운데, 너무 힘들어요~!” 이렇게 말하면, 또 다른 아이는 “아 진짜 나만 믿어, 거의 다 왔어. 나 따라와” 그렇게 두 아이는 서로를 위하고 이끌어 주며, 나란히 들어갑니다. 두 번째 놀이가 끝난 후 몸이 제대로 풀린 아이들은 체육대회의 꽃, 마지막으로 계주를 앞두고 기세가 등등합니다. 그런 아이들 앞에 체육대회를 맡은 기획단 아이 3명이 각 코스를 설명해 나갑니다. 보통 계주가 아닌, ‘미션 계주’는 각자의 구간에서 서로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배드민턴 공을 튕기며 달리기도, 제비를 뽑아 해당하는 사람을 데려오기도, 재활용품을 통에 던지며 놀이와 함께 분리수거를 배우기도 합니다. 얼렁뚱땅 미션 계주가 이어지며, 웃음은 끊이질 않습니다.
그러다 마음껏 뛰어놀았던 아이들이 하나둘 생기를 잃어갑니다. 그렇습니다, 이젠 점심 식사와 쉬는 시간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때가 되었습니다. 기획단 아이들은 사전에 마련한 장소에서 점심 식사 후 학교로 돌아와 2부 물총놀이를 준비합니다. 기획단 아이들의 점심을 기꺼이 준비해주신 동네 이웃분들의 따뜻한 마음은, 그 온기는 분명 아이들에게도 전달되었을 것입니다. 참여하는 친구들은 미리 공지된 안내에 따라, 점심 식사 후 정해진 시간에 구암초등학교로 돌아옵니다.
<2부_ 물총놀이>
오후의 쨍쨍한 햇볕은 한여름 무더위를 실감 나게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만족한 표정으로 의기양양합니다. 가장 더울 때, 누구도 부럽지 않을 만큼 신나고 시원하게 놀 준비를 끝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놀이인 ‘이름표를 적셔라’를 진행하는 물총놀이 담당 기획단 아이는 규칙과 안전 유의 사항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갑니다. 모두 귀를 기울여 경청하고, 설명이 끝난 후 각자 물총에 물을 가득 채워옵니다. 앞서 체육대회를 이미 하였음에도, 아이들의 체력은 지치지도 않고 쌩쌩합니다. 서로의 이름표를 공격하며, 언뜻언뜻 귀에 들리던 이름과 가까워집니다. 낯설었던, 들리기만 하던 이름을 놀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불러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OO아, 물총으로 이름표 많이 맞았네?”, “네, 저 오늘 완전 인기쟁이였어요. 다들 저만 찾아요~” 물을 맞고 게임에서 지더라도, 서운하기보단 더욱 신이 납니다. 이후 준비된 두 번째 놀이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번에는 물풍선이 필요한 두 번째 놀이와 세 번째 놀이를 담당한 기획단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물풍선 제조기에 물을 채워 물풍선을 다량 생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물풍선을 옮길 때, 체육대회를 담당했던 기획단 아이들은 바구니와 과녁을 배치하고 미리 간격을 살핍니다. 두 번째 놀이인 ‘왔다 갔다 물풍선’을 하며 손에서 손으로, 혹은 바구니 안으로 물풍선이 오고 가며 짝꿍과 호흡을 맞춰나갑니다. 어느 정도 물풍선이 익숙해진 아이들은 세 번째 놀이인 ‘과녁 맞히기’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애씁니다.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 어려운 물풍선은 생동감이 넘치고, 그래서 아이들과 참 많이도 닮아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놀이까지 전부하고 나니, 운동장은 물풍선으로 알록달록합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일상을 지내오던 아이들이 한데 모여 만든 유쾌한 흔적입니다. 아이들은 다 함께 즐긴 만큼, 머물렀던 공간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청소를 합니다. 불평불만도 없이, 어느덧 아이들은 사용했던 공간들을 말끔하게 원상복구 시켜놓았습니다. 이제는 어려운 일들도 서로의 이름을 불러가며, 도와가며 척척 해냅니다.
어느덧 날이 저물어 가고 마지막 순서가 남았습니다. 바로 단체 사진으로 하루를 추억하는 것입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자리를 잡을 때, 아이들은 서로의 모습이 엉망진창이라며 웃습니다. 그 웃음이 티 없이 맑고 해맑습니다. 재잘거리다가도 “찍겠습니다. 하나, 둘, 셋! (찰칵)”하는 소리가 들리면 카메라를 응시합니다. 그러다 “찍겠습니다. 하나, 둘 (찰칵)” 이렇게 하기라도 하면, “셋은요? 셋 아직 안 했는데!!”하며 다시 찍자고 말합니다. 아이들 모두는 체육대회와 물총놀이를 하며 오늘 하루를 알차게 보냈습니다. “종일 걱정 없이 놀았더니, 집에 가서 잠도 잘 올 것 같아요.”, “모르던 친구들을 알아가서 기뻐요”, “놀이를 하니까 시간도 잘 가고 오늘은 지루하거나 외롭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경쟁할 줄 알았는데, 그런 거 신경 안 쓰게 됐던 거 같아요.”, “많은 도움이 있었지만, 그만큼 잘 해낸 것 같아서 좋았어요.” 정다운 소감이 쏟아집니다. 날은 저물었지만, 소중했던 기억으로 열기가 식을 줄을 모릅니다.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아이들의 그림자에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해가 지는 일몰이라 그림자가 길어진 것인지, 아쉬움 때문에 길어 보이는 것인지, 아이들은 빠르게 자란다는 말처럼 오늘의 경험으로 그사이 한 단계 더 성장한 것인지 오늘따라 그림자가 더욱 길게 느껴집니다.
[우천 시 대안]
1부를 진행한 후 2부를 진행할 때가 되었지만,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기획단 아이들은 당황하지 않습니다. 비가 올 것을 대비하여 다른 계획을 세워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참여하는 아이들과도 의논을 해봐야 합니다. 몇몇 아이들은 그냥 비를 맞으며 나가 놀고 싶다고도 하지만, 감기에 걸리거나 심지어는 시야가 좁아져서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안전상의 이유로 아이들은 실내에서 활동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기존 계획을 변경하여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고심 끝에 판단하고 결정해냅니다.
<대안_ 보드게임>
기획단 아이들과 정해두었던 첫 번째 대안은 바로, 각자 미리 챙겨온 여러 종류의 보드게임을 함께 것입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체육대회에서 나뉘었던 기존의 팀을 그대로 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보드게임을 하며 가장 신난 아이는 기획단의 ㅁㅁ이 입니다. 혼자서 보드게임을 3개나 챙겨온 ㅁㅁ이는 게임의 규칙을 열정적으로 아이들에게 설명해줍니다. 미리 준비를 부탁하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뛰어든 것입니다. 아직 이해가 어려워 보이는 동생들을 위해, 다시 한번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배려가 돋보입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아이들은 금방 보드게임의 매력과 함께 하는 즐거움에 빠져들었습니다.
<대안_ 영화 감상>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보드게임을 했다면, 먼저 보드게임을 끝낸 일부 기획단 아이들이 슬슬 영화 상영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두 번째 대안이었던 영화 감상을 시작합니다. 영화는 아이들이 직접 고른, 여름에 어울리는 시원한 영화입니다. 상영 전에 앞서 뛰놀며 흘렸던 땀과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맛있는 간식도 잊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챙겨주신 간식 재료로 팥빙수, 과일빙수, 화채 등을 만들어 먹습니다. 영화를 보다 잠든 아이들도 있고, 끝까지 집중하여 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영화가 끝났다면 준비된 오늘의 일정이 마무리됩니다. 종일 함께 뛰어놀았지만, 오늘 친해진 친구들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다들 아쉬워하는 눈치입니다. 만남이 있다면 이별도 있는 법, 기획단 아이들과 참여한 아이들 모두는 서로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관계를 맺었으니, 완전한 이별은 아닙니다. 이후 점심시간에 협동했듯이 이번에도 신속하게 정리한 후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마칩니다. 삼삼오오 모여 집으로 향하는 길, 아이들은 벌써 다음 여름에도 또 놀자며 내년 계획을 입밖으로 꺼내봅니다. 뜨거운 여름 날의 태양도 아이들의 열정을 누그러트릴 수는 없나 봅니다.
[일정표]
첫댓글 안녕하세요. 혜미 선생님~ 아이들이 얼마나 D-day 날을 기다렸으면 일찍 왔을까요. 저도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일찍 눈이 떠지고, 일찍 도착장소를 향해 집에서 나섰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시나리오와 일정처럼 사업도 매끄럽게 잘 이어나가길 응원합니다!
안녕하세요 혜미 선생님! 시나리오와 일정표 잘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자기 점심 먹을 장소를 정하게 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정하고 아이들이 뛰어 노는 즐거운 운동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생각들 많이 얻어갈 수 있어 고맙습니다. 사업 응원합니다 :)
안녕하세요 혜미 선생님. 정말 즐거운 체육대회와 물총놀이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우천시를 고려하여 대안으로 생각하신 것도 좋았습니다! 두가지 버전을 모두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준비기간동안 지치지 않고 끝까지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우천 시 대안이 있다는 점이, 여행에서 우천을 걱정하고 있는 한 팀으로서 참 대단하다 느껴집니다. 진지하고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 선서를 읊는 기획단 아이들, 한바탕 뛰노는 마을 아이들이 복작복작 모여 부디 큰 놀이마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혜미 선생님! 올려주신 가상 시나리오와 일정표 잘 봤습니다~! 시나리오에서 맨 마지막 문장인 '뜨거운 여름 날의 태양도 아이들의 열정을 누그러트릴 수는 없나 봅니다'가 매우 인상 깊어요! 글만 읽어도 열정적인 아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 같아요:)계획하신 대로 사업이 잘 이루어지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시나리오 누가 쓰신 거죠? 너무 자세하고 좋네요 ㅎㅎ 기존 담당자 분들이 급한 사정이 생겨 사업 진행을 못 하게 되더라도 다른 담당자가 바로 이어 받아 해도 될 정도 같아요. 우천시 시나리오까지 쓰신 건 정말 배워야겠어요.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을 위해서 화이팅 합시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혜미선생님~ 아이들이 체육대회에서 재활용품을 사용해 놀이를 하며 분리수거를 배우는 모습이 너무 좋네요. 놀이뿐만아니라 아이들에게 교육을 같이 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도 될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처럼 기획하신 사업 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혜미 선생님~~ 안녕하세요~~~!! ㅎㅎ 같은 성현동이라 옆에서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시는 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사람으로서 어마어마한 보물탐험대를 기획하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우천시 대비하는 디테일까지 있는 모습과 세부적인 일정을 촘촘히 짜주셔서 안정감이 듭니다. 준비하신만큼 목표하신 바까지 잘 이뤄지길 바랍니다! 화이팅!
안녕하세요 혜미 선생님. 작성해주신 시나리오와 일정표 잘 봤습니다. 아이들이 재밌게 놀 수 있으면서도 자연스레 유익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시나리오에 작성해주셔서 좋았습니다. 특히 이름표를 활용한 물총 놀이가 인상 깊었습니다. 관계를 이루는 데에 있어 얼굴을 알고 이름을 알아 인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시작일텐데 처음 만난 아이들도 자연스레 놀이를 통해 친구의 이름을 외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이 프로그램 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들을 보면서도 얼마나 고심하여 만든 시나리오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업 잘 진행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혜미 선생님. 올려주신 시나리오와 일정표 잘 봤습니다. 시나리오와 일정표 발표하실 때 구암초등학교 강당과 체육관 컨텍을 하셨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먼저 그 큰 규모를 빌릴 수 있었다는 것이, 두번째로 그 큰 큐모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실 수 있다는 점이 대단한 것 같아요. 그만큼 열심히 준비하셔서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